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월 12일 토요일부터 23일 수요일까지 진행된 인사데이터 전문가 양성과정 4기 후기를 올려봅니다! Before: 데이터를 '정리'하는 HR의 한계 저는 현재 HR 업무 전반을 담당하며 실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채용부터 퇴사까지 다양한 영역을 다루면서 엑셀을 활용한 데이터 정리와 가공 작업은 늘 해왔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단순히 숫자를 정리하는 것과 그 데이터로부터 의미를 찾아 실제 업무에 활용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평소 업무를 하다 보면 이런 궁금증들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몇 월에 입사한 직원들의 성과가 더 좋을까?', '특정 시기에 퇴사율이 높아진 이유는 뭘까?', '새로 도입한 복지제도가 정말 만족도 향상에 도움이 됐을까?', '장기근속하는 인재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하지만 이런 질문들에 대해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거나 수치로 설명하는 건 쉽지 않기도 하죠. 그러다 보니 매일 데이터를 만지고 있지만, 결국 '정리'에 그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원티드 하이파이브나 HR 커뮤니티 등에서 다른 HR 담당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하고는 합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주목받고 있는 'People Analytics' 분야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기게 되면서, 과연 이게 어떤 개념이고, 실제 HR 현장에서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졌습니다. Discovery: 숫자가 아닌 구조로 질문하는 법 교육은 California State University Monterey Bay에서 수학과 통계학을 가르치고 계시는 Steven 교수님과 가천대학교에서 경영학을 가르치고 계신 이중학 교수님께서 진행해 주셨습니다. (두 분이 어릴 적부터 오랜 친구라고 하시더군요!) 수업은 수료식을 포함하여 총 3주 동안 진행되었는데, 그중 2주는 토요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아무래도 Steven 교수님이 교육 과정을 위해 잠시 한국에 들어오셨기 때문에 주말로 잡힌 것 같았습니다.) 6시간 동안 한자리에 앉아 수업을 듣는 게 오랜만이다 보니 쉽지는 않더라고요 😓 또한, 저는 완전 문과 출신에 통계는 노베이스였기에 처음 R Studio를 설치하고 실습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함께 수강하는 분들은 모두 열심히 따라가시는데 저만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 싶어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어요 😂 1~2주 차 수업에서는 분석 도구로서의 R Studio 사용법뿐만 아니라 질문을 바꾸는 법을 배운 것 같습니다. 단순히 데이터를 읽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통해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질문이 분석 가능한지에 대한 감각을 익히는 과정이었습니다. csv 파일을 활용하여 코드를 따라 치며 boxplot 함수를 이용해 데이터 내의 자료들을 시각화하는 부분도 신기했습니다. 또, X(원인)과 Y(결과)의 관계를 분석할 때 중요한 포인트도 배웠습니다. X는 실제로 바꿀 수 있는 변수여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아무리 상관관계를 찾아도 변화시킬 수 없는 요소라면 의미가 없을 테니까요. 분석할 때는 'Y ~ X' 형태로 수식을 세우는데, 결과변수를 먼저 쓰고 그다음에 원인이 될 수 있는 독립변수들을 나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정신없던 1주 차를 마치고 2주 차에서는 본격적인 분석 기법들을 다뤘습니다. 하나의 결과에 여러 요인이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다중회귀, 로지스틱 회귀, 랜덤 포레스트 같은 방법들을 배웠어요. 무엇보다 중요했던 건 언제 어떤 분석 법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 기준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연봉이 높은 직원의 매출 실적이 정말 좋은지 분석하거나, 특정 시점의 직원 매출액을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 때 어떤 접근이 실무적으로 의미가 있는지를 구분하는 것이죠. 또한, 예측 모델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해 데이터를 무작위로 나누어 교차 검증하는 방법도 실습해 볼 수 있었습니다. Process: 분석보다 먼저 설계 실습을 통해 데이터 안의 변수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순서로 분석에 투입해야 하는지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었어요. 수료식 당일에도 Steven 교수님께서 실무 적용을 위한 추가 자료와 함께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분석 방법과 코드들도 알려 주셔서 더욱 유익했습니다! 이중학 교수님이 강조하신 '조직 특수성'이라는 개념도 인상 깊었습니다. HR 데이터 분석은 일반적인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우리 조직만의 고유한 패턴을 발견하는 것이라는 말씀이었죠. 이를 통해 HR과 데이터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조금 바뀌게 되었습니다. "AI는 질문하는 인간이 있어야 작동한다"라는 말씀도 생각납니다. 결국 3주간의 교육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건 단순히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서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사고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GPT를 자주 활용했지만… 역시나 완전히 믿을 수는 없더라고요 😂) After: 데이터는 숫자가 아니라, 일의 구조를 설명하는 언어 실무자에게 데이터 분석이란 완벽한 통계 모델을 구축하는 게 아니라, 조직 안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숫자를 통해 설명하는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R 같은 분석 도구를 익히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그 질문을 데이터로 답할 수 있는가', '그 답이 실제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가'를 먼저 고민하는 게 훨씬 핵심적이라는 점을 깨달았어요. 통계 초보자인 저에게는 앞으로 더 공부해야 할 부분도 많지만 (좀 더 참고할 수 있는 경로 - 장피엠, edx, etc.), 질문을 만들고 분석하고 실무에 연결하는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작이었습니다. HR 실무 속에서 ‘왜일까?’라는 물음을 품고 계셨던 분이라면, 이 수업이 좋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열정적으로 강의해 주신 Steven 교수님, 이중학 교수님, 늘 섬세하게 챙겨주신 원티드랩 운영진분들, 그리고 함께 수료를 마친 모든 동료(?)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