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1,2.이신화 저.김영사. 스토브리그라는 드라마를 볼 때면 HR적인 요소가 무수히 나와서 주변에 많이 추천을 하고 다녔더랬다.그러다 지금은 스터디를 해볼까 하고 나름 정리를 하고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드라마라 대본집까지 읽게 됐는데 책으로 보는 느낌도 색다르고 좋다.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인 백승수 단장의 성장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개인사로 인해 여러 스포츠단을 책임지면서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우승이라는 업적을 이뤄낸다. 하지만 그 팀은 우승과 동시에 해체된다. 한번도 아니고 여러 번. 집착이라고 할 정도로 철저한 데이터에 기반하고 넘쳐나는 책임감을 가지고 혼자서 팀을 이끌어 간 결과다. 본인이, 오직 자신만이 그렇게 해야만 팀이 잘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주위 사람들은 본인만 못할 거라고 단정짓는다.여기서 백승수 단장이 놓친 것은 무엇일까?바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다. 동료들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의지가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가령 우리가 접하는 리더들은 리더들만의 성향이 있다. 사람마다 다 성향이 다르니까 당연할 수밖에 없다. 노력하지 않는 리더는 그 성향에 갇혀 있어 변화할 의지조차 없고, 그나마 나은 리더는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한 번의 경험(책 혹은 교육)만으로 거기에서 배운대로만 줄곧 하려는 경향이 있다. 후자의 경우 갑자기 객관성을 유지한다며 식사를 같이 하지 않는다던가, 갑자기 하지 않던 면담을 하자며 불러 낸다던가….뭔가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다 지쳐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이 성향이 바로 울타리다.그 울타리는 입구가 보이지도 않고 보이더라도 너무 굳게 닫혀있어 구성원들은 울타리 주변을 서성이기도 하고 입구 주변에 모여서 언제 문이 열릴까 마냥 눈치만 보고 있기도 한다.백승수 단장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명한 공식을 가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유효성과 숫자에 집착하는 모습도 보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면 목표를 달성하리라 생각한다. 주위에 사람은 보지도 않고 보이지도 않으며 그 사람들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도 관심이 없다. 그 사람들 즉 구성원들이 목표 달성을 위한 의지도 그 조직에 변화를 위해 노력을 할 거란 의지도 없을 것이라 판단한다. 본인이 잘 해서 그 결과로 구성원들을 책임져야 한다고만 고집한다.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구성원들도 그 조직을 위해 각자 무언가 노력을 하고 있고 본인은 물론 조직도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본인 업무에 대한 책임감은 물론 서로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 리더는 외롭다. 그리고 어깨도 무겁다. 그러니 어렵다.그런데 이 어려움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혼자서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 아니란 얘기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헤쳐 나가는 것이 팀이자 조직이다. 리더는 그 과정에서 옳은 결정과 명확한 방향 제시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그럴수록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대화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해답을 찾으며 그 여정을 늘 구성원들과 함께 해야 한다.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다고 해서 모두 리더가 아니다. 함께 해야 함을 모르면 그저 독불장군일 뿐이다.그리고 함께 하다 보면 생기는 유대감이 발목을 잡을 때도 있다. 함께 하려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인지도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것들이 걱정된다고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함께 할 수 있음을 시작조차 않는다면 이게 바로 리더로써의 직무유기 아닐까? 그까짓 울타리 좀 부수자. 울타리 없앤다고 날벼락이 떨어질 일도 없다.다만, 울타리를 부수기 전에 분명히 해야 할 것들이 있다.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성격을 바꾸라는 것이 아니다. 일하는 방식, 일하는 성향을 바꿔보자는 거다.함께 하는 리더가 갖춰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학습하고 변화해야 할 부분들이 무엇인지 또한, 지속적으로 이런 부분들을 개선할 수 있는 의지를 가진다면 충분히 울타리가 조금씩 허물어질 것 같다. 당연히 혼자가 아니라 구성원들과 함께.리더만 해당 구성원들을 책임지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도 그 리더를 책임지고 있기에 리더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백승수 단장 曰 “저한테는 처음으로 뭔가를 지켜낸 걸로 기억될 겁니다.” **뭔가를 지켜낸다는 것은 일방이 아닌 쌍방이다. 서로 그렇게 느껴야 비로소 함께 였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백승수가 마지막 장면에서 새로운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처럼 그까짓 울타리 좀 부수고 방황하고 기다리는 구성원들을 맞이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