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이라는 책을 매일 일정량 읽고 인사이트를 인증하는 모임을 해오고 있다. 책에서는 우리 사회의 조직이 가진 관리 시스템이 그 관리 시스템을 만든 이들이 경험한 교육 시스템과 일치한다면서 서문을 연다. 다른 말로 하면 곧 우리가 하는 조직 경험이 앞서 겪은 교육 경험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그 서문에 깊게 공감이 가는 것은 당연했지만서도 많은 질문들이 내 안에서 떠올랐다. 다른 문화권의 교육 경험은 어떻게 다른가? A라는 교육 경험을 지닌 사람이 B라는 조직 경험을 맞딱드릴 때 어떠한 인식이 발생하는가? 다른 세대들은 어떤 다른 교육 시스템을 경험했는가?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답이야 어디있겠느냐만은 그럼에도 내가 확신하는 대답 중에 하나는 문화권이든 세대를 막론하고 우리가 모두 경험한 교육 시스템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대화'하는 법을 배운 적이 없다는 것이다. '대화'라는 것은 잘 듣고(경청하고), 잘 묻고(좋은 질문을 하고), 잘 대답(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3가지 요소로 춤을 추는 것과 같은데, 우리는 대부분 이것을 '언어'를 배움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습득해왔다. 기본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세상에 종용하는 교육 시스템에 참여할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누구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이 '대화'란, 결국 부모가 그들의 부모에게서, 그들의 부모가 또 그들의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 대물림되는 현상과도 같아서 우리는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 나의 부모가 나를 들어주고, 내게 물어주고, 내게 이야기했던 방식으로 내가 나를, 내가 타인을 대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크고 작은 공동체 안에서 '나의 대화는 어떠한가?'라는 성찰을 해 볼 수 있는 기회조차 많지 않았으리라 확신한다. 우리 사회의 조직이 지향하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그 모습이 되기 어려워하는 구조 역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 구조 안의 담긴 내용물이야 천차만별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우리가 만일 특정한 관리 시스템과 조직 경험을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 모두가 동일한 교육 경험을 가지고 있을 때 더 효율적으로 그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HRD의 시작은 각 조직이 우리만의 언어와 우리만의 건강한 대화의 방식과 문화를 스스로 교육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교육은 꼭 교육을 제공하는 자와 받는 자로 나뉠 필요가 없다. 함께 학습하는 환경에서의 교육은 더 큰 시너지를 만든다. 우리가 우리가 원하는 조직다운 언어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는 과정에서 우리 무의식에 대물림된 아픈 언어와 건강하지 못한 대화의 습관들도 발견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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