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Analytics (P/A)를 구글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효과적인 관리자 특성을 밝혀낸 산소 프로젝트(project Oxygen), 생산적인 팀의 특성을 탐구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eles)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구글은 P/A를 유명하게 만든 당사자이긴 하나, 사실상 후발 주자입니다. P/A를 시작한 최초의 기업은 어디일까요? IBM입니다. 오늘날 문화 연구자로 유명한 헤이르트 호프스테더(Geert Hofstede)는 1965년에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교에서 파트타임 박사로 사회심리학을 공부하고 IBM에 취직합니다. 그는 1960년대 후반에 IBM에 '인력 연구 부서'(Personnel Research Department)를 세웁니다. 어쩌면 최초의 P/A 전담 부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전세계 수십개국에 종사하는 IBM 구성원들의 태도와 행동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궁금하여 다양한 서베이를 실시하고, 통계적으로 분석합니다. 그 결과, 국가마다 문화적 지향성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이처럼, 문화 연구는 P/A가 최초로 적용된 분야 중에 하나입니다.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부터 몇몇 기업이 조직문화를 측정하고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40년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조직문화 분야는 기업에서 데이터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영역입니다. 한 기업은 매년 서베이를 실시하여 20년간의 시계열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오랜 동안 조직문화 진단이 수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구습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합니다. 기존 방식의 한계를 두가지로 짚어보겠습니다. 하나는 정량적 데이터, 즉 객관식 점수에 지나치게 천착한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경영자와 인사부서의 직관을 재확인하기만 합니다. 경영자나 인사부서는 평소 여러가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슈들을 실제로 확인하려 합니다. “우리는 정보 공유도 안되고, 소통도 안돼. 그리고 창의성을 발휘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도 없어. 정말 보수적이야” 라고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 그 문제 현상에 집중해서 파악하려 합니다. “정보 공유 안되는 현상을 파악하려면 어떤 문항을 써야 하지? 상사 부하간 소통도 안되고, 부서간 소통도 안되는데, 문항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지? 이렇게 설문하면 되나? ‘우리 회사는 부서간 소통이 원활하다’, ‘우리 회사는 상사와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얘기 나눌 수 있다’라는 문항을 포함시켜야 하겠군”. 이처럼 문제 의식을 느끼고, 또 그에 맞게 객관식 문항을 만들고, 데이터로 문제 현상을 확인하기만 합니다. 직관 아래에 있지 않은 시사점은 얻질 못합니다. 둘째, 조직 내부에서 생성된 데이터만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화 상대주의자들, 즉 문화 그 자체로는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따질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에드거 샤인은 그의 저서 .기업문화 혁신전략.에서 “문화를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으로 분류할 수 없다. 기업이 어떤 문화를 추구하고 주위 환경이 어떤 문화를 허용하는가에 따라서 바람직하거나 그렇지 못한 문화로 결정될 뿐이다”라고 주장한 바와 같습니다.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얼마나 적합한가를 따져야만 비로소 그 문화가 바람직한 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자면 내부 특성뿐만 아니라, 경쟁 환경을 비교 분석해야만 합니다. 경쟁사가 일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선진사가 갖고 있는 문화적 특성은 무엇인지를 비교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가진 문화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고급 통계 기법으로 내부 데이터를 지지고 볶아 본다 한들, 그와 같은 시사점이 나올 리 없습니다.기존 방식의 맹점을 보완하는 두가지 진보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성적 주관식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입니다. 이는 텍스트 분석 기술에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수만건의 주관식을 빠른 시간 안에 요약할 수도 있습니다. 문서 분류 기술을 활용해서 구성원 몇 명이 어떤 내용으로 응답을 했는지도 몇 분이면 분석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예측 분석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구성원이 조직에서 어떤 특성을 발견했을 때, 우리 조직문화가 좋다고 평가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다른 하나는 경쟁사의 데이터를 입수하여 분석하는 일입니다. 미국에는 글래스도어(glassdoor)라는 회사 평가 사이트가 있습니다. 전현직 임직원들이 전체 별점, 워라밸, 경영진, 경력개발, 복리후생, 사내문화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그 기업의 장단점과 경영진에게 바라는 점을 주관식으로 기술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약 13년간의 시계열 데이터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잡플래닛(jobplanet)이 있는데,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 간의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 사이트 들에서 경쟁사와 선진사의 데이터를 입수해서 분석하면, 상당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문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과연 경쟁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생존 가능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본 강연에서는 실제 사례를 제시하고, 인사담당자들이 어떻게 접근해 볼 수 있는지 짚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