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애자일 컨퍼런스 리뷰
애자일이라는 단어를 올해 들어 참 많이 접했다.
팀 회의에서도 부서 회의를 통해서도 애자일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등장했으니 말이다. 그러던 중 이번 컨퍼런스를 접했고 ‘도대체 애자일이 정확히 무엇이기에 이렇게 이슈가 되고 있는 걸까?’, ‘해당 개념을 우리 조직과 팀에도 적용하 수 있는 것일까?’란 궁금증에 해당 과정 수강을 결정했다.
애자일이란 용어는 S/W개발 방식의 하나로 사용되던 단어에서 애자일이란 개념의 형태로 경영 전반에 확대되며 ‘애자일 방식으로 조직을 변화해야한다’, ‘애자일이 중요하다’와 같은 이야기들을 현업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었다. 때문에 애자일이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적용을 하면 좋을까를 고민하며 강의를 들었다.
강의를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건 뜬금없을지 모르지만 현재 직장에 다니기 전, 교육스타트업에서 담당했던 마케팅 강의였다. 당시 마케팅 교육을 담당하며 귓동냥했던 디지털 마케팅의 컨셉과 유사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기존의 마케팅이 철저한 계획과 절차에 따라(대규모 예산과 대대적인 광고) 고객에게 상품과 서비스를 어필했다면, 이제는 고객 개개인의 니즈를 분석하여 개별 타켓팅하는 마케팅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개인별 검색엔진 검색 기록에 따른 키워드 광고 노출처럼). 마케팅을 여러 채널에 작은 규모로 진행하되, 끊임없는 A/B테스트를 진행하며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퍼포먼스가 높은 방법은 강화하여 마케팅 효과를 최적화하는 것이다.
애자일이란 개념도 이와 마찬가지로 개인부터 팀, 조직에 이르기까지 가장 효율적으로 외부환경에 대응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론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직 전체 단위의 가이드나 매뉴얼로 모두를 컨트롤 하는 방식이 아닌 팀단위, 개인별로 업무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외부요인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여 최상의 업무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애자일의 도입을 검토하고, 검증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강의 중에 말씀해주셨 듯 단순하게 애자일(m-요소)의 도입만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애자일 지침(i-요소-고객중심검증, 공유된 메타인지 및 자기조직화, 이터레이션 및 점진적 개선)를 점검해보고, 부족한 부분은 개선하고 잘되고 있는 부분은 강화하는 절차가 우선일 것이다. 그래야만이 애자일 방법론만 도입한 조직이 아닌 진짜 애자일한 조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의를 듣고 나니 강의 전, ‘애자일이 우리에게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를 먼저 고민하는건 큰 의미가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내가 속한 조직의 토양을 분석하고 점검해서 애자일하게 수정 및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도출하는 과정이 우선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번 강의만으로 애자일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순 없었지만 단순하게 애자일은 외부환경에 빠르게 대응하는 개념이라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많은 인사이트를 주었던 그리고 더 많은 학습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준 시간이었다.
by 모상필 (HR Ambassador 1기) ](https://image.wanted.co.kr/optimize?src=https%3A%2F%2Fwww.wanted.co.kr%2Fevents%2Fwantedcon03&w=inherit&q=80)
Filmo in 인살롱 ・ 2020.08.05 애자일 밈과 퍼스널 애자일
경영 환경의 복잡성과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애자일(Agile)’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중 하나로 시작된 애자일을, 타영역으로까지 범용화하고 확장하려는 욕구와 시도로 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누군가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과 구글Google사의 스프린트Sprint, 또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프로세스를 애자일의 범주에 넣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스포티파이Spotify사의 조직 구조 혁신 모델을 애자일로 이해하며 이를 따라하기에 바쁘다.애자일을 좀 더 선명하게 이해하기 위해, ‘밈(MEME)’의 관점에서 이를 살펴보자. ‘밈’이란 리처드 도킨스가 그의 도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모방에 의해 인간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다른 인간의 기억으로 복제될 수 있는 비유전적 문화 요소(문화의 전달 단위)를 뜻한다. 수전 블랙모어는 그의 저서 ‘밈’에서, 이를 다시 ‘지침 복제하기’과 ‘생산물 복제하기’로 구분하였다. ‘생산물’이란 우리 손에 잡히는 도구, 행위, 기술, 조직 등과 같은 실체에 해당하고, ‘지침’이란 이러한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머릿속의 개념 및 관념에 해당한다. 애자일을 밈의 관점에서 보자면, 스크럼, XP, 칸반과 같은 애자일 방법론이나, 앞서 언급한 디자인씽킹, 스프린트, 린 스타트업, 스포티파이 조직 구조 혁신 모델 등은 ‘생산물’에 해당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우리는 이러한 ‘생산물 복제(도입)’에만 열을 올린다. 좀 더 친숙한 표현으로는 이를 가리켜 ‘Doing Agile(‘Being Agile’과 대비하여)’이라고도 한다. 한편 소위 ‘움짤’이라고 불리우는 동영상 클립도 일종의 밈이자 생산물 복제에 해당하는데, 이 예에서 보듯 생산물 복제는 변형과 왜곡이 쉽게 일어나며 그 생명 또한 길지 않다.그러하기에 우리는 애자일 밈의 생산물 복제(Doing Agile)에 앞서, ‘지침’의 복제(Being Agile)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정작 ‘그래서 도대체 애자일(지침)이 뭐야?’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어쩌면 애자일이 무엇이다라고 정형화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애자일이 아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애자일을 단순히 ‘민첩하게 대응하기’라고만 하여 너무 열린 정의를 내리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이를 좀 더 구체화하기 위해 애자일 방법론들의 공통점을 추려보면, 애자일 밈의 지침을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공유된 메타인지를 기반으로 한 단위 집단 스스로의 의사결정 및
**자기조직화**환경 변화에 따른 의사결정을 타인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조정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업무의 맥락과 흐름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메타인지(meta-cognition)가 집단에 잘 형성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2. 이터레이션 (iteration) 의 반복을 통한 점진적
**개선**변화의 속도가 급격한 요즘에는 철저한 준비와 사전 계획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동안 환경이 또다시 새롭게 변화되기 때문에, 이렇게 애써 준비한 계획들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세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타임 박스(time box), 즉 ‘이터레이션(iteration)’을 설정하여 가장 중요하고 급한 일부터 작게 시작하여 이를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확장해 나가는 접근이 훨씬 유용하게 되었다.
3. 실제 고객 중심 검증 및 피드백 루프
**(feedback loop)**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애자일의 또 하나의 핵심은 실제 고객으로부터 피드백(feedback)을 수집하여 반영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다.다시 말해 애자일을 수행한다는 것은 위의 세 가지 속성들이 잘 실현(Being Agile)될 수 있도록,각자의 방식으로 도움 장치들을 구조화하고 실천(Doing Agile)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마다 혹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팀마다 각각 다른 상황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를 구조화하는 형태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즉 천 개의 팀이 있다면, 천 개의 애자일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한편 애자일이 집단을 위한 방법론으로 출발했지만,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역량은 비단 집단이나 조직뿐만이 아니라 개인에게도 필수적이다. 그러하기에 위에서 살핀 애자일 지침을 개인 차원으로 변형하여 퍼스널한 애자일 역량을 향상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즉, 1)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메타인지를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방안을 스스로 의사결정하며, 2) 이 과정을 수시로 성찰하며 이를 점진적/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3) 일을 고객 입장에서 점검하고 반영하며 그 가치를 키우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이러한 개인 차원의 애자일 연습이 조직의 애자일 도입에 앞서 선행하거나 병행된다면, 조직의 애자일 혁신이 훨씬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도 있다.이에 개인 차원의 애자일 연습 즉 ‘퍼스널 애자일(personal Agile)’을 시작하고자 한다면, ‘퍼스널 칸반(personal Kanban)’으로 시작해 볼 것을 추천한다. 칸반은 정형화된 규칙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대대적으로 혁신하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비단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뿐만이 아니라 비개발 분야는 물론이고, 나아가 조직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까지도 그 범위를 확장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그 규칙이 너무 간소해서 자신만의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여 최적화하는 것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애자일적 사유의 시선을 연습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다만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애자일 지침이 퍼스널 칸반에 모두 완벽하게 녹아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실제 고객 중심 검증 및 피드백 루프‘ 부분은 칸반에 강제로 구조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을 하는데 있어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반영하는 절차를 성찰과 회고 또는 별도의 기회를 통해서라도 마련하는 대책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또 다시 강조하지만 ‘퍼스널 칸반’이라는 생산물을 도입하고 따라하는 것(Doing Agile)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애자일 지침을 상기하며 이러한 것들이 잘 실현(Being Agile)될 수 있도록 애자일 생산물을 적절히 조정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활사개공(活私開公), 개인의 행복을 키워 공공의 이익을 함께 도모한다.’퍼스널 애자일은 활사개공의 연장선 상에 있다. 퍼스널 애자일을 통해 여러분의 삶이 보다 민첩하고 자유로우며 행복해지기 위한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여러분이 속한 팀과 조직이 애자일하고 행복해지기 위한 여정에 있어서도 훌륭한 마중물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러분의 애자일 여행에 행운을 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05 성공적인 애자일 엔터프라이즈로의 이행을 위한 애자일적 접근
애자일 방법론 도입으로 혁신이 가속화되고 고객 지향성이 강화되는 성공 사례들이 전파되면서 보다 넓은 영역, 큰 범주의 비즈니스 문제 해결을 위해 애자일팀을 도입하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 전체에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하는 것도 가능할까? 그리고 이 때에도 여전히 애자일의 효과는 유지될까?해외의 여러 애자일 엔터프라이즈 선도 사례를 통해 확인되는 대답은 두 질문 모두 ‘YES’이다. 단, 애자일 도입을 통해 해결하려 하는 문제, 업의 성격을 고려한 각 기업에 최적화된 애자일 엔터프라이즈 모델을 도입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애자일 엔터프라이즈 성공사례 못지 않게 성급하고 맹목적인 애자일 기법의 적용으로 불필요한 혼동(chaos)을 초래하고 사업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 실패 사례도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 전체가 애자일 도입을 통해 근본적 체질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우선 애자일팀을 적용하는 범위 그리고 변화의 속도에 대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기업은 서비스와 상품을 개선하는 것(Change the business) 못지 않게 지금의 서비스와 상품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것 (Run the business)도 중요하다. 때문에 기업 운영에 있어 일부 기능은 애자일팀을 획일적으로 적용하기 보다, 전통적 모델을 유지하되 애자일 가치를 잘 이해하고 애자일팀과 잘 협업할 수 있는 방안에 고민을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Amazon과 같은 성숙 단계의 애자일 엔터프라이즈들도 two-pizza team으로 불리는 애자일팀과 전통적 모델에 가까운 지원, 운영 조직이 조화를 이루며 협업하고 있다.기업 단위로 혁신적으로 민첩성(Agility)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애자일팀을 도입하는 것 만으로는 불충분하다. 회사의 운영모델(operating model)이 애자일 원칙에 맞추어 함께 변화되어야만 애자일팀의 성과가 기업의 성과로 누수 없이 연결될 수 있다. 운영모델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조직도 뿐만 아니라 역할과 권한의 규정, 경영관리 프로세스, 인재관리 시스템, 문화와 일하는 방식이 모두 고려되어야 한다. 마치 파이프라인에서 가장 좁은 관이 흘러갈 수 있는 물의 양을 제한하듯이 기업 전체의 민첩성은 운영모델 구성 요소 중 가장 덜 민첩한 요소가 결정하기 때문이다.대표적으로 경영관리 프로세스를 예로 들어보자. 애자일팀이 이전 보다 더 빠른 속도로 프로토타입을 개발해 내고 런칭 준비를 마친다고 해도, 경직된 연간 단위의 예산 배정 주기에 맞추어 실제 도입을 기다려야 한다면, 애자일팀의 혜택이 회사의 사업 성과로 연결될 수 없다. 때문에 애자일 엔터프라이즈로 이행하고 있는 회사들은 애자일팀의 예산을 마치 벤처캐필탈리스트처럼 관리할 수 있도록 예산 관리 프로세스를 재설계한다. 짧은 주기로 예산의 적절성을 재 평가하고, 새롭게 확인되는 사실들을 반영하여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과도한 문서 작업이 애자일팀의 제한된 자원을 소비하지 않도록 한다.예산 관리 뿐만 아니라 인재관리 시스템, 조직 구조 및 보고 체계, 문화와 일하는 방식 등 운영모델 전반에 대한 재 조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은 수동적으로 따라할 수 있는 공식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각 기업의 고유한 특성에 맞는 방식을 찾기 위한 탐색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애자일적 문제해결 접근이 필요한 과제인 셈이다.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애자일 가치에 부합하는 리더십 팀의 역할이 전제되어야 한다. 성공적 애자일 엔터프라이즈로 평가받는 Bosch는 최고 경영진이 전략의 미션을 담당하는 애자일 팀으로 애자일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 리더들 스스로가 애자일 가치를 내재화 하고, 신뢰와 임파워먼트(Empowerment)의 역할모델이 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함께해야 한다.마지막으로 애자일 엔터프라이즈의 문제를 애자일 기법의 적용으로 한정해서 생각해서는 안된다. 결국 궁극적인 목적은 기업의 민첩성(Agility)를 강화하는 것이며, 애자일 팀은 이에 유용한 하나의 도구(Lever)일 뿐이다. 애자일팀 적용과 별도로 기업의 민첩성 강화를 위해 운영모델이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 지를 고민하는 것은 모든 기업의 리더들이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과제이다. 그리고 각 기업에 맞는 탑을 탐색하는 과정은 애자일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05 Product Development Strategy
우리 주변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제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제품들을 살펴보면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감탄이 나오며, 번뜩이는 통찰과 아이디어로 만들어졌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많은 실험과 고심을 거듭한 전략들의 선택의 결과로 이러한 제품들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제가 좋아하는 투자사 중의 하나인 Y Combinator의 모토는 “make something people want”.1.입니다. 물론 제품을 만드는 일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마음에 품고 있고, 만들어 내고 싶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오래전에 보셨던 이 그림이 가장 재미있고 극적으로 저 모토를 보여준 예시가 아닐까 합니다.저는 오래전에 이 그림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고, 이후로 제품 개발이란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고 필요한 것을 발견하고, 가능한 방법으로 채워주는 것”이라는 정의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위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기가 어렵습니다. 나의 니즈가 채워졌을 때 비로소 알게 되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실험을 통해서 이를 발견해내야 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 우리는 (1) 제품의 비전/미션 (2) 제품의 비전을 구현하기위해 달성해야 하는 제품의 목표 (3) 제품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합니다.비전이란 이 제품이 세상에 존재함으로써 기대하는 세상에 끼치는 영향과 변화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문장입니다. 이 비전을 보는 사람의 마음속에 이런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고 공감되어야 합니다.미션이란 우리 제품이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설득력 있게 전달하여 고객/구성원들이 제품을 선택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문장입니다.제품의 목표는 이러한 제품의 비전 또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가야할 이정표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필요한 것이 전략입니다.전략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옵션의 집합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여러 전략들을 옵션으로 놓고 이중 자원을 집중하여 시장에서 실제로 작동하는(product market fit)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옵션들을 수립하는 것이 제품 개발 전략입니다.각 전략들은 다음의 5가지의 내용으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1. 제품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승리를 위한 목표 2. 어떤 시장에서 고객을 만날 것 인가? 3. 어떻게 승리할 것 인가? 4. 시장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 **5.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하기위해 필요한 관리 시스템은 무엇이 필요한가?**이러한 전략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위해 필요한 가정을 아래 4가지 영역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1. 산업: 산업 구조, 트렌드, 규제, 타겟 고객군 등 2. 고객 가치: 고객 성향 분석,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가 등 3. 경쟁력: 경쟁사 대비 경쟁력 등 4. 경쟁사: 예상되는 경쟁사의 대응 등이제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준비는 마쳤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전략을 실행하여 가정을 검증할 수 있는 핵심 기능을 담은 제품을 다양한 형태로 실제 시장에서 고객의 검증을 받는 과정을 반복합니다.제품 개발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단연코 제품의 비전/미션을 수립하는 것입니다. 많은 경우 제품의 초기 컨셉을 도출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제작자의 개인적 니즈를 해소하는데서 출발하여 이것이 대중적인 공감을 얻으며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제품들이 제품의 방향성을 잃으면서 초기의 탁월함을 유지하지 못하여 평범한 제품이 되거나 시장에서 잊히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는 초기의 제품 목적을 달성이후, 그 다음 목표를 수립하는데 실패하기 때문입니다.2.. 우리에게는 제품의 초기 목표를 넘어서는 제품의 비전/미션 수립이 필요합니다.제품의 성공으로 향하는 길은 누군가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지의 세계를 한 발자국씩 탐험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제품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첫 발자국을 떼는 것에 불과합니다. 진짜 모험은 실제로 제품을 제작하고, 실험하고, 측정하고, 무엇보다 고객에 대해 학습하고, 많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많은 제품 관리자 분들께 제 글이 작은 등불이 되어 앞을 비추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1.http://www.paulgraham.com/good.html.2. 여기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와 채셔 고양이의 대화가 떠오릅니다. “어디로 가야하는지 모른다면 어느 길로 가던 상관없겠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06 제목: 스타트업 아이디어 검증(부제: 조카의 전화)
얼마 전 갓 스무 살이 된 해외에서 사는 조카에게 전화가 왔다. 그는 흥분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삼촌, 제게 끝내주는 아이디어가 있어요. 이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들면, 대박이 날 거예요."이 말을 들은 나는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일단 기특했다. '이 녀석이 이제 다 커서 사업을 해보려고 하는구나. 창업가 정신도 그득하고...'"오. 그래? 그 아이디어가 뭔데?"조카는 신이 나서 내게 제품 아이디어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연스레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고 있었다."조카야, 혹시 네가 생각하는 첫 번째 타겟 사용자는 누구니? 그리고 그 사용자의 어떠한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은 거니?"그러자 조카는 바로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아... 사용자는 저예요. 제가 생각해보니 이러한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더라고요. "이러한 답을 듣게 되면서 갑자기 미궁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조카의 동기부여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시작했다."혹시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네 문제에 대해 공감하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니?"잠깐 생각하던 조카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아, 사실 그건 잘 모르겠어요. 음. 제가 앞으로 물어봐야 하겠네요.""응, 좋은 생각이다. 그리고 한 가지만 더, 혹시 지금 완성도는 전혀 관계없고, 무엇이든 만들어 본 것이 있니? ""아직 없어요. 이제부터 만들어야죠.""굳(Good). 아이디어 자체는 훌륭하나, 내 생각에는 두 가지가 부족한 게 있다. 한 가지는 문제의 정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해야 할 것 같고, 이 문제가 네 아이디어로 풀린다는 증명이 필요하다."대박을 터트릴 아이디어가 생각났다면 먼저, 당신은 그 아이디어에 대한 유효성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미 누군가가 먼저 낸 아이디어는 아닌지, 시장에 이미 그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많은 제품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매우 적은 수의 인원만 신경 쓸 아이디어 인지 등을 말이다.아이디어에 대한 검증은 다양한 방법으로 실행할 수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아이디어의 키워드들로 인터넷검색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스스로만 겪는 문제인지, 여러 사람이 겪는 문제인지를 금방 알 수 있다. 또는 이미 유효한 해결책이 만들어진 아이디어인지도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여러 사람의 댓글 또는 제품 평을 보며 기존 해결책이 있음에도 여전히 더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지 등을 알 수 있다.이를 좀 더 형식화하여 설명하면, '문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가져야 한다. 스타트업 투자사 벤쳐캐피탈 Y콤비네이터는 다음과 같이 문제를 정의한다.1) 대중성 - 문제가 많은 사용자에게 발생하는가? (Popular) 2) 성장성 - 문제가 점점 커지고 있는가? (Growing) 3) 경제성 -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현재 비싼가? (Expensive) 4) 긴급성 - 당장 풀어야 하는 문제인가? (Urgent) 5) 필수성 - 문제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인가? (Mandatory) **6) 빈번성 -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는가? (Frequent)**첫 번째, 대중성이라는 말은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있는지?' 라는 질문과 연결된다. 예를 들어 이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백만 명이라면, 사용자의 전체 모수는 백만이 된다. 예를 들어 이 모수의 20%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다면 (백만 . 20% . 제품 가격)으로 매출 실현을 할 수 있다. 해당 문제가 대중적이면 대중적일수록 제품의 성공확률은 높아진다.두 번째, 성장성이라는 말은 시장 크기를 의미한다. 매년 문제가 10%씩 성장한다면, 잠재 사용자가 매년 10%씩 늘고 있다는 의미이고, 이는 시장의 크기가 10%씩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세 번째, 비싸다는 것은 현재 문제를 해결하는 비용 자체가 너무 비싸, 더 저렴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네 번째, 긴급성이라는 의미는 문제를 당장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다섯 번째, 필수성은 반드시 풀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은 최근 법으로 제정되거나 하여 사용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마지막으로 빈번성은 얼마나 자주 이 문제가 발생하여 해결이 필요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쉽게 말해 가장 투자할 만한 스타트업은 아래의 내용 중 2~3가지 정도를 잘 정의한 문제와 솔루션에 초점을 맞추는 곳이다.1) 대중성 - 백만 명 이상 2) 성장성 - 매년 20%정도의 규모 성장 3) 경제성 - 현재 대안이 없어 비싼 서비스를 쓰고 있음 4) 긴급성 - 당장의 문제인데 솔루션이 방법이 없음 5) 필수성 - 최근 법이 바뀌어 많은 사람들이 1년안에 문제를 풀어야 함 6) 빈번성 - 매시간 일어나는 문제충분한 문제의 유효성이 증명되면 이와 연결하여, '해결책'도 검증을 해야 한다. 이 '해결책'을 검증하는 방법은 보통 사용자에게 직접 그들의 상황에서 써보게 하는 수밖에 없다. 때문에 실제 제품형태일 필요는 없지만 가장 간단하게 이 '해결책'을 검증하기 위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한다.조카와 했던 대화를 다시 되새겨보면, 조카는 훌륭한 스타트업의 대표가 될 수 있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해 흥분하며 다른 이에게 설명할 수 있었고, 설명하는 내내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조언 및 개선점에 대해 즉각적으로 받아들였다.나와의 대화 후 조카는 두 가지를 약속했다. '문제'와 '해결책'을 더 잘 정의하고 다음에 삼촌과의 대화 때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여주겠노라고.'결과가 나오는데, 얼마나 걸릴까?'즐거운 고민을 해본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