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우리다움’ 찾아가기 “* *조직문화, 누가 담당하면 좀 나아지나?” 사실, 어떤 조직문화 담당자도 100%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조직문화를 3년째 담당하고 있지만 저 또한 아직도 미로 속에 길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는 합니다. 혹자는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조직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그 회사의 조직문화가 좋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도 합니다.특히 조직이 생긴지 수십년이 되었고, 조직 규모도 크고 흔히 ‘대기업’이라 불리는 조직 안에 있다면 이미 뿌리 깊은 어떤 분위기가 단단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조직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정말 계란으로 바위치기와 같은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라도 변화의 물꼬를 터보고자 하는 조직문화 담당자분이 있다면 저의 고군분투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조직문화에 대한 유수한 전문가들의 여러 이상적인 설명이나 접근법이 많지만 이 글은 그런 접근보다는 한 기업의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현장에서 부딪혀보며 느꼈던 것들을 공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조직문화, 누군가가 담당하면 좋아질까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 변수와 담당자에 따라 결과는 다를 것 같습니다만,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소신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 조직문화, 왜 좋아져야 하나? *” 제 스스로 수없이 던졌던 질문 중 하나입니다. 나는 왜 도대체 이 일을 하는가, 어떤 목적으로 하는가에 대해 계속 물었습니다. 사람마다 일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많은 이가 그렇듯 저 또한 동기부여가 되어야 일이 잘되는 사람인지라 스스로 일하는 목적을 찾기 위해 부단히 애썼던(?) 것 같습니다.한국 기업에서 조직문화 담당자로 일하다 보면 조직 내 상충되는 목표에 많은 실망을 하거나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과 책임을 최고 경영층에서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데 막상 수직적 조직 위계(hierarchy)로 인해 의사결정에 많은 자율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나 경영층에서 조직문화를 매우 강조하더라도 막상 세부 조직의 리더는 조직문화보다 조직의 성과에만 치중하여 조직문화에 관심이 없는(피상적으로만 관심있어 하는) 경우 등이 있겠네요.조직문화 개선을 어렵게 하는 요인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조직문화는 왜 좋아져야 할까요?이와 관련하여 아주 많은 학자들의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만, 심플하게 저는 ‘회사를 다니고 있는 나’라는 개인의 입장에서 아래와 같이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동안 일을 통해 나를 성장시키고 싶다. 성장은 내가 일을 하며 성과를 내는 과정을 통해 가능할 것이다. 성과를 내려면 일에 몰입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의 의미를 느끼고 동기부여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정리하니 일의 의미를 느낄 수 있고 동기부여가 되는 환경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었고, 구성원에게 권한이 위임되어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었습니다.보통은 성과와 회사의 성장 관련 아래와 같이 회사의 입장에서 많이 설명을 하고는 합니다. 회사는 이윤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그러기 위해 조직 구성원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고의 성과는 일의 의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에서 발휘된다 순서가 어찌 되었든, 일의 의미를 느끼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회사의 성과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나를 포함한 각 구성원의 커리어를 위해서도 최고의 성과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는 뭘까? *” 조직문화 업무를 하면서 초반에 가장 많이 고민하고, 동료들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었던 주제입니다. 현재 재직 중인 회사를 떠올리면 몇 가지 키워드가 떠오르는데, ‘이 키워드가 우리의 조직문화일까?’, ‘‘조직문화’라는 것은 대체 뭐지?’라는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학자들마다 조직문화에 대한 매우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대표적으로 아래의 정의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신념, 원칙의 총 합으로 조직의 역사, 제품, 시장, 기술, 전략, 구성원들의 성향, 운영방식, 소속 국가의 문화 같은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조직의 비전과 가치, 규범, 체계, 상징, 언어, 전제, 환경, 위치, 신념, 관습 등이 조직문화에 포함된다. 데이비드 니들 Cengage Learning Business Press(2004) ‘조직문화 통찰’을 집필하신 김성준 박사님은 ‘조직문화는 한 부족의 세계관’이라고도 표현했습니다. 조직문화 정의는 조금씩 다르지만 쉽게 이해해 본다면 ‘한 조직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무의식적으로 알려주는 이정표와 같은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 직원들은 어떤 이정표를 봐야 할까?'라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 *우리만의 이정표를 만들자” 회사 내 조직문화 지향점은 있었지만 그 목표에 다다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은 사실 부족했기에 그에 대한 합의가 필요했습니다. 현재의 CEO께서 처음 부임하셨을 때, 조직문화의 중요성에 대해 상당히 많은 강조를 하시고 스스로 직원들과 여러 소통의 자리를 가지셨습니다. 우리가 업무를 하며 최고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서로가 직급 관계 없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면서 어떻게 하면 가능하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직원들과 여러 차례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면서 본격적으로 우리 회사에서 지켜야 하는 약속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전직원을 대상으로 내가 일하는 곳의 조직문화는 다른 누가 아닌 ‘우리’가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스마트하고 즐겁게 일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아이디어를 모집하였습니다. 각 조직을 대표하는 직원들로 구성된 컬처보드 그리고 CEO와의 적극적인 토론을 거쳐 총 11가지의 약속을 만들었고, ‘현대글로비스 라이프스타일’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2019.9 현대글로비스 라이프스타일 ‘현대글로비스 라이프스타일’이라는 우리만의 이정표가 생긴 후 전 직원 대상 알리는 공표식을 CEO와 함께 시행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단순한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조직문화로 스며들 수 있도록 인사제도, 교육, 문화 개선 활동 속에 반영하고자 다방면으로 노력했습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여러 노력들을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조직문화 담당자조차 ‘이렇게 하면 조직문화가 더 나아지는가’, ‘조직문화가 좋아지면 성과도 좋아질까’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은 것은 아닙니다. 답이 명확하게 있다면 좋겠지만, 조직문화에는 어떠한 정답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재 하는 프로젝트가 또는 이 의사결정이 ‘우리다움’을 만드는 과정이며 조직 내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도 용기 내어 한 걸음 더 내딛어 보는 것이 조직문화 담당자의 역할이 아닐까하는 생각으로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