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 리더십 - 함께 써 내려가는 리더십의 정의 -
리더십(Leadership)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참 이상했다. ‘십(ship)’이라는 단어는 프렌드십(Friendship), 파트너십(Partnership)과 같이 보통은 사람 대 사람의 수평적인 관계에 관련된 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구성원을 대상으로 소수의 리더가 펼치는 영향력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던 내게 리더십이라는 단어는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HRD 일을 하면서 리더십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실제로 기업에서 수많은 리더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지금은 리더십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십’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랄까.리더십은 HRD의 꽃이라고 불리우며 많은 HRD 담당자들이 경험해보고 싶은 업무 영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래서인지 리더십을 정의 내리는 개념도 담당자마다 가지각색이다.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수직적이고 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한 카리스마 리더십(Charistmatic Leadership), 구성원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섬기는 리더십이라는 의미를 가진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거쳐 구성원의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창출하게 만드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까지 리더십을 수식하는 단어는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중이다.지난번 Wanted Career Talk에서 HRDer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세가지 질문을 던졌다.당신은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보나요?당신은 어떤 리더와 함께 일하고 싶나요?당신은 어떤 구성원이 되고 싶나요?HRD 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세 가지 질문에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는 과정을 매일 거치고 있다. 2번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멘토 #꼰대 #통제 #임파워먼트 등 개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이다. 기업에서 HRD 업을 하는 구성원 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며 함께 일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각자의 답이 필요한 질문이기도 하다.누군가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느끼는 것은 업무를 할 때 명확한 방향성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기 때문일수도 있고 마음 편히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편안함을 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성격과 속한 조직의 분위기,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 등의 다양한 조합에서 나타나는 리더로서의 색깔이 곧 그 사람의 리더십이다. 가지각색으로 정의된 리더십의 모든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리더십이 조직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만인 것이다.좋은 리더십과 나쁜 리더십은 산업 분야나 조직의 생태계와 상관 없이 일관되게 정의되기란 매우 어렵다. 좋은 리더십이라고 판단할 기준을 업무 성과로 볼 것인지, 구성원의 행복감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서도 이는 달라진다. 보통 사람들은 ‘일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리더십의 경우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조직의 분위기와 문화, 다양한 세대 구성, 비즈니스의 변화 등에 따라 유연하게 리더십의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좋은 리더가 아닐까? 책에 적혀 있는 리더십의 개념과 종류,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디지털 거인 기업의 리더십 원리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가진 스타일을 주변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시각각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좋은 리더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회사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훌륭한 리더와 일한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좋은 리더십의 기준이 셀 수 없이 다양하기 때문에도 있고 본인에게 진짜 좋은 리더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직장생활을 계속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은 깊이 있게 생각해보기를 권유하고 싶다. 항상 바쁘고 정신이 없지만 나와의 짧은 대화 속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로 몇 달간의 야근으로 고된 심신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위로는 커녕 혼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업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혹독한 훈련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이다. 사회 초년생이라고 볼 수 있는 필자에게는 아직까지 따뜻한 말 한마디 던져 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 것 같다.HR AMBASSADOR 1 기 조해리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1.17 너무 애쓰는 교육은 교육이 아니거늘 - ‘공기 반, 소리 반’을 통해 살펴본 교육의 역할 -
기업에서 HRD라는 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중 하나는 ‘성장’이다. ‘성장’의 사전적 의미는 1)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 2) 사물의 규모나 세력 따위가 점점 커짐이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어떤 것이 커진다 이다. 필자는 HRD 담당자로서 ‘성장’은 구성원 개개인의 색깔이 점점 뚜렷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곧 개인의 시장에서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고 속한 회사에서의 세력이 커지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구성원 개개인의 색깔이 점점 뚜렷해진다는 것은 다수를 대상으로 컨텐츠를 일관되게 제시하던 기존 교육의 방식과는 괴리감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구성원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HRD 담당자는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업무에 임해야 하는 것일까?TV의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프로듀서 박진영이 한 참가자를 향해 던진 심사평에서 ‘공기 반, 소리 반’이라는 원리를 언급한 적이 있다. 노래를 하기 위해 내는 소리와 그렇지 않은 공기의 비율을 반반 정도씩 가져가는 것이 노래를 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에서 진행하는 교육 역시 마찬가지로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상, 시기별 중요성, 근로기준법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오늘도 수많은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과연 이 수많은 교육들이 다 필요한 것인지는 다시 짚어볼 문제다.기업 내 교육들은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직무교육은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학습할 수 있도록 컨텐츠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학습해야 할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하다면 오프라인 강연이든 온라인 영상이든 교재든 상관 이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리더십이나 구성원의 마인드셋 교육과 같이 머리로만 학습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경우에는 체험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토론/토의와 같이 참여형 교육을 통해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경우도 많다. 방식은 다양하지만 모두 다 ‘교육’이라는 프레임 아래에 진행되고 있다.교육에 참여하고 싶은 구성원은 해당 과정에 수강신청을 하고, 일부 시간을 할애하여 그 기간 하에 내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참여를 한다. 그리고 다시 현업으로 돌아간다. 교육이라는 프레임 아래 참여자가 가진 믿음과 따로 할애한 시간, 이는 모두 교육을 위한 교육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교육을 위한 교육이 아닌, 성장을 위한 교육을 위해서는 HRD 담당자가 먼저 해당 프레임을 깰 수 있어야 한다.풍부한 컨텐츠와 유명한 연사들의 강연을 통해서는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자리에서 youtube에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하고 어떤 채널을 통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반복되는 회사 내 일상 속에서 나의 색깔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서 매일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의 색깔을 잃지 않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어떤 작은 시도들을 해볼 수 있는지…구성원들이 일을 통해, 일상을 통해 소소하지만 매순간 깨달을 수 있는 포인트를 던져주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컨텐츠 제공을 통해 타겟이 되는 내용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소리)에만 몰두하지 않고, 적당히 힘을 뺀 상태로 특정 방향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도록 지원(공기)해주는 것이 교육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HR AMBASSADOR 1 기 조해리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1.17 이제 신입사원 조직사회화는 버려라 (feat. Dark side of Socialization)
'신입사원 조기전력화 및 조직사회화’신입사원 교육의 목적으로 수십 년 간 사골처럼 작성되어 온 두 가지다.먼저 조기전력화라는 말을 살펴보면 이 말은 본래 군대에서 사용하던 용어다.말 그대로 전시 상황에서 빠르게(조기) 신병들을 훈련시켜 **전선에 투입(전력화)**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과거 한국 경제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대기업 중심의 대규모 집단 채용이 진행되었다.
마치 전시상황의 신병들처럼 사업의 확장 속도가 그들이 육성되기를 기다려주지 않았다.시스템적으로 빠르게 육성하지 않으면 그대로 실전에 투입되어 총알받이가 될 수도 있던 것이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pexels.com/ko-kr/photo/280002/)다음으로 조직사회화에 대하여 살펴보자.학자마다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1968년 사회화의 개념을 조직차원으로 처음 도입한 샤인의 정의가 가장 대표적이다.
조직사회화(organizational socialization)란 조직생활에 필요한 요령들을 익히거나그 조직이나 집단에게 중요한 것들을 실제로 중요하다고 인식하도록 훈련 및 학습하는 과정이다(Schein, 2003).
쉽게 말해 조직에서 중요하다고 하는 것들을 개인들의 머릿 속에 집어넣는 과정이다.(혹자는 피의 색깔을 바꾼다고도 한다. S그룹 신입 교육을 받고나면 푸른 피가 흐르게 된다는.)최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흥미로운 아티클이 실렸다.Stop Hiring for Culture Fit (조직문화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을 중단하라)(원문: https://hbr.org/2018/01/how-to-hire?utm.medium=social&utm.campaign=hbr&utm.source=linkedin&tpcc=orgsocial.edit)약 14년 간 넷플릭스의 CTO(Chief Talent Officer)로 근무한 Patty McCord가 그녀의 경험을 바탕으로 게재한 글이다.그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적합한 사람을 채용한다는 것이 문화적 적합성(culture fit)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조직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화적으로 잘 맞는다고 표현할 때 실제로 의미하는 것은단지 그와 맥주 한잔 하고 싶은 사람을 뜻할 뿐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사람들은 유사성 유인 이론(similarity attraction theory)에 의거하여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더 끌리기 때문에 ‘문화적으로 나와 잘 맞는다’는 판단은 단지 ‘나와 비슷해서 편하게 술 한잔 하고 싶은 정도’의 사람일 뿐이라는 의미다.
그것이 결코 성과를 더 잘 내고 일을 더 잘한다는 의미가 아니다.우리가 인성 검사에서 필터링하는 다양한 성격의 사람들, 모든 종류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필요한 일을 잘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Patty McCord는 이러한 잘못된 채용 전략은 조직의 다양성 결여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학자들의 연구에서도 개인의 성향과 무관하게 조직의 문화에 순응을 강요하는 강압적 조직사회화는 다음과 같은 부작용을 불러일으킨다고 경고했다.
신입사원의 순응을 자극하고 강요함으로써 신입사원의 자기 표현과 창의성의 표현을 막을 수 있음(Levine, Choi, & Moreland, 2003).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기본심리자본을 손상시킴(Soenens & Vansteenkiste, 2011)
강요된 조직사회화는 오히려 조직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Deci & Ryan, 2000).
그 동안 우리가 시행해 온 신입사원 조직사회화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핵심가치를 내재화한다는 미명(美名)하에 개인 별/조 별 과제를 제시하고, 지도 선배를 붙이고,동일한 커리큘럼으로 2주, 3주, 4주... 조직에 순응시키거나 혹은 순응한 '척' 연기하도록 강요하진 않았을까?Digital Transformation을 언급하며 창의성을 기대한다면서,
사실은 '우리 조직문화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신입사원다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라고 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문헌에서 찾은 한가지 실마리는 ‘진정성을 갖고 자기 자신 본연의 모습으로 행동'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실제로 모나코, 스페인, 프랑스 세 국가의 학자들이 다양한 산업에서 일하는 신입사원 142명에 대해그들의 리더와 짝을 지어(Dyad) 6개월 간 실증 연구를 수행했다(Montani, Maoret, & Dufour, 2019).강압적이고 획일적인 조직사회화 전략을 펼치지 않고, 리더가 신입사원의 특성에 맞춰 진정성을 갖고 지원해주었을 때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보다 더 효과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창의적으로 행동하며,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고,
새로운 조직 환경에 진정한 구성원으로 사회화가 됨.
(이미지 출처 : Getty Images/iStock photo by fizkes) 이제 세상(사회)이 변했다.사람(고객)들도 변화했다.Mass recruiting이 사라지고, Talent Sourcing의 시대다.신입과 경력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통일된 인재상보다는 직무 전문성과 다양성이 더 중시된다.우리 회사의 인재상과 문화에 부합하는(Organizational Fit) 사람들만 선발하고,획일적인 커리큘럼으로 핵심가치를 빠르게 강제 주입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시장(고객)의 요구에 부응할 수 없기 때문이다.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것은 단지 방법적인 측면일 뿐이다.신입사원 선발과 온보딩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타이밍이다.분명한 것은 이제 강압적인 조직사회화는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REFERENCESDeci, E. L., & Ryan, R. M. (2000). The" what" and" why" of goal pursuits: Human needs and the self-determination of behavior. Psychological inquiry, 11(4), 227-268.Paulus, P. B., & Nijstad, B. A. (Eds.). (2003). Group creativity: Innovation through collaboration. Oxford University Press.Montani, F., Maoret, M., & Dufour, L. (2019). The dark side of socialization: How and when divestiture socialization undermines newcomer outcomes.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40(4), 506-521.Schein, E. H. (2003). Organizational socialization and the profession of management. Organizational influence processes, 36(3), 283-294.Soenens, B., & Vansteenkiste, M. (2011). When is identity congruent with the self? A self-determination theory perspective. In Handbook of identity theory and research (pp. 381-402). Springer, New York, NY. 다음편 예고>심리적 안전감이 오히려 조직을 망칠 수도 있다.(feat. Dark side of Psychological Safety)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1.18 개개인의 역량을 발현시키고 행복을 찾게 돕는 것에 집중하기 - 마이다스아이티 김정한
❗️ 마이다스아이티 HRD 파트장이자 생존 7년 차인 김정한님 이야기
HR에 본격적으로 몰입하기 전 관심 분야는 교육이었다. 선생님이 첫사랑이라거나 교육자 집안의 장남으로 대를 이어야 한다는 스토리는 아니고, 남들과 조금 다른 학창시절을 거쳤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홈스쿨링과 대안학교다.
제도권 탈출 후 학교가 에스컬레이터였다고 느꼈다. 시간만 흐르면 학년이 오르고 주변의 대우가 달라지니 마치 내가 성장한 것으로 느껴왔다. 에스컬레이터를 탈 때 우리는 올라가고 있지만, 사실 내가 직접 내디딘 발걸음은 한 걸음도 없다. 학교를 그만두고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보니 직접 걷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열심히 걷고, 열심히 꿈꿨다.
주변 친구들이 거창한 꿈 하나씩 가질 때 나도 꿈 하나 만들었다. 재미있게 대안학교를 다니다 보니 이 시간이 모두에게 허락되지 않는다는 게 아쉬웠고, 불공평하다 느꼈다. 다양한 교육과 삶의 방향을 소개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이를 '길소개꾼'이라 정했다.
즐거운 게 좋았다. 누군가 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웃으면 더 좋았다. 웃을 수 있다는 건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의미다. 그리고 안전함의 뒷심으로 나오는 게 용기라 생각했다. 용기를 줄 수 있는 사람은 즐거운 영향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꾼'이 바로 그러한 존재라 생각했다.
'자기다움'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나에게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어떻게 살까 고민했던 시간은 인생에 새겨 볼만한 좋은 시간으로 남아있다. 한 마디로 재미있었다.
공부하러 대학에 갔다. 교육학은 아니고 신문방송학이었다. '소개꾼'이 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왜 소개를 하고 싶은지는 마음에 품었으니,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었다. 소통, 매체가 특히 궁금했고 열심히 공부하고 놀면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 시기에 멘토링 스타트업을 만들어 청소년을 많이 만났다. 부족하지만 책도 한 권 내봤다. 그러나 마음속 채워지지 않는 것이 있었는데, 내가 만난 청소년과 청년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바뀌지 않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회사에 들어가 HRD라는 영역을 중심으로 HR에 몰입했다. HR은 결국 'H'와 'R'인데, 회사는 내게 'H(uman)'에 대한 정체성을 깊게 고민할 시간과 기회를 주었다. 사람 키우는 회사라 불리는 곳인데, 좋은 공부 하고 있다. 개성과 다양성의 시대지만, 사람들이 제각기 자신의 결대로 꽃피우기 위해서는 우리가 모두 인간이라는 정체성의 같음에 집중하고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했다.
회사 소개를 하자면 건축 소프트웨어 세계 1위로 출발하여, 지금은 AI 면접으로 알려진 AI 역량검사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시장을 선도 하는 기업이다. 1,000여 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을 고객으로 점유하고 있으며 현재는 채용뿐만 아니라 인사 관리 프로그램 분야에서도 몫을 하고 있다. 매년 국내 1,500여 명의 인사담당자가 참석하는 국내 가장 큰 규모의 HR컨퍼런스를 개최, 대한민국 인사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는 이 회사에서 HRD의 파트장을 맡고 있다.
더 흥미로운 것은 회사 사업의 목적인데, 이윤 추구보다 세상의 행복 총량을 증대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여긴다. 우리의 기술로 세상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자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중요한 것은 '사람'에 있다고 믿는다. 좋은 인재를 채용, 육성하고 성장한 인재가 더 좋은 영향력을 펼쳐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인재란 무엇이며 인재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좋은 기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언젠가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가짜 스펙이 아닌 진짜 스펙(역량)에 세상이 주목하고 육성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기업들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결국 일에 대한 인식, 사회에 대한 인식, 그리고 교육의 의미와 그 목적까지 새롭게 정의되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길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이 단순히 이상적이기만 해서는 안 된다. 머리는 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꿈을 꾸며, 발은 단단히 땅을 지지하고 있어야 한다. 회사에서는 심리학, 뇌신경과학, AI 기술 등을 통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며 우리가 상상하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AI에 관한 이야기를 아무리 하더라도 HR은 끄떡없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가장 중요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사람을 평가하고 보상하고 관리하던 시대에서 더 자세히 사람을 들여다보고 그 사람의 역량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도와 행복을 꿈꿀 수 있는 방향성을 고민하는 것이 아닐까? 파트원들과 매일 토론하지만 참 어렵다. 하지만 계속 웃으면서 할 것이다. '꾼'을 꿈꾸니까.
🔫 다음 인터뷰이를 빵야빵야
"솔리드웨어(다빈치랩)의 김보라 담당자님을 추천합니다. 제가 HR에 대해 처음 알아갈 때 무한한 가능성과 영감을 공유해주신 분입니다. 지금은 솔리드웨어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나누고 있으신데요! 김보라님의 좋은 향기가 더 많은 분께 퍼져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합니다 :)"
🔵 정한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나요?
► Jung Han Kim - 마이다스아이티(MIDAS IT) 인재육성파트(HRD)ㅣLinkedin
.인사담당자로 살아남기 시리즈.무한 경쟁 시대. HR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사담당자들의 생존 스토리를 담습니다. ⛑전체보기2020-11 작성된 글입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1.18 배워서 남 주려고 스스로의 성장을 다그치는 - HRDer Coach 백종화
❗️ 블랭크코퍼레이션 HRDer Coach이자 생존 13년 차인 백종화님 이야기
"직장 생활은 2004년 7월부터 했으니 18년 차이고 그중 HR은 13년 차입니다. 현재 블랭크코퍼레이션에서 HRDer Coach로 활동하며 교육과 코칭으로 블랭커의 성장을 돕고 있어요. 저는 성장하고자 하는 루틴을 몇 가지 가지고 있는데요. 이 루틴은 Input과 Output으로 되어 있습니다." Input
한 달에 한 권 정도 책을 읽고 정리합니다. 이는 평균치이고 1년으로 보면 15권 정도의 경영 서적을 읽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매주 2~3명의 사람을 만납니다. HR일 수도 있고 CEO나 다른 과업을 수행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분들을 통해서 나와 다른 관점과 경험에 대해 듣고 토론하죠.
매일 기사, 아티클 등을 보면서 좋은 자료를 수집합니다. 이를 통해서 뉴스레터를 만들고 있고요. 이 뉴스레터를 카카오톡으로 공유한 지는 3년이 지났는데 20년 10월부터는 메일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현재 구독자는 750명이 조금 넘는데 이걸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겠죠? (구독 신청은 여기입니다)
가장 많은 인사이트를 받는 것은 스터디입니다. 코로나 이전엔 매월 정기적으로 모여 스터디를 했어요. 조직문화 북클럽, 스타트업 HR 모임(20년 11월 시즌1이 쫑 났고, 2021년 2월부터 시즌2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회사 밖 동료, 비즈니스 코칭 경험 공유 등이 있습니다.
또 다른 학습 방식은 하나의 주제를 깊이 있게 파는 것입니다. 19년에는 MBTI 100H, CPI 20H, Coaching 40H, 작년에는 퍼실리테이션 40H 정도 집중적으로 학습했어요. 올해는 1월에만 비즈니스 코칭 40H 정도를 연차를 내면서 배우고 있습니다. 솔직히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고 자격도 있지만, 보강을 위해서 지속해서 배운 것이죠.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제 성장이 멈추더라고요. 배우면 또 모르는 것이 나오고요.
Output
과거에는 인풋이 많았다면 이제는 아웃풋이 조금 많습니다.
"매일 글쓰기" 매일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2시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글을 씁니다. A4 2~4장 정도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모인 블로그 글이 1,300여 개 정도 됩니다.
"아티클 연재하기" 매일 쓴 글을 모아서 폴인에 연재하기 시작했어요. 20년 8월9월에는 ‘팀장이 된다는 것’, 12월2021년 1월에는 ‘피드백을 한다는 것’이라는 주제로 연재했습니다. 2021년에는 원티드의 인살롱 필진으로도 참여하게 되었네요.
"강의" 외부 강연을 월 1번 정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강연은 솔직히 부담되지만, 준비 과정에서 학습하며 성장한다는 것을 알기에 가능한 한 하려고 합니다.
"코칭" 1 ON 1 또는 CEO와 임원 코칭을 통해 그들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면서 저 또한 다양한 관점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2020년을 돌아보니 1 ON 1은 116회, 총 150시간의 시간을 가졌더라고요. 그중 CEO 코칭은 2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21년 1월에도 스타트업 CEO 4분을 만나 코칭 수다를 하면서 각자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었고요.
HR 담당으로서 크게 성장하는 시기가 몇 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현장을 경험할 때. 18년의 경력 중 만으로 5년은 HR이 아닌 현장을 경험했습니다. 패션 사업부의 아동복 브랜드에서 영업, 마케팅, 상권, 재런칭 프로젝트 PM 그리고 영업부서장으로 근무했거든요. 제 HR에 가장 큰 도움을 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찌 되었든 HR은 구성원이 더 성장하고 성공하도록 돕는 부서이기에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거든요.
둘째. 직무의 확장이 올 때. 저는 HRD를 기반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할 하나만 담당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HR에서 팀장이나 실장을 맡을 때도 그룹에서는 조직문화, 부회장 비서실장 등의 과업을 함께 주면서 겸직을 했거든요. 조직 내에서의 강제적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해야 할까요? 당시에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었지만, 경험이 쌓인 지금은 '직무의 확장은 곧 성장'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려운 프로젝트를 경험하거나 새로운 직무를 경험하는 것 모두요. 자발적 사내 스터디 모임을 운영하면서 스스로 직무를 확장한 경험도 자주 있었는데, 그 커뮤니티 모임도 저의 성장을 가속화 시킨 방법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환경이 바뀔 때. 다양한 환경의 변화가 있었지만 일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이직이었습니다. 16년이라는 시간을 한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이직한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었는데요.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인사 실장에서 교육담당자로 환경이 변화니 제 역할과 가치관이 많이 바뀌게 되더라고요. 특히, 스타트업에서의 1년은 대기업 5년의 세월과 맞먹는 것 같습니다. 성장의 속도, 생각의 깊이, 다양성의 경험에서 말이죠. 자신이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 그리고 꼭 해야만 하는 것이 있다면 이직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고민해 보면 좋겠습니다.
전략 - 의사결정 - 조직문화 - 리더십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조직의 CEO, 리더들은 이것을 따로 떼어서 생각하게 되죠. 조직은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입니다. 한 군데에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모든 곳으로도 문제가 퍼지는데 그걸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가장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는 '문화는 전략을 매일 아침 식사로 먹는다. ‘Culture eats strategy for breakfast’라는 피터 드러커의 명언입니다.
'이 관점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한다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가지고 모든 문제를 배우고, 학습하고, 피드백하는 ‘Growth Mindset’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조직은 단 한 곳도 없을 것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정답을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문제가 사라질까요? 아니요. 그럴 일은 절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의 의견을 솔직하게 주고받으면서 ①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②다양한 관점에서 이유를 찾고 ③다양한 관점에서 해결책을 논의하고 ④빠르게 실행하고 다시 피드백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HR도 동일합니다. 과거 대기업에 있을 때는 꽤 많은 시간을 들여 디테일한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그렇게 하면 문제가 곪아버리더라고요. 지금은 다 같이 달려들어서 문제를 정의하고, 대안을 찾고, 빠르게 실행합니다. 그리고 이런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는 거죠. 평가와 피드백 제도를 설계할 때도 그랬습니다. 빠르게 완성도를 올려 적용해 보고 우리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구분해서 피드백합니다. 다음 평가 피드백 때는 좋았던 것은 남겨두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개선하는 형태로 지속적인 수정을 진행하면서 우리만의 방식을 찾아가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 배우고 경험했던 패턴들을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고 전하면서 학습하고 있습니다. Case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할까요? 경험을 전해주고, 그분들의 실행 과정을 코칭 하며 저 또한 배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HR분들께 제안하고 싶은 부분은 다양한 사람들, 다양한 회사의 HR과 정기적으로 소통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HR은 정보에 대해 보수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나하나 보안이 아닌 부분이 없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구체적이지 못한 내용을 학습할 수밖에 없죠. 하지만 커뮤니티에서는 그런 보안이 일부 해제됩니다. 실제 사례와 함께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을 수 있고 고수의 노하우를 받을 수 있어요. 그런 모임을 찾으면 좋겠습니다.
또 하나, 코칭을 받거나 자문받을 수 있는 고수를 알고 있으면 좋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새로움에 도전할 때, 복잡한 상황에 놓였을 때 내가 고민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런데 같은 문제를 다른 관점, 다른 시선에서 함께 고민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문제는 조금 더 쉽게 해결할 수 있죠. 그래서 코치가 필요하고 멘토가 필요합니다. 한번 찾아보세요.
마지막은 사람 공부를 더 해야 합니다. 철학이나 심리학일 수도 있는데, 어찌 되었든 HR은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이해하면 할수록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저 또한 그런 공부를 계속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이게 끝이 없습니다 :)
🔫 다음 인터뷰이를 빵야빵야
"마이리얼트립 박수현님, 우아한형제들 김형우님을 추천합니다. 수현님은 마이리얼트립이라는 성장하는 기업에서의 경험과 2020 코로나를 극복했던 경험을 공유해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형우님은 현재 우아한형제들 채용팀에 재직 중인데, 채용이라는 직무에 대해 다양성을 공유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 고수 종화님과 의견을 나눠보고 싶나요?
백종화 (JongHwa, Baek) - 블랭크 코퍼레이션 (Blank corp) 피플 유닛 프로ㅣLinkedin .인사담당자로 살아남기 시리즈.무한 경쟁 시대. HR 세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인사담당자들의 생존 스토리를 담습니다. ⛑전체보기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