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사람에서 답을 찾다 #1 코로나와 이노베이션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일을 하며 늘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문장이다. 원티드로부터 인살롱에 기고를 부탁받았을 때, 문득 저 문장이 생각이 났다. 변화관리자인 내가, 인사 커뮤니티에 전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오랜 시행착오와 삽질을 통해 마음에 남은 문장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기업의 변화라는 거대한 미션을 부여받은 대기업의 변화관리 담당자들은 늘 위축되고 막막하다. 애자일, 그로스해킹, 디자인씽킹, OKR, 매년 멋부린 방법론들이 튀어나온다. 수 많은 기사 속에 등장하는 해외 혹은 스타트업 사례들은 멋지고 부럽지만, 우리 조직에서 생각해보자면 무엇인가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나 또한 그랬다. 괴롭고 답답했다. 과연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과연 변화가 가능하기는 한 걸까? 내가 했던 실무적인 고민과 화두를 풀어낼 이야기의 제목을 "이노베이션, 사람에서 답을 찾다"으로 지어봤다. 나만의 고민에 대한 답이다.첫 이야기를 어디에서 시작하면 좋을까 생각해보았다. 머리속에 다양한 제목들이 맴돌았다.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을 독자들을 생각해보았다. 나를 포함하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지금 이 순간, 코로나 만큼 답답한 지점이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론적인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잠시 뒤로하고, 일단 이번 아티클에서는, 가볍게 현재 우리에게 다가온 코로나가 기업의 변화관리에 준 영향, 그리고 우리가 실무적인 관점에서 생 각해볼만한 화두들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작년 쯤 이었을까. 탁월한 리더들이 갖는 성격적 특성 중 하나가 "주어진 환경을 고정된 상수값이 아니라 개선할 수 있는 변수로 바라보는 것이다" 라는 국민대학교 김성준 교수님의 연구 결과를 인상깊게 본 적이 있다. 변화 관리를 하다보면, 조직의 관성을 극복하고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는데, 그들의 공통적인 특성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주어진 상황을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변수로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전"을 짜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 이노베이션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역량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한 관점으로 아무리 긍정적으로 대응해보려 한다 하더라도!!!!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Covid19, 코로나 바이러스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변화관리 담당자에게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ㅠㅠ 올해 초,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하여 코로나에 대응한 언택트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설계한 과정은, 정말 매일 매일 새로이 다가오는 변화에 대응한 피벗의 연속이었다.
금방 끝나기를 소망하였던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기업의 이노베이션은 최소 두가지 어려움을 맞게 되었다. 한 가지는 수익성 악화로 인한 투자축소이고, 두번째는 변화 관리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인 대면 접촉의 제한이다.
문화와 혁신은 대표적인 기업의 사치재라고 불리울 정도로, 경기 위축에 가장 빠른 영향을 받는 사업영역이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다. 아무리 이노베이션 정책과 투자에 흔들림이 없다 하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현장의 구성원들이 그 어느때보다 위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구성원들이 단기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아이디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지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일 수록 각 구성원이 현장에서 퀵윈할 수 있는 사례에 집중해보면서, 혁신팀의 역량과 역할을 점검해보는 것도 의미있을 수 있다.기존에 좋은 성과를 보이던, 대부분의 이노베이션 대면활동을 언택트로 재 설계하는 것은 담당자의 큰 챌린지 중 하나가 되었다. 코로나 이후, 담당자들은 협업을 촉진하기 위한 수많은 행사, 워크샵, 공간 등 오프라인에 의존하고 있는 이노베이션 경험 전반을 온라인으로 재 정의해해야 했다. 온라인 퍼실리테이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등장하였다. 어떻게 하면 오프라인에 디자인되어 있는 다양한 넛지들을 온라인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 화상회의 대기실 운영부터 소속감을 높여주는 가상배경까지 수많은 실험들과 토론이 이루어졌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기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로나 사태는 기업의 이노베이션을 견인할 여러 상황적 요건을 제공하였다. 구성원의 안전을 담보로 한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 조직이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지게 만들었다. 수용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도태되면 죽는다는 무서운 위기감. 2-3월, 그리고 현재 다시 찾아온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대기업의 대규모 재택근무 전환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수많은 직장인이 소셜 네트워크에 이야기하지 않았나. 대한민국 대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CEO가 아니라 "코로나"라고.이노베이션 관점에서 본다면, 코로나는 조직 안에서 그 누구도 예측하고 미리 대응하지 못한, 함께 극복해야 할 문제의 전형적인 예시가 되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과거 예측하지 못한, 혹은 대응하지 못한 큰 문제들은 누군가의 귀책과 닿아 있었다.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조직에서는, 문제와 레슨런, 해결안을 제시하는 것을 두러워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는 누구의 잘못은 아니지만 우리가 함께 극복해야 할, 우리 모두 예측하지 못한 아주 커다란 문제의 좋은 예시가 되었다. 정보 공유의 힘을 경험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코로나가 바꾼 세상은 구성원들의 위기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앞으로 계속 찾아올 것이라는 두려움을 모든 구성원이 개인의 삶에서 느끼고 있다. 지금 우리가 문제를 빠르게 힘을 합쳐 센싱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질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공감대를 전체 조직이 함께 갖게 된 것은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지난 상반기 수많은 이노베이션 활동을 온라인, 언택트로 재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코로나와 관련하여 몇가지 생각해볼 화두를 정리해보았다.
1. 언택트, 적당한 거리가 만드는 수평적 문화
협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비대면이 되면서 이를 형성하는 경험의 과정이 변화했을 뿐, 개인과 개인이 만나, 소통을 통해 서로의 목적을 달성하고, 그 과정에서 관계를 형성하는 본질은 그대로이다.코로나 이후, 조직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재 구성한 다양한 커뮤니티와 프로젝트 안에서 재미있는 패턴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리모트 협업이 구성원 간 적당하고 건강한 거리감을 제공하고, 이러한 거리감이 수평적 협업 문화 형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이었다. 오프라인에서 빌딩한 팀보다, 리모트에서 첫번째 협업을 진행한 팀 안에 수평적 협업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훨씬 더 쉽다. 이는 동일 구성원 간에도 그 조합과 조직안의 경험에 따라 다른 문화가 만들어지는, 문화가 가진 창발적 속성과 관련이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신체적인 차이, 직급의 차이, 외형적인 우월감이 드러나는 요소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온라인 협업툴이 제공하는 터치포인트들은 모든 개인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화상회의에서의 스크린, 협업툴의 프로필, 공동 편집 권한 등 개인의 직급이나 연차와 상관없이 똑같은 포선을 나누어 갖는다. 줌 스크린은 나도 한 칸, 팀장님도 한 칸, 회장님도 한 칸이다. 노션에 표시되는 아이콘도 그렇다. 기본적인 조건이 균일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협업관계이다. 닉네임, 존칭, YES-AND, 리액션 등과 같은 몇가지 퍼실리테이티브한 그라운드 룰과 같은 넛지만 잘 설계한다면, 동일 설계 하의 오프라인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쉽게 수평적 문화를 형성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코로나에 위축되지 말자. 비 대면 협업환경 안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인원을 재 구성하고, 그 안에서 수평적 문화를 안착시킬 수 있는 사내 비공식 커뮤니티(제3의 네트워크)를 확산하는 노력을 지속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러한 수평적
문화의 조성은 심리적 안전감과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안전감은 해당 그룹 안에서 공유되는 정보의 양을 크게 늘려주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는데 기여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2. 협업 파트너의 재발견
코로나로 인한 대면 협업의 제약은 반대로 오피스 옆자리에 앉은 동료와 협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진심으로" 벗어나게 해주었다. 이는 정말이지 놀라운 변화이자 기회이다. 리모트 협업으로의 전환은 되려 거리적으로 멀리 있는 협업파트너들에게 더 큰 기회를 주었다. 미국에 있는 스탠포드 박사님, 대전의 연구원, 아래층의 동료, 옆자리 짝꿍, 이 중 누구와 협업하든 협업에 소요되는 노력이 비슷해지면서, 일상의 많은 부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업무적으로 나와 가장 많은 협업을 한 사람은 내 사무실 옆자리 동료가 아니라 저 멀리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탠포드 박사님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진행현황을 협업툴을 활용하여 실시간 공유하고, 필요할 때면 화상회의로 스몰톡을 나눈다. 현재 11개 계열사의 60여명과 함께 6개의 프로젝트를 리모트로 진행, 코칭하고 있는데, 이들과 협업함에 있어 물리적 거리가 전혀 제약이 되지 않는다. 되려 같은 사무실의 옆팀에 있는 동료보다 더 자주 만나고, 더 자주 대화한다. 오프라인 협업의 보완재로서 받아들여지던 리모트 협업이, 협업의 메인 툴이 된 것이다.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리모트 협업에 대한 성공 경험은 이노베이션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기도 했다. 새로운 문제를 만나면 더이상 내가 가진 자원 안에서해결을 고민하지 않고, 문제 정의에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주어진 자원 안에서만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누구와 협업해야 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인가" 라는 질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만약 지금 막혀있는 문제가 있다면 원점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시 정의한 바로 그 문제를 도와줄 수 있는 협업의 파트너를 고민해보자. 과거에서 한차원 더 발전한, 훨씬 더 유연한, 한 단계 넓은, 우리 조직의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을 디자인 할 수 있을 것 이다.
3. 사용자 리서치, 언택트로 충분할까?
하반기에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영역 중 하나는 바로 비대면 사용자 리서치이다. 최근 기업의 이노베이션의 핵심 원리는 사용자를 기업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초대하는 것이다. 더 이상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우리끼리 만들어내는 것을 고집하면 안된다. 사용자의 문제를 빠르게 센싱하고, 직원들이 힘을 합쳐 누구보다 빠르고 탁월하게 해결해나가는 것을 제 1의 문화이자 프로세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실리콘 벨리,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들이 거기에서 나왔고, 이러한 노하우들이 그로스해킹, 애자일, 스크럼, 린 등 수많은 방법론으로 정리되어 전파되었다.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센싱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크게 행동의 결과를 정량적으로 측정(AB테스트, 데이터 마이닝 등)하는 것과 행동의 의도를 정성적으로 측정(인터뷰, 관찰, 대면 테스트 등)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의 확산으로 고객의 삶을 관찰, 대면하여 인터뷰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친구도 안 만나는 판에 당연한 일이다. 요즘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워낙 강조하니,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정량적 리서치(소위 데이터 분석)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든 데이터 기반의 혁신은 좋은 가설에서 나오고, 좋은 가설은 사용자에 대한 공감에서 나온다.**데이터로 검증할 가설은, 사실 고객의 삶을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데에서 나온다. 우리는 앞으로 코로나로 인하여 그들의 삶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될 것을 기억하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고객의 삶을 들여다 볼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줌을 포함한 다양한 화상회의 서비스를 활용한, 비대면 리서치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비대면 리서치를 진행한 많은 리서처들은, 비대면 리서치가 기존의 리서치와 비교해보았을 때, 개인의 표정을 쉽게 관찰할 수 있고, 대화에 몰입이 쉬우며, 영상으로 기록이 남고, 옵저버의 참여가 쉽다는 면에서 일면 대면 리서치보다 좋은 점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특화된 서비스 (MeThink)등을 활용하면 비대면 리서치 과정에서, 인터뷰 대상자가 앱 혹은 웹서비스 사용하는 패턴을 그대로 녹화하여 살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강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 그들의 일상을 찍은 사진을 포토 다이어리 형태로 사전에 공유받거나, 비디오콜로 현장을 더 자세히 살펴보기, 혹은 사전, 사후 서베이를 병행하는 다양한 보완책들을 고민해볼 시점이다.
4. 개방형 오피스, 그 다음은
칸막이 없는 개방성, 높은 층고, 비 업무적인 소통을 촉진하는 공간 디자인이 구성원의 창의, 문화, 지속적인 혁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수많은 실리콘 벨리 기업들은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 오피스 구조를 채택하고 있고, 오피스 안에 모든 편의시설을 갖추고, 구성원 간 스몰토크(Small Talk)를 촉진하기 위한 커피머신과 다과를 곳곳에 비치해 둔다. 자유도가 높은 오픈 공간이 지금까지 창의, 혁신의 상징처럼 다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창의와 혁신,
협업에 도움을 주던 여러 장치들이 코로나 확산에 주 요인이 되면서, 심하게는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투자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간의 변화는 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개방형 오피스의 장점과 개인의 안전이 결합된 디자인이 새롭게 등장할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최근 BBC 코리아에 개제된 "코로나가 바꿀 집과 사무실의 미래" 기사를 살펴보면 관련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사무실은 상시 사무활동이 아니라, 되려 안전한 협업에 포커싱을 맞춘 공간으로 재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개방형 사무실에는 식물로 만드는 칸막이들이 좋은 대안으로 제안되고 있다. 혹은 다수가 함께하는 회의실이 아니라, 조명과 장비가 잘 갖추어진 1인 화상회의실 중심도 좋을 것 같다. 우린 앞으로 어떤 공간에서 일하게 될까, 혹은 오피스가 없어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거 오피스에서 이루어지던 그 멋진 협업의 경험을 어디에서, 어떻게 재 생산하게 될까?
5. 집단기억장치로서의 협업툴
과거에 협업툴을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 관리,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서 디지털 협업툴을 상시 활용해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를 맞이하고 리모트 협업이 강화된 뒤에 내가 느낀 가장 큰 공백은, 오프라인의 보드가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의견을 모으고 협업하는 툴로서의 화이트 보드 기능을 대체할 다양한 툴이 존재한다. 하지만 집단기억장치로서 화이트보드(폼보드)판의 역할은 조금 다르다. 프로젝트 혹은 팀 구성원들의 삶의 공간 안에 화이트보드 혹은 폼보드를
집단기억장치
로 설치해두고, 포스트잇들로 주요 사항을 붙여놓고, 구성원의 동선 안에서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며, 팀 내 이해도와 아이디어의 해상도를 높이는 활동은 굉장히 강력한 퍼실리테이션 기법이고, 이는 실로 디지털 협업툴로는 대체가 어렵다. 실제로 디자인씽킹 프로젝트에서 리서치와 신세시스 단계를 진행할 때는 2-3주정도 다운로딩한 내용을 보드에 붙여놓고, 구성원들은 시간이 날때마다 돌아와 생각하고 토론하고 재구성하는 것을 반복한다.
협업툴이 집단기억장치로서 더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리모트 협업에도 불구하고 구성원의 행동이 루틴화되고, 특정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해당 내용이 노출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협업툴로 내용을 쉽고, 잘 정리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오프라인처럼 원하는 구성원들의 일상의 동선안에 자연스럽지만 지속적으로 노출 시킨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데일리 회의 등과 연결하여 특정 협업툴의 정해진 페이지를 읽는 것을 루틴화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는 실로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는 일, 아직도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아날로그가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폼보드에 둘러쌓인 프로젝트 룸을 어떻게 디지털에서 재현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된다.
앞으로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매일 변화를 요구받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생존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기민한 조직문화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나 스스로 역시 주어진 문제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는가? 매 순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어 흥미롭고 감사한 요즘, 두서 없는 글이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래본다. by. Ally 김진아 (GS Innovation Facilitator)+ 그리고 모든 일에 앞서, 우리 모두 건강합시다! 모두 건강히 다음 글에서 만나여! 🙏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28 조직이 의사결정에 이르는 방식
현미경과 망원경, HR의 두 가지 렌즈HR은 조직과 사람을 직무 수행의 대상으로 한다. HR은 조직을 설계하고 개발하며, 리더의 역량과 구성원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절한 Intervention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전사 차원의 전략적 지향점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직과 그 구성원을 HR 정책 및 제도라는 도구를 통해 정렬(Align)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며, 우수한 인적자원의 유인/유지/육성과 생산성 제고를 위해 조직 문화를 건강하게 발전시켜야 한다.따라서, HR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HR professional은 ‘사람’과 ‘조직’에 관한 두 가지 렌즈의 적절한 활용이 필요하다. 즉, ‘조직’ 이라는 환경 하에서 행동하는 ‘인간’ 으로서의 구성원에 관한 이해를 위한 미시적 관점과 ‘산업’과 ‘사회’라는 환경 하에서 존재하고 있는 ‘구성체’로서의 조직에 관한 이해를 위한 거시적 관점을 두루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HR이 기업의 전략적 동반자 (Strategic HR Business Partner)가 되기 위해 구성원의 행동과 심리에 관한 이해와 동시에 조직과 기업에 관한 이해가 절실히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HR과 관련한 많은 주제들은 미시적 관점의 조직 내 구성원의 행동이 주가 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거시적인 조직에 관한 사항은 논의가 미진한 것으로 보인다.조직과 인사와 관련한 실무적/이론적 다양한 주제에 관한 생각을 HR professional 동료들과 나누며 Insight를 높여가고자 하는 ‘인살롱’의 취지에 맞춰, 앞으로 조직과 기업에 관한 거시적인 이론과 현상을 소개함으로써 조직/인사를 둘러싼 다양한 관점을 나눠보고자 한다.**합리적 인간, 합리적 조직?**전통적인 경제학과 고전적 조직이론에서 전제하는 인간은 합리적 경제주체이다. 이 전제에 따르면, 인간은 합리성과 최적화된 선택을 추구한다. 또, 고전적 기업이론에서 정의하고 있는 기업은 합리적 경제주체들이 모여 ‘이윤 창출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집단으로, 이 집단의 의사결정 및 행동은 조직의 목표에 부합하는 철저한 합리성에 근간하고 있다는 관점이다. 이러한 전제하에서 조직 내 의사결정과 관련한 가정은
의사결정의 순간에 의사결정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대안이 수립되어 있고, 그 중 가장 합리적인 것을 선택할 수 있고,
의사결정자가 모든 대안을 선택하였을 때의 결과를 알고 있어, 선택이 합리에 주는 득실을 비교할 수 있으며,
의사결정자가 선택한 결과에 대한 완전한 선호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음을 가정한다.
현실에서 위의 전제 혹은 가정은 작동하는가? 조직 구성원으로서 또는 의사결정자로서 우리는 합리적인가? Kahneman과 Tversky (1981)가 실행하였던 간단한 게임을 하나 해 보자.여기 두 종류의 복권이 있고 이 중 하나를 선택하여야 한다고 하자. 각 복권을 선택했을 때 상금은 다음과 같다.
복권 1: 무조건 상금 100만원 지급
복권 2: 상금 150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는 확률 85%, 아무 것도 받을 수 없는 확률 15%
무엇을 선택하였는가?복권 1을 선택하였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효용은 100만원이다 (100만원X확률100%). 복권 2를 선택하였을 때 기대되는 효용은 120만원이다 (150만원X확률85%+0원X확률15%). 복권2를 선택하는 것이 기대되는 효용이 더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복권 1을 선호할 것이다.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복권 2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었을 것이다. 저 유명한 Khaneman과 Tversky의 ‘Mirrored Game’을 해보지 않더라도, 나(필자)의 선택은 매번 합리적인 것만이 아님은 자명하다. 특히, 매 월 신용카드 고지서를 볼 때마다 강렬하게 그리고 참담하게 자각할 수 있다.개인의 비합리적 선택 가능성의 존재와 마찬가지로 기업과 조직이 ‘이익 극대화 (Profit Maximization)’에만 부합하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않고 비합리적 행동을 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M&A 결과 발생하는 ‘승자의 저주’ 를 예로 들 수 있는데, 인수합병의 결과로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하는 회사의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승자의 저주’는 빈번하게 반복 발생하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는데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기업의 실적과 무관한 꾸준한 R&D 투자, 특정한 영역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적자를 감내 하고서라도 사업을 유지하는 경우 등과 같은 사례들이다.HR의 맥락으로 옮겨보면, 많은 HR professional들이 조직의 중요한 경쟁력 중 한 요소인 인적자원을 선발, 유지, 및 육성하는 업무를 위해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며, HR 정책과 제도 그리고 조직문화 진단 및 개선을 통해 변화와 혁신을 위해 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동시에, 많은 노력들이 조직의 관성이라는 벽에 빈번히 가로막힌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상황은 비단 HR professional 들만이 겪는 것은 아니며 조직의 구성원이라면 겪게 되는 상황일 것이다.논의의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합리적 판단에 근간한 이윤의 극대화 추구만이 조직의 본질이라면, 구성원의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을 목적으로 한 HR 정책 및 제도의 도입 혹은 개선, 부조리한 조직 관행의 제거 및 혁신은 분명히 조직의 이윤 추구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수용되어 시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경우 조직의 의사결정은 합리적이지만은 않다. 종종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한다. 의사결정자의 비합리적 판단이 문제일까? 의사결정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수 많은 스텝의 역량 부족이 문제일까? 내가 속한 조직이 아닌 다른 조직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들일까?기업행동이론 (A behavioral theory of the firm2)**)**의사결정장면에서 조직과 개인은 언제나 합리적이지만은 않다. H.A Simon은 1956년 ‘제한된 합리성 (bounded rationality)’라는 개념을 통해 인간의 비합리적 선택을 설명하고 있는데, 인간은 정보의 부족, 인지능력의 한계, 물리적/시간적 제약으로 인하여 완전히 합리적이지 않고, 부분적으로 합리적 존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된 합리성’을 갖는 사람들이 모여 구성된 조직 역시 합리성에 대한 제약을 받을 수 있는데, 이것이 Cybert & March (1963)의 기업행동이론 (A behavioral theory of the firm)이다. 이 이론을 통해 저자들은 기업 및 조직이 의사결정 및 행동에 이르는 현실적인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기업은,첫째, 기업은 다양한 개인들로 구성된 연합체 (coalition)로, 구성원들은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행동하므로 조직 내에서의 갈등은 필연적이고 항시적으로 발생한다.둘째, 기업과 조직에서 발생하는 의사결정들은 ‘제한된 합리성’하에 시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서의 의사결정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보인다.
갈등의 의사해결 (quasi-resolution of conflict): 조직 내에서의 의사해결은 갈등의 본질에 대한 완전한 해결의 형태로 진행되지 않는다. 연합체 (coalition)의 구성원들이 모두 다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갈등은 항상 발생하며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갈등의 원인을 완벽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문제해결에 ‘비슷한’ 수준까지 다다를 수 있는 형태로 시행된다.
불확실성 회피 (Uncertainty avoidance): 불확실성은 조직 의사결정환경에 항상 수반되는데, 조직은 장기적인 불확실한 사건의 예측보다는 단기적인 대응과 대응에 대한 피드백에 집중하는 의사결정 전략을 활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조직은 불확실성을 회피하고자 하는 성향이 크므로 업계의 관행이나 내부적 관행이 일종의 판단 기준으로 작동하는 것은 불확실성 요소를 회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문제해결형 탐색 (Problemistic search): 조직은 목표를 설정함에 있어서 조직이 수용 가능한 수준의 목표가 무엇인지,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선택’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선택’을 가능하게 하려면 수용 가능한 수준과 대안에 관한 ‘탐색’이 선행되어야 한다. ‘탐색’은 무작위적 호기심의 해결이나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탐색과 구분된다. 기업의 탐색은 ‘통제 가능성’에 보다 초점을 맞춰 시행된다. 다시 말해, 기업은 탐색을 통해 ‘공부’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찾아 ‘일’을 하려고 한다.
조직 학습 (Organizational Learning): 조직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경영 환경에 적응하는 행동 (adaptive behavior)을 통해 학습한다. 조직은 설정되거나 변경된 목표에 적응하고, 목표의 달성을 위해 무엇에 주목해야 할 지 적응하고, 마지막으로 탐색 절차를 수정하는 방식으로 의사결정 과정을 학습한다.
**누구의 잘 못도 아니다.**Cybert와 March의 기업행동이론은 현대 조직이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이론임은 분명하다. 조직과 기업의 행동에 관한 다양한 설명과 예측이 이 이론에 기반하여 지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업의 의사결정 장면에서 왜 그러한 결정이 내려졌고,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지에 관한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하는 점에서 이 이론은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관심이 있는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HR professional들과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나누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는 “우리 조직은 아직 멀었어요……다른 기업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드리고 시행하고 앞서 가는데.” 혹은 “아무리 뭔가를 하자고 해도 의사결정자들이 답답하게 관행만을 중시합니다.”, “매번 땜질처방만 합니다. 본질적인 것은 회피하고……” 와 같은 내용들이었다. 또, 인사담당자들이 스스로의 역량이 부족해 변화를 도입하거나 선도하지 못 하는 것 같다는 자괴감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런데 조직이 가지고 있는 태생적 제약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 보면 앞서 언급한 상황은 조직의 탓도, 의사결정자의 탓도, 인사담당자의 부족한 역량 탓 만도 아니다. 오히려,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발현된 문제이기도 할 것이다.조직의 변화 발전을 도모하고자 할 때, 조직의 이러한 행동의 특성을 이해하고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조직의 발전이라는 대의적 명제 만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조직 내 구성원들의 각기 상이한 목적을 이해하고 이를 수렴하고 반영하는 것, 중/장기 지향점에 대한 강조와 동시에 단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Milestone과 대안을 제시함을 통해 의사결정자의 불확실성을 낮추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 그 수준이 다를 수 있겠으나, 조직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행동을 하며 학습한다. 일거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인간이 가지고 있는 비합리성의 하나가 아닐까 한다.다음 논고에서는 유사한 정책과 제도들이 기업에 유행처럼 번지는 현상에 대해서 신제도주의 이론을 통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Kahneman and Amos Tversky, 1979: 263-272; Tversky and Kahneman, 1981: 453-458
Cyert, R. M., & March, J. G. (1963). A behavioral theory of the firm. Englewood Cliffs, NJ, 2(4), 169-187.
인살롱 in 인살롱 ・ 2020.08.30 Candidate Experience 개선하기
모두가 탐내는 인재가 채용 과정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했다면, 후보자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잡플래닛, 크레딧잡과 같이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실무자는 근무 경험을, 구직자는 면접이나 구직 경험을 공유하기 쉬워졌다. 전) 잡플래닛의 은진기 이사에 따르면 “지금은 좋은 경험, 나쁜 경험을 모두 공유하는 시대다. 국내 구직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지원한 기업의 평판을 온라인으로 조사하는 데 보통 30분~1시간 가량을 들이고 있으며 3시간 이상을 들인다는 답변도 12%가 넘었다. 좋은 스펙의 인재일수록 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더 까다롭기 마련이고 조사 시간 역시 더 길어진다.”고 한다. 그러면서 은 이사는 “답변자 85%는 이미 합격했어도 평판이 나쁘면 입사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이렇게 온라인에서 퍼지는 정보와 대외적 이미지가 결국 회사 제품과 서비스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사실 이러한 내용은 조사 데이터를 보지 않더라도 인사/채용 담당자라면 경험을 통해, 혹은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나 역시 그룹사에 재직하던 시절부터 회사가 후보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지가 최종 입사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CX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특히 회사가 탐내는 인재는 선택지가 많기 때문에, 본인이 전형 과정에서 경험한 내용들과 타인이 공유해준 경험을 토대로 입사를 취소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과정에서 인재를 놓치고 싶지 않다면 후보자의 입장에서, 후보자가 경험하게 될 장면과 컨텐츠들을 면밀하게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후보자의 경험은 입사 결정뿐만 아니라 온보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이번 글에서는 후보자의 경험은 무엇을 말하며, 후보자의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그런 노력을 잘 하는 기업의 사례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후보자 경험이란?
후보자 경험은 "후보자가 특정 기업에 입사 지원을 할 때부터 채용 전형이 완료될 때까지 마주치고 체험하고 느끼는 모든 것”을 말한다.후보자 경험이 좋으면 후보자가 해당 기업에 호감을 가지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들과 자신의 좋았던 경험과 감정을 공유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평판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반면 후보자 경험이 좋지 않을 경우 입사를 거부하는 것 외에도 해당 기업에 대해 부정적인 구전, 리뷰를 게재하는 등 기업의 고용브랜드를 악화시킬 수 있다.따라서 우리는 후보자의 시간을 존중하고, 후보자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채용 프로세스의 각 단계를 후보자의 입장에 맞춰 개선 또는 설계해야 한다.
명확한 직무 설명 작성
채용 공고는 후보자가 지원을 검토하며 접하는 회사의 첫인상이므로 최대한 읽기 쉽게 구성하는 것이 좋다.이전 글에서 언급한 JD 디테일하게 작성하는 방법을 참고하거나 아래에 있는 Tip을 활용해 볼 것을 추천한다.
직무 설명을 최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이게 작성하되, 추상적이거나 전문적인 용어를 배제(예 : '열정적인 분' , '전문가'와 같이 각자 이해도가 다를 수 있거나 추상적인 용어 배제)
‘필수요건’에 목록을 끝없이 나열할 경우 전체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후보자가 아예 지원을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필수요건’과 ‘우대사항’을 분리
리포트 라인이 누구인지, 피플매니징이 필요한 포지션인지, 협업 대상이 누구인지 공유
포지션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읽기 쉽게 구성ㄴ가장 중요한 정보를 먼저 나열ㄴ기호, 볼드 처리, 이모지 등 가독성을 높일 수 있는 특수 문자를 적절히 활용
후보자가 포지션에 쉽게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채용 공고가 잘 작성되었다면, 지원자가 원하는 포지션에 쉽게 지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면 될지 함께 살펴보자.
후보자가 채용 정보가 담겨 있는 페이지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ㄴ채용 정보 페이지가 메인 서비스를 소개하는 사이트 내 모호한 섹션에 묻혀 있는 경우를 가끔 볼 수있는데, 가능한 한 쉽게 채용 페이지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며, 채용 페이지에 들어 갔을 때도후보자가 쉽게 지원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이미지 출처(토스홈페이지,https://toss.im/)*ㄴ토스의 사례처럼 최근에는 후보자가 간편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 단계에서부터 허들이 될 수 있는요소(자기소개서 등)를 없애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ㄴ과거에는 자기소개서 문항의 질문을 어렵게 구성하거나, 글자 수 제한을 두는 등의 방식으로 지원서를스크리닝의 도구로 이용했다면, 최근에는 인터뷰와 평판조회를 통해 후보자를 검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ㄴ어떤 방법을 쓸 것인가는 각 기업의 선택이겠지만, 어떤 방식이 후보자 pool을 확보하는데 도움이될지를 놓고 본다면 앞으로 어떤 방식이 효과적일지 단 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가 지원서를 한 페이지 안에서 작성 및 완료할 수 있도록 구성한다.**ㄴ후보자가 작성해야 할 항목이 많아서 지원서가 2페이지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을 경우(종종 임시저장이나 뒤로가기 버튼도 없는 곳도 있음), 한 페이지 내에서 전체 작성 항목을 확인할 수 있는 기업 대비지원서 작성 완료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ㄴ심지어 토스의 경우 로그인 없이도 공고 ‘담아두기’와 ‘지원하기’ 모두 가능하게 함으로써 후보자가지원단계에서부터 더 나은 경험과 기업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전형을 시작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ㄴ꼭 필요한 경우에만 ‘필수’ 답변 항목으로 지정하여, 후보자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한다.이미지 출처(토스채용홈페이지,https://toss.im/career/apply?gh.jid=4076113003)
**모바일 친화적으로 구성한다.**ㄴ아직까지는 웹 기반의 지원이 많지만 타사 대비 우위에 있는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모바일 친화적으로 구성해 볼 것을 추천한다. 사용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에 지원서작성/저장/제출이 간편하게 구현되어 있을 경우 이 보다 더 사용자 친화적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ㄴ원티드의 모바일 지원을 보면 기존에 작성해둔 이력서를 첨부하여 해당 기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되어 있는데, 후보자가 장소와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만으로도후보자의 경험을 좋게 만들 수 있다.
**대용량 파일을 업로드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저장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ㄴ이력서 및 포트폴리오에 대한 파일 업로드 옵션을 제공하는 경우 파일 저장 공간을 충분히 제공해야한다. 특히 포트폴리오는 고품질 이미지와 아트 워크를 보여주기 때문에 대용량 파일이 많은데,후보자가 파일 크기를 줄일 필요 없이 업로드 할 수 있을 때 긍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ㄴ파일 업로드 시 충분한 저장 공간을 제공할 수 없는 경우 후보자에게 URL 링크를 제출하도록 안내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원자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확인 이메일이 발송되도록 한다.**ㄴ기업의 CI나 BI를 담은 고유 템플릿이면 더 좋겠지만, 꼭 디자인된 템플릿이 아니더라도 지원해 주셔서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확인 이메일이 즉시 발송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빠르게 응답하라! 가능한 빨리 후보자와 소통하기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가능한 빨리 후보자와 커뮤니케이션 해야 한다.**ㄴ빠른 응답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후보자 경험을 개선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긍정적인후보자 경험을 위해 가급적 2~3일내에 결과에 대해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좋다. 회사 사정이나 다른후보자를 고려하느라 답변이 지연될 경우에도 중간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후보자와 연결되어 있도록함으로써, 후보자가 막연히 기다리면서 가질 수 있는 불쾌감이나 이탈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전형 결과 상 불합격일 경우 침묵하지 않고 후보자에게 불합격에 대해 안내를 해야 한다.**ㄴ무한정 기다리다가 불합격이겠거니 추측하게 만드는 것 보다는 불합격에 대해 바른 방법으로 안내를하는 것이 후보자 경험을 좋게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ㄴ특히 불합격 메일의 경우 대표 이메일로 송부하는 틀에 박힌 메시지 보다는 한 두 문장이라도 개인화된 메시지가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기업의 특성에 따라 후보자 역시해당 기업의 고객이거나 잠재 고객이 될 수 있으므로 불합격 메일 한 통에도 배려받는 경험을 할 수있도록 메일 발송 시점과 내용에 신경을 써보자!
후보자가 보내는 감사의 인사와 문의 메일에 가능한 한 빨리 응답한다. ㄴ문의 내용에 대해 즉시 답변할 수 없을 경우 확인 후 언제까지 피드백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회신하여,후보자가 후속 이메일을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ㄴ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매너와 감사의 인사만으로도 후보자가 지원한 기업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하고 최종적으로는 해당 기업에 입사하여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들 수 있다.
채용 단계 별 후보자 경험을 위해 실행해야 할 것들
채용의 전 프로세스를 안내하고, 단계 별 진행 과정에서 생기는 업데이트 내용을 지속적으로 공유한다.
**테스트 또는 과제가 있을 경우 응시 방법과 타임 라인을 명확하게 안내한다.**ㄴ후보자는 과제를 작성하거나 테스트를 치르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하므로, 처음부터 명확한지침을 제공하고, 후보자가 가질 수 있는 질문사항에 대해 사전에 정리하여 공유하면 후보자가 더편안한 상태에서 과제를 수행하거나 테스트를 치를 수 있게 됩니다.ㄴ특히 후보자가 묻는 모든 질문은 향후 더 명확한 지침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므로, 지침을제공한 이후에도 후보자가 편하게 질문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ㄴ간혹 잘 안읽고 처음부터 질문하는 분들도 있긴하지만, 이때 채용담당자가 “매뉴얼 드렸잖아요”,“몇 페이지에 있는데 안보신건가요?”와 같이 대응할 경우 지금까지 후보자 경험을 위해 노력한 것들이물거품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채용담당자가 본 후보자에 대한 평가 역시도 중요한 정보인만큼 후보자에 대한 의견은 당사자 앞이아닌 공식적인 의견서나 평가표에 작성하길…)
인터뷰 안내 시 후보자에게 공유가 되면 좋을 정보ㄴ면접에 참여하는 면접관은 누구(역할/직책)이며, 몇분이 참여하시는지에 대한 안내ㄴ인터뷰 소요 시간ㄴ인터뷰 형식ㄴ면접 시 옷차림ㄴ대면 면접 시 방문 절차ㄴ주차 등
인터뷰 시작 전 준비가 완료되어야 할 사항ㄴ후보자의 프로필 검토 및 맞춤 질문 작성ㄴ인터뷰룸 예약 및 세팅(물, 온도 체크 등)ㄴ후보자를 안내 할 사람/배웅 할 사람ㄴ후보자 도착 시 대기 할 공간이미지 출처(https://zorba91.tistory.com/273)
인터뷰에서 지켜져야 할 사항ㄴ정시에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도록 면접관 착석ㄴ응시자에게 물이나 커피를 제공하여 배려받는 다는 느낌을 줄 것ㄴ면접관 소개 및 인터뷰 과정/소요시간 등에 대해 안내할 것ㄴ후보자와 대화하는 동안 멀티 태스킹 피하기ㄴ되도록이면 눈 맞추기ㄴ인터뷰 중 또는 직후에 메모하기(면접 중에 노트북을 사용하여 메모를하는 경우 면접 시작 전 후보자에게 미리 양해 구하기)ㄴ시간을 내주신 지원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언제쯤 연락을 줄 수 있을지 알려주기
면접 이후 땡큐 메시지 전하기ㄴ후보자가 면접을 치른 직후 후보자가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면 후보자 경험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ㄴ코로나 상황으로 대면 면접의 비중이 축소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면 면접을 진행하는 곳이 많은만큼 면접 장소까지 찾아와 준 후보자에게 소소한 선물+땡큐 메시지로 감사를 표현한다면 합불과상관없이 해당 기업에 긍정적인 인상을 가질 수 있다.이미지 출처(https://www.instagram.com/p/B05peUeBgYl/?igshid=1u9z6lin3atjv)
HR의 수많은 이벤트가 사람과 관계되어 있지만, 특히 채용이라는 이벤트는 내부 구성원이 아닌 외부인과 관계를 맺으며 진행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매 순간 후보자 경험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게 된다.특히 채용 이벤트는 후보자가 입사를 포기하는 순간 지금까지 투입한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기 때문에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후보자 경험을 잘 관리해야 할 것이다.처음부터 위에서 언급한 모든 것들을 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 상황에 맞춰서 개선이 가능한 것부터 시도해 보길 바란다. 이런 개선 활동이 쌓이고 쌓이면 최종 합격자가 입사를 포기하는 사례를 줄여 나갈 수 있고, 더 나아가 채용 과정에서의 경험이 너무 좋아서 이 회사를 선택했다는 얘기까지 듣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사쟁이워킹맘 in 인살롱 ・ 2020.09.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