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 직장내괴롭힘 예방을 위한 분석사례 공유
1. Intro - 직장내 괴롭힘 예방
얼마전 한 병원으로부터 직장내 괴롭힘 이슈가 크게 있었고 앞으로 이와 같은 이슈를 예방하고 어떻하면 잘 관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자문과 이어서 컨설팅 요청이 접수되었다. 현재 재직중인 기업은행 컨설팅 센터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등과 같은 노동사건, 직장내 괴롭힘 조사와 같이 분쟁의 선두에 설 수는 없고 이슈가 해소되고 난 후의 개선방안을 마련하거나 제도를 개선하는 등의 후속조치는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반적인 노무법인 혹은 기관과 같은 '직장내 괴롭힘 조사' 가 아닌 '직장내 괴롭힘 예방 혹은 관리'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실 직장내 괴롭힘 발생 후 조사는 친숙하나 직장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상대적으로 친숙하지 않은 편이고 "늘 교육자료에서 말하는 예방 말고 실무에서 효과가 있는 예방 조치가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왔기 때문에 어디서 부터 손을 대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아래에서는 직장내 괴롭힘 예방을 위한 접근 방안과 실제 사례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를 간략하게 공유하고자 한다.
2. 인력운영 현황 분석
직장내 괴롭힘 예방 방향성을 설정하고 병원을 이해하기 위해 인원현황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석 및 추론을 해보았다. 일부만 공유하자면 병원의 주요 특징은 20-30대 여성근로자 중심에 약 2년 이하의 평균 근속년수를 가지고 있었다. 먼저 나이/근속년수/급여의 부서별 표준편차를 정리해보았다.
A팀: 3.4세 / 2.4년 / 190천원
B팀 : 1.2세 / 2.2년 / 647천원
C팀 : 0.5세 / 2.2년 / 267천원
D팀 : 2.8세 / 0.9년 / 564천원
E팀 : 1.9세 / 0.7년 / 119천원
표준편차가 크면 소통과 갈등 이슈가 커질지 반대로 표준편차가 작을수록 소통과 갈등 이슈가 커질지 두 가지의 가능성을 두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이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고 근속년수의 차이가 큰 팀(C팀)에서 갈등 빈도가 조금 높아 보였지만 표준편차와 소통 및 갈등과 뚜렷한 관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래서 다시 인원현황을 들여다보면서 '직위와 인적속성(나이)'와 관리직(이사, 부장 등)의 근속년수를 살펴본 결과 직장내 괴롭힘이 자주 제기되던 팀이 직위와 나이의 불일치 비중이 높고(팀장과 팀원의 나이 역전 혹은 비슷한 나이), 관리직(이사, 부장)의 근속년수가 타 직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점을 확인했다.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관리직 혹은 리더의 직장질서와 조직융화 노력이 미흡한 것이 소통 및 갈등 관리를 어렵게 했을 것" 이라는 추론 후 설문조사를 작성하였다.
3. 설문조사
인력운영 현황 분석에서 얻은 추론을 바탕으로 서로 소통을 어렵게하거나 갈등이 반복되는 구조가 ① 업무(업무 역할 불분명, 공정한 배분 등) 때문인지 ② 사람(서로 존중하지 않는 태도, 상사의 피드백 등)의 문제인지 ③ 시스템(소통채널, 문제해결 프로세스, 규칙 및 규정 존재 등) 의 문제인지를 나눠 위 추론 내용을 바탕으로 설문조사 항목을 새롭게 만든 후 1주일간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주요 응답결과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상사(임원, 팀장)의 원활한 피드백이 부족하고
회사 정책을 신뢰하기 어려우며
정보공유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응답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두번째 인터뷰를 실시했다. 여기서 나온 응답은 첫번째와는 다르게 꽤 구체적으로 나왔다. ① 상사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니 팀간 소통도 어렵고 업무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나온다는 점 (주로 이들이 1년 이내 퇴사하였음), ② 최근 경영진의 교체 이후 병원 운영방식(근태관리 방식, 평가방법, 인센티브 지급방식 등)이 자주 바뀌어 병원 결정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 ③ 일부 직원들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텃세를 부린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이외에도 다수 의미있는 결과가 나왔고 이전까지 경영진은 병원에서 발생한 일련의 직장내 괴롭힘 이슈는 일부 퇴사한 직원들의 악의적인 신고라고 치부하여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1차, 2차 인터뷰 결과와 설문조사 결과를 제공하니 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4. 마무리
이제 이 병원이 직장내 괴롭힘을 예방하기 위해 나아가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팀장의 리더십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만들어야 내야 하고(교체, 교육, 다면평가 등),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청취할 수 있는 기회나 시간을 마련하며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 2주간의 짧은 컨설팅이었지만 인원현황 분석과 인터뷰를 바탕으로 주요 갈등요인을 추론한 후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설문항목 개발을 통해 나름 의미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작년 8월 SHRM의 한 기사에서는 미국의 Incivility cost 가 하루 20억 달러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직장내 괴롭힘 조사를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쏟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 기업들이 해야 할 일은 **괴롭힘을 ‘조사’하는 데 시간과 비용을 쓰기보다 갈등과 괴롭힘의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인사 담당자는 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추론과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O.D
허태훈 in 인살롱 ・ 2025.03.13 고령사회를 준비합시다 1편~3편 中 2편
고령사회를 준비합시다 1편~3편 中 2편
일본은 지금 정년 퇴직후 재고용이 가장 화두가 되고있습니다. 정년인 60세가 가까워짐에 따라 정년 퇴직 이후의 삶, 혹은 재고용을 통해 회사에 더 오래 일할수 있는 방법이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 세대가 사람들이 가장 많으니까요. 이러한 현상을 한국도 똑같이, 더 아프게 겪게 될것 입니다. 이유는 간단 합니다. 한국은 일본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를 대비할 시간이 일본보다 적기 때문입니다.
그런 일본에서 정년 재고용과 함께 HR영역에서 주목받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리스킬링(Re-Skilling) 입니다. 과거부터 연공서열제도(호봉제와 같이 연차가 쌓일수록 연봉이 높아지는 제도)와 종신고용제도(한번 사원이 입사하면 정년퇴임까지 회사가 책임지는 제도)가 유행했던 일본의 제조업들은, 50대이상의 연봉은 높지만 생산성이 낮은 사원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 왔습니다. 반복적인 생산 관련 업무부터 연구, 마케팅, 영업등에 있어 오랜시간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아 매니저로서, 숙련된 종사자로서 힘을 발휘 하는 사원도 많지만 그러지 못한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는 한번 조직장을 달면 그만두는 경우가 잘 없다보니 조직장들이 변하지 않고 길게 이어지는 직급의 적체현상이 발생하기 쉬워, 예를들어 생산 라인의 라인장을 5년정도했으면 후배에게 물려주고 본인은 라인장에서 내려오는 일들이 비일비재 했습니다. 호봉에 따라 연봉이 올라가니, 후배를 위해 길을 양보한다고 해서 본인에게 큰 불이익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회사의 생산성을 낮추는 주범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한 두번이면 모르겠지만, 호봉만 채우면 되니 업무에 대한 몰입도가 사원 별로 차이가 있고, 수행 하는 업무는 10년전과 다를것이 없는대 연봉은 10년전보다 훨씬 높아진 사원들이 대량으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출근 하면 골프 잡지만 보다 집에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공공연하게 돌 정도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가지를 해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리스킬링 이었습니다.
연봉은 높지만 하는일이 고도화 되어있지않고, 대체가능한 업무라면, 그 업무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업무를 맡아 진행 할수 있도록 하는것입니다. 연구를 하던 사원이 인사업무를 보거나, 생산을 하던 사원이 영업 업무를 하는 등이었습니다. 또한 이를 위해 필요한 스킬셋을 정립하고 사전에 학습시킴으로써, 부작용을 최소화 한 상태로 사원에게 새로운 역할을 부여, 다시 일에 몰입하고 활약할수 있게 하는 취지 였습니다. 회사명을 직접적으로 말 할수는 없지만, 이와같이 고령화된 사원들의 능력을 가능한 발휘하게 하여 회사전체의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일본기업들이 주목하는 것이 었습니다. 그중에는 부서 이동및 포지션의 변경을 완전 자유롭게 풀어놓은 기업도 있었고, 연공서열제도가 문제라며 스킬셋이나 퍼포먼스 측정을 통한 완전한 능력과 결과위주의 보상제도로 회사 보상제도를 개편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특히 공장의 생산 포지션쪽에서 불만 사항이 아주 많았습니다. 후배를 위해 라인장을 포기했거나, 하는 업무가 반복적이라 성과를 내기도 쉽지 않은데, 갑작스러운 보상제도의 개편으로 연봉이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50대가 넘은 상태에서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것도 쉽지 않아 불만은 있지만 실질적인 퇴직율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보니, 회사로서도 퇴직율이 크게 오르지 않기때문에 '노동 생산성 효율화'라는 이름아래 갑작스럽게 연봉이 크게 하락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사원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이라면 아마 이런 경우 노조의 반발이 거셀 것 같지만, 하지만 결국 그렇게 해서는 노사간의 갈등으로 회사의 사업자체가 축소되고, 사업이 축소됨에따라 사업이 어려워져 결국 고용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부정의 연쇄(Negative Spiral)에 빠져들게 될것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어떻게해서는 연차가 높은 사원들을 자르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연봉도 유지 해줄수 있는 방법을 찾으며 이들을 활용해보려 했습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리스킬링이었습니다.
그럼, 단순하게 리스킬링을 따라하면 우리나라도 앞으로 맞이하게 될 노동인구 고령화에 완벽히 대비 할수 있을까요? 결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리스킬링같은 하나의 방법도 유용 할수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것은 임직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앞으로 더욱 주목 받는것은 '노동력'으로서의 직원이아닌 '사람이자 동료'로서의 직원 이기에, 리스킬링을 하려 한다해도 직원이 그 정책에 얼마나 공감하고 몰입,이해 할수 있는 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손지훈 in 인살롱 ・ 2025.03.11 고령사회를 준비합시다 1편~3편 中 1편
고령사회를 준비합시다 1편~3편 中 1편
일본은 오래전부터 출생율이 줄어왔습니다. 한국은 근래에 들어서 출산율의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 왔지만, 일본은 이미 10년도 더 이전부터 이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며 미디어의 종류, 업계, 학계를 가리지 않고 활발히 논의 되어 왔습니다. 일본에서 말하는 고령화의 기준에 대해 우선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고령화 비율이 7%를 초과: 고령화 사회
-고령화 비율이 14%를 초과: 고령사회
-고령화 비율이 21%를 초과: 초고령사회
일본에서는 1970년에 고령화 사회로 돌입, 그후 1994년 고령사회, 2007년에 초고령사회로 고령화가 진행되어 왔습니다. 일본 정부의 발표에 의하면 2024년 기준 고령화 비율이 30.1%로, 과거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고령화 비율이 2022년 기준 17.5%, 이후 증가하여 2025년에는 20.6%를 기록하며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고, 2030년에는 25.5%, 2045년에는 3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보통 일반적으로 '일본이 한국보다 10년 먼저 사회 생활을 겪는다'라는 말이 있는것으로 압니다. 일본의 2024년 고령화 비율을 한국이 2035년에 달성할 전망이니, 이는 맞는 말 일수 있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사회의 고령화에 대해 줄곧 경고 하고 싶었습니다.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로 일본의 대기업, 그리고 일본 정부에서 많은 정책을 정경이 합심하여 진행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결코 좋은 일만 있는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인구 그래프는 누구든지 살펴 볼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참고, 국가통계포털: https://kosis.kr/visual/populationKorea/PopulationDashBoardMain.do)) 1960년, 과거에는 중위연령이 19세 였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나이 순서대로 100명을 쭉 일렬로 세워두면, 50번째 사람이 19세였다는 말이됩니다. 2025년 현재 중위 연령은 46.7세 입니다. 10년에서 15년이 지나면, 대한민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를 걱정 하게 될 것입니다. 그 나이때의 인구가 가장 많으니까요.
당장 지금만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주인공은 40대 이상이지 10대나 20대가 아닙니다. TV방송에서는 트로트가 유행하고 드라마의 시청율 역시 20,30년전만 하지 못합니다. 요즘세대를 MZ라 칭하며 그들의 돌방적인 행동을 희화화 하는것이 개그프로나 미디어 매체에서 다뤄집니다. 10대는 자신들을 MZ라고 부르지도 않고, 자신들을 희화화 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을 희화화 하는것은 자신들과 다른 신세대를 보고 차이를 느끼는 구세대가 하는것입니다. 일본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베이미 부머 세대가 보기에 자신들보다 자유로워 보이는 신세대를 보고 '유토리 세대'(유토리 교육이라는 방임주의 교육을 받아 자유롭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세대)라며 비꼬고 희화화 해왔습니다. "요즘 유토리 세대는 이래서 안된다니까"가 그들이 입에 달고 살던 말이었습니다. 유토리만 MZ로 바꿔봅시다. "요즘 MZ 세대는 이래서 안된다니까"라는 말을 들어 본적 있지 않으십니까? 한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손지훈 in 인살롱 ・ 202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