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ersity & Inclusion 은 뭘까? 왜 필요한 걸까?
최근 기업경영의 키워드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ESG! 신문기사나 책 등을 통해 어깨 너머 들어본 분들도 있을 것이고, 이미 ESG를 업무에 적용해보라는 오더(?)를 받은 분들도 있을 것이다. ESG가 우리나라에서 시작된 개념이 아니고 중장기적인 가치를 담고 있는 표현이다 보니, 제대로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모두에게 어렵게 느껴질텐데... 그렇다고 해서 손 놓고 보기만 할 순 없다. 벌써 전세계적으로 ESG를 반드시 챙겨야만 하는 환경(정부의 규제 강화, 투자자 및 주주들의 실질적 압박 등)이 형성 되고 있기 때문이다.
ESG의 열풍은 쉽게 말해 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때 (비교적) 단기적 관점의 재무 성과 뿐만 아니라, ESG로 대표되는 장기적 관점의 비재무적 요소도 고려하자는 것이다.
어렵게 들리긴 하지만 사실 ESG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라고 한다. ESG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CSR, 인권경영, 윤리경영 등으로 한번쯤 접해본 내용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 글에서 정말 말하고 싶은 D&I는 ESG의 세가지 핵심요소 중 사회(Social)과 지배구조(Governance), 두 분야에 걸쳐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쉽지 않은 내용이긴 하지만 Wanted Con. ‘Future of HR’를 통해 배운 내용과 나의 생각 섞어, D&I에 대해 몇자 남겨보려 한다.
**1. D&I, 무엇일까?**D&I는 Diversity & Inclusion의 약자로, 다양성과 포용성를 의미한다.
처음 D&I를 접했을 땐 두 단어 모두 추상적인 개념이라 그런지 한번에 확 와닿지 않았다. 그래서 이리저리 서칭하면서 봤던 자료 중 이해하는데 큰 도움 되었던 ‘페리스 주립 대학(Ferris State University)의 정의를 공유하며, 내가 생각하는 D&I가 무엇인지 정리해본다.
D&I =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역량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는 환경
모든 사람은 수많은 날실과 씨실이 교차되어 만들어진 직물과 같이, 여러 배경들이 교차되어 탄생한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완전히 똑같은 배경을 가진 사람은 있을 수 없기에, 세상에 있는 모든 기업(조직)은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서 핵심은 그 다양함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있다. D&I는 그 다양함을 배척 또는 차별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그에 대한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 하는 것이 앞으로 추구해야하는 방향이라고 말하는 듯 하다.
2. D&I, 왜 필요할까?
이젠 D&I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겠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꼭 갖춰야 하는 부분일까?'라는 질문에는 선뜻 ‘당연하지!’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사실, 기업이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다양성과 포용성은 방해물이 된다고 생각했다. '다양하면 오히려 일하는게 불편할텐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면, 의사결정 내리는데 오래 걸릴거야. 비효율적이지!' 하고 걱정(?)부터 했다. 하지만
본 글을 준비하면서 생각의 변화가 생겼고, 2가지의 큰 이유 때문에
D&I라는 정도(正道)를 걸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D&I를 추구하는 것 = 힘들지만 확실한 정도(
正道
)**
첫 번째로,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내부 필터를 장착 할 수 있다. 여기서 옳다는 것은 고객의 반응이 긍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기업은 항상 최선의 선택이라 판단하고 결정을 내리겠지만, 다이내믹한 비즈니스 환경에서 어떤 결과로 발현될지 모른다. 인종차별 논란으로 큰 곤욕을 치른 Gucci, 문제가 되었던 붉은 입술 모양이 새겨진 검정 스웨터가 흑인 비하로 비춰질 줄 알았으면 신제품으로 출시 했을까? 같은 것을 보고도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법! 여러 생각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기업에 많아야 하고,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의견이 존중되고 반영 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인재전쟁에서 Winner가 되기 위한 무기를 가질 수 있다. 기업 정보 조회가 그 어느때 보다 쉬워진 요즘, 구직자들은 연봉부터 조직문화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지원한다. 그 중 미래 산업을 이끌어갈 경쟁력 있는 인재는 본인이 가장 빛날 수 있는 또는 잘 맞는 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아쉬울 것이 없는 인재들을 유혹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한데, 다양성과 포용성 갖춘 제도 및 문화는 강력한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7.31 스스로 리더가 되어야 한다
“스타트업 조직문화 빅피처 그리기” 리뷰
스타트업에서 조직문화가 그렇게 중요하다는데, 조직문화란 과연 무엇일까?
이번 쿠퍼실리테이션 구기욱 대표님의 “스타트업 조직문화 빅피처 그리기” 강연은 예전 대기업에 재직할 때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스타트업 인사 담당자로서 가져야 하는 조직문화의 관점과 이의 중요성에 대해 알 수 있는 강연이었다. 강연을 듣고 공감했던 부분 중 하나는, 나 역시 조직문화는 복리후생이나 이벤트 기획과 같은 단순히 재미있는 일이라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30여명 규모의 스타트업에 합류하여 현재 130명이 되기까지 1년의 시간이 지났고, 1년의 기간 동안 조직이 급격히 커지는 과정에서 조직문화란 무엇인지, 왜 조직문화가 필요한 지 등을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조직문화는 HRM, HRD처럼 명확하게 구분 짓기 보다는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이미 특정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형성이 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를 체감하지 못했을 뿐, 스타트업에서 조직문화는 직원들이 일을 ‘잘’ 하는 데에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었다.
조직문화는 조직 구성원 전체가 공유하고 있는, 그리고 조직 구성원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다.
스타트업에는 특정화 된 조직문화가 존재하기 힘들다. 어느 것이 옳고 또 그른 것인지 아직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에 공통분모라는 것을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성장함에 따라 인원이 늘어나면서 소통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우리는 모두 소통을 자유롭게 처리할 수 있는 두뇌의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룰을 정하지 않아도 소통을 잘할 수 있지만, 이는 7명 정도의 규모에서나 적용 할 수 있는 이야기 이다. 15명 정도 되었을 때에는 일부와는 소통을 잘하지만, 나머지 일부와는 소통을 잘 하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이렇게 소통에 쏟는 시간이 많은데 그렇다면 일은 일은 언제 하느냐”에 대한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 등,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는 감당하기 어려운 소통의 홍수에 빠지게 된다. 이러한 소통을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우리 회사의 업무에 어울리는 소통 방식이 조직문화로서 어느 정도 형성이 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그러지 못한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생기며 성장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경우가 생긴다. 함께 일한다는 것은 사람끼리 정보통신(=소통)을 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보통신을 잘 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무언가’ 에 대해 일치된 마음이 생겼을 때 조직문화라고 말을 할 수 있다. 정보통신을 잘하기 위해서는 ‘정신’(방향성, 미션, 비전, 핵심가치)을 세우는 Geist 워크숍 등의 활동이 도움이 될 것이다. 창립할 때 가지고 있었던 그 ‘정신’을 조직 구성원이 7명을 넘어서게 되면 재 정비해야 한다. 회사의 성장에 새롭게 참여한 분들과 함께 ‘정신’을 세우고 방향성을 만들며 “어떻게 일을 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에 대한 각자 생각을 모아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부분이 견고하게 되었을 때에 미래에 조직이 더 커가더라도 그것이 조직문화의 유전자로 남게 되어 처음 창립 시의 ‘정신’ 이 유지 될 수 있다. ‘스타트업의 조직문화 빅피쳐’를 그릴 때에는 두 가지 관점에서 생각 해 보아야 한다.
.1. 기업의 수명 주기에 따라 이행해야 하는 중요 조직개발 활동 - 기업의 수명 주기는 총 5단계로 나누어 지며, 각 단계에 필요한 조직개발 활동이 모두 다르다.
막 시작하는 ‘창업단계’로 문화의 결핍이 생겨나며 리더십이 요구되는 단계이다.
창업단계에서 방향성이 생기면 조직으로 움직여야 하는 ‘집합단계’이다. 방향성을 잡고 발전을 해 나아가다가 CEO의 말만 믿고 일을 할 수 없을 만큼 복잡성이 늘어나기 때문에 집합단계에서는 위임을 하기 위한 중간 리더가 필요하고 그 리더의 육성이 필요하다. 그래야지만 자율적인 조직, 수평적인 조직을 만들어갈 수 있다.
집합단계에서 체계화가 된다면 ‘제도단계’로 들어선다. (스타트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는 단계이다.) 제도단계는 유연성의 결핍으로 팀워크가 요구되고 체계화를 통해 발전하는 단계이다. 문서화하면서 유연성을 잃기 쉽고, 관료화 된 상태이기 때문에 불만이 나오며 팀워크가 잘 되지 않는다. 또한, 사일로가 생기고 소통의 부재가 생길 수 있다. 회사의 전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사람 사이에 협력으로 인한 시너지가 감소할 수 있는데 더 훌륭한 조직이 되기 위해 최근에는 피드백 문화를 많이 시도하는 추세이다.
팀워크가 다시 살아나는 ‘정교단계’이다. 정체성의 위기로 협업의 확대화(협업의 확대란, 다른 기업과 협업이 필요한 시기가 찾아온다는 의미이다.)가 이루어지고, 제도화, 명문화를 하며 팀워크가 사라지다가 다시 살려내어 원팀을 만든다. (글로벌 대기업이 해당) 여기에서도 문제에 봉착하게 되는데, 커다란 글로벌 기업들은 정체성의 위기를 반드시 겪게 된다. 창업했을 때 아이템을 계속 쓰기에는 역부족이다 라고 느낄 때 본래 창업 아이템을 버리고 다시 새롭게(환골탈태) 시작하게 된다.
‘변형단계’이다. 내부의 정체성을 재확립한다면 계속 성장할 것이고 아니면 쇠망의 길을 걷게 된다.
기업의 수명 주기마다 이루어지는 중요 조직개발 활동에서는 리더가 방향성을 올바르게 가지지 못하면 리더십이 흔들리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라면 이러한 조직개발의 방향성을 정립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2. 집단의 발전 단계에 따른 조직문화 활동 - 집단의 발전단계는 총 4단계로, 기업의 수명주기와 마찬가지로 각 단계에 아래와 같은 조직문화 활동이 필요하다.
일터 만들기 – 스타트업은 조직의 생애 주기에 따라 걸림돌이 생기기 마련인데, 스타트업의 CEO는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하는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CEO는 조직을 개발할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조직문화이다. 팀을 꾸리기 위해 공통적으로 믿고 있는 가치관의 목적에 맞는 채용과 퍼실리테이션, 공유된 멘탈 모델의 확보가 필요하다.
갈등의 해결- 리더가 코칭 행동을 해야 한다. 리더는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이 되어주어야 하고, 실제 기대했던 것이 실현되는 것을 보여줄 때 신뢰를 쌓을 수 있다. 또한 일하는 방식을 정립하여 업무환경 안정화를 시켜야 한다.
규범의 수립 – 갈등이 해결되면 규범이 수립된 상태이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위임해야 한다. 그래야 성과 창출이 잘 된다.
성과의 창출 – 지원 행동이다. 성과에 도취가 되어서는 안되고 다음 환경 변화를 예상해보고 닥친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하는 노력을 기울여 가야 한다.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
강연을 바탕으로 내가 근무하고 있는 111퍼센트에서 올바른 조직문화 형성을 위해 하고 있는 조직문화 활동 들을 소개해본다.
.111퍼센트의 조직문화.
111퍼센트는 제도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는 ‘자율과 책임’이라는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규모가 커짐에 따라 조직의 유연성이 이전보다 감소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조직을 세분화 하였다. 나누어 진 조직은 ‘본부’ 가 되어 각 본부장들을 ‘mini-CEO’ 라 칭 할 만큼 최대한의 권한을 위임했다. 우리 회사는 실패를 장려하며, 도전해야만 인정을 받는다. CEO와 인사팀은 이러한 메시지를 획일화 하여 조직 구성원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핵심가치에도 ‘빠름’ 이라는 요소를 넣어 ‘빠르게 실패를 반복하여 큰 성공을 만들어 내는 것이 111퍼센트에서 이야기 하는 역량’ 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채용부터 평가보상까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사람을 우수한 인재로 대우하며 조직문화를 내재화 시키고 있다.
.111퍼센트의 노력사례.
소통과 참여를 독려하는 피드백 문화 : 우리 조직은 피드백은 선물(present)이라고 여긴다. 피드백을 주는 것은 그 만큼 피드백을 주는 사람의 많은 노력과 애정이 담겨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물을 서로 더 많이, 수시로,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도록 차 한 잔과 함께 피드백을 주고 받는 “프레젠티” 라는 독특한 피드백 문화가 있다.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피드백을 주고 싶다면 프레젠티 미팅을 할 수 있으며, 피드백 주는 것 (개선점 / 000한 부분에 대해서 피드백하고 싶었어요), 피드백을 요청 하는 것 (저의 000한 부분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까요?) 모두 가능하다. ‘프레젠티’가 개선점에 대한 피드백에 초점을 두었다면, 칭찬을 전달하는 피드백에 초점을 둔 ‘마리캐(마이 리틀 캐릭터)’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슬랙을 통해 각 핵심가치의 이름이 적힌 포션 이모지를 해당 핵심가치를 갖춘 팀원에게 보내면, 칭찬의 내용이 전사에 공유된다. 칭찬은 ‘공정하게, 진정성 있게, 무엇보다도 구체적으로(S : situation 어떤 상황에서 어떤 때에, B : Behavior 어떤 태도 / 행동이, I : Impact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무엇을 잘했는지)’ 하고 있으며, 이러한 칭찬의 내용은 ‘111퍼센트에서 어떻게 일 하면 잘 하는 거지?’ 에 대한 대답으로 사용된다.
자율과 책임을 바탕으로 한 111% Leadership Development Program : 리더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도와 그 성장이 본부 전반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우선적으로 각 리더의 리더십 스타일 진단을 하고 있으며, 결과가 나온 후에는 리더가 팀원들과 함께 리더십 개발 요소를 찾아 갈 수 있는 follow-up 세션을 진행한다. 그 후 각 리더의 특성에 맞게 조직문화 담당자와 리더가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고 또 이행 해 나간다.
서로의 신뢰를 쌓는 Team Building : 111퍼센트는 조직문화의 근간이 팀원 간의 신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팀원 간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여러가지 Team Building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팀원들의 장점을 서로 찾아주며 팀의 역량에 대한 신뢰를 쌓는 Trust Building 프로그램이 최근 많은 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구기욱 대표님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혁신은 결코 혼자서 해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시작은 혼자서만 할 수 있다고 한다. (바로 HRer 인 우리!)
그 시작을 하기 위해서 우리(HR담당자)가 해야 할 것은?
가장 먼저 HR담당자는 CEO와 정신적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 사람에 관한 것이고 조직을 바라보는 세계관, 인간을 바라보는 세계관이 일치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조직을 끌어가기 어렵다. CEO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어야 한다.
변화에 대한 감지력, 변화에 따른 조직을 만들어내는 능력, 거기에 따른 저항을 다루는 능력을 갖춘 변화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조직은 끊임없이 변한다. 조직이 변한다는 것은 인사적인 측면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이다.
내부 전문가는 상대적으로 편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조직 밖의 전문가가 필요하다. 외부 전문가를 탐색하고 교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외부 전문가 탐색자가 되어야 한다.
사내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소통은 전부이며, 여러 사람의 소통을 돕는 사람이 퍼실리테이터이기 때문에 이 역량은 기본이다.
조직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내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의문을 가진 사람이 리더가 되어야 하고, 리더를 리딩하는 리더가 되어야 한다.
조직문화는 100% 늘 어렵지만, 우리와 같은 인사 담당자, 즉 조직문화의 퍼실리테이터 능력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는 말로서 글을 마무리 한다.
김현경 in 인살롱 ・ 2021.07.29 욕망은 어떻게 독서를 방해하는가 - 독서 목적을 잊는 네 가지 유형
K는 지적 호기심이 강렬하다. 언제나 책을 읽는가 하면, 수많은 강연을 찾아다닌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많은 텍스트를 읽어 들인다. 나이가 들면 현실과 타협하며 안주하기가 십상인데, 40대 중후반의 나이에도 K의 지적 열정은 여전히 펄떡인다. 호기심이 왕성한 이들은 독서 계획이나 공부 목적을 세우지 않고서도 거침없이 읽어간다. K도 마찬가지다. 강렬한 지적 욕망에 걸맞게 날로 지성이 깊어지면 좋으련만, 끊임없는 지식 습득에 비하면 K의 지적 성장은 더디게 보였다. 무엇 때문일까? 하나의 원인은 책을 선택하는 안목과 계획이 없기 때문인 것 같았다. K의 지적 생활을 들어보니, 중요한 지식이 사소한 지식에 파묻히거나 우선순위가 높은 책들이 엉뚱한 책에 밀려나곤 했다. 마치 눈먼 골동품 수집가처럼 보였다. 시간과 품을 들여 이런저런 물건을 사들였지만, 가치 있는 물건을 모으지는 못하는 수집가 말이다. 그 역시 책을 선택하는 안목과 우선순위가 없어 보였다. 욕망은 강렬한 에너지다. 어떻게 해야 그 에너지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까? 말을 달려 목적지를 향하듯 욕망을 부려서 지성으로 달려나가야 한다. 욕망이 목적을 앞당기기도 하지만, 욕망이 목적을 방해하기도 한다. 욕망은 어떻게 목적을 방해할까? 목적 없는 욕망에 이끌리는 독서의 경우를 보자. 욕망은 어떻게 독서를 방해할까? 앞선 질문을 이같이 바꾸어 읽어도 좋으리라. 니체 사상의 이해를 목적으로 니체 읽기를 계획했다고 하자. A는 『니체 자서전-나의 여동생과 나』부터 집어 들었다. 여동생과의 근친성애, 바그너와 루 살로메의 관계, 니체가 매독에 걸린 사연 등 진솔한 고백이 담긴 책이다. 호기심을 끄는 텍스트지만, 니체 이해에 필수적인 책은 아니다. 독일어 원고가 없고 시간적 오류가 많다는 이유로 이 책을 위작으로 보는 연구자도 존재한다. 욕망이 가더라도 목적에 맞지 않는 독서인 것이다. B는 니체의 메모를 담은 유고집부터 살핀다. 니체의 저술 이해에 도움을 주는 정보가 많지만,유고집이 니체 읽기에서 최우선 순위는 아니다. C는 니체가 쓴 아무 책이나 집어 들고 한 문장, 한 문장을 세심하고 꼼꼼하게 읽기로 했다. 길을 잃고 헤매기 쉽다. 우직한 뚝심도 복잡한 미로에서는 갈팡질팡하기 마련이다. D는 니체 전작주의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한 사상가를 오롯이 이해하는 데에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드는지 숙고하지 않은 채로. 네 가지 접근 방식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니체에게 효과적으로 다가서지 못했다. 사생활이나 내밀한 이야기를 알려는 관음증적인 지식 욕망이나 필요성을 묻지 않고 관련 텍스트라면 무조건 살펴야 한다는 문헌학적 결벽증은 창조적인 지적 생활을 방해한다. 무엇이 중요한지 잊은 채로 지금 하는 일에 빠져드는 황홀경이나 큰 그림을 놓치고 세부사항에 파고드는 현미경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전작 읽기는 무분별한 욕심의 발로이거나 이상주의적인 무지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른다. 전작 읽기는 신중해야 한다. 니체와 같은 대사상사의 경우는 예외지만, 통찰력 대신 수집벽만 강한 편집인이 어떤 작가의 전집을 간행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전작 읽기에 들이는 엄청난 시간의 가치를 숙고해야 한다. 전작 읽기보다는 훌륭한 편집인의 선집을 읽으면서 좋은 해설서를 참고하는 게 나은 경우도 많다. 목적을 달성하는 효과적인 독서 생활을 위해서는 아무 책이나 집지 말아야 한다. 아무 책이나 파고들기 전에 자문하면서 생각해야 한다. 왜 다른 작가가 아니라 니체인가? 니체에 대해 얻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왜 다른 책이 아니라 이 책인가? 니체가 중요하게 읽히기를 바랐던 자신의 책은 무엇인가? 니체 연구자들이 추천하는 책은 무엇인가? 이 책은 무엇을 다루는가, 나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 나의 독서 목적과 이 책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지적 욕망이 강렬하거나 다방면에 강한 호기심을 지닌 이들이 지적 성장을 이루려면, 무분별하게 뻗어가는 욕망을 제어해야 한다. 목적 앞에 욕망을 무릎 꿇려야 한다. 욕망을 줄이라는 말이 아니다. 지적 욕망은 책을 들게 하니까. 욕망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이후로는 목적에 전념해야 한다. 욕망은 하나의 목적이 달성된 후 다시 달려가고 싶을 때 꺼내 들면 된다. 지적인 욕망이 구슬 하나하나를 만든다면, 공부의 목적은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든다. 욕망은 강력하다. 목적을 세워야 조금씩이나마 제어가 가능해질 것이다.스스로 묻자. 이 책을 왜 읽는가? 무엇을 위한 독서인가?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7.29 이제 HR은 직원경험 디자이너다
. 리뷰 . Future of HR : Wanted Con. Employee Experience Session
장기근속자를 포상하는 자리였다.
"20대에 여기 들어와 결혼도 하고, 첫째도 낳고 둘째도 낳았네요.
인생을 회사와 함께 보냈습니다."
누군가에게 직장은 단순히 밥벌이를 하는 곳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다.
HRer로서 구성원들에게, 직장에서 잊지못할 '인생경험'을 한번이라도 선물해줄 수 있을까? 이곳이 바로 나의 '인생회사'라고 느끼게 해줄 수 있을까?
#1
고객경험(CX), 유저경험(UX)..이제는 직원경험(EX)이다. 직원경험은 왜 중요할까?
경험(Experiences)은 사람의 가치관(
Beliefs)
을 형성하는데,
사람은
그 가치관에 따라
행동
(Actions)하고, 결과(Results)를 만들어낸다.
기존의 조직은 결과를 사전에 설정하고
Top-down
으로 행동하게 하는데,
이것이 과연
구성원에게 진정한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가?
구성원에게 원
하는 행동
(Actions)
과 결과
(Results)
를 얻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경험
(Experiences)부터
바꿔야한다.
*. HR은 모르는 HR의 이야기 /
장영균 교수*
Experiences + Beliefs + Actions + Results = CultureSource: Change the Culture, Change the Game, Connors and Smith, 2011
즉 사람의 진심을 움직여야 한다. 본 세션에서 강의한 연사들은, 구성원들이 실제로 어떤 경험을 하고있으며, 그들의 Pain Point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에 공감하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라고 한다.
이런 관점을 기반으로, 이제 HR은 경험디자이너가 되어야 한다.
#2 GS 오픈이노베이션의 경험 디자이너는 Innovation Facilitator다.
Innovation Facilitator는
변화의 방향을 선언하고, 끌고가는 조직이 아니라
환경을 구성하고,
경험을 디자인해서 구성원들이 스스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있도록
촉진하는 역할이다.
이런 역할을 반복하면서 구성원들이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은 경험이 쌓이면, 결국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지속가능한 변화를 위한 직원경험 디자인 / GS 오픈이노베이션 유닛 김진아
#3 IT산업의 인사경험은 플랫폼 서비스의 UI, UX라는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인사도 기술의 발전을 떼어 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영역이 되어가고 있다.
아직 기술의 적용
도가 낮기 때문에, 발전할 여지가 많은 부분이다.
하나의 플랫폼 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채용
부터 보상, 평가 등 인사의 전 영역에서
연속성과
지속성을 갖고 만들어가야 한다.
플랫폼서비스 UX로서의 HR 경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KX실 HR 배준영
구성원의 성장과 행복 등 경험적 가치에 초점을 두고,
직원 경험을 새로운 HR의 트렌드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 'HR은 직원들의 모든 경험을 관리할 수 없지만, 결정적인 경험은 관리해야 한다' 는 말이 인상깊다. 구성원의 모든 HRer을 경험 디자이너로 관점을 전환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성공 경험이 반복되면 직원경험의 수준이 높아질 것이고, 경직된 조직문화에도 변화의 바람이 시작되지 않을까?
인살롱 in 인살롱 ・ 2021.08.01 번아웃을 피하는 한 가지 방법
현대의 직장인은 대부분 번아웃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번아웃은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인하여 글자 그대로 자신의 모든 열정이 다 타버려 소진된 것을 뜻한다. 열정이 남아 있지 않으니, 일상이 무기력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업무 영역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영역조차 모든 의욕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흔히 이러한 번아웃의 원인을 외부의 압력에서 찾기는 하지만, 조직 내에서 비슷한 스트레스의 강도를 받는다 하더라도 개인마다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약육강식과도 같은 세계에서 강해져야만 살아남는다는 뻔한 결과를 다시 확인하고 싶지는 않다. 번아웃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그럼 번아웃은 사람에 따라 찾아오는 걸까, 상황에 따라 찾아오는 걸까. 약간 다른 내용의 얘기지만, 시대적으로 리더가 지녀야 할 리더십 이론은 나름의 변천을 겪어 왔다. 1950년대의 이론은 개인별로 리더의 특성과 자질이 있는가에 관심을 두었다. 물론 전쟁이라는 특이한 상황에서 훌륭한 리더의 선발이 중요했던 게 이유였다. 이후 1970년대에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측면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1990년대에는 예측불가한 경영 환경의 변화에 리더도 끊임없는 변혁을 요구받았다. 이제 현재는 이 모두를 아울러 서번트 리더십, 감성적 리더십 등 자율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리더십이 등장했다.이렇듯 수많은 리더십의 홍수 속에서 리더에게 부여되는 역할도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리더십과 매니지먼트의 조화도 필요하고, 수많은 갈등에 대처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다. 그러다 보니 정작 리더 자신은 어떤 게 진짜 자신의 모습인지 헷갈리는 상황도 맞닥뜨린다. 게다가 요즘 MZ 세대는 기존 세대와 다르다고 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도 등장하는 형국이다. 심지어 집에 가서도 좋은 가장의 모습을 고민해야 하기에, 진짜 '나'는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아니, 나를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기나 한 걸까?정신의학이나 심리학 분야에서 이렇게 진짜 '나'를 구분하기 위하여 쓰는 용어가 '공적 자아 Public Self'와 '사적 자아 Private Self'이다. 사람은 누구나 공적 자아와 사적 자아를 가지고 있다. 공적 자아는 타인에게 보이는 나의 모습이다. 반면에 사적 자아는 스스로만 알고 있는 나의 모습이다. 문제는 공적 자아와 사적 자아의 모습이 같지 않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기 통제가 철저한 사람이라도 다른 사람들에 비해 차이가 적을뿐 2개의 자아가 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런 이중성을 갖고 있으며, 특히 서양에 비하여 자신의 표현이 적은 동양 사람들이 두 개의 자아 간에 차이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공적 자아와 사적 자아 간의 간격이 클수록 다른 사람들에게 숨기고 싶은 모습이 많아진다. 또한, 공적 자아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사적 자아에게 눈길을 주는 시간이 적어져서 간격이 커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에게 주어진 에너지가 한정되어 있는데, 이것을 두 자아에게 균형 있게 나누어줘야 한다는 점이다. 어느 한 쪽의 자아에게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게 되면 워라밸이 무너지면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다. 그리고, 공적 자아는 단순하게 회사에서의 모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집이나 사적인 모임에서조차 그들이 기대하는 공적 자아의 모습을 여전히 유지해야 할 때도 있다. 때로는 남들이 모르는 사적 자아의 모습을 자신조차 모를 수도 있다.두 자아의 균형을 확인하려면 사적 자아의 모습일 때를 떠올려 봐야 한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 난장판이 되어 있지 않은지, 평소 나 자신을 위해 얼마나 돈을 쓰고 있는지, 개인적으로 격의 없는 친구들과 얼마나 자주 만나는지 스스로 되돌아본다. 공적 자아에 비하여 사적 자아에 대한 투자가 많이 부족하다면 그만큼 사적 자아가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줄어드는 셈이다. 공적 자아 이외의 시간을 멍 때리거나 명상만 하라는 것은 아니다. 사적 자아의 활동을 충분히 보장하라는 것이다. 사적 자아가 쉬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그곳 또한 공적 자아의 공간만큼 소중하게 정리를 해 둘 필요가 있다.필자도 회사에서 일하던 때에 번아웃이 온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번아웃인지조차 몰랐다. 실제로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일중독자로 보내면서 집으로 돌아가면 불만과 짜증이 가득한 못된 가장의 모습이었다. 다행히 상담을 통하여 사적 자아와 정반대의 모습인 공적 자아의 무게에 억눌려 있음을 깨달았다. 회사에서는 성과주의 모습이었지만, 나 자신과 힘들게 싸우고 있었던 셈이었다. 즉, 나에게 맞지 않는 불편한 옷을 입고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텨온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게 계기가 되어 교육 담당 직무를 도전했고, 사내 강사의 길을 시작했고, 상담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10년을 더 보내고 1인 기업 강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다.사적 자아를 찾는다고 해서 꼭 회사를 떠날 필요는 없다. 혹시 자신이 리더로서 힘든 부분이 있다면 공적 자아로서 요구되는 영역과 사적 자아로 편안한 영역과의 간격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돌아보는 게 어떨까. 오히려 필자처럼 사적 자아의 영역을 살려 자신의 업무에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할 수도 있다. 회사의 측면에서도 개인의 창의성이 발현되며 성장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모 대기업의 경영철학이 '구성원의 지속적 행복'이라는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는 공적 자아와 사적 자아의 조화로부터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김용현 in 인살롱 ・ 202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