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과 임원에게 어떤 단어를 쓰느냐, 어떤 언어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팀장에 대한 평가는 급격히 달라진다. 나는 별 것 아닌 사소한 표현이라 여겨 쉽게 말했지만 듣는 사람에게 사소하지 않은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말투도 있다. 임원 앞에서 잘못 말해 불호령이 떨어지기 전에 스스로 점검해봐야 한다. 첫째. “배운다는 자세로”“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우리는 사실 이런 말을 많이 했다. 사회 초년생 때. 하지만 팀장은 절대 써서는 안되는 말이다. 팀장은 성과를 내는 사람이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라 전쟁터다. 배운다는 자세가 아닌 회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 말해야 한다. 둘째. “솔직히 말씀드리면”프로젝트가 마무리되어 한 팀장이 결과를 보고하는 자리였다. 임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던 중 한 임원이 그에게 물었다. “리스크(위험요소)가 없다고 했는데 확실합니까?” 팀장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사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위험요소가 있긴 합니다.” 그러자 회의실이 쩌렁거리도록 큰 목소리가 귀청을 때렸다.“뭐라고요? ‘솔직히’라니 지금 무슨 말인가요? 그럼 이제까지 나는 무슨 말을 듣고 있었던 겁니까? 이제까지 당신의 말은 모두 거짓말이었나요? ‘솔직히’라는 모호한 말로 우리 전부를 위험에 빠뜨리지 마세요. 변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변명하겠다고 솔직히 말하고 시작하라는 겁니다.”공식적인 업무보고회에서 ‘솔직히’라는 단어는 그간 자신이 했던 모든 말과, 그 자리 자체에 대해 상대방이 가지고 있던 신뢰 전부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말이다. 별거 아닌 말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팀장으로서 팀원에게 말할 때든 윗사람에게 말할 때든 “솔직히 말해서”라는 표현은 어떤 경우에도 절대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 셋째.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A 팀장.“경쟁사의 저가공세가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수주는 거의 성공한 것으로 느껴지는데요. 성공하면 10억 정도의 매출이 예상됩니다. 영업이익률은 아마 10퍼센트쯤 될 것 같습니다.”.B팀장.“경쟁사의 저가공세가 문제입니다. 조사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우리 회사가 제안하는 단가 기준 97퍼센트 수준에서 제안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우리가 성공하면 10.8억의 매출과 12.8%의 영업이익률이 기대됩니다.”A팀장의 보고는 조직의 언어가 아니다. 제대로 된 조직의 언어는 B팀장이다. 혹시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별생각 없이 ‘거의’, ‘대략’, ‘쯤’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왔다면 지금부터는 절대적으로 조심하도록 하자.회사는 당신의 말 하나로 이후의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당신의 모든 것을 평가하기도 한다. 그것도 아주 냉정하고 단호하게 말이다. 그렇다면 ‘대략’이라는 단어 하나로 당신의 이미지를 추락시키는 건 자학에 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해당 글은 도서 <팀장의 말투>(김범준 저)를 재편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