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CS 다이어리 | 2화: 멘토링의 기쁨 오늘은 현재 근무하고 있는 팀에서 선배가 되어 멘토링을 진행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모두가 늘 신입일 수는 없듯이 업무 경험이 쌓이면 반드시 업무적으로 누군가를 멘토링하고 코칭하며 도와주게 될 텐데요. 어느덧 누군가에게 직무를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뿌듯하기도 하면서 막중한 책임감도 수반하는 짜릿한 경험입니다. 저는 현재 글로벌 BPO 컨택 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BPO 회사란, 고객사에서 업무를 맡아 처리해 주기를 희망하는 부분을 아웃소싱하여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회사에서 처음 운영을 런칭하게 된 팀의 첫 기수 직원으로 입사를 하게 되어 좌충우돌을 겪고, 일련의 프로세스를 정립하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회사인 만큼 이미 해외에서 기존 업무를 수행하던 팀원들이 있어 아주 zero base부터 업무를 하게 된 것은 아니고 해외 팀원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며 도움을 받아 다행히 저 또한 원활하게 조직에 안착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첫 팀, 첫 기수로서 잘 배운다는 것은 정말 중요했습니다. 앞으로의 팀 채용이 늘어나는 만큼 새로 들어오는 다음 기수의 팀원에게는 제가 동료이자 사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업무적으로 도움을 주는 입장이 되는 건 참 영광스럽고도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저의 코칭이 누군가의 기준이 될 수 있거든요. 따라서 스스로 먼저 실수는 없는지, 이 업무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점검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처음 팀에 합류한다는 사실 자체가 앞으로의 멘토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미리 감안을 했기 때문에 저 역시도 배우는 기간에 더 긴장을 하며 업무를 잘 이해하려고 기합이 잔뜩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후배 기수들이 처음에 어떤 부분을 두려워하고, 어느 포인트를 이해할 수 없어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됩니다.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 주는 대답을 하면 탄성이 나오는 것도 멘토링의 기쁨 중 하나입니다. 하루는 멘토링을 담당했던 후배 기수 상담사를 사무실에서 지나가다 마주하였을 때의 일입니다. "안녕하세요, 00 님. 이제는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잘 적응하셔서 업무도 잘하고 계시죠?" "안녕하세요, 순기 님! 잘 가르쳐 주신 덕분에 감도 잡히고, 이제는 업무가 재미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나치며 짧게 나눈 대화였지만 그동안의 고충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말이었습니다. 배우는 것도 힘들지만, 사실은 누군가에게 업무 지식을 알아듣게 전달하는 것도 많은 노력이 필요해 에너지 소모가 큰 일이거든요. 알아달라고 하기 위해서 멘토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나의 정성과 노력을 알아주고 감사히 여겨 준다는 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선배와 후배를 번갈아 맡게 됩니다. 유치원을 갓 졸업한 어린이가 초등학생 1학년이 되어서는 그 위로 2학년~6학년 선배들의 후배가 되지만, 어린이집을 다니는 동생에게는 누나, 형, 언니, 오빠가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관계조차도 도움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들의 사회생활이지 않을까요? 어디에서나 선배가 되고, 어디에서나 후배가 됩니다. 어떤 자리에서 어떤 포지션이 되었을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회사 생활을 하면 좋을지 다시금 생각을 정비할 수 있었던 귀한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