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와 조직개발, HRD를 담당하던 시절엔 이런 상황을 접할 기회가 별도 없었습니다. 물론 팀원들이 기대만큼 퍼포먼스를 보이지 않을 때가 있지만, 이는 지위고하가 명확했고, 상사의 권위가 있었기에 그나마 괜찮았습니다. (물론 그 당시엔 팀원들에게 따끔한 지적이 쉽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사 인사담당 LEAD가 되고 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각 부서장들 뿐만 아니라 임원들과도 불편한 대화를 주도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때 어떻게 하는지에 선택에 기로에 서게 됩니다. 연말 인사평가과 승진급 발표, 조직개편이 이러나는 시점에는 이런 고민들이 많죠. 그래서 제가 2~3년 사이에 겪은 몇 가지 불편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했는지 경험을 나눠 봅니다. 팀 평가 결과 통보 우수한 성과나 역량을 보인 사람이나 기대만큼 못한 사람 모두 평가 결과의 통보는 어렵습니다. 우수한 자는 스스로 SS급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못한 A급을 받게 되면 불만스럽죠. 특히 경영진이 지원부서는 대부분 B로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설득이 쉽지 않죠. 저성과자 역시 스스로 최소한 A나 B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C나 D등급을 주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팀장의 경우 1차 평가결과와 최종 등급이 다른 경우가 많죠. 그럴 때 두 가지 입장이 생깁니다. 2차 평가자 핑계를 대느냐, 본인의 언어로 해석해서 설명하느냐... 당연하겠지만 절대 2차 평가자 핑계를 대지 않아야 합니다. '나는 너를 A라고 봤는데, 임원이 하다보니 B래'처럼 없어 보이는 경우가 있을까요? 정기 인사고과 철이 아니더라도 수시로 업무에 대한 피드백,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결과를 기록하고 있으면서 기대 수준을 뛰어 넘지 못한 결과라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증거에 입증해 평가등급을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다만, 말이 길어지면 불편합니다. 따라서, 결과 통보시엔 10~20분 정도로 짧게 진행하고, 결과에 대한 #Feed_back 은 짧게 절반 이상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한 #Feed_forward 로 진행하기를 추천합니다. 아무리 잘 설명해도 기대보다 낮은 평가를 좋아할 사람은 거의 없답니다. 관점을 내년으로 바꾸는 면담으로 진행해 주면 좋습니다. 저성과자 면담 인사평가가 끝나면 성과에 따라 연봉인상 조정, 성과급 결정 등을 진행하면서, 저성과자들의 관리가 큰 짐으로 다가 옵니다. 각 부서장들은 회사의 결정을 면전에서는 받아들이지만 인사 LEAD와 같이 해석해서 직원들에게 설명하는 것을 힘들어 합니다. 이때 C/D등급 중에 일부(2~3년 연속 저성과자)에 대해서는 #PIP(Performance Improvement Program)를 통상 운영합니다. 문제는 제 몫을 못하는 것을 넘어 부서에 마이너스(-)적인 인물을 바로 저성과자 면담을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는 사직을 권고하는 면담을 진행해야 합니다. 권고사직 면담은 가급적 인사부서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현업부서에서 진행하는 것은 노무적 이슈거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잘못 된 단어 사용으로 직원을 자극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가급적 대상에 따라 팀장급에 대해서는 인사임원이, 과장급 이상 관리자라면 인사 LEAD가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리급 이사라면 고참 인사담당자가 할 수도 있지만, 가급적 팀장이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권고사직 면담은 최대한 담백하면서도 칭찬이나 아쉬운 상황인식 같은 것을 제외한 직설적인 제안이 필요합니다. 이 부분은 링크드인의 제 글(https://www.linkedin.com/posts/planety7442_qwuqtesmctfn-activity-7263100305129508867-ZuYx?utm_source=share&utm_medium=member_desktop)을 참고하셔도 좋습니다. 임원 계약 종료 통보 임원의 계약 종료는 원론적으로는 CEO가 하는 것이 맞습니다. 하지만 CEO가 이런 상황을 회피하거나 인사 쪽에서 해 주길 원하면 어쩔 수 없습니다. 불편하지만 인사 LEAD가 이 상황을 잘 수습하는 것은 경영진에게 인사의 역할을 어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입니다. 계약 종료 약 2개월 전 대상이 되는 본부장님 방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눠도 되지만 이는 심리적으로 인사 LEAD가 위축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저는 홈그라운드의 잇점을 얻기 위해 비어 있는 인사임원실에서 진행했습니다. 도입부에 '오늘 제가 드리는 말씀은 회사 경영진의 결정을 전해드리는 점을 먼저 밝혀드립니다.'라고 하면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 해 말에 임원 계약이 종료됩니다. 회사는 내년 사업계획과 조직을 설계하며 **본부장님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되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반응을 살폈습니다. 다행히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알겠다고 했고, 잔여기간 중에 처우나 인수인계 등의 프로세스에 대한 안내를 하며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 때 **본부의 성과가 부진했다던지, 사건 사고를 언급하지 않아야 합니다. 또한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그것이 원인 되었을 지라도)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면담 진행 전에 멘트도 준비하고, 해당 내용을 시뮬레이션 해보면서 반발할 경우에 대한 대응방안도 강구했었습니다. 담백하면서도 정중한 대화 시도로 잘 마무리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습니다. 더 다양한 상황도 많이 있겠죠. 타 팀원과 다툼이 있거나 회색지대의 업무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지는 일, 현업에 문제를 '사람'에만 탓을 하는 현업 LEAD와의 갈등... 모두 불편한 대화의 소재가 됩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실을 회피하거나 시간을 미루는 행위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에서 말하는 F적 대응으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가급적 T라는 평가를 받는 것을 걱정하지 마세요. 공감은 동등한 위치의 팀원간이나, 업무적인 것이 아닌 개인사에 대한 상담에서 활용합니다. Tough Conversation은 인사 LEAD의 숙명입니다. 받아 들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