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회사에서 상반기 중간점검 차원의 리뷰를 끝내면서, 리더십에 대한 장점과 보완할 점에 대한 상향 리뷰를 전체 리더를 대상으로 진행했습니다. 즉, 팀원은 팀장에게, 팀장은 부문장이상에 리더십에 대한 개별 피드백을 작성하여 전달하는 것이지요. 상향 리뷰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이제는 흔하게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피드백의 공개 방식은 ‘익명이지만 원본 워딩 그대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올 초 입사하여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우리 회사의 구성원분들은 과연 얼마만큼의 솔직함과 배려심, 관심을 가지고 이 리더십 리뷰에 참여할지 궁금했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전반적으로 담백하지만 솔직한 응답들. 배려, 진심이 느껴지는 온기있는 피드백들이 취합되어 첫 시도 대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리더 포비아’ 라는 말을 들어 보셨을까요? 요즘 한국의 직장인들은 리더(팀장)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 팀원들이 많다고 합니다. 팀장이 되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고달픈 고생길이 펼쳐지는 것이라, 팀원들 사이에서 팀장 되기를 꺼려하고 피하는 정서가 있다는 것이지요. 되도록 리더 포지션을 맡지 않고 실무자로 남기를 원하는 것이지요. 리더급 중에서도 유독 팀장, 즉, 아직 임원은 아니지만 임원과 팀원 중간에서 위로부터의 지시와 아래로부터의 요구 사이에 있는 팀장은 더더욱 부담스러운 자리라고 느낀다고 합니다. ‘위아래로부터의 부담 외에도, 반은 실무자처럼 스스로의 실무도 많이 담당하고 있어 늘 피로한 사람들’ 이라는 이미지로 팀장의 위치가 낮아지고 어려워졌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이 있지만, 리더십 피드백 결과들을 보고 제가 느낀 것은 ‘그래도 이러한 리더들의 고충을 팀원들이 외면하거나 모르지 않는구나, 고군분투하며 잘 하려고 하는 게 느껴지는 구나’ 하는 포인트였습니다. “힘든 일들을 혼자 짊어지며 피로가 있어 보이는데, 함께 나누어달라”는 피드백들, “팀 내부 결속을 더 다질 수 있도록, 협업의 씬에서 적극적으로 돕겠으니 함께 극복해보자” 라는 워딩들은, 리더들이 일하는 관점을 전환하고 긍정적으로 자극하기에 충분해보였습니다. 또한 “업무의 목표와 방향성에 대해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고, 업무적으로 배울 점이 많고 명쾌하게 피드백을 하고 있어 좋다."거나, "팀원이 업무로 전전긍긍할 때 먼저 나서서 같이 고민하고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배려가 멋지다.” 라는 피드백들도 공통적으로 여러 조직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이러한 피드백들을 보니 적어도 우리 회사 리더분들이 나름 건강한 리더십 재질을 갖고 있는 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에 나름 안심도 되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실질적인 피드백 워딩을 공유하면서, 각 개별 리더가 잘하고 있는 점과 그만 멈추거나 더 노력해줘야 할 점을 정확히 짚어주면서 리더십의 전체적인 수준이 레벨업 되기를 바래봅니다. 리더십 피드백을 각자 확인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리더들이 모이는 시간인 리더십 세션을 통해 자신이 받은 피드백에 대해서 일정 부분 오픈하여 함께 반성도 하고 서로 조언을 구하면서 인사이트를 주고 받았습니다. 평소 내색하지 않던 본인의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하는 등 진지하고도 소탈한 소통을 하며 라포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인사(HR)는 어렵습니다. 사람 일이라 더욱 어렵습니다. 인사를 한 지 십수년이 되었지만, 점점 더 어렵습니다. 조심스럽습니다. 과감하다가는 탈이 나고, 소심하다가는 시기를 다 놓치는 것이 인사인 것 같습니다. 나는 어떤 리더인가? 하는 질문을 마주한다면 자신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리더분들에게 리더십을 강조해야 하는 인사팀장으로서, 이러 저러한 생각들은 서랍속에 넣어두고, 조금 더 멋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변화하고자 합니다. 생각을 가지치기 하고 있는 Won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