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갈면 한섬, 두치갈면 두섬, 세치갈면 세섬" 농부들의 속담 중 이런 말이 있다. 토양을 깊이 갈수록 비옥해지고 좋은 곡식이 자란다는 뜻으로 이는 People Data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오늘은 데이터의 질을 높이는 것에 관해 이야기 해 보겠다. 2021 조직문화 진단을 실시하며 이번 응답의 익명성은 철저히 보장됩니다. 이런 문자를 받거나 보낸 적이 있을 것이다.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그렇다면 우리는 또는 우리 임직원들은 이런 문자를 받았을 때 스팸 문자를 받은 느낌과 비슷할까? 아니면 기표소 안에서 느끼는 감정처럼 소중한 나의 한 표가 더 좋은 조직을 만든다는 희망을 품게 될까? 이미 많은 조직에서는 서베이를 통해 임직원으로부터 데이터를 획득하기에 담당자들은 서베이 문항에 심혈을 기울이고 서베이 이후 결과분석에 초점을 맞춘다. 반면에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선거를 떠올려보자 선거 이전에 선거관리위원회에서는 우리 국민들의 소중한 표가 나라를 더 좋게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 주기 위해 여러 캠페인을 진행한다. 또한 각 후보는 여러 정책을 내놓으며 자신을 뽑았을 때 바뀌는 미래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 결과 우리 국민들은 이번에 투표를 통해 더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기표소로 향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희망과 기대는 선거 이전의 노력으로 생겨난다고 할 수 있다.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우리 임직원들이 조직문화진단 자체를 더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축제의 장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 필자 또한 진단 자체를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좌충우돌하고 있기에 요즘 많이 진행하고 있는 펄스 서베이를 통해 이야기해 보겠다. 먼저 펄스서베이에 대해서 간단히 이야기해 보자. 펄스서베이는 말 그대로 맥박을 체크하듯 직원들에게 보내는 간결하고 정기적인 설문조사이다. 그렇기에 최대한 많은 임직원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도록 질문은 간결하고 부담이 없어야 하며 맥박을 측정하고 바로 결과를 확인해 스스로 건강을 체크하듯 임직원들이 빠르게 공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펄스서베이를 단순히 조직의 현 상황을 체크하는 용도로만 봐서는 안 된다. 우리가 맥박이나 혈압을 체크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지금 나의 수치가 궁금한 것이 아닌 더 건강해지기 위함에 있다. 그러므로 펄스서베이도 현상 파악보다 더 좋은 조직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출처 : Pixabay> 그렇다면 자율복장을 도입하려는 조직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해당조직은 임직원들의 자율 복장에 대한 요구가 있어 도입하였지만 도입 이후에 여러 높으신? 분들의 심기를 건드리는 몇몇 직원의 복장으로 인해 민소매 금지, 샌들금지 같은 규정을 정한다. 그 결과 몇몇 직원들은 이건 자율인가? 반자율인가? 라며 불만을 품게 된다. 심지어 다시 제도를 폐지하는 조직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펄스 서베이를 통해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흔히 우리가 진단을 할 때 ‘진단 → 진단결과에 따른 변화관리’로 나누어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진단을 실시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조직에는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기에 진단하는 자체를 긍정적 조직문화의 중요한 활동으로 바꿔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몇 가지를 신경 써야 한다. 링크 바로가기 <펄스서베이 결과 예시> 먼저 변화의 주체를 임직원으로 바꿔야 한다. 특히 복장자율화 도입 같은 경우는 대다수의 조직에서 임직원들이 긍정적으로 공감할 가능성이 큰 주제 중에 하나이다. 그럴 경우 일방적인 공지로 해당 제도를 도입하는 것 보다는 임직원으로부터 나온 데이터를 통해 이 제도가 도입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몇몇 우려되는 복장 또한 일방적으로 금지하기보다는 다음과 같은 데이터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공유한다면 구성원들이 스스로 암묵적인 가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두 번째는 행동의 변화를 보여 주어야 한다. 서베이를 하고도 아무런 응답이 없으면 우리 임직원들은 서베이에 대한 무용론에 빠질 수 있다. 이처럼 이미 결정된 사안도 서베이를 통해 변화된 경험이 쌓이게 되면 우리 임직원들은 나의 의견이 헛되지 않았으며 긍정적 변화의 주체가 된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한 다음에 진행하는 서베이도 희망을 품고 더 행복한 조직을 만드는 축제의 장으로 인식하며 퀄리티 높은 데이터를 제공해 줄 것이다. 이렇듯 임직원들에게서 나오는 데이터의 퀄리티를 높일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길 바란다. 세 번째는 공유하는 방법이다. 물론 서베이 결과를 100% 공개하면 좋겠지만 때에 따라 공유했을 때 부작용도 무시할 수는 없다. 또한 임직원들의 변화를 갈망하는 마음은 직접 서베이에 참여했을 때 가장 높기에 이를 빠르게 공유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공개하지 말아야 할 사유가 없는 한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가지며 조명기구에 전구를 갈아 끼우듯 데이터를 수집하기 이전부터 샘플데이터를 통해 대시보드를 구축하고 서베이가 모두 완성되었을 때 데이터만 갈아 끼우는 것 또한 빠르고 질 높게 공유하는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이렇듯 좋은 곡식은 비옥한 토양에서 시작하듯 좋은 People Data는 구성원들이 데이터에 신뢰를 심어줄 때 얻을 수 있다. 그렇기에 담당자들은 진단 결과와 시사점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수집 전 단계부터 비옥한 토양을 만들고 있는지? 아니면 무슨 수를 써도 흉년이 드는 썩은 땅을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차갑고 객관적인 데이터의 수치를 조직의 따뜻한 문화의 원동력으로 이것이 조직문화 데이터를 다루는 담당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몫이지 않을까? People Analytics 101 2편 : 과거-현재-미래 다시보기 People Analytics 101 4편 : 변신 이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