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HR: 책 읽어 드립니다>의 두 번째 책은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다. 이 책의 원제는 완전한 솔직함(Radical Candor)으로, 저자 킴 스콧의 주장은 단순하고 강력하다. "모든 리더들이여, 완전히 솔직하게 말하라." 언듯보면 쉬운 것 같다. 하지만, 좀 더 솔직해보자. 회사에서 여러분은 충분하게 소통하는가? 단순한 업무적 관계를 넘어서고 있는가? 갈등을 직면하고 있는가? 리더로서, 깊은 관심을 드러내면서도 미움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가? 이 모든 질문에 "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실리콘밸리의 팀장들>이 갖는 의의는 여기에 있다. 집단주의 문화가 강한 한국인들이 더욱 어려워하는 영역, '솔직하게 말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한다는 점이다. 저자가 경험한, 구글과 애플의 구체적인 사례가 공유된다는 점은 덤이다.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리더'의 정의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야 한다. 여러분이 경험한 리더는 어떤 모습이었는가? 그리고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리더를 단순하게 정의해보자면, **"내가 아닌 남을 통해서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언듯보면 쉬워 보이지만, 관심의 초점을 내가 아닌 타인으로 확장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처럼, 처음 리더가 된 사람들은 대부분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 저자 역시 팀을 이끄는 과정에서 감정 노동에 시달렸고 끝내 회사의 자문을 맡고 있는 레슬리 코흐에게 전화를 걸어 어려움을 토로했다. 개인적으로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화였다. “제 일이 훌륭한 기업을 만드는 걸까요, 아니면 감정적인 보모 노릇을 하는 걸까요?” 고집 센 마이크로소프트 전 임원 레슬리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보모 노릇이 아닙니다. 그걸 관리라고 부릅니다.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죠!” 직원들의 푸념을 듣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레슬리의 말을 떠올렸다. “바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이죠!” ... 감정 노동은 그저 상사 역할의 일부가 아니다. 그것은 훌륭한 상사가 되기 위한 핵심이다. (P. 32~33) 감정 노동은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한 핵심이다. 결국, 리더는 팀원들이 올바른 방향을 나아가도록 피드백하고, 팀 결속력을 높이고, 목표를 달성하게 해야 한다. 과거처럼 리더의 한 마디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구성원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학습하는 팀이 필요하며, 지금의 리더는 팀원들의 몰입도를 높이고 독려하는 코치가 되어야 한다. 필자는 2016년부터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리더십'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과거에 기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공장이나 자본이 중요했지만, 이제 기업의 유일한 경쟁력은 뛰어난 사람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면, 그 회사가 현재 어떤 모습이든 앞으로의 미래는 어두울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기업의 모든 관리자는 '리더십과 코칭'을 배우고 숙련해야 한다. "애플이든 지구상 어디에서든, 훌륭한 상사가 되기 위한 핵심은 바로 좋은 관계이기 때문이다. 관계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용어는 '완전한 솔직함(Radical Candor)'이다." 완전한 솔직함을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 번째로 업무적 관계를 넘어서기 위해, 개인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업무 이외에 어떤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면, 상대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모른다면, 그 어떤 솔직한 피드백도 가슴으로 와닿기는 어려운 법이다. 서로의 마음을 열고, 관심과 감정의 계좌를 조금씩 채워나가야 한다. 두 번째는 직접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일방향이 아니라 양방향이라는 점이며, 팀원이 리더에게 직접적으로 이의제기를 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다. 수직적인 문화에 길들여진 우리들에겐 상당히 낯선 모습이지만, 깊은 신뢰 속에서 직접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을 때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책에는 지금까지의 메시지 외에도 풍부한 사례가 많이 제시된다. 급진적 성장을 원하는 그룹과 점진적 성장을 원하는 그룹을 어떻게 다르게 관리해야 하는지, 명령과 지시 없이 어떻게 팀을 이끄는지 등 실무적으로 도움이 될만한 지침들이 많다. 또한 저자가 여성이다보니 성별을 고려하는 피드백도 섬세하게 포함되어 있다. 필자는 최근 이 책을 리더 그룹 필독서로 지정 후 독서 토론을 진행했다. 인상깊었던 내용을 나누고, 다양한 실천을 공유했다. 또한 2X2 매트릭스에서 지금의 위치와 원하는 위치를 표시하게 하고,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아보는 질문도 재미있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 리더들에겐 고될 일만 남았다. 사람 중심 혹은 과업 중심이라는 단순한 프레임에서 벗어나,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추격하고 있는, 모든 리더들에게 건승을 빌며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