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두 커피의 맛과 가격이 똑같다면, 여러분께서는 어떤 커피를 고르실 건가요? 아마 대부분 스타벅스 커피를 고르셨을 겁니다. 차이는 딱 하나 "스타벅스 로고" 뿐이지만요. 대체 이 로고가 갖는 힘이 무엇일까요? 스타벅스를 선택했던 이유를 다시 한 번 떠올려보세요. 지금 떠올리신 그 이유, 바로 브랜딩의 효과입니다. 브랜딩이란 상대방에게 어떤 상품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기억이란 해당 상품에 대한 긍정적인 기억을 말합니다. 즉, 우리가 스타벅스에서 경험한 긍정적 기억 때문에 아무런 정보도 없는 커피보단 스타벅스 커피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죠. 이제 '커피'를 '교육'으로 바꿔 생각해보겠습니다. 교육 담당자로서 우리의 상품인 '교육'은 임직원들에게 긍정적인 기억으로 자리하고 있나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Z세대의 사회진출 그리고 코로나19 등의 이슈로 기업교육은 커다란 변화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교육 담당자로서 활용 가능한 시간은 짧아진 반면 교육 요구는 더 다양해졌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는 기존의 교육형태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니어 HRDer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잘 팔리는(=인정받는) 직무교육을 기획, 운영할 수 있을까요? 교육을 브랜딩하자그 해답을 브랜딩에서 찾고자 했습니다. 시대와 환경은 변하고 있지만 '교육을 통해 임직원의 역량GAP(기대수준, 현재수준)을 최소화하여 성과창출에 기여한다'는 기업교육의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은 임직원에게 반드시 필요한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브랜딩이 교육에 필요한 이유입니다. 임직원에게 '사내교육을 들으니 현업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더라', '우리 회사는 나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제공해주더라'와 같은 긍정적인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임직원에게 "교육은 꼭 필요한 것이다"라는 긍정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주니어 HRDer로서 교육 브랜딩,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STEP1. 내가(=교육담당자)가 아닌 직원들이 원하는 교육 찾기주니어 담당자로서 본인도 모르게 범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내부 데이터가 아닌 외부 데이터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상황은 이렇습니다. 교육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사에서 이런 교육을 했다던데?' 또는 '요즘 교육 트렌드는 이런 거 라던데?' 와 같은 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게 되죠. '나도 이런 것들을 해야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는 점점 더 외부 데이터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이렇게 타사사례, 트렌드, 이슈에만 집중하게 되면 정작 가장 중요한 임직원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됩니다. 우리가 만든 교육을 소비하는 주체는 임직원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말입니다. 그리고 결국 '교육 대상자(=임직원)에게 필요한 교육'이 아닌 '교육 담당자가 하고 싶은 교육'을 만들고 맙니다. 반면 내부 데이터에 집중하면 답은 명확해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내부 데이터란 교육 니즈 설문 결과, 교육 피드백 설문 결과, 사내/외 교육데이터 현황 등을 말합니다. 이 모든 데이터는 임직원들이 우리에게 전달해준 데이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통해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교육은 무엇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근무 중인 팀 내에서는 아래와 같은 내부 데이터 기반의 대시보드를 제작 및 활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대시보드는 사내과정으로 운영 중인 직무공통 아카데미의 19, 20년도의 설문 결과를 테블로로 시각화한 것입니다. 과정별/ 담당자별/ 교육형태별 과정만족도, 현업관련도, 현업적용의지, NPS점수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어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대시보드를 활용하여 데이터값으로 저장된 여러 필터를 추가하면 다양한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본 대시보드에 '강사'라는 필터들 추가하게 되면 사내/외 강사가 진행했던 과정별 항목을 확인할 수 있고, 영역별로 어떤 방법을 선택하는 게 임직원에게 효과적인지 확인 가능합니다. 이렇듯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게 되면 임직원의 교육 니즈를 명확하고, 세분화하여 살펴볼 수 있습니다. STEP2. 교육요구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하기내부 데이터를 통해 임직원의 교육 니즈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커스터마이징(=원하는 형태로 제공)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역시도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면 됩니다. 설문 데이터, 주관식 피드백, 사내/외 교육 현황 데이터 등을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설문을 통해서는 어떤 형태의 교육이 만족도가 높았는지 확인해보세요. 주관식 피드백을 통해서는 만족도가 높았던 과정은 어떤 부분이 좋았는지, 만족도가 낮았던 과정은 어떤 부분이 불만족스러웠는지를 파악해보세요. 그리고 사내/외 교육현황을 통해서는 어떤 형태와 주제로 진행된 과정이 수요가 많았는지를 파악해보세요. 이 3가지 방법을 통해서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교육을 전달할 수 있을까에 대한 힌트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내부에서 활용 가능한 데이터가 전혀 없다면 직무 분석서를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직무 분석서에 작성된 직무별 필요 지식, 스킬, 교육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여 활용해보세요. 그러나 직무 분석서 내용이 부실하다거나, 그마저도 없으시다면 교육니즈 설문을 진행하시면 됩니다.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어떤 교육을 원하는지, 원하는 형태는 무엇인지 직접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와 더불어 현업 담당자와의 미팅이나 인터뷰를 통해 설문 내용(또는 직무분석서 내용)을 검증하고, 발전시켜보세요. 이 과정만으로도 임직원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원하는 형태로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이 과정을 거쳤음에도 뭔가 부족함을 느끼셨다면, 이때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보세요. 내부 데이터를 통해 파악한 임직원 교육 니즈를 기반으로 타사사례나 트렌드 등을 접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임직원의 니즈와 교육 담당자의 만족감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과정을 기획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운영 중인 내부 교육과정에서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위 사진은 사내에서 진행 중인 19년도 GMP 과정 주관식 피드백 내용입니다. 부끄럽지만 당시 임직원들께서 주신 적나라한 피드백들이 보이실겁니다. 그리고 이 내용들을 기반으로 20년도에 동일 과정을 기획하며 부정 피드백 내용을 보완하는 과정을 기획, 운영하였습니다위 사진은 부정 피드백을 보완하여 진행했던 20년도 GMP 과정 설문 피드백 내용입니다. 새롭게 기획한 부분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들이 보이시나요? 주니어 HRDer로서 전문성은 조금 부족할 수 있지만, 이렇게 임직원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긍정적인 교육 결과를 만들 수 있음을 확인했던 경험이었습니다. STEP3.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임직원의 교육 니즈를 파악하고, 원하는 형태로 제공하는 단계까지 왔다면 이제 마지막입니다. 바로 최대한 많은 임직원에게 우리의 교육을 알려야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로 잘 만들어 놨으면 임직원이 알아서 찾지 않을까?'. 하지만 아무리 잘 만든 상품도 사람들이 인지하지 못하면 그 상품은 시장에서 사라지는 법입니다. 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케팅 직무에서 활용하는 퍼널이론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간단히 말해 잠재 고객이 제품을 인지하는 순간부터 구매하는 순간까지의 과정을 분석하는 방법론입니다. 퍼널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어떤 상품을 인지하고 구매하는 데까지 "인지, 흥미 유발, 결정, 행동"의 4단계를 거치게 됩니다(전환율 등의 개념이 존재하지만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이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아래의 그림과 예시를 함께 읽어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퍼널이론에 따라 4단계를 거치며(=퍼널이 좁아질수록) 인원은 줄어듭니다. 교육을 만들고 임직원들에게 홍보를 시작한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우리가 만든 교육과정 홍보물을 100명의 임직원이 봤다고 가정하면 그 중 절반인 50명만 '어 이런 교육도 있네?'라고 인지합니다. 인지한 50명 중 20명이 '이 교육 괜찮은데?' 라고 흥미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 20명 중 10명만이 '한 번 들어볼까?'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고 결과적으로 그 중 5명만이 실제로 강의를 수강하게 됩니다. 100명이 교육홍보물을 보았지만 결국 수강하는 인원은 5명이 됩니다. 그럼 이번엔 1000명이 교육 홍보물을 보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전과 같은 비율로 인지, 흥미유발, 결정, 행동의 단계를 거쳐 간다면 결과적으로 강의를 수강하는 임직원 수는 50명이 됩니다. 즉, 우리의 교육을 더 많이 알릴수록 수강생의 숫자도 많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교육 담당자가 주목해야할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수강생이 늘어날수록 내부 교육 데이터를 더 많이 그리고 빠르게 축적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는 담당자로서 더 나은 교육 설계를 위한 재료가 풍부해짐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이 반복될수록 교육의 질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그럴수록 임직원들의 반응은 더 좋아질 것입니다. 즉, 적극적인 교육홍보가 사내교육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내부 교육과정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했던 포스터 및 팝업 제작물입니다. 20년도에는 영상편집을 배워 홍보물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LMS 상에 과정을 등록하고 선택 수강하도록 할 때와 다르게 포스터를 제작하고 사내 인트라넷 팝업을 통해 홍보하게 되면 수강신청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 그동안 교육의 존재를 몰라서 수강 신청하지 못했던 임직원도 많았겠구나’란 생각도 듭니다.만약 그동안 내부적으로 교육홍보를 진행하지 않으셨다면 실행해보시면서 이 효과를 꼭 한 번쯤 경험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만들 때는 힘들지만 그만한 희열을 느끼게 되시리라 확신합니다. **정리하자면...**결국 교육담당자로서 교육 브랜딩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임직원들이 교육을 통해 성장하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교육 담당자로서 임직원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찾아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제공하고 알리는 역할을 하면 됩니다. 이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긍정적인 교육 경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교육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이 예측불가능한 변화 속에서 주니어로서 느끼는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공감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주니어일 수는 없기에 꾸준히 배우며 성장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주니어HRDer로서 단순히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