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에 접속할 수 없습니다." "권한이 없는 계정입니다." 한참 일하며 마무리 중이었던 아직 더운 여름 오후 5시쯤, 갑자기 슬랙 로그인이 안 되었다. 방금까지 작업 중이던 이메일 계정도 접속할 수 없었다. 예고편 없이 갑작스럽게 당일 퇴사 통보를 받고, 1년도 채 되지 않은 스타트업을 정리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내 것이라 생각하며 하나하나 만들어온 것들이 휴지통에 파일 버리듯이 순식간에 끝이 났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 내가 만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허망함이었다. 가족들에게도 말할 수 없어, 힘들어 하기보다는 해결책을 찾는 데 바빴던 마음이 타는 여름날이었다. 그때 많이 위로가 되었던 책을 소개해 봅니다. 누구보다 일에 진심이기에 힘든 당신에게. 최인아님의 책을 읽으며 성장, 선택, 질문이란 단어와 아래 문장들이 마음에 크게 와닿았습니다. 🌳 성장, 애쓰고 애쓴 시간은 내 안에 쌓인다 14년 동안 일하면서 기쁜 순간도 많았지만, 그 과정을 보면 힘든 시간들이 더 길었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성장을 느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 하나만 더 해보자는 마음으로 매일 조금씩 더 나아가려고 했고, 그런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좀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최인아님이 말한 "같은 시간을 보내도, 다른 밀도"처럼, 그 모든 애쓰고 애쓴 시간이 쌓여 더 강하게, 더 성장하게 만들어 줍니다. 물론 그 시간을 쌓을 때는 스스로가 소모되지 않도록 "나를 위해 일하고, 결과로써 기여하라."를 잊지 말아야 자기다움을 지킬 수 있는 것 같아요. 🌊 선택, 바다가 있는 한 파도는 친다 "의미를 찾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할 확률은 낮지만, 파도가 덮쳐올 때 덜 흔들릴 수 있어요!" 일을 하다 보면 끊임없이 선택의 순간에 서게 됩니다. 그때마다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는 무엇인지 아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아는 것, 바로 그것이 선택의 힘인 것 같아요. "바다가 있는 한 파도가 친다"라는 최인아님의 말처럼, 고민과 선택은 끊이지 않겠지만,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면 그 선택들이 나를 흔들지 않도록 지켜줄 수 있습니다. 📡 질문, 안테나를 내 안으로 향하게 하라 올바른 답은 올바른 질문에서 나온다고 합니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무엇인가?" "내가 가진 재능은 어떻게 쓰면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계속 던지면서 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 정말 중요하단 것을 요즘에 많이 느껴요. 이 질문은 평생 따라오는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경험이 쌓이면 그 답은 또 달라지겠지만, 중요한 건 그 질문을 계속해서 내게 던지면서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주변 사람들에겐 자주 질문을 던지지만, 나 자신에게는 얼마나 자주 질문을 하고 있을까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그 답을 알게 되기도 하지만, 결국 그 질문들의 답은 내 안에서 찾아야 되는 것 같아요. ✍🏻 밑줄 친 문장들 한 사람을 떠올리며 썼습니다. 일을 열심히 잘하고 싶은데 주변의 공기는 그렇지 않아서 헷갈리고 자신 없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당신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열심을 내어 뭔가를 하는 것은 소용없는 게 아니라 축복 같은 거라 말해 주고 싶었습니다. p.4 <프롤로그> 제가 '쓰인다'는 말을 좋아하고 고집하는 건 이 말이 어떤 가치와 연결되는 것 같다는 느낌 때문입니다.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성취감을 맛보는 것을 넘어선 지점에 다다르는 것 같은 거예요. 제 노력의 결과로 저의 즐거움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크든 작든 제가 몸담은 곳을 조금은 나아지게 하는 느낌,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느낌말입니다. 여러분도 이런 느낌이 드신 적 있으시죠? p.91 <'쓰인다'라는 말을 좋아하는 이유> 맡은 일은 크든 작든 틀림없이 해내는 것. 여럿이 모여야 일이 돌아가는 세상에서 '저 사람하고 하면 일이 된다'는 신뢰를 얻는 것. '이 일엔 당신이 꼭 필요하다'고 존재를 요청받는 것.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서 믿음의 눈빛을 보는 것. 본캐로서의 브랜딩은 이런 것들을 전제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p.126-127 <'자기답게 산다'라는 말 앞에 넣어야 할 단어> 같은 나무라도 단단함의 정도가 다른 것처럼, 그래서 쓰임새도 달라지는 것처럼 사람도 그렇습니다. 제 방식으로 밀도를 정의하자면 시간을 보낸 방식 혹은 시간의 흔적이라 하겠습니다. 시간의 밀도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계산이 정확합니다. 그리고 청구서를 내밀죠. p.153 <같은 키의 나무라도 단단함은 다르다> 특히 중요한 것들을 질문하는 거예요. 그러지 않으면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고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주체적으로 산다는 건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며 존중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세상이 가는 대로 말하는 대로 그냥 따르는 게 아니라 나는 뭘 하고 싶고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 왜 하필 그걸 원하는지 자꾸 스스로 묻고 알아차려서 그걸 중심에 두는 삶입니다. p.214 <시시때때로 스스로 물어보세요> 좋아하는 마음은 무언가를 시작하게 하지만, 그 일이 끝내 이루어지게 하는 것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마음 이면의 지속하는 마음도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른이라면 말입니다. p.241 <지속하는 마음을 들여다보기> 좀 더 가보자. 조금만 더 가보자.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귀한 것들이 있다. p.305 <좀 더 가보자, 조금만 더> “애쓰고 애쓴 시간은 내 안에 남는다.” 이 문장이 참 오랫동안 위로가 되고, 흔들릴 때마다 저를 지탱해 줍니다. 일에 진심이기에 힘든 누군가가 있다면, 이 책을 전해주며 "성장 중이라 아픈 것이라고, 잘하고 있다."라고 토닥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