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 보상 제도에 대해서 자신있는 조직이 있을까? 조직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이 모두 만족해하고 공정하다고 여기는 평가, 보상제도가 존재할까? 쉽지 않은 질문이다. 그 이유는 관점의 차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구성원은 구성원 나름의 관점과 이유가 있고, 조직 또한 마찬가지다. 어쩔 수 없는 관점의 차이를 극복해야 하기에, 평가와 보상을 논하는 것은 어렵다.**스타트업의 평가, 보상은 무엇이 다른가?**스타트업은 극도로 경쟁적인 환경에 놓여져있다. 상호 간 인수합병도 활발하고, 단기간에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기업도 많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좀 더 성장지향적인 경우가 많다. 자기 표현도 솔직하고, 무엇보다 조직에 얽매이기 보다는 자신의 경력과 삶에 충실한 편이다. 즉,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충분히 성장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조직을 옮기는 것도 스스럼없다. 스타트업의 평가, 보상이 일반 기업과 완전히 달라야 할까? 그것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언급한 스타트업 특유의 맥락은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맥락이 답을 좌우하기 때문이다.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구성원들이 성장 지향적인 경우가 많듯, 버즈빌 평가 제도의 핵심 키워드 역시 '성장'이다. 평가라는 단어에서 주는 뉘앙스를 탈피하고자 현재 '성과 리뷰'라고 부르고 있는데, 지난 1년을 뒤돌아보며 앞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피드백하는 것이 제도가 지향하고자 하는 바다. 이러한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버즈빌은 다소 특이한 형태로 운영된다. 일반적인 조직은 1년에 한번, 보통은 연말에 평가를 진행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한 명의 리더가 맡아야 하는 구성원의 수도 많은 편이다. 하지만 버즈빌의 성과리뷰는 매 분기마다 진행되는데, 기준은 바로 '분기별 입사자'이다. 즉, 2020년 7월에 입사한 사람은 3분기 대상자, 2019년 11월에 입사한 사람은 4분기 대상자가 되는 것이다. 개인 입장에선 1년에 1번 진행되지만, 조직 입장에선 1년에 4번 나눠서 진행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한 명의 리더가 소속 팀원들을 모두 한번에 피드백해야 했다면, 버즈빌에선 매 분기마다 나눠서 진행하게 된다. 피드백 퀄리티는 아무래도 높아지기 마련이다.분기별 진행의 장점은 또 있다. 바로 '조정 회의'를 자주 갖게 되는 것이다. 성과리뷰 대상자들 각각에 대해서 리뷰하고, 상위 리더들이 모두 모여서 '기대를 초과했는지, 충족했는지, 미치지 못 했는지'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조직이 지향하는 인재상에 대한 많은 토론과 대화가 오가게 된다. 사실 상위 리더들은 채용부터 평가, 승진 등 HR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해야 할 때가 많은데, 인재상의 경우 그 기준이 워낙 암묵적인 편이라 공유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버즈빌은 잦은 조정 회의를 통해서 리더들의 인재상에 대한 기준을 맞추는데 기여할 수 있다. 물론 분기마다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운영 리소스는 적지 않게 소요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즈빌의 '핵심 가치'를 잘 보여주는 몇몇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첫 질문으로 돌아가자. 스타트업의 평가, 보상 제도는 달라야 할까? 필자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아니, 관점을 바꿔서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들이 달라야 한다고 믿는다. 왜냐면 저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평가, 보상은 조직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이자, 가치의 반영이다. 각 기업별로 조직문화가 다를지언데, 어떻게 제도가 모두 동일할 수 있을까? 아무리 좋은 개념이라도 조직 특성에 맞춰서 적응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는 예외가 없듯, 평가와 보상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많은 조직에서 다양한 실험이 시도되고 공유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