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 현장에서 팀장들을 만나면 종종 듣는 고민이 있다. “제가 해야 할 말을 잘 못 하겠어요.” 특히 신임 팀장들에게서 더 자주 듣는다. 팀원에게 일을 맡겨야 하는데 자주 머뭇거리게 된다. 명확히 말하지 못하고, 단호하게 말하지 못하고, 때로는 말하지 않기로 한다. 이런 태도는 의외로 팀 성과에도, 분위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팀장은 팀 전체의 방향과 흐름을 잡아야 하는데, 말이 막히는 순간, 리더십도 흔들린다. 왜 팀장들은 ‘지시’를 제대로 하지 못할까? 왜 말하지 못할까? 말하는 것이 더 어려운 시대 첫 번째 이유는 ‘시대의 변화’다. 권위적인 리더십이 지양되고, 수평적인 문화가 강조되면서 지시를 ‘갑질’처럼 느끼는 문화가 생겼다. “이거 해주세요.”라는 단순한 말조차 “이게 명령처럼 들리지는 않을까” 고민하게 만든다. 두 번째는 ‘관계 중심의 정서’다. 많은 팀장들은 “말을 했다가 관계가 틀어지면 어쩌나”를 걱정한다. 특히 팀원들과 나이 차가 크지 않거나, 실력 면에서 밀린다고 느낄 때 이런 고민은 더 커진다. ‘좋은 팀장’이라는 기대와 ‘싫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는 욕망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 세 번째는 경험 부족이다. 과거에는 ‘일을 잘하면’ 팀장이 되었지만, 지금은 ‘사람을 잘 이끄는’ 팀장이 요구된다. 그러나 리더십 훈련을 충분히 받지 않은 팀장들은 “이런 상황에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지?”를 잘 모른다. 그러다 보니 침묵하거나 우회하는 방식으로 버텨보려 한다. 말하는 리더가 되기 위한 실천 방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핵심은 ‘솔직하게, 존중하며, 구조적으로 말하기’다. 먼저, '솔직함'이 필요하다. 브레네 브라운은 “용기 있는 리더는 자신의 취약함을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리더가 솔직해질 때 팀원도 더 쉽게 마음을 연다. 처음에는 솔직함이 어렵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솔직함이 최고의 가치이다. 투명함이 신뢰를 만든다. 다음은 '존중'이다. 명확하게 말하되,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는 말투와 태도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상대에 대한 마음이 담겨있는 부분으로 이것은 상대도 느끼는 부분으로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관계는 상대에 대한 태도와 언어에서 만들어진다. 마지막으로 '구조적 커뮤니케이션'이다. 막연한 말보다 구체적이고 구조적인 말이 실행력을 높인다. 무엇을, 왜, 언제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조적으로 전달하는 훈련이 되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을 구조화해서 이야기할 때 리더는 말로 실행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명확함이 실행을 이끌게 된다. 예를 들어, “이 자료 좀 빨리 해주세요.”보다 “이번 보고서를 금요일까지 완성해야 합니다. 자료 분석은 OOO 방식으로, 결과는 A/B 옵션으로 나눠서 정리해 주세요. 이걸 바탕으로 월요일 회의 때 사용할 예정이에요.”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기타를 처음 배울 때 손가락이 아프다고 포기하면 원하는 수준으로 갈 수 없다. 처음에는 솔직하고 원하는 데로 이야기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마음에 고통처럼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이도 몇 번 하다 보면 굳은살이 생긴다. 기타를 치는 것은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기 위한 것처럼, 지시하는 것도 원하는 마음과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표현하는 것으로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심리적 안전감과 팀장의 언어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의 바탕에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개념이 있다. 구글의 프로젝트 아리스토텔레스(Project Aristotle) 연구에서도 밝혀졌듯, 심리적 안전감은 고성과 팀의 핵심 조건이다. 이 개념은 팀장이 명확하게 말할수록 팀원도 더 안전하게 말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리더의 언어 스타일과 팀 분위기 간의 연결고리를 설명해 준다. 팀장이 분명하고 정중하게 말할수록, 팀원들은 혼란 없이 자신의 역할을 인식하고 행동할 수 있다. 반대로 팀장이 주저하면, 팀원들도 자신감이 줄고 행동력이 떨어진다. 심리적 안전감은 ‘무조건 잘해주기’가 아니라, ‘예측 가능하고 존중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즉, 팀장의 언어가 팀의 분위기를 만들고, 팀의 성과를 만들게 된다. 말 한마디가 팀을 바꾼다 한 조직에서 이런 사례가 있었다. 한 신임 팀장은 평소 “이건 네가 더 잘하잖아”라며 팀원에게 대부분의 결정을 넘겼다. 팀원은 자율을 존중받는다고 생각했지만, 동시에 혼란스러웠다. 방향이 없고, 책임이 모호했기 때문이다. 그 팀장이 코칭을 받으면서 바뀐 건 단 하나, "자신의 생각을 명확히 말하는 연습"이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나는 이렇게 생각해. 네 의견은 어때?”라고 말하기 시작하자, 팀의 분위기는 달라졌다. 말 한마디가 팀을 바꾼 것이다. 팀장은 팀의 방향을 말로 제시해야 한다. 말하지 않으면, 책임도 권한도 흩어진다. 주저하지 말자. 당신의 말이 팀을 움직이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말하지 못하는 팀장이 아니라, 말로 이끄는 리더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