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의 목적
코로나 19로 인해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방구석에서 즐기는 미디어 콘텐츠’가 특수를 누린다. 60대까지 눈을 떴다고 하니까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실제로 7월 24일 라이나 전성기 재단이 공개한 '코로나 19 이후 50대 이상의 디지털 서비스 이용 현황'에 따르면 응답자 38.3%는 코로나 19 이후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인터넷 영상 서비스를 처음 사용하게 됐다고 답했다. 그래, 넷플릭스 주식을 샀어야 했다.(넷플릭스 주식은 10년 만에 40배, 최근 2년간 2배가 올랐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짱짱맨들
넷플릭스와 유튜브는 사내 교육, 특히 온라인 교육의 방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에듀테크에 관심 있는 인살롱 멤버들이라면 임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유튜브처럼 사내 교육 콘텐츠를 수강하도록 학습시스템을 설계해야 되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길고 지루한 이러닝은 가라! 짧고 재미있는 마이크로 러닝 콘텐츠를 중심으로 언제든지 자유롭게 학습하세요. H-Tube” 실제로 교육부서에 있을 때 H-Tube라는 이름의 사내 서비스를 오픈했다. 물론, 잘 안되고 있다. 하하.최근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가 저물고 LXP((Learning Experience Platform)가 뜬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LXP는 학습자 경험 중심의 플랫폼이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에서 하는 사용자 맞춤형 경험을 사내 교육에서도 유사하게 제공한다는 콘셉트이다. 특징은 다음과 같다.
LXP모델
출처: https://www.askkea.com/blog/learning-experience-platform-lxp-workplace-learning-for-employees/
.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이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 모바일을 통해서,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 협력과 같은 입증된 몰입 기법들을 통해서, 직원 개인의 편리와 속도에 맞춰 원하는 내용을 학습하도록 한다.
. 직원들은 필요한 도구, 학습, 소통의 One Stop 솔루션이 가능해지며, 다량의 학습 데이터를 축적된다.
. 이 통합된 러닝 플랫폼은 직원들이 서로 공유하고 의사 결정하는 중심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
빅데이터 시대에 학습자 경험 데이터가 쌓이고 그걸 토대로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니 언뜻 보면 꽤나 멋진 이야기다. 실제로 P그룹에서는 최근 몇 십억을 들여서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불경기 속에서도 직원의 역량개발에 그 정도 거액을 투자한다니 손뼉 칠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사실 좀 찜찜하다.미국의 IT 컨설팅/자문/시장조사 회사인 가트너에서는 매년 “Hype Cycle”이라는 것을 발표한다. “Hype”란 과장되거나 부풀려진 어떤 것”을 말하는데 결국 기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가트너의 Hype Cycle (출처 : 위키피디아)
크게 5가지의 단계가 있다. 5단계에 걸친 사이클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다. 미래가 다가온 것처럼 떠들다가 한번 다 쫄딱 망한 다음에 시장이 재편되고 긴 호흡이 지나야 이제 좀 기술이 쓸만해진다는 것이다.(1) Technology Trigger: 기술이 관심을 받아 이제 막 촉발되는 시기로 아직 상용제품은 없는데 미디어에서는 세상이 바뀔 것처럼 떠들고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는 시기이다.(2) The peak of Inflated Expectations:선도 업체에 의해 성공과 실패 스토리가 나오기 시작하지만 아직 대부분의 기업이 관망하고 있다.(3) Trough of Disillusionment: 대부분의 회사들이 실패하고 사업화를 포기며 일부 생존 기업들만이 투자를 지속한다.(4) Slope of Enlightenment: 수익모델 사례가 생기면서 시장이 기술을 어떻게 써야 할지 이해하기 시작함. 기술에 투자를 해 보는 기업들이 조금 더 늘어나지만, 보수적인 기업은 여전히 관망을 한다.**(5) Plateau of Productivity:**기술이 시장에서 자리를 완전히 잡는다. 사업적 생존 가능성에 대한 평가 기준도 명확해진다.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적정성 및 타당성이 높아지면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가트너가 발표한 <Hype Cycle for Human Capital Management Technology, 2020>에 따르면 LXP는 이제 1단계와 2단계 중간쯤에 있다. 아직 성공과 실패의 스토리도 채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용화하기에는 아직 덜 무르익었다. LXP는 아직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기술 모델이다.유튜브와 넷플릭스는 사용자의 최대한 많은 시간을 점유하고, 월 구독을 이어가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회사의 학습 플랫폼의 목적도 그러할까? 직원들이 무작정 흥미로운 콘텐츠를 반복 시청하도록 하는 것은 당연히 목적이 아니다. 큐레이션 할 만큼 외부에 많은 학습 원천이 있는가? 유튜브나 TED, 팟캐스트와 같은 콘텐츠를 사내 플랫폼에서 보는 것이 정말 더 편리할까? 우리가 지금 학습 데이터가 없어서 분석을 안 하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에 지금의 LXP 모델은 답을 하기 어렵다.앞선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은 멋진 일이다. 하지만 목적이 분명해야 한다. 더 나은 데이터 분석. 더 나은 학습 환경, 학습 큐레이션 이런 것은 대부분 시스템을 팔아야 하는 플랫폼 제공회사의 제안서에 들어 있는 문장일 뿐 우리 직원들의 목소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도 그렇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목적으로 보통 고객 경험의 개선, 내부 운영 효율화, 비즈니스 모델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같은 목적일 수는 없다. 작년까지 HRD 부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고민했을 때나 지금 우리 회사의 DT전략을 찾을 때나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은 구체적 현실에서 나오는 명확한 목적이다. 그것이 없으면 technology이라는 ‘세이렌의 노래’에 홀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여정이 표류할 수밖에 없다.“목적이 없으면 계획은 어그러질 수밖에 없다. 목적하는 항구의 방향을 모른다면 모든 바람이 역풍일 테니까. – 세네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궁금한 점은 언제든지 메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7.31 AND BE AGILE! - 우선 나의 삶부터 애자일하게, 퍼스널 애자일
AND BE AGILE!- 우선 나의 삶부터 애자일하게, 퍼스널 애자일
지난 7/3~7/4 양일간 진행되었던 Wanted Con. Agile&Beyond 온라인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온라인 컨퍼런스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방법론으로 시작했던 애자일의철학을 개발 외 조직, 또는 전사적으로 적용해보는 시도에 대한 노하우와 실제 사례들이 풍성한 배울거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세션이 각자의 삶에 적용해보는, ‘퍼스널 애자일’에 대한 내공 전수의 시간이었던 것도 꽤나 완결적인 스토리텔링이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수, 그래서 애자일이 뭔데?.Meme의 관점에서 접근한 애자일의 개념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특히 i-요소를 중심으로 복제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애자일과 유사한 i-요소를 갖췄던 동적 역량이 m-요소가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해서 애자일 만큼 재생산되지 못했다는 점은 스스로를 뜨끔하게 만들었습니다. 업무를 하면서 그 배경이나 철학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트렌디하다거나 ‘핫’하기 때문에 받아들이는 자세는 충분히 경계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철학에 대해서 공부하고 이해하는 것만큼이나 형식 또한 중요하다는 점은 놓치고 있었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믿음을 갖는 것만큼이나 미사 시간을 준수하는 것이 신앙 생활에 중요한 것처럼. ‘요식행위일 뿐이다’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았나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파, 퍼스널 애자일, ‘퍼스널 칸반’ 그리고 리, 퍼스널 칸반에 ‘찐-삶’더하기.
애자일의 주요 m-요소 중 하나인 ‘칸반’을 개인의 삶에 도입하되, ‘찐-삶’을 위해서는 i-요소에 대한 성찰을 계속 하기를 강조했습니다. 칸반은 머릿 속에 개념적으로 존재하던 일들을 시각화해서 칸반보드에 정렬하고, 진행중 업무(WIP)를 제한하는 것이 형식상 특징입니다. 정렬하고 진행할 업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업무의 가치흐름과 중요성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에는 시각화하는 시도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직장인 중에 내 일이 적다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항상 너무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 막상 업무를 시각화 해놓고 나서 막연했던 “일”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그 활동이 애자일이라거나, 칸반이라거나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니 ‘퍼스널 애자일’이 막막한 누군가에게는 어렵지 않은 시도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공유해보려 합니다.
(작고 소중한 나만의 칸반보드. 내용은 부끄러우니 작게작게..)
노트를 크게 펼쳐 각 장을 3칸으로 나눕니다.
가장 왼쪽 칸에는 지난 주에서 넘어와 계속 진행 중이거나, 이번 주에 진행할 일을 적습니다. (TO-DO)이 때, 이번 주에 진행하지 않지만 앞으로 해야할 일은 적지 않습니다. 가짓수가 너무 늘어나면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들어집니다. (할 일 정하기, WIP 제한)
다음 다섯 칸을 활용해서 월 ~ 금요일 동안 일의 진행 상황을 기록합니다. TO-DO에 있었던 일들을 화살표로 이어나가다 보면, 일의 진행상황이 눈에 보여 작은 성취감도 느낄 수 있고, 진행이 더딘 일도 쉽게 파악이 가능합니다. 지금 보니 이 과정은 스크럼의 한 종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갑자기 생긴 일이 있다면 일이 시작된 요일 하단에 적습니다. Hotfix는 주로 짧은 호흡을 가지고 있으므로, 다음 주로 넘기지 않도록 한다.
일의 진행상황을 공유합니다. 큰 화이트보드나 JIRA같은 프로젝트 트래킹 툴을 통해 원하는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 보편적인 것 같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어려운 일인 경우(HR을 하다보면 이런 일들이 참 많습니다.) 프로젝트 리더나, 팀장과 수시로 공유합니다. 저는 후자를 택했고, 이 작은 칸반보드를 보면서 팀장님과 10분 남짓의 데일리 미팅을 가졌습니다. ‘퍼스널 애자일’ 세션에서 퍼스널 칸반이 고객 중심 검증 및 피드백이 약한 부분이라고 소개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팀장님이 내 업무의 고객이었고, 충분히 피드백을 받은 것 같습니다. 수월하게 진행되는 일에 대해서는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고, 오래 끌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어려운 점이 있는지 물어봐 주셨습니다. 때로는 일의 순서나 중요도를 직접 선언해주시기도 했고.
처음에는 내 업무를 투명하게 오픈한다는 점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일도 바쁜데 언제 시각화하고 구조화하나, 일을 위한 일이지 않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게 시작해본 칸반, 그리고 애자일은 나에게 “찐-삶”을 더해주었습니다. 작은 성취감의 축적은 물론이고,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할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팀장님이 어떤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게 되었고, 팀장님도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하는 것이 무엇이고 코칭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잘 알게 되신 것 같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우선 시작해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맺으며
사실 내공전수의 시간이 따라가기 쉽지는 않았다. 수년간의 내공을 한 순간에 받아들이려는 과한 욕심 한 스푼, 그리고 한정된 시간 동안 많은 비기를 알려주고 싶으셨던 스승님의 큰 은혜 한 스푼이 섞여 적당히 매운 맛을 냈으리라.. 그만큼 많은 내용도 그랬지만 너무 진행이 빠르게 느껴졌다. 그래도 후다닥 작성한 메모를 다시 곱씹으며 리뷰를 쓰는 지금은 수.파.리. 중 파 정도에는 진입하고 있지 않을까 희망해본다.
by 김정민 (HR Ambassador 1기)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05 애자일에 집중하지 않고 애자일하는 방법
답은 이미 알고 있다.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자.
지난 7/3~7/4 양일간 진행되었던 Wanted Con. Agile & Beyond. 온라인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Wanted의 소개글을을 포함해서 세미나 동안 “애자일” 다음으로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는 “VUCA”(Volatile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VUCA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의 생존을 위해 어떤 전략을 택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애자일 조직과 문화를 구축하는 전략” 패널 토의를 통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2일차 패널 토론의 키워드는 “애자일 문화 정착을 위한 접근법”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대기업은 대기업 나름의, 스타트업 또한 스타트업 나름의 어려움이 있는데 각자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의 상황.
애자일을 도입함에 있어 현재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점점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조직 문화를 생동감 있게 만드는 것. 의사결정 구조를 유연하게 만들어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모두 조직이 ‘애자일’해지기만 하면 가능하리라 섣부르게 기대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요즘 떠오르는 곳에서 애자일을 하고 있다고하니 우리도 ‘핫’해지기 위한 일종의 실험차원에서 애자일 도입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손가락 끝을 보지 말고 달을 봐야 한다..
당면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 애자일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뭔가 있어 보여서, 한번 해볼까?하는 어설픈 실험으로는 조직을 움직이기 어렵다.
경영진은 스스로 학습하고 구체적인 조직의 변화를 그려야 하고, 실무자는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모두의 문제임을 인지하고 공감대 형성에 공을 들여야 한다. 우리의 목적은 애자일의 도입이 아니라 성공적인 정착으로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비즈니스 문제 해결이니까.
동시에 변화를 위해서는 개개인이 애자일 전문가가 되는 것 보다, 조직에 조그마한 성과들을 만들어서 큰 성과로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이 가장 공감되었는데, 그러나 어느 순간 손가락 끝을 보게 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너무 달을 바라보다 보면 현실과 멀어지는 순간이 오게 되고, 손가락에 집중하면 목적을 잃어버리니.. 역시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점 뿐인 것 같다.)
.스타트업의 상황.
대기업이 “만병통치약”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의사결정 과정도 짧고 성과가 나는 과정도 짧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게 변화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우리는 내일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이 있었습니다.
.애자일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자..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 다음 기회가 없으리라 걱정된다면, 애자일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정말로 내일이 없을 수 있다. 애자일 자체가 생존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믿음을 가지고 시도해야 한다.
스타트업은 빠르게 시도할 수 있는 배경을 갖추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조직문화나 구성원들의 경험 자체가 말랑말랑하니,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빠르게 시도해 봄이 좋겠다.
돈이 좀 생기고 여유가 생긴 스타트업은 도입이 어려운 경향이 있다. 투자유치에 성공해서 6개월 내에 상품을 내야 하는 압박이 생기는 경우 애자일해지기 어려워 진다. 동시에 여유가 좀 생기면 대기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애자일”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 때는, 스타트업도 되새겨야 한다. “손가락 끝을 보지 말고 달을 봐야 한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전세계가 “VUCA”시대에 있다고 표현되었지만, 우리나라의 케이스만 세대구분만 봐도 점점 다양해지고, 개인화되는 흐름에 있는 것 같습니다. 베이비부머, 386, X세대, 밀레니얼세대를 넘어 디지털네이티브, Z세대가 한 시대에 살고 있고, 그 분화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애자일은 개인과 조직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빠르게 답변을 요구하는 현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지금 애자일한가? 애자일하지 않은가?가 하는 질문이 아닌, 시대의 요구, 시장의 요구에 적절한 수위로, 적절한 타이밍에 대응하고 있는가?하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애자일해져야 하지 않니?라는 질문에 No,라고 답할 수는 있지만 왜 No인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합니다. 오히려 우리는 고민의 과정 없는 Yes와 시장의 질문을 거부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합니다. 외부로 예민한 안테나를 세워놓는 조직은 비록 현재 애자일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애자일한 조직이고,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수위로 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맺으며,
패널 토의는 애자일을 도입하는 조직이 마주하게 되는 공통적인 어려움을 담은 시청자의 질문으로 시작했다.
.여러분이 저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애자일 도입팀을 구성했지만 팀원들도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름. . 대표는 가시적인 변화를 희망하지만, 그 변화가 어떤 것인지 모호함. . 보수적인 조직 문화로 인해 변화에 호의적이지 않음
패널들은 애자일 도입에 있어서는 경영진과의 공감대 형성(“가시적인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을, 성공적인 정착과 지속을 위해서는 조직구성원과의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강조해주셨다. 약간, 이게 또 서울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면 돼 같은 교과서적인 정답 같이 느껴져 어쩌라고?싶기도 했다. 동시에 정답은 알고 있으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지만.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니 위의 질문이 “애자일”이라는 단어를 지워놓고 보더라도 조직의 변화를 모색할 때 부딪히는 공통적인 질문처럼 느껴졌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잘 정리되지는 않지만, 느낀 바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고 싶다.
“애자일이 그 자체가 목표여서는 안 된다. 변화는 각 조직에게 주어진 국영수부터 공부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by 김정민 (HR Ambassador 1기)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05 변화에 열려있는 조직인 것 만큼은 변하지 말아요
우아한형제들의 업무방식과 조직문화
**“변화에 열려있는 조직인 것 만큼은 변하지 말아요"**얼마전, 우리회사 김범준 대표님이 전사 구성원에게 한 말이다 . 10명이 근무하던 시절에는 옆 사람이 어떤 업무를 하고 무얼 생각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고 그만큼 의사결정도 빠르게 이루어졌다. 굳이 따로 회의를 소집하지 않아도 일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회의를 할 수 있었고, 지라나 위키로 공유하지 않아도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알 수 있었다.그런데 1 000 명의 구성원이 일하는 요즘에는, 처음 듣는 팀이 생겨나고 다른 부문의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고, 업무가 겹치지 않는 조직의 구성원과는 대화할 기회도 많지않다.이런 상황에서 변화에 열려 있고,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조직,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의 공감과 신뢰를 얻고, 소통과 협업의 조직문화가 정착되어 있는 조직, 우아한형제들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Agile&Beyond 강의에서 천지원 코치님이 에자일 도입 시 고려해야할 주요 요인으로 이야기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회사 내부적으로 에자일 조직이라고 이야기하진 않지만, 우아한형제들 안에 녹아있는 에자일한 업무 방식과 문화를 본 강의 내용과 연관 지어 이야기해볼까 한다. “Agile 조직이라고 굳이 이야기하진 않지만 Agile 한 업무 방식과 문화" 1. "왜?"에 대한 끊임없는 대화와 전달 우아한형제들에서는 매달, 대표님과 부문장님들이 회사의 방향성과 사업이야기를 공유해주는 시간이 있다. “왜” 우리가 이런 결정을 했고, “왜” 이 업무가 필요하고, “왜” 하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조직개편이 필요하다면, 조직개편도 빠르게 진행한다. 그래서 타 회사에 비해 조직개편이 자주 있는 편이다.강의 내용에, 황은기 코치님이 에자일 실천법으로 가장 먼저 본질(“왜?”)에 집중하고, 비전/미션/목표 수립과 함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회사가 “왜” 매달 시간을 투자하여 전사 구성원에게 방향성과 사업내용을 공유하는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다. 2.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feat.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 황은기 코치님이 에자일 실천법 두 번째 내용으로 강조한, 채용에서 인재양성까지 우리 회사와 ‘결’이 맞도록 하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Dependability) 조직을 가꾸어 나가야한다는 부분에서는, 우리회사의 채용, 평가, 인재양성 전반에 스며들어 있는 조직문화를 떠올리게 했다.우아한형제들로 이직준비를 하면서, 핵심가치, 인재상,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읽고 깜짝 놀랐다.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라고? 왜?’ 라는 생각과, ‘이렇게 일하면 일이 잘 되나?’ 라는 의구심도 들었다.입사 후에 느낀 회사는, ‘내가 너보다 잘해’ 라는 관점이 아니라, 내가 나의 일을 잘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게 하고, 잡담을 통해 공동체의 유대감을 높이고, 팀워크에 집중하게 해서, 결국 조직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강조하는 곳이었다.그래서 근무 공간, 회의실, 계단 등 여러 곳에 인재상/핵심가치/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의 문구들이 붙어있다. 면접에서도, OJT프로그램에서도, 평가제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회사의 ‘조직문화’를 잘 실천하는지, 내가 생각하는 ‘배민다움’이 뭔지를 점검하고,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3. “대표님, 화장실 손 소독제 브랜드를 국산으로 바꿔주시면 안되나요?” 우아한형제들 입사 전, ‘배민다움’ 이라는 책을 통해 대표님과 매주 1회 이야기하는 ‘봉타임’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아한형제들 입사 후 가장 경험해보고 싶었던 시간이기도 하다. 현재는 ‘우수타(우아한 수다 타임)’ 이라고 불리는 이 시간에는, 일주일 동안 전사 구성원 대상으로 익명으로 취합한 질문, 생각, 아이디어에 대해 대표님의 의견을 들어 볼 수 있다. (사진: 중앙시사매거진에 소개된 우아한형제들 ‘우수타’ 시간)‘지루해서 한번에 30명은 모이려나?’ 라는 입사 전 생각과는 다르게, 한 층이 꽉 차도록 많은 구성원이 참석한다. 요즘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데, 화장실 비데, 사무실 온도, 사원증 교체와 같은 아주 사소한 이야기부터, 배민 서비스에 대한 의견, 개선사항, 아이디어까지 매우 다양한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실제 우수타에 올라온 아이디어로 서비스가 개선이 되기도 하고, 회사의 방향성도 다시 한 번 알 수 있다.황은기 코치님이 강의 마지막으로 언급한, ‘지속적으로 함께 개선하는 환경’이 우아한형제들에서 우수타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회의, 라인채팅방, JIRA나 WIKI 페이지를 통한 소통 뿐 만 아니라, 전사 구성원이 각자의 생각과, 대표님의 생각을 공유하는 채널을 통해 조직문화를 다지고, 성장하고, 개선하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힘쓰고 있다. by 이온누리 (HR Ambassador 1기)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05 우리가 가는 구불구불한 길
성공적인 제품이란 한순간의 아이디어가 아닌, 비전을 향한 치열한 고민과 전략적 선택의 결과이다
네오위즈 플레이 스튜디오에서 애자일코치를 하고 계신 홍영기 코치님이 ‘제품 개발 전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제품 개발’이라고 하면 프로세스, 툴, 성과 등의 단어가 떠오르곤 하는데요. 오늘 연사님이 들려주신 이야기는 이런 딱딱한 개념이 아닌, 제품 개발 과정 안에 숨겨진 치열한 여정이 느껴지는 내용이었습니다.“우리가 성공한 제품에 대해서 바라볼 때 가지는 가정 중의 하나는 그러한 성공이 마치 번뜩이는 아이디어나 통찰을 통해 한번에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매순간의 치열한 고민과 전략적 선택의 결과들이 차곡차곡 누적되어 성공으로의 방향을 찾아 한발씩 나아간 결과이다.”연사님이 강연 초반에 해주신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비단 ‘제품 개발’에만 해당되는 메시지가 아닌 것 같네요. 제품이나 서비스와 같이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것들은 외양, 결과 자체로만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에 녹여져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예술의 영역 등은 평가할 수도,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습니다. 모든 고객이 이를 너그럽게 이해해준다면 모를까, 세상은 냉정한 곳이니 ‘전략’이라는 것이 필요해지는 것일테죠.연사님은 전략을 ‘조직의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옵션과 선택의 집합’이라고 이야기하셨는데요. 특히 ‘비전’이라는 것이 와 닿았습니다. 비전 없는 전략은 속 빈 강정과 같은 느낌이니까요. 책이나 강의에서 등장하는 비전의 정의보다 오늘 강연에서 소개해주신 정의가 훨씬 와 닿았는데요.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미래에 대해 명확한 영감을 주는 영감’ 이보다 더 쉽고 울림 있게 비전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을까요? ^^우리가 직접 만들어서 고객에게 전달된 결과물인 ‘아웃풋’보다 더 나아가 결과물로 인해 고객이 얻게 되는 변화된 행동의 결과로서의 ‘아웃컴’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향이 없이 속도만 내는 것은 단기적인 성과만을 담보할 수 있으므로 제품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고객이 얻게 될 행동의 변화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습니다.전략적 옵션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캔버스를 제공해주시면서 이야기해주신 주의사항 중에 개인적으로 와 닿았던 메시지가 있습니다. ‘이 캔버스를 통해 내용을 채우려 하지 말고, 구성원들과 대화의 수단으로 사용하셔야 합니다. 내부의 구성원들과 얼라인 되지 않은 전략은 올바르게 실행되기 어렵습니다.’ 분명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혜안을 얻게 되셨을 거란 생각이 절로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제품 개발을 하는 데 있어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고 하는 프로세스나 툴에 현혹되기 쉽지만, 어디까지나 참고사항일 뿐 함께 고민하는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며 결과를 다듬어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메시지였습니다.‘제품 개발’이라는 광범위한 분야의 일은 멀리서 보면 웅장하고 멋진 그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힘들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발걸음 하나하나가 쌓이고 누적된 결과라고 합니다. 때로는 어려운 길을 다시 내려가거나 돌아가야 할 수도 있지만, 이 여정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 많은 제품 개발자 분들에게 이 강연이 의미 있고, 따뜻하게 와 닿았기를 바랍니다. by 조해리 (HR Ambassador 1기)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