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HR : 책 읽어드립니다_1편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요즘 HR: 책 읽어 드립니다>의 첫 번째 책으로 닐 도쉬, 린지 맥그리거의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를 선정한 이유는 단순하다. 성과와 조직문화의 관계를 이렇게 설득력 있게 다루는 책이 드물기 때문이다. 많은 HR 담당자들이 고민하겠지만, 조직문화와 성과를 둘러싼 함수는 여전히 우리에게 불명확하고 "조직문화가 정말 성과에 도움이 될까?" 라는 질문에 망설임없이 "Yes!" 라고 외칠 수 있는 사람 역시 드물다. 성과를 이끄는 조직문화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HR 담당자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이 질문을 분석적으로 탐구하는 책이 있다니, 어찌 읽어보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의 일터에서 "프로라면 프로답게 성과를 내자!" 그리고 "즐겁고, 의미 있게 성장하자!"는 목소리는 공존할 수 없는 것일까? 이 답을 찾고 싶은 분께 일독을 권한다. 그다지 어렵지 않게 쓰여졌다는 점도 매력이다."여러분은 왜 일하는가?" 무엇이든 첫 단추가 중요하듯, 자신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 저마다 일에 대한 동기는 다양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대체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모티브 스펙트럼이란 개념으로 직접 동기(즐거움, 의미, 성장)와 간접 동기(정서적 압박, 경제적 압박, 타성)로 구분하여 설명하는데 직접 동기가 높고 간접 동기가 낮으면 '총 동기 지수'가 높아지며 이것이 조직의 성과를 이끄는 비법이라고 강조한다. 즉 일터에서 즐겁고 의미 있게, 그리고 성장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때 오해하지 말아야 할 키워드가 '즐거움'이다. 이는 단순히 유희적 의미가 아니라 '일 그 자체에서 느끼는' 내적 보상에 가깝다. 자신의 일을 정말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 그러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조직. 생각만으로도 강력하지 않은가? 그것이 바로 총 동기가 높은 조직이다." *존경받는 기업들의 대부분은 이미 직관적으로 총 동기의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 훌륭한 기업은 보상과 위협이 아닌 직원들이 일터에서 즐거움, 의미, 성장 동기를 찾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방법이 동기부여의 가장 훌륭한 방법임을 알고 있다. P.15"*이쯤에서 자연스럽게 반론도 떠오른다. 지금까지 우리의 현실을 보면 굳이 일의 즐거움이나 의미, 성장을 강조하지 않더라도 매출이나 이윤 관점에서 뛰어난 만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총 동기가 성과를 높인다'는 전제를 의심할 만하다. 이에 대해서 저자들은 아주 중요한 구분을 제시하는데, 바로 '전술적 성과'와 '적응적 성과'다. 전술적 성과란 계획을 잘 수행하는 능력, 즉 효율성과 통제를 말하고, 적응적 성과는 계획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대처하는 능력, 즉 적응성과 학습능력을 뜻한다. 전술적 성과와 적응적 성과는 상충하는 개념이며, 훌륭한 기업은 두가지 힘의 균형을 유지한다. 특히 지금과 같은 VUCA시대에선 Agile로 비견되는 적응적 성과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19와 같이 급격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고 학습하는 조직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책에 흥미로운 사례가 등장하는데, 1800년대 중반 인도의 이야기다. 당시 길거리에 코브라가 자주 난입했다고 한다. 결국 인도 정부는 코브라를 잡아 오면 포상금을 부여하는 정책을 펼친다. 코브라는 잠시 줄어드는 것처럼 보였지만,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다. 왜 그럴까? 포상금을 노린 사람들이 코브라 농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포상금 제도를 폐지한다. 이는 "조직의 성과를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단기 성과가 아닌, 조직이 진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선, 간접 동기를 낮추고 직접 동기를 높이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정서적 압박감'을 낮추기 위해서 상대평가 제도를 폐지한다거나, '의미'를 높이기 위해서 고객의 목소리를 듣게 함으로서 나의 업무가 어떤 영향을 미치게 하는지 알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이렇게 많은 사례와 증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간접 동기가 조직을 움직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도 단순하다. 간접 동기는 측정하기 쉽고, 성과를 단기적으로 높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편향성을 극복하고, 적응적 높은 조직을 만들기 위해선 결국 리더의 신념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책의 미덕은 단순히 개념 제시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마지막 파트를 보면 높은 총 동기 문화를 만드는 방법 7가지가 잘 정리되어 있다. 조직 문화를 만드는 다양한 요소(리더십, 보상 제도, 경력 설계, 성과 평가, 리더십, 직무 설계, 책임자 등) 중에서 가장 크게 총 동기를 좌우하는 변수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론 예상치 못한 결과였는데, 1위는 바로 '직무 설계'다.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고, 고객과 더 많이 접촉하도록 하고, 스스로 자신의 일과를 구성하도록 직무를 설계하는 것만으로도 직접 동기는 높아졌다. 반드시 리더나 조직 문화가 바뀌지 않더라도, 지금 자리에서 무언가 실험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큰 위안이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점차 확장시켜 변화해 나가는 것. 쉽지 않겠지만, 더 나은 조직문화를 고민하는 모든 분들의 건승을 빈다.
강정욱 in 인살롱 ・ 2020.08.19 조직문화 진단, 과연 내부 데이터 밖에 없는 걸까?
People Analytics (P/A)를 구글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효과적인 관리자 특성을 밝혀낸 산소 프로젝트(project Oxygen), 생산적인 팀의 특성을 탐구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eles)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구글은 P/A를 유명하게 만든 당사자이긴 하나, 사실상 후발 주자입니다. P/A를 시작한 최초의 기업은 어디일까요? IBM입니다. 오늘날 문화 연구자로 유명한 헤이르트 호프스테더(Geert Hofstede)는 1965년에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교에서 파트타임 박사로 사회심리학을 공부하고 IBM에 취직합니다. 그는 1960년대 후반에 IBM에 '인력 연구 부서'(Personnel Research Department)를 세웁니다. 어쩌면 최초의 P/A 전담 부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전세계 수십개국에 종사하는 IBM 구성원들의 태도와 행동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궁금하여 다양한 서베이를 실시하고, 통계적으로 분석합니다. 그 결과, 국가마다 문화적 지향성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이처럼, 문화 연구는 P/A가 최초로 적용된 분야 중에 하나입니다.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부터 몇몇 기업이 조직문화를 측정하고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40년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조직문화 분야는 기업에서 데이터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영역입니다. 한 기업은 매년 서베이를 실시하여 20년간의 시계열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오랜 동안 조직문화 진단이 수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구습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합니다. 기존 방식의 한계를 두가지로 짚어보겠습니다. 하나는 정량적 데이터, 즉 객관식 점수에 지나치게 천착한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경영자와 인사부서의 직관을 재확인하기만 합니다. 경영자나 인사부서는 평소 여러가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슈들을 실제로 확인하려 합니다. “우리는 정보 공유도 안되고, 소통도 안돼. 그리고 창의성을 발휘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도 없어. 정말 보수적이야” 라고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 그 문제 현상에 집중해서 파악하려 합니다. “정보 공유 안되는 현상을 파악하려면 어떤 문항을 써야 하지? 상사 부하간 소통도 안되고, 부서간 소통도 안되는데, 문항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지? 이렇게 설문하면 되나? ‘우리 회사는 부서간 소통이 원활하다’, ‘우리 회사는 상사와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얘기 나눌 수 있다’라는 문항을 포함시켜야 하겠군”. 이처럼 문제 의식을 느끼고, 또 그에 맞게 객관식 문항을 만들고, 데이터로 문제 현상을 확인하기만 합니다. 직관 아래에 있지 않은 시사점은 얻질 못합니다.
둘째, 조직 내부에서 생성된 데이터만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화 상대주의자들, 즉 문화 그 자체로는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따질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에드거 샤인은 그의 저서 .기업문화 혁신전략.에서 “문화를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으로 분류할 수 없다. 기업이 어떤 문화를 추구하고 주위 환경이 어떤 문화를 허용하는가에 따라서 바람직하거나 그렇지 못한 문화로 결정될 뿐이다”라고 주장한 바와 같습니다.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얼마나 적합한가를 따져야만 비로소 그 문화가 바람직한 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자면 내부 특성뿐만 아니라, 경쟁 환경을 비교 분석해야만 합니다. 경쟁사가 일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선진사가 갖고 있는 문화적 특성은 무엇인지를 비교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가진 문화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고급 통계 기법으로 내부 데이터를 지지고 볶아 본다 한들, 그와 같은 시사점이 나올 리 없습니다.기존 방식의 맹점을 보완하는 두가지 진보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성적 주관식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입니다. 이는 텍스트 분석 기술에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수만건의 주관식을 빠른 시간 안에 요약할 수도 있습니다. 문서 분류 기술을 활용해서 구성원 몇 명이 어떤 내용으로 응답을 했는지도 몇 분이면 분석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예측 분석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구성원이 조직에서 어떤 특성을 발견했을 때, 우리 조직문화가 좋다고 평가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다른 하나는 경쟁사의 데이터를 입수하여 분석하는 일입니다. 미국에는 글래스도어(glassdoor)라는 회사 평가 사이트가 있습니다. 전현직 임직원들이 전체 별점, 워라밸, 경영진, 경력개발, 복리후생, 사내문화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그 기업의 장단점과 경영진에게 바라는 점을 주관식으로 기술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약 13년간의 시계열 데이터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잡플래닛(jobplanet)이 있는데,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 간의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 사이트 들에서 경쟁사와 선진사의 데이터를 입수해서 분석하면, 상당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문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과연 경쟁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생존 가능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본 강연에서는 실제 사례를 제시하고, 인사담당자들이 어떻게 접근해 볼 수 있는지 짚어봅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23 [데이터로 들여다 본 HR] 2편-내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면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학원들이 있습니다. 제 기억 속에는주판 학원이 가장 크게 와닿는데요. 어린 시절 주판을 들고 학원에 가서 계산하는 법을 배우면 수학적 사고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주입(?) 받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판 학원이 없어지기 시작하고, 계산기가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물론 계산기 학원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오랜 시간동안 우리의 계산 능력을 계산기에 외주(outsourcing)줬지요. 그런데 지금은 계산기보다는 엑셀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대규모 계산은 RPA 등을 통해서 자동으로도 수행하고 있다. 기술은 이렇게 우리가 일하는 직무의 성격을 바꾸고 있습니다. “계산한다”는 직무는 동일하지만 이를 수행하는 “방식”이 변화하고 있을 뿐이죠. 그렇지만 그 “방식”에 따라서 일자리 숫자 역시 바뀌고 있다. 다른 인살롱 글을 통해서 소개드렸지만 국내 기업인 H사 사례를 통해서 2017년과 2020년의 일자리 숫자 변화와 Frey & Osborne(2013)에서 제시한 기술에 의한 일자리 대체 확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을 보이고 있었다. 더욱 두고봐야 겠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우리가 수행하는 일자리의 숫자와 그 성격이 변화하고 있고, 그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H사는 일자리 변화 등에 대해서 임직원 약 430명에게 관련된 설문을 수행했다. 구체적으로 했던 질문으로는 ‘일자리 숫자 변화에 대한 예측’, ‘수행 업무의 변화 정도’, ‘업무 대체 정도’, ‘변화 시기’, ‘변화하는 시기에서 현재 직무의 전문성 유지 정도’ 및 ‘변화에 대한 준비 정도’ 등이었다. 우선 70%가 넘는 응답자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대답했으며, 95% 이상이 기술에 의해서 수행 업무 성격이 변화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다음으로 기술에 의해서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의 ¼ 이상이 대체될 것이라고 80% 이상이 응답했으며 그러한 변화는 5년 내에 발생할 것이라고 56% 가까이 응답했다. 변화에 따른 전문성 유지 정도로는 87% 가까이가 기술적 요인에 의해서 영향은 받겠지만 나의 전문성은 어느정도 유지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반면, 변화에 대한 스스로의 준비도는 33%만이 어느정도 되어있다고 응답했다. 흥미롭게도 나의 전문성은 유지되겠지만 일자리 변화에 대해서 준비는 대부분 안되어있다고 응답한 부분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전체적인 긍정/부정 응답으로만 볼 수 없는 함의점(implication)을 뽑기 위해선 동질적 집단으로 이를 쪼개서 볼 필요가 있다.우선 일자리 숫자의 변화 및 수행 업무 성격의 변화에 대해서는 40대 이상의 직원들이 많고 넓은 범위로 변화를 인식하고 있었으며 기술의 변화 시기 역시 빠르게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이에 더해 40대 이상의 직원들이 전문성 유지와 변화에 대한 준비도 가장 높게 인지하고 있었다. 이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20-30대의 젊은 직원들이 기술적 변화에 대해서 더욱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과 조금 다르다. 조금 더 들여다보면 20대가 변화 준비도 측면에서 연령별에서 가장 낮게 나왔으며 전문성 유지 역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H사 회사에서는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서 진행되는 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에 변화는 직무에 맞춰서 변화할 수 있는 인력 집단으로 20-30대를 타겟팅 하고 있었으며 현장에서의 그들을 대상으로 한 전환 사례 역시 발생하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20-30대에게 기술적 변화에 맞춰서 본인의 직무를 바꿀 의지가 있는지를 물어본 질문에 대해서 40대 이상 집단에 비해서 많이 높은 수준으로 의지를 표명했다.그러면 우리와 같은 HRer들이 할 수 있는 질문은 두 가지일 것이다. 첫째, 정말로 40대 이상의 직원들이 기술적 변화에 대한 준비가 잘되어 있고 전문성이 유지될 것인가? 둘째, 기술적 변화에 맞춘 직무 전환에 대한 의지가 높고 변화에 대한 준비가 낮다고 인식한 20-30대를 우선적으로 회사의 자원을 투입해서 여러 가지 intervention을 지원할 것인가? 이다. 우선 seniority based의 직급 및 보상 체계가 아직까지 작동하고 있는 H사와 같은 한국 기업에서 40대 이상은 관리자급일 가능성이 높다. 즉, 그들은 대부분의 일을 시켜서 하고 있으며 의사결정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그러므로 실질적으로 ‘기술’을 이용해서 업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낮다고 추론해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AI/Big data/Cloud 등의 기술적 변화를 도입해서 실제 업무에 적용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기술적 변화에 대한 실체를 잘 모를 수 있을 것이다. 반면, 20-30대 직원들은 변화하는 기술에 적응하기 위해서 다양한 기술을 익히려는 노력을 일선에서 하고 있으므로 항상 빠르게 뛰어가는 기술 발전 속도를 인지하고 본인이 준비도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우리 HRer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선 필자는 전직원들에게 기술적 변화를 직접 경험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령, AI/Big Data/AR/VR 등을 화면이나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체험하게끔 하는 것이다. AR/VR을 통한 평가 및 교육 사례는 국내에서도 다수 소개된 바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체험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AI 등도 최근에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최소한으로 하고도 실행할 수 있는 로우 코드(Low-Code) 프로그래밍이 있으며 아마존에서 제공하는 SageMaker 등도 배워볼 만한 도구이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를 직접 체험해서 쓰게 한다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체감하고 20-30대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20-30대가 갖고 있는 직무 전환에 대한 의지는 상당히 의미있는 자산이다. 일본의 캐논은 최근 전략적 변화에 따라서 카메라 산업에서 헬스케어 산업으로 업의 본질을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서 기존에 카메라 산업 인력을 헬스케어로 변화시켜야 하는 상황에 처했으며 오랜 기간 여러 시도 끝에 성공 사례를 만들기에 이른다. 흥미로운 점은 어렵지만 직무 전환에 성공한 사람들은 기존의 기술에 대한 숙련도도 아닌 직무 전환에 대한 흥미와 동기부여 수준이었다는 점이다. 기술에 대한 수용력이나 선행 수준도 중요하지만 결국 흥미와 끝까지 할 수 있는 끈기가 전환에 주요한 결정요인이었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20-30가 갖고 있는 이러한 의지는 조직에 매우 가치있는 자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앞으로 기술의 변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고 이에 따른 우리의 학습과 적응도 더욱 숨가쁘게 일어나야 할 것이다. 기술 발전이 일자리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되지만 우리가 하는 일의 성격은 바꿀 것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HRer들은 조직 구성원들이 상시적으로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하며 지속적으로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 HRer 역시 데이터 및 기술적 변화를 우리 업무에 먼저 적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 않을까? 기술적 변화 시대에 First 펭귄이 HRer가 되길 바라며 본고를 마친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9.08 Step 1 for People Analytics: to predict or to explain
**일자리가 사라진다!**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기술에 의해서 우리의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여러 연구를 통해서 ‘기술에 의해서 대체될 일자리’, ‘2030년까지 사라질 직업군!’ 등의 보고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세계적 미래학 연구소인 다빈치연구소의 소장이자 구글의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는 2030년까지 포츈 500대 기업 중 절반이 기술 발전에 의해서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물론 COVID-19라는 상황으로 그 말이 사실이 될 수 있도 있는 상황이 되긴 했지만, 기술적 발전은 그만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토마스 프레이(Frey)와 오스본(Osborne)은 미국의 일자리(직무 단위)를 쭉 펼쳐두고 사라질 확률을 계산하고 이를 논문으로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 논문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국내 회사인 H사는 사내의 직무와 프레이와 오스본 논문에서 밝힌 확률을 매칭하여 2023년까지 직무별 기술에 의해서 대체될 확률을 계산했다. 연구 결과 약 64% 정도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하지만 이 연구에는 여러 가지 제약점이 있다. 가장 큰 단점은 미국과 한국의 노동시장이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이에 한 연구자는 H사가 위 연구를 수행한 2017년 직무별 임직원 숫자와 2020년 초의 숫자를 비교해서 실질적으로 일자리가 변화했는지를 프레이와 오스본의 일자리 대체 확률과 연계해서 그 상관관계를 구해봤다. 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일자리가 기술에 의해서 대체됨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2023년까지 프레이와 오스본의 주장대로 우리 나라 일자리들도 사라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과정을 People Analytics(PA)의 한 가지 활동이라고 한다면 전제적으로 우리는 매우 중요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2023년까지 일자리 사라질 것인가?”는 예측(predict)의 문제인지 아니면 설명(explain)의 이슈인지. Watson(2010)은 Business analytics의 주요한 목적을 예측과 설명으로 구분한바 있는데, 예측은 현재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일련의 방법을 통해서 미리 그려보려는 것이며, 설명은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인과 관계 등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제시한 2017년과 2020년의 일자리 변화와 기술에 의한 대체 확률 관계는 설명의 문제일 것이며, 2023년에 일자리가 사라질 것인가?는 예측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이러한 목적 의식을 분명히 하지 않고 분석을 시작하기도 하며, 혹은 두 가지 문제를 혼동해서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도 예측과 설명은 오랫동안 학계의 토론거리였기 때문이다.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개념을 고안하여 행동 경제학 발판을 마련한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 역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것과 예측하려는 활동은 다르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Shmueli(2010)는 논문을 통해서 예측은 미래를 그려보려는 활동이며 다양한 변수들의 조합(function)에 초점이 있는 반면, 설명은 이해를 위한 목적이며 어떤 것이 인과관계를 잘 설명하는 변수(variable)인지에 초점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Schineider(1987) 이야기 한 B=f(P,E) 방정식으로 설명한다면 예측은 미래의 행동(B)와 최적의 함수(f)에 관심이 있고 설명은 어떠한 P(사람의 특성)과 E(환경)이 B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지에 초점이 있다.예시를 들어 설명한다면 P사에서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퇴임한 리더들은 유임하고 승진한 리더들에 비해서 “사람 관리” 역량이 현저하게 낮게 나타났다. 즉, 사람을 육성하고, 코칭하며 다양성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 관리 역량이 낮은 리더들은 평균치와 높은 점수를 보인 리더들에 비해서 퇴임할 확률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말이다. 여기서 중점으로 보려는 부분은 퇴임한 리더의 특성인 개인 역량(사람관리)이다. 반면, 예측의 사례로는 B사는 Assessment Center (복수의 시뮬레이션 과제를 복수의 평가자가 복수의 역량으로 측정하는 방법이며 주로 선발 및 승진 의사결정에 많이 활용된다)를 활용해서 관리자 승진을 위한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었다. B사가 실시한 리더들의 역량 평가 결과가 다음 해의 성과(performance)를 잘 예측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결과 Training set 기준으로 Assessment Center의 서류함 기법(in-basket)과 역할연기(role-play) 총합점이 73% 확률로 A player를 예측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예측의 문제이었기 때문에 주요한 초점은 어떠한 조합(서류함 기법, 역할연기, 상황판단검사 등)이 성과를 가장 잘 예측하는지에 있었으며 모델의 예측력이 주요한 관심사였다.지금까지 사례를 통해서 알아본대로 예측과 설명은 그 목적과 분석 방법 등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PA의 많은 지점에서 분석 방법(머신러닝, 딥러닝 등)에 집중한 경향이 있는데 그 전에 우리는 분석을 하려는 목적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예측과 설명 중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는지 PA 분석에 앞서서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PA는 결국 데이터에 기반한 효과적 의사결정(Y)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Y=f(명확한 목적 x 통계적 분석방법 x 관련 지식 x 마인드셋)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데이터는 그 자체로 몰가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일련의 숫자를 뽑아야 하며 이를 해석할 수 있는 맥락적/조직적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한 의사결정이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결국 효과적 의사결정 역시 명확한 목적의식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많은 HRer분들께서 PA는 불멸의 진리가 아닌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을 갖고 PA를 대해보면 어떨까?하는 제언과 함께 본 고를 마친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