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의 눈으로 본 "대기업 vs 스타트업"
Intro: 두 가지 세상, 두 가지 배움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HR 담당자로서 저에게 전혀 다른 세상처럼 느껴졌습니다.
각각의 환경이 제공하는 배움의 기회는 독특하고, 때로는 도전적이었죠.
저는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오가며 두 환경에서 HR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지를 몸소 경험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느꼈던 차이점과 HR 담당자로서의 성장 이야기를 짧게 나마 공유하려고 합니다.
1. 대기업 HR: 체계적인 계획과 안정성
대기업에서의 HR은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환경을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는 세심한 조율과 보고 과정이 숨어 있습니다.
1) 체계와 시스템 속에서의 HR
제가 대기업에서 신규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을 준비할 때, 단순한 프로그램 설계 이상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매번 10여 차례의 팀장/임원 보고를 거쳐야 했고, 수십 번의 PPT 수정과 피드백을 반복했습니다.
처음엔 이 긴 의사결정 과정이 답답하게 느껴졌지만, 어느 순간 깨달았죠.
“이 모든 과정이 결국 조직을 더 안정적으로 만드는 핵심”이라는 점을요.
2) 안정된 리소스와 예산의 강점
대기업에서의 HR은 이미 확보된 리소스와 예산을 바탕으로 일합니다.
정확한 예산 계획과 시스템 덕분에, “하고 싶다”가 아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죠.
물론, 이런 안정감은 의사결정 속도가 느린 점과 맞물려 아쉬움으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2. 스타트업 HR: 유연함과 빠른 실행력
반면 스타트업은 “어떤 일이든 내가 해내야 한다”는 각오로 일해야 했습니다.
HR이라는 역할도, 상황에 따라 늘 바뀌는 퍼즐처럼 느껴졌죠.
1)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변하는 HR
스타트업에서는 사업의 방향성에 따라 HR 전략이 자주 변경됩니다.
한 번은 채용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업 전략이 급히 바뀌어 채용을 멈춘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저는 채용 중단을 후보자들에게 직접 설명하고 사과해야 했습니다.
이런 돌발 상황은 어려웠지만, 유연하게 대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죠.
2) “Learning by Doing”의 매력
스타트업의 HR은 실전 중심의 학습을 요구합니다.
매뉴얼도, 가이드도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방법을 찾아 실행해야 했습니다.
이런 환경은 저에게 도전과 성장을 동시에 안겨주었습니다.
(이미지 : chatGPT가 그린 대기업 vs 스타트업" 모습)
3. 두 환경의 공통점과 차이점: 당신의 선택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극명한 차이를 보이지만, HR로서의 본질적인 역할은 같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체계와 안정성을 통해 깊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에서는 유연함과 속도를 통해 넓이를 배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자신에게 맞는 환경을 찾는 것입니다.
안정된 환경에서 일하며 전문성을 기르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역동적인 도전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싶으신가요?
Outro: 두 가지 세상, 두 가지 배움
저는 '대기업처럼 탄탄한 시스템/인프라에 스타트업 같은 혁신성/문화를 담아내는 HR”을 하고 싶어요.
작은 스타트업도 성장을 거듭하다 보면 언젠가 큰(大)기업이 될테니까요.
그렇기에 저에게 있어서 대기업과 스타트업에서의 경험이 모두 소중합니다.
각각의 환경에서 배운 것들이 결국 저를 더 나은 HR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죠.
여러분은 어떤 환경이 더 적합한 것 같으신가요?
내가 어떤 것에 보람을 느끼고 성장감과 성취감을 느끼는지 한번 생각해 보세요.
객관적인 자기인식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선택을 통해 HR로서의 성장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원티드 HR프렌즈콘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잇다 : HR의 역할 변화"을 위해 준비했던 대본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더욱 상세한 내용은 영상시청을 추천 드려요)
조재신 in 인살롱 ・ 2024.12.15 인사로서의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질 땐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더 좋은 경험과 변화를 가져왔을지도 모른다.
일을 할 때 항상 한구석에 있는 생각이다.
다른 직무로 일할 때도 같은 마음이긴 했지만, 요즘은 좀 더 이 문장을 곱씹게 된다.
인사는 구성원과 조직에 영향을 크게 끼치는 일이다.
어떤 기획을 하느냐,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진다.
연차에 비해 맡는 업무의 범위나 책임이 큰 편이고,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이라 더욱 그렇다. HR에서 어떤 액션을 할 때 어떤 변화가 이뤄지고,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는지 체감할 때가 많다.
인사담당자라면 항상 짊어져야 하는 책임감의 무게
인사 업무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 중 하나는,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단순히 업무 몇 개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삶에 연결되어 있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직장이나 일이 삶의 모든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깊게 연결되어 있는 삶의 일부임은 확실하다. 인사담당자로 회사에 있으면, 이따금 넘치도록 흘러들어오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겪게 된다.
'구성원들의 업무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뿐만 아니라 '구성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만들어줬을지도 모른다.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삶이 달라질 수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 있어서 더 좋은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뀔 때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기꺼이 책임감을 어깨에 지려고 한다.
이렇게 짊어진 책임감은 보통 도움이 된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마주보게끔 하고, 더 배우고 나아가려는 의지에 불을 붙인다. 아웃풋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신뢰를 얻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과 관련된 일인데, 100을 넣는다고 항상 100이 나올 수 있을까?
무조건이란 건 없다. 70을 해도 100이 나올 때가 있는 것처럼, 새벽까지 200을 해도 마이너스가 나오기도 하는 법이다. 힘이 빠지는 결과들을 보고 있노라면 책임감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다.
책임감이 무겁게 느껴질 땐, 소고기 스테이크를 만든다.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그럴 땐 책임감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도록 스스로를 돌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에게 효과가 있었던 작업은 **'소고기 스테이크를 만드는 모습'**을 떠올리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단순한 이야기다.
상상해보자.
나는 소고기 스테이크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내 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최선을 다해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든다. 좋은 재료를 구하려고 발품을 팔고, 조리 과정에 신경쓰며 데코도 예쁘게 해본다.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요리한 소고기 스테이크를 내놓는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소고기 알레르기가 있어서 못 먹고, 또 다른 사람은 점심을 너무 배부르게 먹어서 조금밖에 먹지 못했다. 어떤 사람은 장염에 걸렸고, 어떤 사람은 그냥 오늘은 먹고 싶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일까? 이 소고기 스테이크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만들었던 소고기 스테이크는 여전히 맛있는 스테이크고, 나는 최선을 다해 소고기 스테이크를 만든 사람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다한 사람이다.
나의 최선을 어떻게 받을지는 그들의 몫이다.
장염에 걸린 것, 전날 과식을 한 것은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해 소고기 스테이크를 만들 뿐이다.
오늘은 좀더 많은 사람들이 맛있게 먹어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완벽할 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일
구성원의 니즈 파악, 피드백 청취 및 개선의 과정을 소홀히 해도 된다거나 편리한 합리화를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나의 최선이 항상 100%의 결과물로 돌아오지 않는 다는 점을 인정하자는 것이고, 모든 사람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100점짜리 정답은 없음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한 명의 인사 담당자로서, 완벽한 정답이 없는 세계에서 최선의 답을 찾아나간다.
오늘도 맛있는 소고기 스테이크를 만들어본다.
민예린 in 인살롱 ・ 2024.12.16 HR 동료를 찾는 다섯 가지 방법
교육팀에서 인사로 직무를 전환하면서, **'HR 동료'**를 찾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1인 담당자처럼 업무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회사 차원에서도 처음 시도해보는 업무들이 많았습니다.
이전에 없었던 문제들이 계속 생겼기 때문에 누군가 알려주길 기다리기보단 어떻게든 스스로 답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을 '빠르게' 찾아내야 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당장 적용할 수 있는 해결책이 필요했고, 담당하는 업무 범위가 넓은 만큼 다양한 영역의 문제들을 다뤄야 했습니다.
[ 바람이 불지 않으면 노를 저어라. ]
저에겐 'HR 동료를 찾는 일'이 노를 젓는 일이었습니다.
모두가 처음 다루는 문제라 알려줄 사람이 없다면, 회사 밖에서 '문제를 경험해본 사람'을 찾자.
그렇게 회사 밖 사수, 회사 밖 동료를 찾기 위한 여정이 시작됐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실 분들을 위해 도움이 됐던 방법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을 다루는 교육 찾아가기 (강연, 세미나, 워크숍)
현 조직 상황에 맞는 구체적인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
Q&A 시간을 활용하거나 교육이 끝난 후 명함 교환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1:1 대화 시간을 만든다.
교육 콘텐츠 그 자체로 도움을 얻는 것도 크지만, 구체적인 상황과 함께 질문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직접 조직에 적용해볼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적용 후 f/u 연락을 드려보자
실제로 교육을 듣고 직접 워크숍을 기획해 조직에 적용하고 연락을 드린 적이 있다. 이후로도 종종 연락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좋은 제안을 받기도 한다.
화려하고 트렌디한 타사 사례를 적용하기 전에 '우리 조직에 적합한지'를 먼저 판단하자
조직의 상황은 모두 다르다. 같은 카테고리의 문제를 다루더라도 조직 상황에 따라 세부 문제 정의는 다를 수 있고, 그에 따라 해결 방안도 천차만별일 수 있다. 조직 내부의 관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2] HR 스터디/네트워킹 참여하기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하자
HR담당자 카톡방, 슬랙/커뮤니티에서 질의응답을 받는 형태 등 찾아보면 굉장히 많은 채널이 있다.
오프라인 스터디/네트워킹에선, HR 얘기를 먼저 적극적으로 꺼내보자
시간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소개만 하다 끝나는 경우가 꽤 있다. 모인 토픽에 맞게 고민/사례를 나누는 등 의도적으로 HR 주제를 꺼내면 훨씬 풍부한 대화가 가능하다. HR 고민만 나눴을 뿐인데, 얘기를 듣고 필요한 사람을 소개시켜주신 경우도 있었다.
정보나 도움을 받기만 하지 말고, 먼저 주는 사람이 되자
주니어라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정보나 도움을 준 사람이 확실히 인상에 깊게 남는다. 도움을 줬던 사람이 뭔가를 부탁하게 되면 발 벗고 나서게 된다.
[3] 심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HR 친구 만들기
비슷한 연차의 담당자들이 모이는 네트워킹에서 적극적으로 다가가자
일회성 네트워킹이더라도 결이 맞거나 관심 영역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서 따로 스터디를 진행하면, 관계가 계속 이어지기도 한다. 스터디까진 아니더라도, 네트워킹 이후 연락을 한 번이라도 하면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일회성 모임보다는 하나의 주제로 여러 번 모일 수 있는 스터디에 참여하자
여러 시도들을 해봤지만, 가장 좋았던 건 HR프렌즈였다 ㅎㅎ🤩 회사에 HR 팀원이 없어 외롭거나 지칠 때, 심리적으로 기댈 수 있는 HR 친구의 존재가 참 소중하다.
[4] 회사 내부에서 HR 동료 만들기
조직의 답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조직 내부의 사람들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조직 내부의 상황, 히스토리를 잘 아는 사람은 회사 밖에 없다.
구성원들과의 소소한 대화, 점심, 커피타임을 종종 챙겨보자
타운홀에서 먼저 대화를 걸거나, 평소 업무상 접점이 없는 구성원과 점심을 먹자고 제안을 하는 등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물론 나눌 수 없는 고민들도 많지만, 사내 이벤트 등 아이디어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아젠다는 얘기를 하면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다. (조직 맥락에 맞는 아이디어도 꽤 나온다!)
담당자로서 고려하지 못했던 관점, 현업의 상황/어려움을 인지하게 될 때도 있다. 인지를 하게 되면, 더 세심한 기획이 가능해진다. 얘기를 한 뒤에 어떤 액션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관심을 더 갖게 되는 효과도 있다.
[5] 어려운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만들어내려는 사람들을 보면서 동기부여 충전하기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데도 멈추지 않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노하우를 배우자
힘든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다시 지금 내가 해볼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스스로의 모습은 어떻게 보일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불평 불만만 하는 사람인지, 힘든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해나가며 방법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인지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HR 동료를 찾고 싶다는 마음으로 했던 저의 다양한 시도들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덕분에 좋은 동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고, 사람으로부터 얻은 배움이 넘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소중한 동료가 되어주신 인사 담당자분들께 마음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HR 동료를 찾는 저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으니, 반가운 마음으로 만나뵐 수 있길 소망합니다 :)
감사합니다.
민예린 in 인살롱 ・ 2024.12.15 단어 하나가 불러오는 차이
연말연시가 다가오면 으레 맡게되는 업무 중 하나가 CEO 메시지 작업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사내 각 조직이 일구어낸 주요 성과들을 요약하고 인정하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기에 필연적으로 많은 고민과 노력이 수반됩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문장들이 직원들에게 어떻게 읽히게 될지, 혹시나 단어 하나라도 적절치 않아 경영진의 뜻을 잘못 전달하거나 직원들의 사기를 저해하진 않을지 하는 고민이 이어지다보면 문장 하나를 완성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가끔은 '이렇게까지 고민하면서 적어야 하나'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놀랍게도 CEO 메시지에서 어떠한 단어를 선택했느냐가 직원들의 성과(Performance)를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와 관련한 한 편의 논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으며, CEO나 리더의 메시지가 생각 이상으로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음을 되새겨보려 합니다.
‘Prime and Performance’ 연구: CEO의 작은 메시지가 큰 변화를 만들다
Wisconsin-Madison 대학의 Alexander Stajkovic 교수 연구팀은 한 기업의 CEO 메시지를 활용한 흥미로운 실험을 통해, 단순한 이메일 한 통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과 성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해당 논문 : Stajkovic, A.D., Latham, G.P., Sergent, K. et al. Prime and Performance: Can a CEO Motivate Employees Without Their Awareness?, Journal of Business and Psychology, vol. 34, 791–802)
연구팀은 동일한 CEO에게 두 가지 유형의 이메일 메시지를 작성하게 했습니다.
프라임 메시지(Primed Goal): 목표 달성, 경쟁, 성공 등의 성취 관련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포함한 메시지
일반 메시지(Neutral Goal): 감사와 기본적인 동기부여를 담은, 특별한 키워드 없이 중립적인 메시지
이 두 메시지를 받은 직원들의 5일간 업무 결과를 비교한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효율성(Call Handling Time): 프라임 메시지를 받은 직원들은 업무 처리 시간이 35% 단축되었습니다.
효과성(Resolution Rate): 프라임 메시지를 받은 그룹의 고객 문제 해결 비율은 15% 증가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직원들 스스로 프라임 메시지의 내용이 ‘특별히 다르다’고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저 CEO의 이메일 속 미묘하게 포함된 성취 관련 단어들이 무의식중에 직원들을 ‘프라임(Prime)’하여 성과 변화에 영향을 끼친 것이죠.
단어 하나의 힘: 우리의 메시지도 ‘프라임’할 수 있다
이 연구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리더가 던지는 작은 단어 하나하나가 생각보다 훨씬 더 강력한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연말연시의 CEO 메시지를 작성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취(Achievement)’, ‘성장(Growth)’, ‘비전(Vision)’ 같은 단어는 직원들의 내면을 움직이고, 새로운 동기와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사례는 프라이밍 효과(Priming Effect)가 조직 운영 현장에서 얼마나 손쉽게 활용될 수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별도의 높은 비용이나 시간이 들지 않더라도, 단어 선택만으로 직원들의 몰입과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실질적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때때로 번거롭고 부담스러운 작업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경영자 메시지 관리에는 이처럼 중요한 ‘힘’이 담겨 있습니다. 이 작은 문장들이 직원들의 마음에 남아 오늘 하루를, 길게는 다음 해를 시작하는 동력이 되며, 나아가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입니다.
연말연시에 경영자 메시지 업무를 담당하시는 모든 분들께, 우리가 맡은 이 업무가 조직 전체를 격려하고 목표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소중한 도구임을 기억하고, 우리가 고르는 단어 하나의 중요성을 함께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우형진 in 인살롱 ・ 2024.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