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못지않게 ‘정신건강’도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글을 통해 여러분과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얘기를 나눠 봤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앞당긴 우리의 미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해 개인이 갖고 있는 무기를 늘리고, 이를 인생 2모작 또는 3모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죠.오늘 저는 정신건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실 정신건강은 자기계발을 뛰어넘는 우리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을 차지하는 요소이기 때문이죠. 스트레스로 회사에 출근하는 것이 두렵거나 불안한 모드가 되면 일하는 데 능률이 오르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성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저는 기업 HR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스트레스 관리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언제나 직원들이 변화무쌍하게 움직이길 바랍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생산성을 내는 ‘멀티플레이어’가 되고, 돌부처마냥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는 직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그런 직원이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로봇이 아니라, 감정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기계와 로봇에게 주기적으로 기름칠을 하는 것처럼 우리는 마음에 쌓인 찌든 때를 주기적으로 씻어 내주는 스트레스 해소가 매우 필요합니다.2020년 11월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은 직장 스트레스 뿐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우울증 ‘코로나 블루’로 감내해야 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심화에 따라 회사 매출은 곤두박질치고, 기업이 폐업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언제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경영환경은 전혀 호의적이지가 않은 데 매출을 끌어 올리라는 직장 상사의 압박에 끓어오르는 분노와 압박감 등 이 모든 감정의 파도가 몰아쳐서 계속해서 우리를 때리고 있습니다.코로나블루는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지난 10월 28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코로나블루 확산과 보험의 역할'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내 응답자의 34%가 코로나로 인한 불안감과 우울증을 나타냈습니다. 일본에서 진행된 조사에서는 '코로나로 인해 우울감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52.3%로 집계됐습니다. 영국은 성인의 19%, 기존 정신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는 31%가 우울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예전에는 우울했던 마음을 다시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해외여행이었습니다. 아름다운 경치와 이국적인 음식을 먹으면서 쉽게 기분을 전환하고 재충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 등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방송에서는 온통 코로나 팬데믹의 전파상황을 전달하는 우울한 기사들만 넘쳐납니다. 직장 스트레스와 코로나 상황 등 모든 게 뒤엉켜 우리를 짓눌러 옵니다.저는 세종시 파견기자로 3년간 가족들과 세종시에 살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기자 초년병 딱지를 뗀지 얼마 되지 않았던 저는 기사를 쓰는 것 자체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서울 본사에서는 계속해서 특종을 쏟아내라는 취재지시를 내렸고, 기사를 써서 올리더라도 한줄 한줄마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전화가 빗발쳐 전화가 올 때마다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을 지내다가 이상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노트북 화면을 쳐다보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다. ‘노트북을 보면 두렵다’라는 잠재의식이 저를 짓눌렀던 것 같습니다. 저는 곧장 집앞의 병원으로 향했고, 여러 질문지에 답변을 한 끝에 가벼운 증상의 공황장애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다행히도 지금은 그런 증상이 없습니다.저는 직장인들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듯이, 우리 마음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거나 이상 징후가 나타났을 때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체건강을 절대 자신할 수 없듯이, 정신건강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일반인들이 정신과를 찾는 것이 마치 헬스장이나 주짓수 도장, 필라테스 센터를 찾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생각합니다.기업들도 변화해야 합니다. 신체적인 건강에 대해서는 정기검진이 의무화돼 있지만, 정신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은 무지한 게 현실입니다. 건강 검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신건강 테스트입니다. 뇌도 신체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정신 건강이 무너지면 몸 전체의 기능도 삽시간에 무너지게 됩니다. 때문에 저는 기업에서 주기적인 직무 스트레스 설문을 통해 직원들의 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체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입니다. 직장 업무 또한 인간관계의 연속인데 소통이 되지 않다보니 어느 한쪽은 다른 쪽을 몰아세우게 되고, 핀치에 몰린 쪽의 감정은 점점 망가져가는 상황이 계속되는 것입니다.바야흐로 저성장 시대입니다. 저출산‧고령화에다 코로나팬데믹까지 겹쳐 기업들의 비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출이 나올 구멍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때일수록 마음 건강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전월 대비, 전분기 대비, 반기 대비, 전년 대비 '성장'이라는 숫자에만 매몰돼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다면, 이제는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에 가서 ‘인바디 검사’를 하는 것처럼 자신의 마음 건강을 체크해보는 게 어떨까요.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23 우리 구성원 멘탈 챙기기
하루의 반을 보내는 직장이라는 곳에서 구성원들은 ‘행복’을 찾을 수 있게 조직은 무엇을 제공하고 지원할 수 있을까? 복지와 업무환경이 주는 물리적 행복 외의 심리적 행복과 평안을 느낄 수 있을까? 흔히 말하는 ‘멘탈 잡기’는 조직에서 어떻게 접근해야할까? 이러한 질문에 답을 던져 주신 허그맘 EAP 기업교육팀 김진경의 컨설턴트님이 진행해주신**.구성원 멘탈관리.**에 대한 세션 리뷰를 하려고 한다.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에게 있어 스트레스 원인은 성과에 대한 압박, 과도한 업무량, 인간관계가 있다. 이러한 요인들이 지속되는 이유는 솔직하게 감정을 표출하였을 때 자신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고, 다른 동료 들과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일 것이다. 지속되었을 때의 결과는 번아웃 증후군, 극도의 피로감, 우울증 및 소화기 장애를 초래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구성원들의 멘탈 붕괴가 일어나는 것이다. 멘탈을 다시 바로잡고 회복하고, 또한 붕괴를 막을 수 있는 해결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조직 입장에서 본다면, 세 가지 측면에서 직무 스트레스/소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가 결핍됨으로 인한 감정적 소진, 사람들에 대한 관점이 냉소적이게 되는 비인격화, 그리고 개인의 성취감 결여가 있다. 이러한 직무소진의 원인은 결과적으로 구성원의 이직 및 퇴사로 이어지게 된다. 이 때 발생하는 비용은 조직에게 다양한 측면에서의 손실을 가져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스트레스라는 현대인의 만성질환을 조직 측면에서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감정적소진은 멘탈 관리 프로그램 도입하고, 비인격화로 인한 스트레스는 대인관계/커뮤니케이션 개선하고, 성취감 결여된 구성원은 일의 의미 및 소명의식 찾아 줄 수 있을 것이다.여기서 언급된 멘탈 관리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은 직무소진의 원인을 이해함으로부터 구상할 수 있다. 원인적 측면은 우리가 생각하는 환경적인 원인이 크다. 예를 들어, 주차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환경적 요소는 매연 및 소음이 있다. 이러한 부분은 제도와 시설을 개선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문제적 측면에는 조직적 및 개인적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조직적 차원에서는 현재 트렌드인 .마음 챙김 프로그램 – Employee Assistance Program (EAP). 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구성원들이 ‘나’에게 초점을 맞춰 자신을 돌아보고 챙길 수 있게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조직원으로서의 정체성이 아닌 구성원 개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간을 갖게 된다. 보통 외부 기업과 협업해 조직 내부의 사람이 아닌 외부의 전문 상담사와 상담을 진행하게 되는데, 이 때 직무 적인 내용뿐만 아니라 가정과 조직 밖에서의 개인적인 고민과 걱정을 털어놓을 수 있게 된다. EAP를 도입하는 효과로서는 구성원들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결근이 낮아지고, 업무역량도 넓힐 수 있다. 이 때 주의사항은 상담사의 자격이다. 반드시 상담심리학회에서 1-2급의 자격증을 갖춘 역량 있는 상담사와 진행해야 한다.EAP외에도 가볍게 도입할 수 있는 10분의 휴식시간이 있다. 사내의 공간의 편안한 자리에서 눈을 감고 호흡을 하며 몸에 힘을 뺄 수 있는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이 10분이라는 시간이 본인의 공간에서 눈치보지 않고 가질 수 있는 포용과 허용의 문화가 갖춰 져야한다.이처럼 현대 사회와 시대의 구성원들에게 있어서 일의 의미는 연봉과 처우에서 그치지 않는다. 조직에서의 인정, 배려, 지원, 및 존중이 구성원들의 성취감과 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이 진정으로 일과 삶의 균형으로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현재 코로나로 인해 직장, 가정, 사회에서의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런 변화속에서 필요한 빠른 적응은 또 다른 스트레스의 요인으로 작용해 코로나 블루를 초래한다. 따라서 사회는 물리적 방역 뿐만 아니라 심리적 방역을 도입하고, 조직은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구성원의 멘탈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해 더욱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HR AMBASSADOR 1기 문예진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26 붉은 여왕
“여기서는 있는 힘껏 달려야 지금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수 있어. 다른 곳에 가고 싶으면 아까 보다 최소한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해.” – Red Queen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속편인 ‘거울 나라의 엘리스’의 한 장면이다.엘리스와 붉은 여왕이 등장하고, 둘은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엘리스가 붉은 여왕에게 물어본다.“왜 계속 이 나무 아래인 거죠? 제가 살 던 곳에서는 이렇게 오랫동안 빨리 달리면 다른 곳에 도착하는데 말이예요.”붉은 여왕은 후대에 ‘진화론’과 ‘경영학’의 한 획을 긋는 이론에 영감을 준 역사적인 답을 한다. 저 위에 써져 있는 것처럼 말이다.“여기서는 있는 힘껏 달려야 지금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수 있어. 다른 곳에 가고 싶으면 아까 보다 최소한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해.”‘붉은 여왕 가설 (Red Queen’s Hypothesis)’은 진화학에서 언급되는 원리로, 진화에 있어서 경쟁의 의미를 (좀 더 정확하게는 경쟁과 적자생존 간의 관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다.시카고 대학의 진화학자 벤 베일론 (Leigh Van Valen)이 생태계의 경쟁과 적자 생존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활용한 이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데, 주변 자연환경이나 (생태계에서의) 경쟁 대상이 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생물이 진화를 하게 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적자생존에 뒤처지게 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끊임없이 상호 재시도 하는 과정에서 결국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하지 못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생존을 위한 자원이 제한적인 생태계에서 경쟁은 필연적이고, 생물에게 있어서 생존은 본능적인 존재의 목적성이므로 그 어떤 욕구에 앞서고 있다. 최우선의 목표가 생존이기에 생물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상호간 끊임없이 경쟁하고, 경쟁을 통해 유한한 자원을 선 확보하여 생존의 확률을 높이는 냉혹한 질서가 유지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혹은 처연하게 느껴지는 것은) 하나의 생물이 진화하면, 그 경쟁 관계의 다른 생물도 따라서 진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공진화 (Coevolution)라고 한다. 그런데, 이 공진화는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환경과 진화의 속도도 빠르게 지속적으로 이루어 지고 있으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곧 경쟁상대와 환경이 변화하는 만큼 뒤로 도태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끝은 멸종이다.HR과 관련된 내용을 소개하는 글에서 ‘진화론’의 소개가 뜬금없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번 글을 통해 소개하고자 하는 조직이론이 ‘조직생태학 (Organization Ecology)’이고, 이 이론은 ‘진화론’에 학문적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기업의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많은 경우 중고등학교 사회시간에 학습한 바와 같이 ‘이윤창출’이라는 답이 돌아온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이나 조직 (Organization)을 생명체로 보았을 때, 최선의 목표는 살아남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영속적 발전 혹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기업은 생존을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조직생태학은 Hann & Freeman (1977)에서부터 시작하는데, 조직 생태학은 특정한 조직과 해당 조직이 속한 조직군(organization population)의 진화를 설명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직생태학자들은 특정한 기업 하나를 연구하지 않고, 해당 기업이 속한 조직군을 분석의 단위로 하고 있다. 조직군(생태군)은 핵심 속성이 유사하고, 조직군을 둘러싼 환경과 해당 환경이 주는 압력에 대해 유사하게 반응하는 그룹을 의미한다.조직생태학이 다른 조직이론의 패러다임들과 구분되는 가장 중요한 차이는 조직과 해당 조직이 속한 환경과의 관계에 관한 설명에서 차이를 보인다. 다른 조직 이론들은 기업이 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환경으로부터의 압력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으며, 환경과 어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에 관한 것을 다루고 있으나, 조직생태학의 관점은 환경이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을 선택한다는 것이다.이것은 마치 생존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종(species)을 자연환경이 결정하는 것으로 보는 진화론적 관점과 매우 유사하다. 물론, 다른 조직이론에서도 환경에 대응하여 생존하는 것을 핵심요인으로 보고 있으나 대부분의 이론이 환경에 ‘적응’ 한다는 관점인 반면 조직생태학은 환경이 어떠한 조직을 선택하는 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질문을 바꿔보자. 기업에게 ‘경쟁’은 도움이 되는가?기업에게 경쟁은 필연적인 것이나,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기업은 경쟁을 가급적 피하고자 한다. 한 때 ‘블루오션’이 경영상의 중요한 숙제처럼 언급된 적이 있다. 경쟁 없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게 될 경우 경쟁을 위해 소요되는 천문학적인 비용들이 저감될 테니 기업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기에, 기업 경영자들의 천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조직생태학의 관점에서 ‘경쟁 없는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기업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된다.저명한 경영학자 윌리엄 바넷은 그의 저서 The Red Queen among Organizations: How Competitiveness Evolves를 통해 ‘블루오션’은 기업의 영속적인 발전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는 저서를 통해 기업에게 경쟁은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성장과 발전을 위한 핵심적인 동력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즉, 기업은 조직군 다른 조직과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생존을 위한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경쟁이 기업을 강하게 만드는 것이다. 경쟁이 일어나면, 기업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성과향상을 위한 노력을 한다. 경쟁에서 진 기업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또 다른 역량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하며 만회해 간다. 이러한 경쟁의 순환고리가 비록 기업에게 성과의 부침을 가지고 온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기업 경쟁력 강화에 순기능으로 작용한다는 관점이다.윌리엄 바넷은 이상과 같은 주장을 그의 저술 The red queen in organization evolution (Barnett & Hansen, 1996)을 통해 실증하고 있다. 1900년 이후 미국의 일리노이주의 2970개의 은행의 흥망성쇠를 분석하였는데 (거의 100년의 기간, 2천개가 넘는 기업을 연구의 대상으로 했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경쟁을 경험한 조직들은 실패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기업 대비 낮았고, 기업 경쟁력은 경쟁을 경험하지 않은 조직대비 높았다. 경쟁에 임하며 조직들은 학습하고 이로 인해 다시 경쟁은 격화되며 기업의 역량은 이와 같은 순환의 고리 하에서 점차 강해짐을 확인하였다.반대로, 경쟁상대가 없는 경우 독점적 지위의 혜택을 누리기는 하였으나, 경쟁 환경에 노출됨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부족하였고 주장하고 있다.최근의 기업환경을 돌아보면, 4차 산업혁명의 급진적인 도래로 혁신의 가속화가 그 어느 때 보다 빠르고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상황이다. 기업 생태계 역시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붉은 여왕이 말한 것처럼 뛰지 않고 경쟁하지 않는 기업은 뒤쳐질 것이다.일변 잔인하게 느껴 질 수 있겠지만, 생태계에서의 도태는 종의 멸종을 의미하며, 조직 생태학에서의 도태는 기업의 사멸을 의미한다.엘리스 보다 더 빠르게 뛰어야 하는 이유다. 참고문헌:The Red Queen among Organizations: How Competitiveness EvolvesBarnett, W. P., & Hansen, M. T. (1996). The red queen in organizational evolution.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17(S1), 139-157.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27 글로벌 기업의 성과관리, 어떻게 변하나?
OKR(Objectives and Key Result)이 뜨거운 화두다. 구글, 에어비앤비를 비롯한 혁신기업의 성과관리 툴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존 도어가 펴낸 책까지 출간되면서 OKR은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시작했다. 수많은 인사담당자는 OKR이 무엇이고, 어떻게 도입해야 하는지를 고민할 뿐 아니라 관련 정보, 기업 활용 사례, 나아가 OKR에 필요한 템플릿과 시스템을 찾기에 분주해졌다.
그 원인을 찾자면 리더와 인사담당이 고민하는 성과관리에 대한 새로운 무언가가 필요한 시기였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성과관리(Performance Management)라는 개념은 조직이 생겨나면서부터 시작된 고민이다. 목적을 가진 조직이 생기고, 그 안에 사람들이 모이면 그들 나름대로 각자가 해야 할 일과 기대 성과물이 정해진다. 누구는 이를 제시간에 멋들어지게 해내는가 하면, 또 어떤 이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의 결과물을 만든다. 시간과 돈을 비롯해 임무 수행에 들어가는 자원도 뜨거운 감자다. A라는 사람은 최소의 자원으로 예상치 못한 성과를 만들기도 하고, B라는 직원은 한참이 걸려도 결국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에 성과관리는 일과 자원, 조직과 사람을 분리해서는 생각할 수 없다. 사실 이 간단한 명제와 본질을 간과하면 결국 원하는 바를 얻기 어렵다. 조직은 결국 사람과 일의 합일뿐 아니라, 보유 자원을 투입할 수 있는 단위 개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일」 그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그저 시간 개념으로만 보더라도 그렇다. 볼트와 너트를 조립하던 생산라인의 일들은 로봇으로 대체되며 아예 사라져버리기 시작했고,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엑셀과 사투를 벌여 5시간이 걸리던 리포트들이 이제는 버튼 하나로 생성되는 세상이다. 일은 끊임없이 변하고, 기술과 환경의 발전은 「성과」의 모습도 송두리째 바꾸었다.
미래 일과 조직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겠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조직의 리더가 어떻게 조직과 개인의 성과를 관리하는지에 대한 글로벌 선진사들의 트렌드를 조망해보려고 한다. 이 역시 일의 변화에 따라 엄청나게 큰 변화를 맞닥뜨리고 있을 뿐 아니라, 그 기재나 방법론이 되는 MBO, KPI, 나아가 OKR도 큰 트렌드 안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협력(Cooperation)과 협업(Collaboration)이 성과관리의 핵심 포인트가 되었다.
과도한 경쟁보다 조직 목표를 달성하고, 협력과 협업을 통해 혁신을 이루는 것이 기업의 지속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인한 것이다. 등급화나 서열화를 통한 경쟁이 조직 총합의 관점에서 득이 될 것이 적다는 점도 한 몫했다. 실제로 지구 상에 가장 먼저 강제 배분 방식(Forced-Ranking)을 통해 성과를 만들었다 할 수 있는 GE, 전통 IT기업의 대명사 IBM 뿐 아니라 P&G, MS 등도 상대평가라 불리는 등급화를 과감하게 버렸다.
물론 이후 도입된 새로운 방식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일부(약 5~10%) 하위 배분만 남긴 회사도 있고, 또 일정 부분 최상위 성과자만 별도 구분하는 회사들도 나타났다. 이를 결정하는 데에는 기업의 규모와 철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절대다수를 이루는 일반 직원들(Mighty Middle)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최우수 인력들만을 관리하겠다는 철학을 가진 회사가 있는가 하면, 괜스레 그런 구분으로 위화감이나 동기부여 저하를 만들지 않겠다는 경영진과 구성원의 공유된 가치를 더욱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등급과 프로세스가 간소화되고 있다.
이는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이 중요해지는 최근 트렌드를 십분 반영한 결과다. 피평가자 수용성을 높이는 일은 성과관리의 핵심이었다.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평가결과와 실망스러운 면담으로 신음을 앓고 있었던 직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을까의 고민이 결국 평가의 등급과 프로세스를 더 가볍게 만드는 노력으로 구현되었다.
최근 대다수의 기업은 평가 등급을 3단계로 줄이고 있다. 기존에는 평균 5단계(S-A-B-C-D)로 운영하는 회사들이 많았다. 3단계로 줄이며 이름도 바꾸기 시작했다. 1-2-3이나 A-B-C처럼 서열의 상하관계가 확실한 등급 표시보다는 Exceed Expectation(초과)-Meet Expectation(충족)-Need improvement(부족) 나 Exceed-Achieve-Expects more 같은 단어로 명확한 메시징과 더불어 불필요한 루저 만들기를 최소화하는 선택을 했다.
프로세스는 다양한 시스템의 도입과 함께 더 빠르고 간단하게 피드백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시스템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세 번째는 조직-개인 간 목표에 대한 Alignment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오래전부터 중요하다고 했지만, OKR 등의 프랙티스가 알려지며 다시 한번 재조명받고 있는 부분이다. 회사와 조직의 목표가 자연스럽게 Cascade Down 된다는 얘기는 많이 하지만, 현실은 누더기인 경우가 허다하다. 개인은 자기 팀의 정확한 목표나 업무 범위를 공유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구성원 목표의 합이 팀장의 목표와 정확히 일치하지도 않았다. 그야말로 정렬(Alignment)되지 않은 목표로 각자가 사방으로 달려 나가는 모양새였다.
조직 전략과 목표 달성 관점에서 개인의 목표와 실행 계획이 수립되는 것을 최우선시하는 기업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5가지 우선순위를 명확히 제시하여 둘의 상호 연계성을 극대화하려는 P&G나 매년 OKR을 통해 회사-사업부-팀-개인의 Alignment를 높이는 구글이 원하는 것은 하나다.
네 번째는 투명성이 극도로 높아졌다.
사장이건 신입사원이건 자신의 목표를 명확히 공유한다. 알아야 맞춰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부분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 목표가 기업 비밀이나 보안에 이슈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엇을 어떻게 공개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사내 구성원들에게 최고 수준의 투명성을 주면서도, 보안 관점에서 문제가 없는 사항을 스마트하게 찾아내야 한다.
Facebook, Apple, Tesla 등은 경영진뿐 아니라, 구성원 개개인의 목표도 언제든지 열람 가능하다. 그가 무엇을 달성하기 위해 존재하는지를 이해하고 나면 협업도, 지향점도, Win-Win을 만들기도 용이할 것이라는 함의(Consensus)가 자리 잡은 것이다.
다섯 번째, 실시간 피드백과 코칭이 이루어진다.
마이크로 피드백, 리얼타임 피드백이라는 단어가 나온지도 수년이 지났다. 1:1을 기반으로 한 실시간 피드백이 기업과 리더에게 필수적 방법론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신세대들의 선호도 한 몫했다. 일반적인 특성으로 다수를 일반화하여 관리하는 시대를 넘어 이제 각 개인이 가진 고충과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반영해야 리더십이 제대로 서는 시대다. 뿐만 아니라 팀 리더의 관리 인원수도 10명 내외로 수렴하는 점도 눈에 띈다. 1:1 밀착관리를 통해 개인에 대해 보다 깊숙한 이해를 갖기에 적정한 숫자다.
여기에 다양한 지원 도구들도 제공되고 있을 뿐 아니라, 기업에 요구하는 상시 면담 프로그램도 이런 행동 변화를 가속화시켰다. 어도비(Adobe)의 'Check-in'이라는 프로그램은 리더와 구성원이 수시로 소통하며 진척 관리뿐 아니라 목표도 지속적으로 수정한다. 어도비는 이 프로그램이 회사의 퇴직자를 30% 이상 감소시켰다고 확신한다 말했다.
.Adobe의 Check-in Program.
여섯 번째는 동료 평가다.
한 명의 리더가 모든 구성원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 관점이 객관적이기도 어렵다. 또, 리더에게만 잘하는 사람이 왜곡된(?) 평가를 받기도 하고, 살갑지 않지만 성과가 좋은 구성원도 상당수 존재한다. 이런 여러 가지 약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글로벌 선진사들은 동료들의 평가를 적극적으로 청취한다. 협업 경험이 있는 동료가 가장 정확하고 현실적인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인터뷰한 구글러 중 다수는 본인을 날카롭게 꿰뚫어 보고, 개선 포인트를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동료평가를 구글에서의 경험 중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 여겼다. 우수한 동료와 그들의 정성 어린 코멘트를 성장의 밑거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었다.
일곱 번째, 기술이 성과관리를 직접적으로 돕기 시작했다.
평가는 각 개개인의 정성, 정량 데이터가 집결하는 인사 프랙티스다. 물리적으로 데이터가 많을 뿐 아니라, 개인이 조직에서 보여준 행동과 성과물에 대한 결괏값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감히 인사 데이터 중 가장 중요한 데이터의 집합체가 평가결과라 할 수 있다.
여기에 각종 기술이 접목되기 시작했다. 평가 프로세스를 간소화시키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App.) 뿐 아니라, 빅데이터, AI, 텍스트 마이닝을 통한 인사이트 도출 등 최근 핫하다는 기술이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이미 상당한 People Analytics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피드백의 트렌드를 분석해 개인의 향후 행동이나 퇴직을 예측하기도 하고, 다양한 인사 데이터들과 합쳐지며 엄청난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GE나 IBM은 저마다의 이름을 걸고 간단 피드백 앱도 제공했다. 미팅이 끝나도, 간단한 협업 지원을 받아도, 1:1 대화를 마칠 때에도 피드백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몇 분이면 되고, 클릭 몇 번이면 끝난다. 이는 또 다른 데이터 자원이 되고 분석의 재료로 쌓여간다. 기술이 성과관리를 혁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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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GE Application Image.
마지막은 매니저 권한 강화다.
내놓으라 하는 기업들은 그들의 조직 관리 기제의 핵심으로 'Lead by Manager'를 외친다. 조직 관리의 전권을 단위 조직 리더에게 위임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힘을 주려는 의도다. 팀 내 평가 등급을 결정하고, 이와 연결된 각종 보상의 최종 의사결정권도 리더의 몫이다.
언뜻 그럴싸해보이는 이런 관리 방식은 준비된 리더의 양성과 선발이라는 거대한 숙제에 마주친다. 제대로 학습된 리더,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아는 지식과 경험이 있는 리더를 양성하고 선발하는 일은 조직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게 하는 핵심이다.
E-Bay는 글로벌 모든 조직의 리더 전원을 Leader as Coach 프로그램에 입과시키고 수개월간의 집중 교육을 펼쳤다. IBM 역시 매니저 선발의 기준과 필수 교육을 운영하고, 여러 임원들의 인터뷰를 거쳐야만 매니저로 선발되는 허들을 가지고 있다. 준비되지 않은 리더의 위험한 운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글을 마치며 위 8가지 트렌드에 발을 맞추는 것과 함께 성과관리를 실현하는 그 순간을 지켜볼 필요도 있겠다. 아무리 좋은 제도나 방법론을 들이대도 결국은 매니저와 구성원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성과관리를 실현하는 모멘트기 때문이다. 자신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조직의 성과관리가 바뀌면 조직 그 자체가 바뀐다. 모든 구성원의 역량, 제도, 디지털 인프라가 모두 어우러져야 한다. 이 또한 조직 변화 관리기 때문이다.
긴 글이 되었지만, 성과관리라는 인사의 핵심 어젠다를 위해 고민하는 인사담당 및 리더들이 방향성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