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CS 다이어리 #1화: 눈치 게임 어느덧 다시 바이러스가 유행한다고 해요. 지난 2020년, 세계를 혼란스럽게 했던 COVID-19 시기에 연일 휴대 전화가 쉴 틈이 없도록 울려댔던 안전문자의 알림이, 다시금 같은 내용으로 적지 않은 빈도로 다시 보이는 걸 보면 말이에요. 여름의 끝물이기는 하지만 기침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보이는 듯합니다. 이제는 염려할 만큼의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 흔한 감기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늘 개인의 건강에 유념하셔야겠습니다. '눈치게임'을 아시나요? (눈치 게임 1! 2!)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자주 볼 수 있고, 실제로 친구들과도 자주 했었는데요. 아마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겹치지 않게 순서대로 한 명씩 숫자를 차례대로 호명하되 (1, 2, 3 ..!) 서로 겹치지 않게 숫자를 불러야 합니다. 같은 숫자를 부르는 순간 그리고 모두가 차례대로 숫자를 다 불렀지만 너무 기다리다가 마지막까지 숫자를 부르지 못하는 사람이 지게 됩니다. 벌칙 담당자가 필요한 순간에 아주 간단히, 빠르게 그 자리에서 결과를 낼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일행들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데요. 상대가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말할지 예측하고 내가 먼저 말을 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CS 직무를 하면서, 꼭 고객과의 대화가 눈치 게임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궁금증, 불편, 만족, 보상 요청 등 고객과 마주하는 순간에 포착할 수 있는 많은 힌트들을 가지고 먼저 그 내용을 읽어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객의 말투, 목소리 톤, 말의 속도, 상담 이력과 같은 정보로요. 고객과의 만남이 시작되는 순간, 첫인사를 하는 순간부터 사실 우리는 치열하게 눈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이 눈치 게임에서는 무조건 빠르게 말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닌, 다소 다른 전략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처음 상담을 시작할 때는 A에 대해 묻는 것처럼 보였으나 결국은 B에서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고객이 어떤 것을 요청하고 싶은지, 무슨 상황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 눈치 게임에서는 단순히 빠르게 상담사가 할 말만 생각해 두기보다는 한 번 더 문의건을 확인하면서 실제로 요청하시는 내용이 맞는지 더블 체크를 할 필요가 있어요. 고객이 묻는 내용이 실제로 그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열심히 안내를 하였는데도 오히려 고객은 답답해한다면 서로의 시간만 낭비한 셈이니까요. 한 템포를 쉬어 문의건을 다시 정리하여 물어보고 확인하는 것은 오히려 필요한 전략일 수 있습니다. 고객의 말을 한 번 더 정리하면, 고객은 상담사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다는 느낌에 편안하고, 알맞은 방법으로 자신을 도와줄 거라는 믿음이 생깁니다. 상담사는 다음 안내를 어떻게 할지 한 번 더 정리하는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정확한 문의건이 아니라면 다시 한 번 더 고객에게 문의하는 내용에 대해 자연스럽게 요청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두 번 말하는 것이 다소 번거로울 수 있더라도 정확하게 확인해 도움을 주려고 하는 상담사의 태도에 너그러움을 가지게 됩니다. 가끔 고객과의 소통이 어렵다면 이 방법을 한 번 써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