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Pinterest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예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맞닥뜨리게 되는 모든 상황은 제게 스트레스입니다. 유독 저한테만큼은 그 조각이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매 순간을 제 통제 속에 둘 순 없어도 어느 정도는 융통성 있게 넘어갈 줄 알아야 하는데 제겐 그게 참 어렵더랬습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며, 안 하던 취미를 다시 시작해보며, 사람들과 만나 웃고 떠들며 그간 받았던 스트레스를 몽땅 날려버리려 했지만 사실 그렇게 되더라도 그건 모두 찰나에 불과했습니다. 잠시 잊었을 뿐 비슷한 상황을 마주하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스트레스는 오히려 과중되는 것이었습니다. 대체 왜, 무엇이, 절 자꾸만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걸까요. 카페인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았던 며칠 전 어느 밤, 새벽 4시까지 잠을 설쳐가며 꼬리에 꼬리를 물던 생각이 마침내 매듭을 지었습니다. 스트레스 해소에 집중한 나머지, 정작 내 마음이 하는 소리는 듣지 못한 것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나는 왜 계속 억지로 무언가를 하려고만 했을까. 해야만 할 것 같아서,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하는 행동 대신 내가 정말 진심으로 하고 싶어서 한 행동은 없었을까.‘ 힘이 들 땐 힘을 내지 않아도 되고, 내가 하는 모든 행위에 응당 이유를 붙여가며 스스로를 합리화시키지 않아도 되고, 굳이 나를 채찍질할 필요는 없는 건데 아무도 제게 지어주지 않은 책임감을 저 혼자 느껴가며 힘겹게 살아가는 꼴이라니요. 적당한 자극은 윤활유가 되어주겠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치진 않았는지 그동안의 저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겠다는 걸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저를 위해 힘을 좀 빼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그날만큼은 나의 어떤 행동에도 설명을 달거나 이유를 붙이지 말아야지. 쌓였던 스트레스가 그래서 풀린다면 이것이 곧 내가 취해야 할 생각이자 행위인 것을. 부디 이 길이 해답과 가까워지는 길이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