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조직문화 빅피처 그리기” 리뷰 스타트업에서 조직문화가 그렇게 중요하다는데, 조직문화란 과연 무엇일까? 이번 쿠퍼실리테이션 구기욱 대표님의 “스타트업 조직문화 빅피처 그리기” 강연은 예전 대기업에 재직할 때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스타트업 인사 담당자로서 가져야 하는 조직문화의 관점과 이의 중요성에 대해 알 수 있는 강연이었다. 강연을 듣고 공감했던 부분 중 하나는, 나 역시 조직문화는 복리후생이나 이벤트 기획과 같은 단순히 재미있는 일이라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30여명 규모의 스타트업에 합류하여 현재 130명이 되기까지 1년의 시간이 지났고, 1년의 기간 동안 조직이 급격히 커지는 과정에서 조직문화란 무엇인지, 왜 조직문화가 필요한 지 등을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조직문화는 HRM, HRD처럼 명확하게 구분 짓기 보다는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이미 특정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형성이 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를 체감하지 못했을 뿐, 스타트업에서 조직문화는 직원들이 일을 ‘잘’ 하는 데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조직문화는 조직 구성원 전체가 공유하고 있는, 그리고 조직 구성원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다. 스타트업에는 특정화 된 조직문화가 존재하기 힘들다. 어느 것이 옳고 또 그른 것인지 아직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통분모라는 것을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함에 따라 인원이 늘어나면서 소통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우리는 모두 소통을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는 두뇌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룰을 정하지 않아도 소통을 잘할 수 있지만, 이는 7명 정도의 규모에서나 적용 할 수 있는 이야기 이다. 15명 정도 되었을 때에는 일부와는 소통을 잘하지만, 나머지 일부와는 소통을 잘 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이렇게 소통에 쏟는 시간이 많은데 그렇다면 일은 일은 언제 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감당하기 어려운 소통의 홍수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소통을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우리 회사의 업무에 어울리는 소통 방식이 조직문화로서 어느 정도 형성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그러지 못한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생기며 성장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생긴다. 함께 일한다는 것은 사람끼리 정보통신(=소통)을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통신을 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무언가’ 에 대해 일치된 마음이 생겼을 때 조직문화라고 말을 할 수 있다. 정보통신을 잘하기 위해서는 ‘정신’(방향성, 미션, 비전, 핵심가치)을 세우는 Geist 워크숍 등의 활동이 도움이 될 것이다. 창립할 때 가지고 있었던 그 ‘정신’을 조직 구성원이 7명을 넘어서게 되면 재 정비해야 한다. 회사의 성장에 새롭게 참여한 분들과 함께 ‘정신’을 세우고 방향성을 만들며 “어떻게 일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에 대한 각자 생각을 모아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부분이 견고하게 되었을 때에 미래에 조직이 더 커가더라도 그것이 조직문화의 유전자로 남게 되어 처음 창립 시의 ‘정신’ 이 유지 될 수 있다. ‘스타트업의 조직문화 빅피쳐’를 그릴 때에는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 해 보아야 한다. .1. 기업의 수명 주기에 따라 이행해야 하는 중요 조직개발 활동 - 기업의 수명 주기는 총 5단계로 나누어 지며, 각 단계에 필요한 조직개발 활동이 모두 다르다. 막 시작하는 ‘창업단계’로 문화의 결핍이 생겨나며 리더십이 요구되는 단계이다. 창업단계에서 방향성이 생기면 조직으로 움직여야 하는 ‘집합단계’이다. 방향성을 잡고 발전을 해 나아가다가 CEO의 말만 믿고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복잡성이 늘어나기 때문에 집합단계에서는 위임을 하기 위한 중간 리더가 필요하고 그 리더의 육성이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자율적인 조직,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어갈 수 있다. 집합단계에서 체계화가 된다면 ‘제도단계’로 들어선다. (스타트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는 단계이다.) 제도단계는 유연성의 결핍으로 팀워크가 요구되고 체계화를 통해 발전하는 단계이다. 문서화하면서 유연성을 잃기 쉽고, 관료화 된 상태이기 때문에 불만이 나오며 팀워크가 잘 되지 않는다. 또한, 사일로가 생기고 소통의 부재가 생길 수 있다. 회사의 전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사람 사이에 협력으로 인한 시너지가 감소할 수 있는데 더 훌륭한 조직이 되기 위해 최근에는 피드백 문화를 많이 시도하는 추세이다. 팀워크가 다시 살아나는 ‘정교단계’이다. 정체성의 위기로 협업의 확대화(협업의 확대란, 다른 기업과 협업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온다는 의미이다.)가 이루어지고, 제도화, 명문화를 하며 팀워크가 사라지다가 다시 살려내어 원팀을 만든다. (글로벌 대기업이 해당) 여기에서도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 커다란 글로벌 기업들은 정체성의 위기를 반드시 겪게 된다. 창업했을 때 아이템을 계속 쓰기에는 역부족이다 라고 느낄 때 본래 창업 아이템을 버리고 다시 새롭게(환골탈태) 시작하게 된다. ‘변형단계’이다. 내부의 정체성을 재확립한다면 계속 성장할 것이고 아니면 쇠망의 길을 걷게 된다. 기업의 수명 주기마다 이루어지는 중요 조직개발 활동에서는 리더가 방향성을 올바르게 가지지 못하면 리더십이 흔들리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라면 이러한 조직개발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2. 집단의 발전 단계에 따른 조직문화 활동 - 집단의 발전단계는 총 4단계로, 기업의 수명주기와 마찬가지로 각 단계에 아래와 같은 조직문화 활동이 필요하다. 일터 만들기 – 스타트업은 조직의 생애 주기에 따라 걸림돌이 생기기 마련인데, 스타트업의 CEO는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CEO는 조직을 개발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조직문화이다. 팀을 꾸리기 위해 공통적으로 믿고 있는 가치관의 목적에 맞는 채용과 퍼실리테이션, 공유된 멘탈 모델의 확보가 필요하다. 갈등의 해결- 리더가 코칭 행동을 해야 한다. 리더는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이 되어주어야 하고, 실제 기대했던 것이 실현되는 것을 보여줄 때 신뢰를 쌓을 수 있다. 또한 일하는 방식을 정립하여 업무환경 안정화를 시켜야 한다. 규범의 수립 – 갈등이 해결되면 규범이 수립된 상태이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위임해야 한다. 그래야 성과 창출이 잘 된다. 성과의 창출 – 지원 행동이다. 성과에 도취가 되어서는 안되고 다음 환경 변화를 예상해보고 닥친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하는 노력을 기울여 가야 한다.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강연을 바탕으로 내가 근무하고 있는 111퍼센트에서 올바른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하고 있는 조직문화 활동 들을 소개해본다. .111퍼센트의 조직문화. 111퍼센트는 제도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는 ‘자율과 책임’이라는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규모가 커짐에 따라 조직의 유연성이 이전보다 감소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조직을 세분화 하였다. 나누어 진 조직은 ‘본부’ 가 되어 각 본부장들을 ‘mini-CEO’ 라 칭 할 만큼 최대한의 권한을 위임했다. 우리 회사는 실패를 장려하며, 도전해야만 인정을 받는다. CEO와 인사팀은 이러한 메시지를 획일화 하여 조직 구성원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핵심가치에도 ‘빠름’ 이라는 요소를 넣어 ‘빠르게 실패를 반복하여 큰 성공을 만들어 내는 것이 111퍼센트에서 이야기 하는 역량’ 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채용부터 평가보상까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사람을 우수한 인재로 대우하며 조직문화를 내재화 시키고 있다. .111퍼센트의 노력사례. 소통과 참여를 독려하는 피드백 문화 : 우리 조직은 피드백은 선물(present)이라고 여긴다. 피드백을 주는 것은 그 만큼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많은 노력과 애정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물을 서로 더 많이, 수시로,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차 한 잔과 함께 피드백을 주고 받는 “프레젠티” 라는 독특한 피드백 문화가 있다.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피드백을 주고 싶다면 프레젠티 미팅을 할 수 있으며, 피드백 주는 것 (개선점 / 000한 부분에 대해서 피드백하고 싶었어요), 피드백을 요청 하는 것 (저의 000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까요?) 모두 가능하다. ‘프레젠티’가 개선점에 대한 피드백에 초점을 두었다면, 칭찬을 전달하는 피드백에 초점을 둔 ‘마리캐(마이 리틀 캐릭터)’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슬랙을 통해 각 핵심가치의 이름이 적힌 포션 이모지를 해당 핵심가치를 갖춘 팀원에게 보내면, 칭찬의 내용이 전사에 공유된다. 칭찬은 ‘공정하게, 진정성 있게, 무엇보다도 구체적으로(S : situation 어떤 상황에서 어떤 때에, B : Behavior 어떤 태도 / 행동이, I : Impact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무엇을 잘했는지)’ 하고 있으며, 이러한 칭찬의 내용은 ‘111퍼센트에서 어떻게 일 하면 잘 하는 거지?’ 에 대한 대답으로 사용된다.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111% Leadership Development Program : 리더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도와 그 성장이 본부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우선적으로 각 리더의 리더십 스타일 진단을 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온 후에는 리더가 팀원들과 함께 리더십 개발 요소를 찾아 갈 수 있는 follow-up 세션을 진행한다. 그 후 각 리더의 특성에 맞게 조직문화 담당자와 리더가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고 또 이행 해 나간다. 서로의 신뢰를 쌓는 Team Building : 111퍼센트는 조직문화의 근간이 팀원 간의 신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팀원 간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여러가지 Team Building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팀원들의 장점을 서로 찾아주며 팀의 역량에 대한 신뢰를 쌓는 Trust Building 프로그램이 최근 많은 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구기욱 대표님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혁신은 결코 혼자서 해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시작은 혼자서만 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HRer 인 우리!) 그 시작을 하기 위해서 우리(HR담당자)가 해야 할 것은? 가장 먼저 HR담당자는 CEO와 정신적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사람에 관한 것이고 조직을 바라보는 세계관, 인간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일치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조직을 끌어가기 어렵다. CEO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어야 한다. 변화에 대한 감지력, 변화에 따른 조직을 만들어내는 능력, 거기에 따른 저항을 다루는 능력을 갖춘 변화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조직은 끊임없이 변한다. 조직이 변한다는 것은 인사적인 측면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이다. 내부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편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조직 밖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외부 전문가를 탐색하고 교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 탐색자가 되어야 한다. 사내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소통은 전부이며, 여러 사람의 소통을 돕는 사람이 퍼실리테이터이기 때문에 이 역량은 기본이다. 조직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내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의문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하고, 리더를 리딩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조직문화는 100% 늘 어렵지만, 우리와 같은 인사 담당자, 즉 조직문화의 퍼실리테이터 능력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는 말로서 글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