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적인 혁신이 일상이 되는 뉴노멀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현재 내가 속한 금융산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도전 앞에 서 있다. 업의 공공성에 의해 각종 우대를 받아 왔던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에 노출되어 있고 심지어 비즈니스의 판을 새롭게 짜야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우리 모두를 강타했으며, 5년 또는 그 이상이 걸릴 수도 있었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비대면 서비스가 단 1년의 시간동안 가능하게 되었다. 더욱이, 2020년 3월 데이터3법을 시작으로한 금융산업의 변화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업에 대한 정의를 바꾸는데 충분한 이유가 되고 있으며, 그 변화의 중심이 정부로부터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변화의 속도를 더디할 수도 버틸수도 없는 상황이 되었다. 특히 정부는 핀테크를 비롯해서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그라운드에서 활발하게 뛸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 및 마이페이멘트 사업을 통해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여기에 국내외 유수의 빅테크 기업들의 참여까지 이루어 지면서, 기존 금융 산업은 더 이상 가까운 미래 조차 예측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그렇다면 금융산업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뚫고 나가야 할 것인가? 나는 결정적인 역할은 역시 “사람”이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회사에서 급여를 받기 위해 일하고 있는 단순한 직장인이 아니라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사내기업가”들에게 있다. 사내기업가, 그들은 누구인가? 사내기업가란, 기업에 속해 있지만 나에게 주어진 업무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비즈니스의 제품 및 서비스를 기업가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개발/출시하고 끊임없이 실험을 통해 가장 최적화된 상품을 제공하도록 드라이브 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들은 자신이 맡은 바 업무를 해 내지만, 동시에 스타트업과 같이 끊임없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고, 자신의 분야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항상 예의주시 하며, 업계에서 어떻게 차별화 될 수 있을지를 스스로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회사에 소속되어 있지만 회사에 기대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독립적으로 일한다. 또한, 회사에 속해 있으나 여러모로 실제 기업 이끄는 신생 스타트업의 대표와 같다. 신생 스타트업은 생존을 위해 시장의 요구사항에 따라 언제든지 자신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시장에 흐름을 항상 주목하고 있으며 니즈에 재빠르게 대응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새롭게 배울 준비가 되어 있다. 그들은 변화에 적응할 뿐만 아니라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한결국은 변화를 주도한다. 매번 불편한 선택을 하지만 그것이 결국 가장 편안한 길이라는 것을 직관적으로 이해한다. 또한 새로운 지식과 기술에 항상 관심을 갖는다. 새로운 기술은 더 나은 기회를 창출 할 수 있고 많은 사업분야를 연결하여 완전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나아갈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끊임없이 배우며, 그것들을 하나 하나 연결해 간다. 형식지가 암묵지로 전환되는 짜릿한 순간을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 그들이 끊임없이 이렇게 하고 있는 이유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회사 일”이 아니라 자기 사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회사 안에서 일하고 있지만 이미 그들은 스스로를 창업한 셈이다. 이러한 사내기업가들이 많은 회사는 모두가 그렇게 원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이 가능할 수 밖에 없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무수히 많은 전략에서 나오는 것 같지만 결국은 사람에게서 나온다. 그들은 때로 고되다 할 지라도 자신과 자신이 속한 부서 이외의 영역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한다. 사일로에 갖혀 있기보다 내가 하는 일이 회사 전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를 가늠하여 적극적으로 자신의 지식을 다른 분야로 확장한다. 또한 그들은 연결의 힘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여긴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무례하게 행동하지 않으며, 직급과 연배에 관계없이 사람들을 소중하게 대한다. 그들에게 동료와 선후배는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해야 할 관계이고, 언제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함께 만들 수 있는 예비 동업자이기 때문에 눈 앞에 있는 이득 때문에 사람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는 과연 사내기업가를 양성할 수 있는가? 하지만 정말 안타까운 현실은 이러한 사람들을 기업 내부에서 찾아보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람들을 변별하고 채용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쉽게도 이러한 특성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을 찾기는 쉽지 않으며, 현재의 채용 시스템 하에서 그들을 변별해 내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기업은 사내기업가들을 양성해 내야만 하며, 이것은 향후 넥스트 먹거리를 찾는 것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내기업가를 양성하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 방법이 필요한데, 지금까지의 보상, 평가, 인재 육성 방식을 뛰어 넘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일하는 방식과 구조를 바꾸고 직무 자체에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직원들이 작은 성공이라 할지라도 반복적으로 성취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실제 내가 회사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경험하게 하고, 지속적으로 다음 단계로 넘어 갈 수 있도록 정교한 프로세스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직원들에게 초기 일정부분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서 사내기업가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참여하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리더십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리더가 되기 어려운 것 처럼, 사내기업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해서 그들을 기업가로 길러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이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나 제품 및 서비스를 실현해 볼 수 있도록 실험의 장을 마련해 주고 아이디어를 최소기능제품(MVP : Minimum Viable Product)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조직적 토양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수익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제적인 투자를 하기가 쉽지 않아,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어떻게 사내기업가를 양성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러한 조직의 문화를 가져가기 위하여 어떤 혁신적인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지 다음 호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