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소재로 HR에 대해 보다 나은 방향을 고민해 보는 아티클 시리즈입니다. 해당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다소 있음을 양해하여 주세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이번 설 연휴 동안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시청한 이 작품은, 20세기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 중 한 명인 요시노 겐자부로의 1937년 동명 소설의 제목을 차용한 애니메이션입니다. ※ 소설에서 담고 있는 '반전'과 '평화'라는 메시지는 서로 통하는 바가 있어 보입니다. 이 작품을 본 후, '기업의 인사담당자로서 골치아픈 현업부서의 현실을 회피한 채 원론적이고 틀에 박힌 인사업무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자문이 떠 올랐습니다. 작품의 주된 이야기 2차 세계대전 속 도쿄 대공습 화재에서 어머니를 여읜 주인공 소년이 아버지를 따라 시골 본가로 거처를 옮기게 됩니다. 그 곳엔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해 아버지의 또 다른 아들을 잉태한 이모의 존재, 그리고 전학 간 학교에서 반 친구들과의 싸움 등 낯설고 불편한 상황들이 계속되며 어머니를 잃은 주인공을 더욱 힘들고 분노하게 만듭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실종된 새어머니(이모)를 찾기 위해 본가 근처의 신비로운 탑으로 들어가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됩니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허구의 세계로 회피 주인공은 실종된 새어머니를 찾는다는 표면적인 명분과 돌아가신 어머니를 보고 싶다는 내면의 이유로 탑 안이라는 이세계(異世界)로 도망가듯 들어갑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심각한 결핍과 갈등의 현상들을 직접 겪습니다. 또한 그 원인이 혼자 고립되어 이세계(異世界)를 창조하고 운영하는 증조부의 집착과 아집으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증조부는 변화하지 않는 돌을 힘겹게 맞추어 가며 이세계(異世界)를 운영하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구성원들은 기본적인 생존을 위해 서로 분쟁합니다. 안타깝게도, 인사담당자들 또한 HR 관련 문제나 이슈에 부딪힐 때, 이런 오류를 종종 범합니다. 인사 관련 정보의 비대칭을 이용한 밀실 인사행정 회사의 특성과는 맞지 않는 동종업계 선도기업의 사례를 맹신하여 수집하고 응용 경영진에 대한 과잉충성 및 눈치보기로 의사결정에 순응하는 논리 전개 사내 규정 또는 선례에 갇혀 경직된 정책 고수 현실의 세계로 돌아와 문제와 대면하기 결국 탑 안에서는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주인공은 그토록 그리웠던 어머니를 뒤로 한 채 현실의 세계로 돌아옵니다. 그 장면에서 주인공들이 앵무새 무리들의 분뇨를 한 껏 뒤집어 쓰는데, 이는 현실에서 문제를 직접 대면하면서 겪게 될 어려움과 부침을 상징하는 듯 했습니다. 인사의 주요 정책을 수립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정제된 의사소통 및 결정의 과정, 그리고 철저한 보안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다만, 현업의 현실과 니즈를 맞닥뜨리며 문제의 Key를 파악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최소한 각 현업조직 리더들에게 선제적으로 현재 예상 니즈와 방안을 제안 "1"번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파생되는 불만과 공격을 겸허히 수용하며 경청 "1"번과 "2"번의 주기적인 반복을 통해 인사부서의 의지와 진정성을 피력 최적의 솔루션이 아니라도 HR 고유의 인사이트와 경과를 공유하며 상호협력 분위기 조성 2025년, 우리 회사의 HR은 어떻게 일할 것인가 내/외부 여러 악조건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때에 특히나 우리 인사 담당자의 고민이 커지고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조심스러워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회사 경영의 중요한 한 축을 책임지는 인사부서의 책임자로서 저 또한 작품의 주인공 소년처럼 용기있는 인사 담당자가 되고 싶은 한 해입니다. 해당 작품은 감독의 자전적 요소를 미처 알지 못한다면 꽤나 난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완성도 높은 작화 수준과 주인공의 성장을 그려내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만의 이야기, 그리고 각 장면들의 역사적 배경과 숨의 의도 내지 상징을 곱씹어 볼 수 있는 명작입니다. 개인적으로 감상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