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는 전형적인..이라고 하면 안되겠구나. 그러니까 남중-남고-공대를 나와 연구실에 잠시 몸을 적셨다가 다행히 정신 차리고(?) 탈출해 게임 회사로 들어간, '전형적인 개발자 코스'를 걸어온 사람이다.
남자친구는 정말로 특이하다. 연애 초반엔 '개발자라 그런가?' 싶었는데 요즘은 그냥 저 녀석이 특이하구나..라고 생각 중이다. 그래도 혹시 공감하는 분들이 계실까 싶어 '내 남자친구는 개발자'라는 주제로 남기는 스레드.
#정확한_인풋의_중요성
회사가 가까워 거의 매일 만나다시피 하는 우리는 보통 전화 대신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 받는데,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얼굴을 보지 못한 날이면 전화 통화를 하며 하루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그날도 어쩌다 보니 종일 만날 기회가 없었고, 저녁 모임이 있어 늦게 들어간다는 그가 집에 도착했다고 메시지를 보내길래 나는 '어디 목소리 좀 들어볼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목소리 좀 들어보자 → 통화를 하자
보통 이렇게 해석되지 않나요?
그러나 전화벨은 울리지 않았고 혹시 그도 전화를 기다리나 싶어서 통화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카톡!' 알림이 울리더니
....녹음 파일이 전송되었다.
그는 정말로 목소리를 전송해 준 것이다...!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해석할 수가 있지? 전화를 걸어 묻자 그는 정확히 인풋대로 아웃풋을 산출했을 뿐인데, 인풋이 더 명확했어야 한다며 억울하다 주장했다.
예...그래요.
..제가 잘못했네요.
#녹음파일은기상알람음으로사용중
#내남자친구는개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