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년차 조직문화 담당자, 정보미입니다.전통 대기업부터 현재의 IT기업에 이르기까지 그 동안 다양한 산업 및 기업들을 두루 경험하며,각 기업에 맞는 조직문화 업무를 다채롭게 수행했습니다. 최근 판교에 위치한 IT회사로 이직해, 조직문화 방향성 수립을 셋팅하고 있어요.'조직문화'를 주제로 글을 기고하기로 했는데, 첫 시작을 어떤 주제로 하면 좋을까? 고민했습니다.그러던 중, '조직문화' 직무가 사실 최근 급부상하기도 했고, '조직문화 직무' 자체가 생소하신 분들도 계시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종종 조직문화 직무가 어떤 일을 하는 직무인지 질문을 받기도 해서..)그래서 제가 하는 일도 소개하고, 그 직무를 수행하는 저라는 사람을 소개하는 글로 여러분께 산뜻하게 다가가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 조직문화 직무를 시작하게 된 계기첫 직장에 입사했을 때, '교육학'을 전공했다는 이유로 HR본부로 강제 배정(?)을 당했어요.HR본부 내 업무는 보통 HRD / HRM 으로 구분되는데, 그 당시 본부장님께서 저와 동기들에게 3개월 간 직무체험 기간을 줄테니 이 중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말해달라고 말씀주셨어요.그렇게 저는 3개월 간 선배들을 서포트하며 다양한 업무를 간접 경험하던 중, 회사 대표님부터 신입사원까지 모든 구성원이 모여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는 '타운홀미팅'에 참여했습니다.타운홀미팅이 열리는 대강당에 들어선 순간, '타운홀미팅, 나도 기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대표이사님이 무대에 올라와 회사 실적 및 사업전략을 구성원들에게 공유하고, Q&A 시간을 가지며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행사의 취지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어요. 타운홀미팅을 기획한 선배와 대화를 나누며 '조직문화' 직무에 대해 알게 되었고, 구성원들과 회사 성장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에 동기부여를 느끼는 제 성향과 꼭 맞아서 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조직문화 담당자가 되었고, 제 직무와 사랑에 빠졌죠. 조직문화 직무를 애정하는 이유직무를 처음 시작했을 때 느낀 점은 '공부할 것이 굉장히 많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조직문화 직무와 관련된 영상 자료(원티드 등)는 물론, 책을 약 50권 이상은 읽은 것 같아요. 특히 책이나 영상(Ex. 타 기업 조직문화 담당자의 사례 발표회)에 다양한 사례가 많아서 읽고 듣는 내내 흥미로웠어요.조직문화는 말 그대로 조직에 따라 즉, 회사 및 구성원 상황마다 다르기에 새로운 일과 미션이 매번 생겨서 흥미로워요. 저는 성향상 매번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운영 업무보다(더군다나 꼼꼼하지 못한 성격 탓...) 매번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성향에 맞고, 그 과정을 직접 해낸다는 사실이 저를 즐겁게 합니다.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회사에 심리상담 프로그램(EAP)을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했을 때에요. 회당 약 9-10만원 하는 심리상담 비용을 회사에서 전부 지원해주고, 조직에 이슈가 발생했을 때 긴급심리 프로그램을 가동함으로써 구성원의 마음건강 안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구성원들이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그러나 임원 분들은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의구심으로 도입을 반대하셨죠.하지만 저는 구성원을 위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구성원들이 애사심을 느끼게 하고, 심리상담을 통해 업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오히려 높은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점, 더 나아가 인재에 대한 투자는 곧 회사의 브랜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어필하며 약 1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임원 분들을 설득했습니다.마침내 도입된 프로그램은 예상보다도 훨씬 커다란 성과를 얻었어요. 예상보다 많은 구성원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그 과정에서 소수 구성원 분들께선 상담을 통해 우울증을 조기 발견해 치료하신 덕분에 해당 구성원은 물론, 조직 및 회사에까지 큰 도움이 되었어요.실제로 많은 직원 분들이 제게 이 프로그램을 도입해줘서 고맙다는 피드백을 보내주셨고, 심지어 처음에 반대하셨던 임원 분들에게도 큰 칭찬과 격려를 받아 커다란 보람과 행복을 느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문화 직무가 어려운 순간조직문화는 특히 '사람'이 직접적으로 관여된 일이기에 어려운 부분이 더욱 많은 것 같아요. 게다가 항상 문제를 해결하거나 개선하는 미션을 받다보니, 새로운 것을 도입할 때 어쩔 수 없이 변화를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저항(Ex. '굳이' 이걸 해야해...?)에 부딪히곤 합니다.열심히 공부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서 더 좋은 우리 회사, 더 나은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했음에도, 처음에는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조직문화 업무의 기본이에요. 특히, '인사 조직은 왜 이렇게 현업을 귀찮게 하냐. 사업만 성공하면 되는데 조직문화가 왜 중요하냐.' 라는 말을 들을 때면 정말 속상하고, 가끔은 제 존재를 부정당하는 느낌이라 맥이 탁 풀리기도 해요.하지만 부서마다 미팅을 가지며 주기적으로 잦은 소통을 하고 임원 분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도 진행하며, 회사 구성원들이 불편해하는 부분을 듣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니 점차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아졌어요. 특히 제가 힘들 때마다 여전히 떠올리는, 제가 존경하는 임원 분의 말씀이 있는데요. 그 당시 제가 도입한 조직활성화 프로그램이 생각보다 구성원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상심해 하고 있을 때, 임원 분께서 저를 조용히 불러 저의 고충을 공감해 주시며 "처음부터 너무 잘 하려고 하지마. 이제 시작이잖아. 우리 조직문화팀의 팬을 한 명씩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업무에 임해보면 어때?" 라고 말씀해 주셨어요.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용기가 생겼어요. '그래. 처음부터 사람들이 다 좋아할 순 없잖아. 우리 방향성에 공감해 주시는 구성원 한 분 한 분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들에게 긍정적 피드백을 받아나가면 언젠가 많은 분들이 알아주실거야.' 라고 생각했고, 제게 주어진 업무에 정말 성실히 임했습니다.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신입사원부터 임원진, 경영진에 이르기까지 모든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쏟는 모습을 보이니 귀찮아하거나 무관심했거나, 혹은 싫어했던 분들의 마음도 결국은 활짝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마지막 한 마디조직문화 직무를 수행하며 퇴근 후와 주말 가릴 것 없이 늘 일을 더 하고 싶고, 가끔은 주말에 '회사에 빨리 가고 싶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진심으로 일을 즐기면 회사도 자아실현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죠. 심지어 저는 회사 일에 충실했을 뿐인데, 제가 진행한 조직문화 프로그램들이 언론기사를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종종 강연 의뢰까지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도 했어요.약 2년 전, 처음 사례 발표회를 진행했을 때 굉장히 떨렸는데, 제가 직접 수행한 일에 대해 말하다보니 이내 떨림보다는 즐거움으로 가득 차올랐어요. 그 때 다짐했죠.'더 많은 일들을 진행해서 또 이런 소중한 기회를 얻고 싶다.' 구요.조직문화 직무를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은 '사람에 대한 관심, 어떤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싶다는 선한 의지, 약간의 오지랖, 그리고 추진력' 인 것 같아요. 사람을 매개체로 일하는 직무인 만큼,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어야 해요.구성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해결해주려는 마음가짐과 함께 그 과정에서 성취감과 뿌듯함까지 느낄 수 있는 조직문화 직무. 애정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조직문화 직무 특성상, 회사의 리더 및 경영진 분들과 대화 나눌 기회가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데요. 그 때마다 그 분들의 깊은 생각과 다차원적인 인사이트에 놀랄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도 조직문화 직무를 수행하며, 그런 멋진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고자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 달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