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진행 중에 발생하는 잦은 기획 변경은 애자일 선언문의 다음의 가치와 원칙에 의해 용인됩니다. - 애자일의 가치 4번째 : ‘계획을 따르기보다 변화에 대응하기를’ - 애자일의 원칙 2번째 : ‘비록 개발의 후반부일지라도 요구사항 변경을 환영하라.’ 모든 선언문이 그것이 출현한 시대를 반영하듯 애자일 선언문도 1990년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웹이라는 시장이 막 꿈틀대던 새로운 기회의 시기, 전례가 없어 아이디어를 가진 자와 만들어야 하는 당사자들도 될지 안 될지 한 치 앞을 몰랐던 예측 불가능한 불확실의 시기, 그래서 같이 머리를 맞대고 흰 백지에 한 땀 한 땀 점을 찍고 선을 그려가듯 함께 만들어가야만 했던 시기, 그래서 비록 개발의 후반부일지라도 분명한 요구사항의 변경이 더 반가웠을 수 있었을 그런 시기였습니다. 유연해야만 했던 그 시기에 지난 산업(제조업)에서 빌려온 맞지도 않는 프로세스의 옷을 입고 아등바등 버텨온 지 십여 년, 이렇게는 더 이상 안 된단 결의를 담아 2001년에 나온 게 애자일 선언문일 것입니다. 그로부터 또 20여 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IT산업의 경험치가 많이 축적되어 서비스의 아이디어를 기획 단계에서 더 크고 더 구체적으로 구상해 볼 수 있게 됐고, 기술은 많이 발전하여 웬만한 서비스들은 알려진 기술 스택과 사례를 바탕으로 그때보다 훨씬 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단순히 기획이나 개발이 쉬워졌다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제품개발의 관점에서 전에 없던 기술로 전례 없는 서비스를 만드는 경우가 아닌 이상 예측조차 불가능했던 불확실한 시기는 더 이상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목적을 분명히 하고 전체 밑그림을 그리고 어떻게 서비스의 조각을 나누고 채워갈지 플래닝과 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진 시대입니다. 더군다나 짧은 개발 주기로 바쁘게 돌아가는 스프린트의 경우 큰 변경 사항은 스프린트의 완료율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바뀐 시대 상황에서 30년 전 시대 상황이 반영된 선언문 내용을 무턱대고 차용하는 것은 플래닝과 관리의 실패에 대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연관 글> https://www.wanted.co.kr/community/post/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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