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크고 작은 트러블을 꼭 한 번 경험할 것이다. 회사에는 워낙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기도 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업무가 나뉘어져 있다 보니, 각자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다. 그렇다고 트러블을 피하자니 아무 일도 진행할 수 없다. 과연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까? 하나의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당신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진행하고자 한다. 그러려면 여러 유관 부서의 협조가 필수다. 즉 디자인 팀과 생산 팀의 적극적인 협조가 최우선이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협조를 요청하겠는가? 어떤 부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대표이사님까지 보고된 프로젝트라,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우선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생각해 보자. 당신이 기획한 콜라보레이션이 디자인 팀과 생산 팀에 어떤 이득이 되겠는가? 이득은커녕 업무만 늘어난 것이다. ‘대표이사 핑계’는 타인을 설득할 능력이 없음을 반증하는 거다. 그럼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저희가 XX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했는데 획기적인 시도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시도다 보니 디자인 작업이나 신고 과정이 이전과 달리 조금 복잡해 까다로운 작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이 바쁘시겠지만 신경 써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일단 가안이라도 전달해 주시면 최대한 일정에 맞춰 유관 부서들에게 협조 요청하겠습니다. 대박 한번 터뜨려 보시지요! 항상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생산 팀에 가서는 이리 말한다.“저희가 이번에 라벨 전체를 교체하여 제품을 생산하려고 하는데 생산 팀의 협조가 꼭 필요합니다. 부자재가 늦어도 언제까지 공장으로 입고되어야 할까요? 알려주시면 최대한 일정에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한 생산 수량과 출고 일정 수립해서 전달드릴 테니 생산계획에 반영해 주시길 요청드립니다. 매번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우리 팀의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애써주시는 분들에게는 깍듯하게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이 맞다. 업무를 가중시켜드린 것이니 죄송함을 표현하는 것도 맞다. 객관적으로 따지고 들면 디자인 팀에 디자인을, 생산 팀에 생산을 요청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이때 ‘당신이’ 죄송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사과를 한다고 해서 지는 것은 아니다. 괜히 유관 부서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다.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의 대처법도 마찬가지다. 서로 예민할 수밖에 없고, 의도치 않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했을 경우에도 먼저 사과하기를 권한다. 그런데 관건은 여기 있다.당신이 먼저 사과했을 때의 상대방이 ‘본인이 역시 옳았다’며 자신의 태도는 전혀 돌아보지 않은 채 득의양양하기만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싸워야 할까? 아니다. 그냥 냅둬라.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해서 그렇게라도 본인 자존심을 지키고 싶은 사람이 분명할 테니. 또 상대방은 어쩐지 전혀 사과를 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냅둬라. 본인의 잘못을 깨닫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또,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사과를 받지 않고 계속 불편하게 군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업무적으로 계속 필요한 사람이라면? 사무실처럼 공개적인 자리에서 가볍게 다시 한번 사과해 줘라. 자신에게는 결코 단 하나의 잘못도 없음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큰 사람일 테니. 그 이후에도 당신에게 옹졸하게 군다면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과연 누가 모자라 보일까? ‘당신의 사과’를 받고 싶어 징징거리고 툴툴거리는 누군가가 있다면 깔끔하게 해주는 게 오히려 당신에게 이득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