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HR: 책 읽어 드립니다> 네 번째 책은 **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이다. 경영학 분야의 고전이자, 학습 조직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법한 책이다. 하지만, 고전의 또 다른 정의가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끝까지 읽지 않는 책'이듯, 완독 하기 어려운 책으로도 유명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처음 접한 건 2010년이며 당시 <제 5 경영>이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번역도 꽤 난해해서 제대로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오래 붙들었던 책이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쉽지 않은 책이며, 피터 센게의 관점을 제대로 습득했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회에 짧게나마 소개하고 싶다. <학습하는 조직>이라는 이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피터 센게가 품은 생각과 마주쳐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학습 조직을 이루는 5가지 요소를 소개한다. 첫 번째, 개인적 숙련 "학습의 주체는 조직이 아니라 개인이며, 조직은 학습하는 개인을 통해서만 학습할 수 있다." 이 말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담는데, 결국은 개인이 학습 조직을 이루는 기반임을 의미한다. 개인적 숙련도가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비전과 현재를 명확히 인식하고, 창조적 긴장을 즐긴다. 그런 사람들이 모였을 때 학습하는 조직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개인적 숙련'을 촉진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조직의 비전만 강조하기보다는 개인의 비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리드 호프만은 책 <얼라이언스>에서 개인과 조직이 공동의 목적을 설정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말한다. 즉, **"회사를 떠난 뒤 어떤 일을 꿈꾸고 있습니까?"**에 대해서 미리 묻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버즈빌 역시 채용 시 "당신의 이룰 수 없는 꿈은 무엇인가요?"를 반드시 묻는다. 개인적 목표가 없는 사람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정신 모델정신 모델이란, 구성원들 마음속에 자리 잡은 가정이나 이미지로서 현상을 이해하는 인식 체계다. 한번 자리 잡힌 정신 모델은 쉽게 변화하지 않으며, 구성원들의 행동에 뿌리 깊게 영향을 미친다. 암묵적인 정신 모델을 표면화하고,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누구나 심리적 안전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어떤 문제든 질의하고, 공론화되고, 논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부단히 조직의 정신 모델을 성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버즈빌에선 격주마다 전체 회의를 진행하는데, 이때 구성원들의 다양하고 익명 질문에 답을 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다른 구성원들의 관점을 이해하게 되며 어떤 질문도 허용된다는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한다. "자신의 마음에 드는 정신 모델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것도 대체로 역효과를 부른다. .. 설령 자신의 정신 모델이 낫다고 하더라도 그의 역할은 다른 사람에게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것을 고려해보도록 솔직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P. 267 세 번째, 공유 비전무리와 집단, 팀의 차이는 '공유된 비전'에서 온다. 공유 비전이란, 조직의 방향과 목표에 대해서 구성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비전의 공감대에 따라서, 높은 몰입과 결속력이 자연스럽게 이끌어진다. 하지만, '나의 비전'을 '우리의 비전'으로 만들기 위한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그것은 단선적, 일방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서 함께 형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앞선 '개인적 숙련'에서 강조했듯 개인의 비전에 귀를 기울이고, 조직의 목표와 연결 지어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만의 비전이 없으면 다른 누군가의 비전에 '참여'하는 것밖에 못한다. 그때의 결과는 추종이지 결코 헌신이 아니다. 반면에 강한 개인적 지향을 가진 사람은 '나 혹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이룰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힘을 모은다." P. 279 네 번째, 팀 학습팀 학습은 바라는 결과를 위해 팀의 노력을 정렬(Alignment)시키고 시너지를 내는 과정을 말한다. 팀 학습의 핵심 요소는 대화(Dialogue)와 토론(Discussion)인데, 대화를 통해 서로 갖고 있는 불일치를 드러내고, 다양성을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토론을 통해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며 최종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결국 대화와 토론은 다양성과 합의를 의미하며, 그 과정을 통해 내 이익이 아닌 팀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취하게 되며, 해결하기 어려운 공통 문제를 함께 해결하게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대화'와 '토론'의 균형이다. 서로 다른 입장에 부딪치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새롭고 창조적인 제3의 답안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팀 학습의 결과다. 마지막, 시스템 사고시스템 사고란 전체를 인지하고 부분들의 인과관계와 역동성을 이해하며 총체적 관점을 갖는 것을 의미한다. 학습 조직을 실천하기 위해서, 시스템 사고가 강조되는 이유도 피터 센게가 증상에 대한 처방이 아닌, 문제의 근본을 해결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때 필요한 것은 앞서 말한 개인적 숙련, 정신 모델, 공유 비전, 팀 학습이 하나씩 분리되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관계 속에 조화롭게 실천하는 것이다. 즉, 피터 센게는 학습하는 조직이 '부분의 합'을 뛰어넘는 '전체'로서 존재하기를 지향하며, 결국 시스템 사고를 중심으로, 학습 조직의 철학은 돌아간다고 볼 수 있다. 시스템 사고를 잘 보여주는 문장이다. "어제의 해결책이 오늘의 문젯거리일 수 있다." "단편적인 조치들은 당장 효과가 있지만 최종적으로 나쁜 결과를 만든다." "원인과 결과는 서로 가까운데 있지 않다." 코로나 19를 비롯하여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지금, 학습 조직의 필요성은 더 이상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조직의 학습력이야 말로, 지속적인 우위를 만드는 유일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피터 센게는 학습조직이란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능력을 확장시키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달성하겠다는 집단적 열망이 추구되고, 함께 학습하는 방법을 배우는 집단으로 정의했다. 이를 위해서 앞선 5가지 요소를 조화롭게 실천해야 하며, 무엇보다 단선적 사고를 넘어 전체적인 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학습하는 조직을 '성찰' 그리고 '질문'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하고 싶다. 학습하는 조직을 위해선 결국 개인과 조직이 끊임없이 성찰하고 질문해야 한다. 나의 비전은 무엇인지, 조직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내 생각은 다른 이와 어떻게 다른지, 구성원들의 공통된 관점은 무엇인지. 이 모든 질문들이 동떨어져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닐까? <학습하는 조직>을 만들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