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소재로 HR에 대해 보다 나은 방향을 고민해 보는 아티클 시리즈입니다. 해당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소 있음을 양해하여 주세요. ■ 해고 대상자의 '삶의 정수'를 찾아가는 모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주인공 월터는 사진 잡지 'LIFE'에서 필름관리자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LIFE의 폐간으로 인해 해고 대상자가 된 주인공, 고용조정 책임자에게 마지막 표지사진을 찾아오라는 압박을 받고 떠난 출장지에서 다양한 사건을 겪게 됩니다. ■ "당신은 우리 회사의 모토를 알고 있나요?" 이번 해고 대상자들은 오랜 기간 동안 회사의 모토를 믿고 최선을 다해 일해 왔다며, 퇴사 시점, 주인공은 회사의 모토 조차 모르는 안하무인 격인 고용조정 책임자에게 일침을 날립니다. ■ 영화에서 고용조정 책임자의 부정적인 행태 해고 대상자들의 직무에 대한 이해 부족 : 감원 목표(적시성,인원수)를 달성하는 것에만 집중하여, 대상 직무의 특성으로 인해 회사 전반에 걸쳐 미치는 영향과 후속조치 필요사항 등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해고 대상자들에 대한 무관심과 무시 : 대상자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으며 (회사와 본인에 대해)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그런 관심을 갖고 있다는 어필을 충분히 해야할 것입니다. 대상자들은 퇴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 뿐 아니라 본인의 커리어, 평판, 존중의 회산과 상대적 박탈감 등으로 인해 불필요한 노무이슈가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기업의 비전 등 구성원들에게 내재화된 가치체계에 대한 무지 : 기업과 조직문화 담당자는 재직자들에게 회사의 비전,핵심가치 등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교육하고 강조합니다. 회사는 그런 직원들이 어느 순간 고용조정의 대상자가 되더라도, 회사의 가치체계에 반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감원의 불가피성/사유, 보상, 프로세스 등의 전반에 걸쳐 세심하게 신경써야 하겠지요. 회사가 어떻게 그것을 진행하는지 남아있는 직원들이 고스란히 보게 될테니 말이죠. ■ 이런 시도는 어떨까요? 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회사에서 근로자를 감원해야는 일은 발생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과정에서 아래와 같은 노력을 통해, 고용조정에서 발생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요? 통보는 대상자에게 가장 먼저 : 대상자를 선정하고 통보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공유해야할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다른 구성원 그 누구도 알게 하지 않게 해야할 것입니다. 대상자는 본인이 누군가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감정적인 문제 뿐 아니라, 정제되지 않거나 사실이 아닌 내용이 전달되어 원만한 진행이 어렵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상자에게 적극적인 정보 공개 : 대상자는 다른 사람이 아닌 본인만 조정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에 큰 상실감과 박탈감을 느끼며 이로 인해 종종 회사나 인사부서의 의도와 전달내용을 신뢰하지 못합니다. 우리 인사담당자들은 대상자의 이러한 정서를 배려하고 고려한 면담과 행정절차를 진행해야합니다. 때문에 고용 조정의 목적과 회사의 방침, 의도를 최대한 공유해주며 공감대와 신뢰를 조금이라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정성은 성과관리에서 뿐 아니라 고용조 정에서도 중요 : 고용조정 대상자들에 대한 합의 또는 위로 차원으로서 회사가 보상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동일한 기준과 방법으로 모든 대상자들과 협의점을 쉽게 찾는 것은 아니죠. 개인별 의견과 놓여진 상황에 따라 협의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회사나 인사부서는 노무적 부담을 피하기 위해 개인별로 다르게 처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완벽한 비밀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로 인한 타 대상자들의 더 큰 불만과 회사에 대한 신뢰가 약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회사는 동일한 기준과 방법, 절차를 지킴으로서 공정하고 투명한 고용 조정의 기조를 만드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게 특별 미션을 부여 : 이 방법은 회사에 로열티가 높거나 해당 직무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조정 대상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회사가 목표로 잡은 고용 조정의 일정을 늦추어 주길 원하는 대상자가 있을 경우입니다. 평소 회사가 해결하기 어려웠던 업무나 직원들이 회피하는 업무를 조정 대상자에게 미션으로 부여하는 것입니다. 물론 대상자가의 적극적인 동의가 필요하겠지요. 이는 결국 대상자의 근무기간을 연장해주는 것 뿐만 아니라 대상자의 자존감을 상승시키고 회사는 골치 아팠던 업무를 또 다른 의지와 관점을 갖게된 대상자를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그 대상자는 본인의 커리어를 추가하게 되고 회사 또한 이 대상자를 다시 한 번 검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퇴사자와의 네트워크 활용 : 잘 아시다시피 인재 확보에 있어 회사의 대외적인 평판은 요즘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평판에 있어 가장 강력한 평가자가 퇴사자입니다. 때문에 고용 조정 대상자들의 로열티를 최대한 지키는 것이 회사의 평판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합니다. 그 점을 생각해서 고용 조정 대상자가 퇴사를 하더라도 회사와의 네트워크를 어느 정도로 유지시키는 것도 필요하며 이는 다양한 방법으로 가능하리라 봅니다. 예를 들어 사우회의 자격을 국민연금 임의 가입처럼 회비만 납부한다면 지속시켜 주는 겁니다. 경조사 등을 퇴사했음에도 회사의 사우회가 챙겨 준다면 얼마나 뜻 깊은 일일까요? ■ 정답은 없지만, 그렇기에 HR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인사책임자분들은 권고사직이나 해고를 통보하는 역할에 매우 힘들어 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는 그 주제의 무거움 뿐 아니라, 정해진 방법으로 대응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의 노동법으로는 해고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우며 근로자들은 예전보다 노동법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 더욱 힘이 듭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일하고 있는 우리 HR담당자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일이라 생각되며, 우리 분야에서 AI가 대체하기 어려울 것이라 예상되기도 합니다. AI가 할 수 없는 우리만의 고민과 관심으로 대상자와 기업 모두 덜 상처받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당사자가 되지 않는 한 해고/권고사직 대상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간접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영화이며, 그 외에도 지치고 힘든 직장인들에게 힐링영화로서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