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2
네모칸 속에 하나의 붉은 해가 뜨는 새로운 날, 쉬었다.
아참, 난 어제까지"도" 쉬었다.
지난 날 오감이란 것이 도통 숨쉬지않아 애써 멈추었었다.
그렇게 백수로 전직했다.
그래서 맑을 수 있었다.
하지만 두 손 안에 고이 담긴 맑음은 잠시 뿐이었다.
손 쓰지 않으니 살포시 내려앉은 먼지가 보였다.
또, 목 축이다 빠져버린 날개달린 벌레도 있었다.
안개 자욱한 탁한 물 속을 보니 막막했고, 답답했었다.
그래서 저 쪽 구석에 자그만 구멍을 뚫어 길을 내어주었다.
어디로 닿을지 알 수 없지만, 캄캄하지만 흘러가야하는 것이었다.
투명한 물이 빛나는 것은 그 자체로 맑아서가 아니었다.
지저분한 흙먼지에도, 이끼 짙은 물 내음에도
흐르기를 멈추지 않으며 털어버리고 닦아내기 때문이었다.
잠시 머물러 고여도 괜찮으니, 헤쳐가면 되는 것이었다.
- 白水脫出, 離職成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