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질문법>을 읽고 앞으로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리더는 ‘조직의 목적 달성을 위해 조직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을 이끌고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조직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우리의 강점은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 전략을 실행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에게 역할을 분배하고 동기부여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역할을 하기 위한 방법은 시대에 따라 사람의 특성에 따라 달라져 왔습니다. 100명의 리더가 있다면 100가지의 각기 다른 리더십이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효과적일 수도 있고 효과적이지 않을 수도 있죠. 정답은 없고, 늘 최적의 답을 시도해 보는 과정입니다. 오늘 말씀드릴 ‘겸손한 질문’도 여러 가지 리더십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만, 앞으로의 시대에서는 좀 더 유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앞으로는 불확실성이 변수가 아닌 상수인 시대이고, 과거의 성공 법칙은 새로운 성공 법칙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파악하고 제대로 된 판단을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과 정보가 필수적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과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관계는 어떤 단계인가? 책에서는 관계를 4단계로 나누고 있습니다. 마이너스 1단계(지배/착취): 본질적으로 부정적인 관계로, 강자가 약자에게 단언하고 평등한 관계를 맺기 위한 노력을 거부하는 것이 특징. 1단계(이해타산적 관계): 공식적 역할에 따른 이해타산적 관계로, 동료와 본인 사이에 의도적으로 업무적 거리를 두는 것이 특징. 2단계(인간적 관계): 더 높은 수준의 진솔함과 신뢰를 쌓아 긍정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인간적인 차원에서 서로 알아가는 단계. 3단계(친밀한 관계): 우정이나 사랑에 해당하는 관계. 조직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단계는 바로 2단계입니다. 우정이나 사랑의 3단계는 아니지만, 단순히 이해타산적인 관계인 1단계를 넘어선 인간적인 단계를 말합니다. '각각' 혹은 '서로'라고 할 수 있는 1단계를 넘어 ‘우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2단계입니다. 2단계에서 우리는 심리적 안정감을 가지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습니다. 상하 관계라기보다는 동등하게 협력하는 관계입니다. 팀원들과의 관계를 2단계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겸손한 질문입니다. ‘겸손한 질문’은 무엇일까? 겸손한 질문은 일종의 기술입니다. “겸손한 질문은 상대방의 발언을 끌어내고, 자신이 답을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묻고, 상대방을 향한 호기심과 관심을 바탕으로 관계를 맺는 기술”이라고 책은 정의합니다. 아니, 겸손한 질문은 사실 태도입니다. “겸손한 질문은 단순히 질문을 던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질문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을 경청하고 그에 따라 적절히 대처하며 관계 맺기 과정에서 자신을 더 많이 드러내는 것을 아우르는 총체적인 태도”라고 책에서 정의합니다. 제가 느끼기에 겸손한 질문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태도인 겸손함과 그 방법(기술)인 질문이 합쳐진 형태입니다. 겸손한 태도로 적절한 질문(기술)을 던지는 리더십입니다. 질문하는 기술 이전에 겸손한 태도가 중요합니다. 리더가 카리스마를 가지고 지시하는 형태가 아니라, 자신도 잘 모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상대의 협조를 구하는 모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에게 정보와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평가하지도 않습니다. 상대와 동등하거나 혹은 상대에게 의존하는 관계인 것입니다. 이전에는 단순히 지식을 알고 기술을 배우면 끝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태도와 마음가짐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는 것 이전에, 태도와 마음가짐이 있습니다. 어떤 기술을 배우려면 그 기술에 맞는 태도와 마음가짐을 먼저 갖추어야 합니다. 요리사가 되기 위해 단순히 칼질을 배우는 것을 넘어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을 갖추어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마음가짐이 먼저, 기술은 그다음입니다. (흑백요리사 재미있게 보셨나요?) 겸손한 질문의 반대말은? 겸손한 질문의 반대말은 ‘단언’입니다. 단언이 일상화된 상황에서는 질문하기가 어렵습니다. 단언은 중요한 정보의 공유를 지연시키거나 아예 차단하기도 합니다. 단언은 상대방을 일시적으로 하대하는 격이기도 합니다. 상대방이 잘 모르기 때문에 내가 말해 줘야 한다는 속내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는 리더들이 구성원들에게 단언의 형태로 이야기를 건네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것은 잘못되었다.”라든지, “시키는 대로 하라.”라든지 하는 말입니다. 말투나 문장을 부드럽게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있다면 그것은 단언입니다. 이 경우, 대화는 이미 끝나고 정보의 흐름도 단절됩니다. 더 좋은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리더는 판단하고 판단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양질의 정보가 필요하죠. 단언해 버리면 거기서 정보는 끝납니다. 때문에 단언하지 않고 질문을 통해 더 많은 정보가 흐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상대의 생각을 묻는 질문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결국, 좋은 리더십은 질문을 통해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형성됩니다. 겸손한 질문은 리더가 자신의 권위를 내려놓고,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이렇게 리더가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구성원들의 생각을 묻고 경청할 때, 진정한 팀워크와 혁신적인 성과가 창출될 것입니다. 앞으로 리더로서의 역할을 고민할 때, "나는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가?"를 자문해 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겸손한 질문이야말로 변화의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의 첫걸음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