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진단, 과연 내부 데이터 밖에 없는 걸까?
People Analytics (P/A)를 구글에서 전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효과적인 관리자 특성을 밝혀낸 산소 프로젝트(project Oxygen), 생산적인 팀의 특성을 탐구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project Aristoteles)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구글은 P/A를 유명하게 만든 당사자이긴 하나, 사실상 후발 주자입니다. P/A를 시작한 최초의 기업은 어디일까요? IBM입니다. 오늘날 문화 연구자로 유명한 헤이르트 호프스테더(Geert Hofstede)는 1965년에 네덜란드 그로닝겐 대학교에서 파트타임 박사로 사회심리학을 공부하고 IBM에 취직합니다. 그는 1960년대 후반에 IBM에 '인력 연구 부서'(Personnel Research Department)를 세웁니다. 어쩌면 최초의 P/A 전담 부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전세계 수십개국에 종사하는 IBM 구성원들의 태도와 행동이 각기 다르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궁금하여 다양한 서베이를 실시하고, 통계적으로 분석합니다. 그 결과, 국가마다 문화적 지향성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이처럼, 문화 연구는 P/A가 최초로 적용된 분야 중에 하나입니다.우리나라는 1980년대 후반부터 몇몇 기업이 조직문화를 측정하고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하는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40년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조직문화 분야는 기업에서 데이터를 가장 많이 만들어내는 영역입니다. 한 기업은 매년 서베이를 실시하여 20년간의 시계열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오랜 동안 조직문화 진단이 수행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의 구습에서 크게 벗어나질 못합니다. 기존 방식의 한계를 두가지로 짚어보겠습니다. 하나는 정량적 데이터, 즉 객관식 점수에 지나치게 천착한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경영자와 인사부서의 직관을 재확인하기만 합니다. 경영자나 인사부서는 평소 여러가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슈들을 실제로 확인하려 합니다. “우리는 정보 공유도 안되고, 소통도 안돼. 그리고 창의성을 발휘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도 없어. 정말 보수적이야” 라고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 그 문제 현상에 집중해서 파악하려 합니다. “정보 공유 안되는 현상을 파악하려면 어떤 문항을 써야 하지? 상사 부하간 소통도 안되고, 부서간 소통도 안되는데, 문항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지? 이렇게 설문하면 되나? ‘우리 회사는 부서간 소통이 원활하다’, ‘우리 회사는 상사와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얘기 나눌 수 있다’라는 문항을 포함시켜야 하겠군”. 이처럼 문제 의식을 느끼고, 또 그에 맞게 객관식 문항을 만들고, 데이터로 문제 현상을 확인하기만 합니다. 직관 아래에 있지 않은 시사점은 얻질 못합니다.
둘째, 조직 내부에서 생성된 데이터만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문화 상대주의자들, 즉 문화 그 자체로는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따질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에드거 샤인은 그의 저서 .기업문화 혁신전략.에서 “문화를 옳은 것과 옳지 않은 것으로 분류할 수 없다. 기업이 어떤 문화를 추구하고 주위 환경이 어떤 문화를 허용하는가에 따라서 바람직하거나 그렇지 못한 문화로 결정될 뿐이다”라고 주장한 바와 같습니다.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얼마나 적합한가를 따져야만 비로소 그 문화가 바람직한 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자면 내부 특성뿐만 아니라, 경쟁 환경을 비교 분석해야만 합니다. 경쟁사가 일하는 방식은 무엇인지, 선진사가 갖고 있는 문화적 특성은 무엇인지를 비교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가 가진 문화가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고급 통계 기법으로 내부 데이터를 지지고 볶아 본다 한들, 그와 같은 시사점이 나올 리 없습니다.기존 방식의 맹점을 보완하는 두가지 진보가 있습니다. 하나는 정성적 주관식 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입니다. 이는 텍스트 분석 기술에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수만건의 주관식을 빠른 시간 안에 요약할 수도 있습니다. 문서 분류 기술을 활용해서 구성원 몇 명이 어떤 내용으로 응답을 했는지도 몇 분이면 분석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예측 분석을 수행할 수도 있습니다. 구성원이 조직에서 어떤 특성을 발견했을 때, 우리 조직문화가 좋다고 평가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다른 하나는 경쟁사의 데이터를 입수하여 분석하는 일입니다. 미국에는 글래스도어(glassdoor)라는 회사 평가 사이트가 있습니다. 전현직 임직원들이 전체 별점, 워라밸, 경영진, 경력개발, 복리후생, 사내문화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그 기업의 장단점과 경영진에게 바라는 점을 주관식으로 기술한 데이터가 있습니다. 2008년부터 2020년까지 약 13년간의 시계열 데이터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잡플래닛(jobplanet)이 있는데,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 간의 데이터가 있습니다. 이 사이트 들에서 경쟁사와 선진사의 데이터를 입수해서 분석하면, 상당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문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과연 경쟁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생존 가능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본 강연에서는 실제 사례를 제시하고, 인사담당자들이 어떻게 접근해 볼 수 있는지 짚어봅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23 HR Ambassador가 묻고, 최현수가 답하다. 1. 핵심 인재를 사로잡는 최고의 열쇠, Employer Branding을 파헤치다.
1. 핵심 인재를 사로잡는 최고의 열쇠, Employer Branding을 파헤치다.
지난 8월 18일 저녁, 다시금 확산세를 보이기 시작한 코로나로 당초 예정되어 있던 첫 번째 인터뷰가 Zoom 미팅으로 대체 되었다. 인살롱(Insalong)에 남긴 HR 앰버서더들의 자기 소개를 보니 모두 인재확보와 온보딩을 담당하는 열정 넘치는 수퍼 주니어로 김민예님, 문성준님, 이효연님이 그 주인공이다.오늘의 이야기 주제는 Employer Branding이다. 현업 채용 담당자로 최고 인재의 마음을 사로잡는 Employer Branding에 대한 고민과 노력의 경험을 가진 HR 앰버서더들과 찐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1조 조원들과 함께 찰칵
1) Employer Branding, 그 진정한 의미는 **?**고용브랜드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마케팅 분야에서 ‘브랜딩’이 꽃을 피우던 시기에 이를 인사조직 분야에 접목하며 탄생한 단어다.1.. 그 이후 여러 인사의 여러 영역에서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오다, 1996년 런던 비즈니스 스쿨의 Tim Ambler교수와 People in Business 의장 Simon Barrow가 Journal of Brand Management에서 그 의미를 최초로 정의 하였는데 그 사전적 의미는 아래와 같다.2..고용 브랜드란 회사가 가지고 있는 평판이나 가치 등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인 브랜드와 다른 점은 회사를 고용주로 보았을 때 느껴지는 ‘회사에 대한 이미지’에 더욱 특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일하기 좋은 직장,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보유한 회사라는 관점에서 외부인이 한 회사를 선택할 때 떠오르는 평판을 의미한다.2) 도대체 어디까지가 Employer Branding 인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Employer Branding과 EVP(Employee Value Proposition)가 인사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었다. 일부는 외부 고객(잠재 지원자, 퇴직자 등)에게 비춰지는 회사의 모습은 Employer Branding으로, 내부 직원들에게 줄 수 있는 회사의 가치는 EVP로 설명하는 경우도 많았다.하지만 요즘 세상, 즉 내부의 정보와 일상이 SNS나 디지털 채널을 통해 외부로 그대로 노출되고, 인재 이동이 활발해 내부 인재가 외부 인력으로, 또 외부의 지원자가 내부 직원으로 변화되는 일이 빈번해지며 이 구분은 상호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결국 회사가 가진 전반적인 이미지와 평판의 총합이 Employer Branding이라 하겠다.3) 최근 Employer Branding 의 개념이 넓어지고 , 영향을 미치는 요소도 많아지는 것 같은데 **?**바로 앞에서 언급했듯 최근에는 회사 안에서의 일상, 일하는 방식과입사부터 퇴사에 이르는 과정에서 직원이 느끼는 모든 경험(Employee Experience)도Employer Branding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지고, 회사뿐 아니라 직원 개개인의 온라인 소통이 원활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래스도어(Glassdoor) 같은 회사 정보 공개 사이트가 한국에서도 매우 핫하다. 잡플래닛(Job Planet)과 구직자 온라인 커뮤니티는 입사 전 필수 코스로 여겨질 뿐 아니라 현직•퇴직자들이 남긴 평점은 직장 선택의 바로미터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요즘 구직자들의 말이다. 또, 최근 블라인드에서는 각 기업별 조직문화 지수를 발표해 세간의 관심을 끈 적도 있다.4) 특히 Employer Branding 에서 특이한 변화가 있다면 **?**전문가 네트워크(Expertise Network)인 Linkedin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이용되며 Employer Branding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전문가 검색, 발굴, 유인의 주요 기재로 Talent Market에 참가한 인재들의 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은 자기들이 뽑는 인재 역시 Employer Branding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가령 업계 최고 인재가 A라는 회사에 입사해, 자신의 LinkedIn Profile을 업데이트 하면, 주변 동료뿐 아니라, 업계 관계자들도 모두 그 사실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슬금슬금 업계 고수들의 이동이 알려지게 되면, 이 변화의 파급력은 막강하다.마이크로소프트가 링크드인을 인수한 첫 번째 이유가, IT 인재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경쟁이 치열한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어떤 인재를 확보하는지 알아내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MS의 혜안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5) 국내 기업 중 Employer Branding 을 잘하는 기업은 **?**앰배서더를 비롯해 대학생, 주니어 경력사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고용브랜딩에 대한 코드가 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감지가 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Branding 관점으로만 봤을 때 내로라하는 스타트업이 수위에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의 강점은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극도의 솔직함이다. 자사의 일잘러 필수 요건, 업무 환경에 대한 최고 수준의 투명성, 잘난 건 잘난대로, 부족한 건 부족한대로 소통하는 그들의 당당함이 Branding에 임팩트를 준다. 최근 가장 뜨거운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분류되는 토스는 업무강도와 성장, 보상에 대한 솔직담백한 토크로 젊은 세대의 이목을 집중했을 뿐 아니라, 일잘러 시리즈는 스타트업 회사들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두 번째는 온라인 소통의 수준이다. 클릭과 드래그, 이미지와 텍스트의 적절한 조합뿐 아니라, 재치있는 답글과 즉각적인 대응도 잠재 구직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와디즈의 회사소개 홈페이지의 드래그앤 스탑에 감성을 느꼈다는 젊은이들의 반응은 회사의 온라인 플랫폼뿐 아니라 완전히 다른 차원의 온라인 소통 역량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했다.|세 번째는 브랜딩 주체다. 지금까지 전통 기업들의 Employer Branding 전담자는 대부분 신입채용 담당자들이었다. 대학에서 플래카드와 채용설명회를 하고, 캠퍼스 리크루팅 부스를 만들어 선물을 나눠주는 활동, 나아가 산학 연계 등을 통해 전공생들을 입도선매하는 노력이 브랜딩의 일환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CEO가 전면에 나서 회사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자기 회사가 좋은 회사라 외친다. 사실 이만큼 임팩트가 넘치는 일도 없다. 나아가 채용 팀에 Branding 전문가, 마케팅 전문가를 배치하는 일은 이미 3~4년 전부터 일반화 된 경향이라 하겠다.6) 여전히 대학생이 가고 싶은 10 대 기업이 신문 지면을 장식하는데 **?**그와 유사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서 인사담당자로 두 가지 의문이 든다. 하나는 진짜 대학생들이 그 기업의 업무와 일상, 조직문화나 사람들을 잘 알고 응답하는 것일까 라는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10위 안에 있는 기업 역시 자신들의 그것을 제대로 알리고 있는가 하는 부분이다.사실 카카오, 네이버, 삼성전자 나아가 CJ제일제당은 브랜딩 차원만이 아니라 비즈니스로, 제품으로 국내 최고, 세계 최고 기업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경우 그 기업 안에서 일어나는 업무와 일상에 대한 정보보다는 기업 브랜드, 제품 브랜드에 더 큰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무엇보다 최근 대학생들에게 큰 관심사는 연봉과 복지다. 대부분 10위 안에 들어 있는 기업들의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업계 최고 수준인 경우가 많다.물론 보상의 수준도 중요하다. 하지만, 개인과 조직의 적합성, 그 기업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미션•비전•핵심가치, 개인의 관심사와 이를 중시하는 업무, 무엇보다 그 속의 사람들을 알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면 더 좋겠다.7) 어떤 활동들이 더해지면 Branding 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무엇보다 투명성(Transparency)과 진정성(Authenticity)이다. 인재는 그저 확보하는 것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이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나아가 내보낸 직원도 적(敵)을 만들어선 안 된다. 하물며 잠재적 고객, 잠재적 직원이 될 사람들에게 그저 ‘우리는 수평조직이에요, 우리 회사는 워라밸이 잘 지켜져요’라는 이야기를 했다가 몇 달도 안되 그 말이 진실이 아니었다는 점이 드러나면 웬 망신인가.멋들어진 비전, 미션, 핵심가치가 있더라도 이를 안 지키는 장면을 목격하는 일은 순식간에 일어날 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관행과 가치를 훼손하는 소수의 사람으로 인해 공든 탑은 언제든지 무너지기 마련이다.소셜과 평판 사이트를 떠나, 자사 직원이 회사를 알리고 열광하도록 회사의 제도, 환경, 문화를 만들고, 무엇보다 우리 조직에 딱 맞는 사람들을 채용해나갈 필요가 있다.뿐만 아니라, 인사에서 근무하는 많은 사람이 마케팅의 렌즈로 내부 직원과 외부 고객을 바라볼 수 있다면, 최근 각광받고 있는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과 Digital Transformation이 더 쉽게 이해가 갈 것이라 생각한다.짧은 시간 여러 담론들을 나누며 거침없이 이야기를 나눈 앰배서더 들과의 첫 번째 이야기를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자 한다.다음 편은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트렌드와 함께 한창 뜨거운 관심을 받는 Digital HR과 AI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1. Barrow, S. (1990), 'Turning recruitment advertising into a competitive weapon', Paper delivered at the CIPD Annual Conference, Harrogate, UK.2. Ambler, T and Barrow, S. (1996), The employer brand, Journal of Brand Management, Vol. 4, pp. 185-206.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24 Step 1 for People Analytics: to predict or to explain
**일자리가 사라진다!**2016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기술에 의해서 우리의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한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여러 연구를 통해서 ‘기술에 의해서 대체될 일자리’, ‘2030년까지 사라질 직업군!’ 등의 보고서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세계적 미래학 연구소인 다빈치연구소의 소장이자 구글의 미래학자인 토마스 프레이(Thomas Frey)는 2030년까지 포츈 500대 기업 중 절반이 기술 발전에 의해서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언한 바 있다. 물론 COVID-19라는 상황으로 그 말이 사실이 될 수 있도 있는 상황이 되긴 했지만, 기술적 발전은 그만큼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토마스 프레이(Frey)와 오스본(Osborne)은 미국의 일자리(직무 단위)를 쭉 펼쳐두고 사라질 확률을 계산하고 이를 논문으로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 논문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국내 회사인 H사는 사내의 직무와 프레이와 오스본 논문에서 밝힌 확률을 매칭하여 2023년까지 직무별 기술에 의해서 대체될 확률을 계산했다. 연구 결과 약 64% 정도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하지만 이 연구에는 여러 가지 제약점이 있다. 가장 큰 단점은 미국과 한국의 노동시장이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이에 한 연구자는 H사가 위 연구를 수행한 2017년 직무별 임직원 숫자와 2020년 초의 숫자를 비교해서 실질적으로 일자리가 변화했는지를 프레이와 오스본의 일자리 대체 확률과 연계해서 그 상관관계를 구해봤다. 분석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으로 일자리가 기술에 의해서 대체됨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2023년까지 프레이와 오스본의 주장대로 우리 나라 일자리들도 사라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이 질문에 답하기 위한 과정을 People Analytics(PA)의 한 가지 활동이라고 한다면 전제적으로 우리는 매우 중요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2023년까지 일자리 사라질 것인가?”는 예측(predict)의 문제인지 아니면 설명(explain)의 이슈인지. Watson(2010)은 Business analytics의 주요한 목적을 예측과 설명으로 구분한바 있는데, 예측은 현재 일어나지 않은 일을 일련의 방법을 통해서 미리 그려보려는 것이며, 설명은 일어난 일에 대해서 인과 관계 등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제시한 2017년과 2020년의 일자리 변화와 기술에 의한 대체 확률 관계는 설명의 문제일 것이며, 2023년에 일자리가 사라질 것인가?는 예측의 문제로 귀결된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이러한 목적 의식을 분명히 하지 않고 분석을 시작하기도 하며, 혹은 두 가지 문제를 혼동해서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도 예측과 설명은 오랫동안 학계의 토론거리였기 때문이다.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 개념을 고안하여 행동 경제학 발판을 마련한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 역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것과 예측하려는 활동은 다르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고 Shmueli(2010)는 논문을 통해서 예측은 미래를 그려보려는 활동이며 다양한 변수들의 조합(function)에 초점이 있는 반면, 설명은 이해를 위한 목적이며 어떤 것이 인과관계를 잘 설명하는 변수(variable)인지에 초점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Schineider(1987) 이야기 한 B=f(P,E) 방정식으로 설명한다면 예측은 미래의 행동(B)와 최적의 함수(f)에 관심이 있고 설명은 어떠한 P(사람의 특성)과 E(환경)이 B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지에 초점이 있다.예시를 들어 설명한다면 P사에서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퇴임한 리더들은 유임하고 승진한 리더들에 비해서 “사람 관리” 역량이 현저하게 낮게 나타났다. 즉, 사람을 육성하고, 코칭하며 다양성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 관리 역량이 낮은 리더들은 평균치와 높은 점수를 보인 리더들에 비해서 퇴임할 확률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말이다. 여기서 중점으로 보려는 부분은 퇴임한 리더의 특성인 개인 역량(사람관리)이다. 반면, 예측의 사례로는 B사는 Assessment Center (복수의 시뮬레이션 과제를 복수의 평가자가 복수의 역량으로 측정하는 방법이며 주로 선발 및 승진 의사결정에 많이 활용된다)를 활용해서 관리자 승진을 위한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었다. B사가 실시한 리더들의 역량 평가 결과가 다음 해의 성과(performance)를 잘 예측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결과 Training set 기준으로 Assessment Center의 서류함 기법(in-basket)과 역할연기(role-play) 총합점이 73% 확률로 A player를 예측함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예측의 문제이었기 때문에 주요한 초점은 어떠한 조합(서류함 기법, 역할연기, 상황판단검사 등)이 성과를 가장 잘 예측하는지에 있었으며 모델의 예측력이 주요한 관심사였다.지금까지 사례를 통해서 알아본대로 예측과 설명은 그 목적과 분석 방법 등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PA의 많은 지점에서 분석 방법(머신러닝, 딥러닝 등)에 집중한 경향이 있는데 그 전에 우리는 분석을 하려는 목적을 보다 명확하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예측과 설명 중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는지 PA 분석에 앞서서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PA는 결국 데이터에 기반한 효과적 의사결정(Y)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Y=f(명확한 목적 x 통계적 분석방법 x 관련 지식 x 마인드셋)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데이터는 그 자체로 몰가치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일련의 숫자를 뽑아야 하며 이를 해석할 수 있는 맥락적/조직적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한 의사결정이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할 것이다. 결국 효과적 의사결정 역시 명확한 목적의식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많은 HRer분들께서 PA는 불멸의 진리가 아닌 언제든지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을 갖고 PA를 대해보면 어떨까?하는 제언과 함께 본 고를 마친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25 코로나 이후 경력: 도전과 변화
Hite, L. M. & McDonald, K. S. (2020). Careers after COVID-19: Challenges and changes. Human Resource Development International, 23(4), 427-437.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고 사태가 장기화 됨에 따라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연초 부터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중심에 있으며 바이러스가 종식 된 이후를 예측하기도 힘든 불확실성 속에 살고 있다.이러한 혼란 속에서 퍼듀대학(Purdue University Fort Wayne)의 Hite와 McDonald 교수는 “COVID-19이 사람들의 경력(career)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HRD 담당자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가?”라는 물음에 <코로나 이후 경력: 도전과 변화>라는 논문으로 변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논문은 미국 인력개발학회(Academy of Human Resource Development, AHRD)에서 발간하는 4대 저널 중 하나인 Human Resource Development International 최근 호에 게재된 논문으로 과거 경력개발 연구 중 “커리어 쇼크(career shock)”, “경력탄력성(career resilience)”, “지속가능한 경력(sustainable careers)”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통해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HRD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커리어 쇼크는 90년대 중반에 소개된 개념으로 ‘예측하지 못한 외부 환경에 의해 개인의 경력에 큰 변화가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펜데믹 상황은 지구촌 곳곳의 많은 사람들에게 커리어 쇼크를 주고 있는데 COVID-19으로 인해 누군가의 경력은 단절되었고, 누군가의 업무환경과 업무방식은 급격하게 변화하였다. 커리어 쇼크는 이런 부정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긍정적인 변화도 포함한다. 펜데믹 상황에서의 혼란스러운 상황이 누군가에게는 성장과 발전의 기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래 커리어 쇼크 개념은 개인수준의 변화와 경험을 의미하지만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는 커리어 쇼크를 조직수준으로 해석하고 대응하는 것이 적합해 보인다고 저자들은 제안한다.경력탄력성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경력과 관련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할 수 있 는 역량’이다. 경력탄력성은 개인 특성이지만 직장, 조직문화, 가족의 지원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따라서 경력과 관련한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환경을 변화시키려는 노력 없이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된다고 저자들은 이야기 한다. 따라서 팬데믹 상황에서 경력탄력성을 개인 역량으로 치부하여 구성원들에게 경력탄력성 강화 교육을 제공하면서 스스로 회복할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업무환경을 개선하는 역할을 HRD 부서가 해야 할 것이다.지속가능한 경력은 ‘과거부터 미래까지 개인의 전 생애에 걸쳐 일과 관련된 연속적 경험’을 의미한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사회, 직장, 가족 등 삶의 다양한 맥락에서 요구되는 역할을 인식하고 수용하면서 경력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내린다. 펜데믹으로 인해 뜻하지 않게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지면서 사람들은 본인의 삶을 돌아보고 경력목표를 수정할 여유가 생겼다. 또한 일에 대한 생각과 가치관이 달라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인재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HRD 부서는 구성원들의 경력관련 니즈와 조직의 니즈를 일치시켜 시너지가 나도록 경력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향후 HRD 담당자들은 구성원들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충격으로 부터 회복되고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지속가능한 경력이 보장되도록 구성원들에게 필요한 스킬을 개발시키고 그들의 미래 경력계획 수립을 지원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경력개발 분야는 단순히 과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 향후 미래에 비슷한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부상할 것이기 때문이다.개인의 상황에 따라 코로나로 인한 충격의 강도와 크기는 다를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직접적인 생존의 위협을 받는 안전의 문제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확실한 미래와 일자리에 대한 두려움이다. HRD 담당자는 이러한 개인차를 이해하고 개개인의 니즈에 맞는 도움을 제공해야 하며 구성원들의 커리어 쇼크를 관리하고 경력탄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HRD 담당자는 구성원들의 정신적인 건강과 스트레스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동안 조직에서 이런 부분들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다면 지금 상황을 기회로 경영진을 설득하여 조직 내에 관련한 자원을 확충하는 것도 고려해 보면 좋을 것이다.펜데믹 상황에서 HRD 담당자들은 자기자신을 돌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 시기에 HRD 담당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일부 HRD 담당자들은 소속 기업이 큰 어려움에 처해 고용이 불안정해 지거나 줄어든 인력과 예산으로 인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유례없는 혼란의 시기이지만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역사적으로 일과 경력은 늘 변화해 왔고 시대흐름에 따라 사라지기도 하고 또 새롭게 생겨나기도 했다. 코로나로 인해 변화가 좀 더 당겨졌을 뿐 시간과 노력이 들더라도 늘 그래왔듯 우리는 이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것이다. 모두 어려운 시기지만 HRD 담당자들은 개인과 조직의 커리어 쇼크를 관리하고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며 지속가능한 경력개발 문화를 창조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한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