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웹디자이너 전대리입니다. 어제 초복이었는데 다들 삼계탕 챙겨드셨나요? 비주얼이 기가 막히죠?ㅎ 저는 퇴근 후 주말에 엄마한테 받은 닭한마리 손질해 소주에 살짝 데쳐 기름기 없애주고 물 1L에 한방재료들과 쌍화탕 한 병 넣어준 뒤 닭까지 넣어 한시간동안 푹 끓여줬습니다. 비오기 전날이라 습하고 더운데 삼계탕까지 끓이니 집 안이 더 더워지더라고요. 그래도..! 초복에는 꼭 삼계탕을 만들어 먹고 지나갔기에 맛있게 끓여지기만을 기대하며 기다렸습니다. 1시간 후, 소금 간 없이 맛을 봤는데 한방재료와 닭육수, 그리고 쌍화탕이 합쳐져 깊은 국물이 완성되었더라구요.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은 맛이었습니다. 입맛에 맞춰 소금간을 한 후, 밥상에 내어와 짝꿍과 함께 올 여름도 건강하게 나자는 마음으로 와구와구 먹어줬습니다. 삼계탕은 진정한 슬로푸드 slow food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생닭의 지방과 내장을 손질하고, 끓는물에 소주를 부어 기름기를 한번 제거해주고, 다시 냄비에 물을 올려 재료와 닭을 함께 넣고 1시간 이내로 팔팔 끓여줘야 합니다. 물론 잡내를 잡아주기 위한 대파와 양파, 마늘 꽁다리도 따줘야 하고요. 저는 집밥 만들어 먹는걸 좋아하는 편입니다. 회사가 격하게 스케줄이 바빠 야근이 지속되는 바쁜 시즌이 아니라면 최대한 집에서 만들어먹으려 하고 있어요. 완성된 음식만 먹으면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소홀해집니다. 소홀해질수록 완성된 음식을 더 많이 먹고 싶어지고, 당연해지는 느낌이에요. 회사에서 하는 일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주마처럼 달리면서 결과물만 평가하다보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과정을 놓치기 쉽다 생각합니다. 천천히 하면서도 빠르게를 알아가는게 참 어려우면서도 재밌는 과정인 것 같아요. 적고보니 모순덩어리네요; 바쁜 일상속에서도 내 일과 나를 잃지 않기 위해서 아침에 짧지만 한 줄이라도 꼭 다이어리를 작성하다보면 이 날 어떤걸 했지? 이 날 어떤 내용이 회의에서 나왔지? 적어둔 글자 한 줄이 많은 기억을 떠올려주곤 합니다. 회사에서 슬로푸드를 책임지고 있는건 다이어리와 펜 같아요. 아무리 세상이 좋아져도.. 글로 적어 남기는건 계속 해야 할 습관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역시나 아침에 다이어리를 작성했고, 내일도 오전/오후 할 일과 불안한 점이 있다면 어떤점이 불안한지 적으면서 하루를 보내봐야겠습니다. 비가 와서 퇴근길 지하철 난이도가 극상상상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어서 집에 가고 싶네요.ㅎ 오늘 하루 마무리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