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A업계는 어떤 평가/보상 제도를 운영하고 있대요? 평가/보상/피드백 제도를 도입하려면 어떤 것을 고려해야 하나요? 평가/보상/피드백 제도를 운영하기 위해 어떤 HRIS를 쓰는게 좋을까요?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맞춰서 평가/보상제도는 어떤 변화부터 준비해야할까요? 이번 원티드의 평가/보상/피드백 컨퍼런스의 모더레이터로 참여하면서, 가장 많이 취합된 질문 중에 하나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우리회사에 맞는 평가/보상 제도는 어떻게 도입/운영해야 할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나 또한 공감이 많이 되었는데, 회사에서 평가/보상 담당자로 업무를 진행하면서 단지 같은 HR 팀원뿐만 아니라, 회사 내 구성원분들도 타사의 사례나 평가/보상제도의 변화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궁금해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우리회사에 꼭 맞는 평가/보상/피드백 제도를 마치 온라인 쇼핑몰에서 내게 맞는 신발을 구매하듯이 고를 수 있을까? ‘300명 규모의 IT회사라면 A라는 제도를 선택하세요.’라고 정답을 줄 수 있는 문제일까? 컨퍼런스 연사님들과 사전에 여러 번 회의를 하고, 또 강의 내용을 들으면서 내린 결론은, “없다”이다. 그럼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부분을 고려해서 평가/보상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해 나가야할까.첫째. ‘우리회사가 어떤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인가’를 가장 먼저 살펴봐야 질문: 평가/보상/피드백 제도가 없는 회사는, 어떻게 그리고 어떤 제도를 운영 해야할지 고민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어떤걸 먼저 봐야할까요? *버드뷰 성장관리팀장 장해미님: 가장 먼저, 우리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가치를 고려해야할 것 같아요.*과거 평가/보상제도는 피드백을 통한 구성원의 성장보다는 평가결과를 기반으로 한 인사고과 및 보상과의 연계, star player에 대한 확실한 보상, 외부 경쟁력보다는 내부 형평성에 초점을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비즈니스 환경이 변하고,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구성원들 사이에서 ‘평가결과=나의 보상의 크기’라고만 인식하는 문제, 과도한 내부 경쟁 촉진으로 인한 협업/팀워크 저하의 문제, 내부 형평성에 초점을 맞춘 연봉밴드 운영으로 외부시장과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문제 등…트랜드와 타사사례에 대한 연구가 평가/보상/피드백 제도 설계와 운영에 중요한 고려요소는 맞지만, 과거에 혁신적이라고 평가받았던 평가/보상제도들이 오늘날에 꼭 맞는 정답이 아닌 것처럼, 가장 먼저 ‘우리회사가 어떤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인가?’라는 고민이 선행 되어야한다. 즉, 어떤 사람이 인정받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예컨대, 우아한형제들은 2018년부터 리뷰제도를 도입하여, 현재는 ‘우아한평가’명칭으로 평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성&주관식 평가, 절대평가, 그리고 조직문화에 대한 자가진단 문항을 포함하고있다. 우아한형제들에서 평가제도를 도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키워드는 세 가지이다. 인정, 성장, 그리고 코칭. 우아한평가의 기준 축을 세가지로 잡게 된 이유는, 우아한형제들의 핵심가치, 인재상, 그리고 업무 방식을 담기 위해서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다움’이라는 조직문화 실천을 강조하고, 스타보다 팀웍, 배려와 협동을 중요시하며, 회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비범한 성과를 내는 곳’이라고 정의한다. 때문에, 내가 남보다 잘하는 것 보다 내가 회사에서 얼마나 내 역할을 잘 하고 있는지, 팀웤과 협동을 바탕으로 일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단하고 평가받을 수 있는 평가제도가 필요했다..우아한형제들의 인재상, 업무방식.버드뷰 또한 마찬가지이다. 현재 ‘Merry Growth’ 라는 성장진단을 운영하기까지, 우리회사가 어떤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요소들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런 요소들을 문화로 정착시키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떤 문항들을 담아야 할지 끊임없이 생각했다. 그 결과, 절대평가를 기준으로 하면서, 자기진단와 팀원진단뿐만 아니라 리더진단과 동료진단 (360도 평가) 을 포함하는 현재의 ‘Merry Growth’를 도입하게 되었다. 자기진단 작성에 최소 2시간, 그리고 동료진단 1명 당 최소 2시간 이상 할애하며 작성하는 과정을 거쳐 약 5~6페이지의 성장진단서가 완성된다. 구성원과 조직장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인사팀에서는 성장진단제도를 운영하는 이유와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공유하고 조직 내 피드백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버드뷰의 Merry Growth.둘째.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2004년 7월 1일, 공공기관부터 주5일제가 시행되었다. 당시 정부가 주5일제 시행을 이야기하자 각종 언론/방송사에서는 시기상조라는 말과 함께 경제붕괴 및 중소기업체의 운영난을 예고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주5일제는 너무나 당연한 업무환경으로 자리잡았고, 몇몇 IT업계에서는 주4일제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회사’라는 공간으로 출근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했던 것과는 달리, 코로나19사태로 인해 재택근무가 업무환경의 standard로 자리잡고 있다.많은 기업들, 특히나 평가/보상제도를 굉장히 오랜 기간 운영해온 전통대기업들은, 환경 변화에 맞춰 평가/보상제도 또한 변화가 필요할 것 같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또 어떤 것들을 고려해야할지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 전통대기업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담당자분들은 이렇게 조언했다. 예스코홀딩스 인사팀장 소재용님: 우리회사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legacy에 대한 검토부터 시작해보세요. 예컨대, 인사업무를 20년 넘게 해오면서, 각 사업부의 KPI 달성률의 합이 전사 KPI달성률과 일치하거나 뛰어넘은 기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업부와 회사의 KPI는 시간이 지나면서 방향이 아예 바뀔 수도, 변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직원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평가/보상과 KPI를 분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차피 각 개인은 조직의 목표/방향에 따라 여러 부서와 협업하며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예스코홀딩스는 KPI와 직원들의 평가/보상을 분리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당연한 것에 대한 의심을 해보시는 것도, 우리회사 평가/보상제도의 변화를 꾀하는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LG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남주현님: 기존 전통대기업들의 뿌리와 기둥이 되었던 기준들이 통째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는데요. 대안이 될만한 제도들이나 상황들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고, 공유하는 것도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외부의 제도들을 그대로 가져올 수도 없고, 가져온다고 한들 우리회사에 맞지 않을 수 있겠지만, 우리회사의 방향과 환경에 맞을 수 있는 부분들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공유하고 고민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포스코 기업시민실리더 김용근님: 내가 이런 고민을 한다고 뭔가 달라지는게 있을까, 구성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실 수 있지만, 20년 전에 여러 조직에서 인사업무를 하시던 분들의 고민들이 모여서, 현재의 인사제도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나은 방법이 뭘까, 우리 직원들/평가자 분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들이 무엇일까 라는 고민들과 작은 변화를 쌓아가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직원들을 회사에서 만나지를 못하니, 화상회의를 하기 전에 팀원들에게 커피쿠폰을 보냈는데요. 아주 작은 것이지만 좀 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더라고요. 이런 것들도 언택트 시대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작은 변화/실천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아주 작은것들부터 고민하고, 대안이 될 만한 제도들을 공유하고, 또 이를 통해 작은 변화들을 이끌어내려는 노력들이 모여야 할 것이다.셋째. 완벽한 제도, 영원한 제도가 아닌 유연한 제도를 위하여아래 CJ제일제당 인사팀장 최현수님, 우아한형제들 보상팀장 곽지아님, 그리고 뱅크샐러드 People&Culture 본부장 김기재님의 강의 내용에 등장하는 말들을 살펴보자. 기업의 제도 또한 완벽하지 않습니다. 완벽한 제도도 없고, 영원한 제도도 없다. 기준은 완벽할 필요 없다. 빠르게 이터레이션을 하면 신뢰를 얻는다. 전사의 모든 직원들이 만족하는 100점짜리 인사제도도 없고 100년짜리 인사제도도 없다는 점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우리는 흔히 모든 직원들이 만족하고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평가/보상제도를 운영하기를 바란다. 외부에서 가장 유명하고,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제도들을 차용하면서, 쉽게 도입할 수 있는 HRIS를 이용하여 최대한 수정할 부분이 없는 완성된 제도를 짠 – 하고 도입하고자 한다면, 그렇게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연사님들의 공통적인 이야기이다.100점짜리 평가/보상/피드백제도를 도입하려고 하기 보다, 우리회사의 방향/가치/상황에 맞는 작은 부분들과 문항들을 기반으로 우선 시작을 해보고, 각 조직에서 들어오는 피드백들을 적극 수용하여 조금씩, 그리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회사를 거쳐오면서 많은 평가/보상제도를 겪어온 회사의 조직장님들과 구성원들의 이야기 속에 답이 있을 수도 있고, 개선점을 찾을 수도 있다. 때문에, 완벽한 제도를 도입하는데에 몰두하기 보다,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제도를 개선해나갈 수 있는 환경조성이 더욱 필요하다.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빠르게 조정하면 구성원들의 신뢰와 공감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왼쪽부터, CJ제일제당 인사팀장 최현수님, 우아한형제들 보상팀장 곽지아님, 뱅크샐러드 People&Culture본부장 김기재님의 keynote. 감사합니다.HR AMBASSADOR 1기 이온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