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변화관리자, 그리고 변화관리자의 마음가짐
문제를 제시하는자, 문제를 해결하는자, 그리고 '원래 그런거야'라고 하는자
들어가며
변화의 내용
변화관리자의 마음가짐
결언
들어가며 - 진화와 변화
우리는 변화해야한다. 우리 조직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고, 우리조직의 구성원들이 처하는 상황이 지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우리 조직의 일하는 방법과 방향도 바뀌어야 한다. 마치 BC(Before Corona-19)시대 이전의 집약적인 조직관리/업무관리에서 비대면/메타버스 쪽으로 새로운 방향을 찾듯, MZ세대가 몰려오며 기존의 채용브랜드와 조직이 일하는 방법에서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듯 말이다.
▲<그림1> **'자연계의 진화'**와 '조직의 변화활동'
하지만 '조직의 변화'는 '자연계의 진화'와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방향성이다(누가 무엇을). 변화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필연성은 '자연계의 진화'와 '조직의 변화'가 유사하지만, '자연계의 진화'는 방향이 없고 무지향적인 적응활동이라는 반면, '조직의 변화'는 주체성과 방향이 명확한 설득활동이라는 차이 말이다. 조직의 변화는 '누가 무엇을 어떠한 방향'으로 바뀌어야 하는지가 비교적 선명한 상태에서 변화활동을 한다. 둘을 대조하자면, '자연계의 진화'에서는 극지방에 여러 색을 띄는 유전자 중 흰색 유전자가 생존해 우리곁에 남아있지만, 이것이 만약 '조직의 변화'였다면 우리는 우리조직의 외관을 희게 바꾸어야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조직의 변화를 이끌었을 것이다.이렇듯 오늘은 '조직의 변화'에서 변화관리자로서의 인사담당자가 변화의 방향을 제안하거나, 변화가 적용되는 사람들의 평가와 보상을 설계할때, 생각하고 넘어가야할 실질적인 활동들을 방향성과 맞추어 구체적으로 제안해보고자 한다.2. 변화의 내용
▲ <그림2> 조직이 일하는 방법, 조직문화, 조직행동
우리조직이 바뀌어야 하는 것은 **'일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우리가 일을 하며 마주하는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반적인 생각'**인 조직문화이고, 그 조직문화 하에 우리조직구성원들이 일반적으로 행하고 있는 **'당연하게 하는 행동'**들이다. 이렇듯 변화는 없던 것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가령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수평적 조직문화로 변화를 꾀하기 위하여, '직위제도'를 바꿔보고자 한다. 기존에 사원-대리-과장으로 이어지던 직위제도를 전면 폐지하고, 이젠 보상관리를 위한 내부관리용 'Level'제도만 둔 상태로 모든 직원의 호칭을 '님'으로 바꿨다고 가정해보자. 그리고 팀장과 팀원의 직책위주로 조직을 편성해서 이어간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일어날 변화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자.
▲<그림3> 조직 변화의 '주체'와 '객체', 그리고 '방향'
그러면 이 직위제도가 바뀜으로 인하여 바뀌는 조직행동적 변화가 크게 두가지가 있다. 첫째로, 당연히 할 수 있었는데 못하게 되는 것들, 즉 '직위'로 찍어 누르던 사람이 더이상 그렇게 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둘째로 당연히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이제 해야하는 변화이다. 즉 '직위'가 높아서 안해도 되던 활동들을 이제는 해야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저 변화의 주체는 '직위'가 높은 사람들이고 변화의 객체는 '일하는 방법'이다. 그래서 저 변화는 표면적으로는 직위를 없애었지만, 구체적인 변화의 방향은 '직위가 높은사람들이 하는 실무적 행동의 범위와 깊이를 늘인다.'인 것이다. 이것이 변화의 주체성, 변화의 목적, 그리고 방향이다.하지만 저것들은 늘 설득의 대상이다. 변화의 주체에게 '이것이 당연해'왔던것들을 '이젠 당연하지 않아'라고 설득하는 것이 변화다. 그리고 그 행동을 이끌어내는 것이 설계이다. 그러므로 저 변화에서는 당연히 할 수 있었던 것들을 못하게 되거나, 당연히 안해도 되는 것들을 이젠 의무적으로 해야하게된 '고직위'자들을 설득해야한다.이 설득의 과정이 변화의 방향성이다. "이마저 '사장님 지시사항'입니다."라고 내려찍으면, 이 변화는 사실상 무의미한 변화가 되는 것이다. 변화의 방향성이 수직적 조직문화에서 탈피하는 변화인데, 이 문제를 수직적으로 해결하게 되면, 이는 변화의 방향에 어긋나기 때문이다.이렇듯 변화관리자는 이 변화를 방향성있게 유의미하게 이끌어내야한다. 그래서 수직에서 수평적으로의 조직구조 변화가 어렵다. 공지하나 '띡' 올리고 '앞으로 이렇게 바꿉니다.' 하는 식의 변화가 아닌, 조직구성원들 모두에게 공감을 충분히 이끌어 낸 후 변화해야 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특히 변화의 주체들의 공감이 제일 중요하다. 그러므로 보상을 설계하는 자는 이러한 변화의 주체의 하중을 줄여주고, 객체들에 보상을 강화하고 평가지표를 삼는식의 설계를 해야한다. 3. 변화관리자의 마음가짐 **3-1. 변화를 반기는 자는 아무도 없다.**변화를 반기는 사람은 정말 아무도 없다. 물리학에서 '관성의 법칙'을 이야기 하듯, 조직에서 조직구성원들의 행동들과 감정에도 '관성'이 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사람들은 하던대로 일하고 싶어한다. 누군가 '이제부터 이렇게 하자'라고 했을 때, 반겨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방향이 맞다는 것을 심지어 알고 있을 지라도, 하던대로 하는 것이 '편한'상황에서 굳이 '불편하게' 이렇게 변화해야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핑계를 고민한다.변화관리자는 조직구성원들중 그 누구도 변화를 반기는 자는 없다고 생각해야한다. 그래서 변화는 끊임없는 설득의 과정이며, 수많은 핑계들을 엎어내는 과정이고, '누구를 위한 것인가'의 물음에 끊임없이 '우리 조직에 필요한 것이다.'라는 자문자답을 수백번이고 해야하는 과정이다. 오너가 있는 회사일 경우에, 오너조차에게도 설득해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수십수백번을 마주해야한다.하지만 확신해야한다. 조직의 변화는 방향이 있고, "누가 무엇을 바뀌어야하는지", "당연히 해오던 것들을 이젠 왜 못하게 되는지", "지금까지 안해왔더라도 이젠 해야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설득하고, 답을 얻어내야한다. 자가당착이 되지 않도록 넓은 시야를 가지면서도 소신과 확신을 갖는 것. 이것이 변화관리자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다.3-2. 문제제기자 변화관리자는 '대책 있는' 문제제기자 이어야 한다. 이 모든 일들이 '언제부터', '왜'당연한지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바뀌어야한다는 목소리가 아니라, '누가, 어떻게, 무엇이' 바뀌어야하는지 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하여야 한다. 그렇기에 끊임없는 연구활동이자 설득활동이 변화인 것이다. 방향성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하지만 그전에, 문제제기자가 되자. 문제를 먼저 제시하고, 이상한 것을 먼저 고민하자. 그리고 누군가 "원래 그런거야"라고 이야기 하면, 바로 거기서 부터 시작하자. 문제는 늘 '원래 그런 것'에서 시작되었고, 매우 고착화되어 그곳에 머물러 있다. 빅뱅 이후 '원래 그런것'이라는 것은 하나도 없다.3-3 변화없는 변화일반적으로 기획자가 변화를 제일 처음 기획할 때, 제일 먼저 조사하는 것은 '타사 사례'이다. 타사 사례들 처럼 기획해서 우리회사에 적용하면서 '여러분들은 하시던 일 그대로 그냥 하시면 됩니다.', '직위만 그냥 없어지는거예요.'식으로 하는 변화가 제일 잘못된 변화다. 자신의 공적 차리기만 하고, 회사 직원들은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이, 하던 대로 하면 되는 식의 변화만 하게 되는 것이다.변화관리자들은 이런 껍데기만 바꾸는 형식적 변화만 하게 되는 것들을 가장 경계해야한다. 4. 결언 ***<"그건 원래 그런거야! 바꿀 필요 없어!" 변화의 방해군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문화인류학자 롤프 브레드니히)>***원래 그래왔던 것들과 싸움을 꾀하는 이 땅의 많은 변화관리자들에게 구체적인 나의 생각을 나눠보았다. 조직의 변화는 주체가 있고, 목표가 있으며, 주체와 목표가 이어지는 방향성이 있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수많은 '원래 그래왔던 것'들이 있다. 원래 그래왔던 것들을 당연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늘 변화관리자가 문제제기자이어야 한다. 문제제기자를 반기는 조직은 아무곳도 없지만 말이다.하지만 변화는 주체와 목적, 방향이 있는 설득적 활동이다. 그리고 그 활동이 커지면 기존의 있던 것을 없애는 창조적 파괴활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기존에 있던 것들의 문제를 솔직하고 용감히 마주하고, 그것의 방향을 고민하고 제안하는 용감한 변화관리자가 되기를 나스스로도 희망한다. "좋은 것은 더 좋은 것의 적이다."는 말을 남기며 글을 마친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2.01.29 현재 성과관리 시스템은 조직문화를 잘 담고 있을까?
오늘날, 효율적인 성과관리 시스템인 Ally, JIRA, Trello, Lemonbase 등은 ‘조직문화’를 잘 다루고 있을까?.PMS(Performance Management System): 성과관리 시스템성과관리 시스템 내에 조직문화가 왜 필요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이번 시간에는 성과관리 시스템에 조직문화는 왜 항상 고려되지 않는가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자.
성과관리 시스템은 말 그대로 조직 구성원들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체계적인 도구이다.
대표적인 서비스로 예를 들어보자. 목표수립의 Ally, 업무진행의 JIRA, 성과평가의 Lemonbase가 있다.Ally의 경우, OKR(Objective Key Results: 목표/핵심결과 지표) 솔루션이다. OKR은 기존의 KPI와는 달리 성과를 내기 위한 실행 방법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조직 전체의 목표를 세우고, 개인의 목표와 정렬(align)시켜 업무에 대한 효율을 높인다.많은 IT 개발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JIRA는 프로젝트 관리이다. 대부분 이슈 관리 시스템(Issue Tracking System)으로 활용하는데 이슈 처리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성과 및 진행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레몬베이스는 피드백 중심 성과관리 솔루션이다. 다양한 평가 항목과 척도를 포함한 질문 양식을 제공하여 리뷰를 진행한다. 구성원 전체가 목표를 공유하고, 진척 상황에 따라 피드백을 하며 수시 성과평가를 가능케 한다. 대부분 기업들은 위와 같은 서비스를 내부에 한두 가지 도입하여 성과를 관리한다. 고성장을 내기 위한 올해의 목표를 세워 기업의 전략을 전면 수정하기도 하고, 1:1 미팅을 확대하여 상호 피드백을 통해 성과에 대해 자연스럽게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권장할 수 있다. 또한, 축적된 업무 데이터를 수집/가공하여 성과에 적극 반영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조직 전체의 효율성 향상과 성과관리에 대한 어느 정도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고성장과 고성과를 낼 수 있는 무언가를 여전히 필요로 하고 있다. 성과를 관리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높은 수준의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여기서 강조하고 싶다.조직문화가 기업의 성장 핵심 요소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고, 90% 이상의 비즈니스 리더들이 동의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기존 시스템상에서는 조직문화를 직접적으로 도출하거나 측정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끄는 성과관리는 바로 **조직문화(Organizational Culture)**가 될 것이다. 나는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책의 저자가 만든 개념인 모티브 스펙트럼(Motive Spectrum)을 바탕으로 조직문화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인간이 어떤 행동을 하는 데 여섯 가지 동기 요인이 있다고 정의한 것이 바로 모티브 스펙트럼이다. 이 때 성과를 높여주는 직접 동기로는 일의 즐거움, 의미, 성장이 있다. 이에 반해 성과를 떨어뜨리는 간접 동기로는 정서적/경제적 압박감과 타성이 있다.성과를 높여주는 직접 동기를 살펴보자. 일의 즐거움은 업무에서 찾아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말하며 성과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즉, 일 자체가 보상으로 작용하여 강력한 내적동기를 유발한다.일의 의미는 일 자체보다는 행동의 결과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업무에서 한 발짝 떨어진 동기이다. 이는 업무에서 느끼는 즐거움 보다는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이 업무의 뜻과 같을 때 느끼는 동기인 것이다.일의 성장 역시 업무와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이차적 결과로서 발현되는 동기이다. 개인이 도달하고자 하는 어떠한 목표가 업무의 결과와 일치할 때 느끼는 것이다.위와 같은 즐거움, 의미, 성장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조직문화는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와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들어낸다. 오늘날 IT 기업들은 ‘우리는 이렇게 일해요, 우리의 핵심가치는 다음과 같아요’로 개성 있는 조직문화를 뽐내고 있다. 앞서 말한 직접 동기에 해당하는 일의 즐거움, 의미, 성장 동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우리는 왜 일하는가’에 대한 이유와 목적을 보다 명확히 제시하려고 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이처럼 조직문화는 어디선가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성과관리 시스템에는 늘 뒤로 물러나 있는 영역이다. 이에 조직문화는 결코 과장된 무형의 것이 아니며 기업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위해 몰입하고, 계속 진화함에 따라 높은 수준의 성과로 이끌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 글을 통해 직장 내에서 일의 즐거움, 의미, 성장을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이 조직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다음 포스팅에 이어 조직문화를 성과관리 시스템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을까에 대해 더 자세히 탐구해보자. <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 책을 추천하며 이 글을 마무리 짓고자 한다.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2.01.28 8년차 재경 담당자의 조직문화 입문기
제목을 보고 이런 생각을 하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재경 담당자가 웬 조직문화…?
그리고 왜 인살롱에…?
긴가민가 하는 마음으로 혼자 조직문화 스터디를 시작한 게 작년 9월이네요. 관련된 책들을 읽고, 사내 칼럼을 쓰고, 일터의 변화를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나름의 관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조직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심이 모든 직장인들의 필수교양이 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구성원으로서 조직의 문화적인 전환을 소화하고 이끌어가는 능력이 특정 업무에 대한 전문성만큼이나 중요하고 독립적인 역량 중 하나로 조명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이 공간에서 나누게 될 이야기들을 통해서 조직의 리더도, HR담당자도 아닌 저 같은 보통의 직장인들이 조직문화라는 주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첫번째 글이니 만큼, 오늘은 제가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과정에 대한 얘기를 조금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7년의 직장생활을 통해서 경험한 조직문화는 항상 일과는 동떨어진 주제였습니다. 그저 일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관리해 줘야 할 대상, 또는 업무에서 비롯된 피로감을 조금 덜어주는 정서적인 보상의 영역 정도로 여겨지는 게 보통이었죠.
그런 저에게 완전히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해준 건 스터디 첫 번째 책으로 읽었던 김성준 교수님의 「조직문화 통찰」이었습니다. 조직문화는 회사가 전략을 수행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비이성적인 요소가 결코 아니며, 오히려 일하는 방식을 좌우하고, 좋은 전략을 싹 틔우는 조직의 토양과 같다는 이야기를 처음 접했습니다. 그동안 복지, 조직진단, 소통행사 같은 피상적인 단어들을 통해서 이해해왔던 조직문화라는 단어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조직문화는 기업이 자신의 사업을 실행하는 방식을 결정짓는 가치관, 신념, 가정 등의 복합체다.
. 경영전략 학자 제이 바니 (Jay Barney)
실제로 기업문화를 핵심 동력으로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회사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이미 저에게도 너무 익숙한 넷플릭스나, 토스의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 같은 곳이 아주 핫 하더군요.
그들은 직원들의 자율적인 몰입과 혁신적인 성공의 비밀이 자유와 책임을 강조하는 자신들의 기업문화에 있다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수백만 불이 넘는 시나리오의 입찰을 담당자가 최종 결정한다거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회사 대표도 반대한 재난지원금 서비스를 이틀 만에 런칭해 냈다는 등의 이야기는 항상 회사에서 시키는 일을 하고, 리더의 의사결정을 기다리는 데 익숙한 저에게 너무나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조직문화가 회사의 일하는 방식과 전략을 결정짓는다는 책 속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아주 뚜렷하게 증명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통제가 아닌 맥락으로 직원들을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는 기업문화 덕분에, 우리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세상이 변하는 속도에 맞춰 같이 변화를 모색할 수 있었다.”
.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책 「규칙없음」
“토스팀에게 문화는 생존 전략이자 동시에 승리 전략입니다.”
. 토스 조직문화 담당자의 토스피드 인터뷰
두 회사가 내세우는 가치를 단순한 채용 브랜딩 정도로 치부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들의 일관된 메시지와 사업을 통해 보여주는 행보에서 진정성을 느꼈던 것 같아요. 특정 회사를 찬양하려는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직장생활은 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을 진리처럼 믿고 지내왔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이 두 회사의 이야기는 저에게 큰 의미가 있었어요. 세간의 주목을 받는 조직문화 성공사례들을 하나씩 접하다 보니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의 모습과 자꾸만 비교를 하게 되었습니다. 좀 더 경쟁력 있는 문화와 리더십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기 시작했어요. 게다가 당시에 스터디를 하며 읽은 책들은 하나같이 전통적인 관료조직의 수직적인 문화는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산업화 시대에 성공을 견인한 관료제는 이제 더 이상 효과적인 성장 동력으로 기능할 수 없습니다.
– 에이미 에드먼슨, 책 「두려움 없는 조직」
테일러리즘의 수명은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인들이 근 한 세기 이상을 지배한 패러다임이 더 이상 실질적인 성과를 가져다주지 않고 조직 구성원에 대한 동기부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 장재웅, 상효이재, 책 「네이키드 애자일」
수직적인 문화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
– 김성남, 책 「수평조직의 구조」
마치 지금 당장 회사를 옮겨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이직이 뭐 쉽나요. 그냥 적당히 먹고 사는 데 문제만 없다면 커리어에 특별한 욕심이 없던 저였는데,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온 것 마냥 직장생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기 시작했습니다....대략 3개월 전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결국 이직을 했느냐? 아니요. 자소서 한 장 쓰지 않고 여전히 같은 직장을 다니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하기로 한 것도 절대 아니에요. 주변의 도움 덕분에 다행히 제 나름의 답을 발견하고, 유례 없이 건강하고 발전적인 마인드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한 템포 쉬고,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이어갈게요. 많이 부족한 글인 걸 알지만 적어도 한 분 정도는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하실 거라 믿고! 힘을 내서 조금 더 떠들어보겠습니다. 하하 :) >> 2편 읽으러 가기
박광현 in 인살롱 ・ 2022.01.27 뉴노멀 시대의 이직전략
코로나가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이다. 비대면 재택근무가 일반화되고, 삼성, 현대차, SK, LG 등 대기업 중심의 취업시장이 네카라쿠배로 대표되는 IT/플랫폼 기반의 스타트업 기업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대기업들이 연공서열을 타파하기 위해 직급을 통합하고 승진 연한을 폐지한다는 뉴스도 최근 크게 보도되기도 하였다. 또한 스타트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주식형 보상제도를 도입하는 대기업들 또한 등장하고 있다. 5년 전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들이지만, 이제는 이러한 변화가 뉴노말이 되고 있다. 취업시장의 중심축이 다수의 스타트업 및 플랫폼기업로 이동하면서, 이들이 만들어내고 있고는 이직 시장의 규모 또한 이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그래서 이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또한 재정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관점에서 2022년 대한민국에서 이직이 가지는 의미와 이를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나의 생각을 공유해보고자 한다.먼저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직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커리어 개발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직을 개인의 경력 개발을 위해 적극적 그리고 필수적으로 활용하고 그것의 활용 빈도 또한 점점 높여갈 수 있다. 또한 이직을 활용함 있어, 사람들은 더 이상 현재 회사와 이직 대상 회사를 단순히 비교하지 않는다. 다양한 이직 가능 회사들을 단기적 그리고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교 분석한다. 그리고 개인의 중장기 경력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 현재 개인에게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곳을 이직 대상 회사로 선정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이직을 하는 목적이 또 다른 이직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한 좋은 조건에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다 할지라도 여기서 의사 결정을 종결 짓기 보다는 이를 현재의 회사에서 수행하는 역할의 조정 또는 보상 조정 협상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렇듯 이직은 단순히 회사를 옮기는 과정이 아니라, 개인의 경력 개발에 있어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경력개발 도구이다. 현재의 회사에 만족하기 때문에 나는 이직에 관심이 없다라는 말은 본인의 장기적인 경력 목표를 특정 회사에 한정하면서 스스로의 경력개발 기회를 매우 좁고 제한적으로 잡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빠르게 변하고 있는 취업시장과 이직을 생각하면서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들을 고려했을 때, 추천하고 싶은 방향은 아니다.실제로 2021년 11월 취업정보 사이트 진학사 캐치가 국내 직장인 146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직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7.1%(691명)에 달했으며, 아직 이직 경험이 없는 직장인이라도 10명 중 8명이 “이직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최근 미국의 경우에도 이직의 바람이 뜨겁다. 특히 팬데믹 이후 새 직장을 찾는 것이 유행이 되다 시피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팬데믹 이후 자리를 잡으면서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강한 경제회복세 속에 미국내 구인난이 심화하면서 일자리가 넘쳐나고 있어 구직자들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대대적인 퇴사(The Great Resignation)'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구직자들은 말그대로 새로운 취업 환경 속에서 더 높은 임금과 더 유연한 근무 환경을 좇아 이직에 나서고 있다. 미국 노동부의 2021년 11월 취업·이직보고서 (Job Openings and Labor Turnover Survey*)*를 보면 총 450만명의 근로자가 퇴직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미국 정부가 집계한 20년간의 통계 중 최대치다.한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갈수록 많은 이들이 이직 시장을 통해 본인의 경력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네카라쿠배로 재편된 취업시장에서도 여실히 들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직은 어떻게 준비해야 하면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선택해야 할까? 모든 직군, 연차 그리고 각각의 경력목표에 맞는 이직 전략은 존재할 수 없지만, 약 15년 간의 HR 경험 그리고 외국계기업, 삼성, SK, 쿠팡 등 다수의 기업에서 근무하면서 이직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수의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 3가지 원칙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자 한다. (.단, 현재 재직하고 있는 회사, 수행하고 있는 직무 그리고 경력 수준에 따라 아래 3가지 원칙이 모두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밝힌다.)
**현재 직장에 집중하면서 최선의 성과를 달성한다.**Reference Check가 일반화되고 있는 요즘, 이직을 위해 현재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모습은, 다음의 이직이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공적으로 본인의 커리어를 개발하고자 한다면 현재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공적인 이직을 바란다면, 현재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 그리고 상사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함께 일하고 싶은 그리고 일을 매우 잘하는 동료라는 이미지를 스스로 만들어 두어야 한다. 현재 직장에서의 우수한 평판이야 말로 성공적인 이직을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가 이직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떨까? 진심을 다해 축하해 줄 수도 있지만, 회사 차원의 Counter Offer를 제안하는 진정 어린 스폰서가 되어 줄 수도 있다. Counter Offer가 매력적일 경우, 대상자가 현재 직장에서 보다 좋은 조건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해 보면, 이직을 하지 않고도 이직의 효과를 누리는 매우 재미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성장하는 회사의 경우, 매우 빈번하게 발생하는 Event인 만큼, Counter Offer를 받아본 경험이 없다면 이를 한번 받기 위해서라도 이직에 도전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직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취업 시장에 대해 늘 탐색한고 고민한다.**지속적으로 마켓의 인력 동향, 니즈 그리고 현재 내가 수행하고 있는 직무의 적정 보상 수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자. 관련 정보를 가지고 업무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매우 큰 차이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본인의 경력관리를 소중히 여긴다면 정기적으로 관련 내용에 대해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동종 업계 사람들과 지속적인 네트워킹 가질 것을 추천한다. 현재의 Job 시장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경우, 새로운 업무 기회가 왔을 때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등과 관련해 보다 효과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또한 취업 시장의 동향은 앞으로 내가 추구해야 하는 경력 개발의 방향을 알려주는 지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수행하고 있는 직무의 적정한 보상 수준에 대해 알고 매년 연봉 협상을 하는 것과 모르고 진행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나의 직무값이 Market에서 가지는 가치가 어느 정도이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정도는 정기적으로 Check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직의 준비는 이직 직후부터 시작한다.**이직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부터 이직을 준비한다면 이것은 이미 매우 늦은 이직 준비가 될 수 밖에 없다. 현재의 직무와 연결되면서, 현재의 직장 대비 부족함이 없는 회사에서 보다 상향된 역할, 보다 경쟁력 있는 보상을 받고자 한다면, 이직은 1년 전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또한 경우에 따라서는 충분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이직을 위한 최선을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직을 한 순간부터 다음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이직을 위해 이직을 준비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이직이 필요한 순간이 왔을 때 또는 이직을 활용하여 자신의 Value를 높일 수 있는 순간이 왔을 때, 이를 활용하여 현재 직장에서의 역할 또는 보상을 조정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매우 많은 고성과자들이 실제로 활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매력적인 이직 기회가 왔을 때 그 기회를 취할 수 있는 것 또한 준비된 자만이 할 수가 있다. 이직을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의 경우 경력 관점에서 자신의 강점과 개선 필요 영역을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인지하고 있고 해당 직무 시장에 대한 혜안 또한 갖추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면접에 대한 준비 또한 말할 필요가 없다. 이직의 기회에 열린 마인드를 가진 사람은 본인의 업무 성과를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면접에 대한 준비도 이미 완료가 된 사람들이다. 내가 원하는 회사/직무에서 면접의 기회가 왔을 때, 그 누구보다 면접을 잘 볼 수 있는 자신감과 실질적인 경쟁력은 그것을 오랫동안 준비한 사람에게만 주어진다고 생각한다.
이직에는 명확한 정답이 없다. 그리고 개인이 추구하는 경력목표, 경력수준 그리고 직무별 취업 환경에 따라 고려해야 하는 변수 또한 매우 다양하여 모든 사람에게 적용 가능한 Solution 은 존재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위 3가지 원칙 외에도 고려할 수 있는 원칙 또한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취업시장이 공채 중심에서 경력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이직 시장이 이전보다 엄청나게 커졌다는 사실이고, 충분히 매력적인 경력개발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VUCA의 시대이다. 이 글이 새로운 환경에 맞는 여러분의 이직전략을 구상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2.01.27 대기업에서 지방대 출신 인사담당자로 살아남기 (feat. 4년차 생존 中)
안녕하세요행복모아 인사담당자 이영호 TL입니다. 우선 이렇게 좋은 기회로 집필을 하게 된 점에 대해서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다만 평소 기안을 올리기 위해 쓰는 문서 작성 말고는 글을 자주 써보지 않았기에 시작부터 걱정입니다. 다음달 글 작성에 앞서서 이번달은 조금 가볍게 접근해보고자 합니다. 그렇기에 본 글은 일종의 스낵컬처로 전문성이 전혀없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이며, 다소 두서가 없는 글이더라도 '이런 글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제는 '대기업에서 지방대 인사담당자로 살아남기' 로 정해보았습니다. 기업의 제도와 문화를 책임지고 이끄는 인사팀 같은 경우는 대개 고스펙인 경우가 상당히 많고 특히 학벌의 벽이 높다고 생각하나, 저스펙(?)으로 생존해나가는 모습을 재밌게 표현해 보고, 성장해나가야 하는 방향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이렇게 정하였습니다. 특히 현재 제가 몸담고 있는 기업이 대기업 같지는 않아 보이나 법적으로는 대기업으로 분류되기에 조금 더 자극적으로 클릭을 유도하고자 '대기업'이라는 워딩도 추가하였습니다.'자극적인 제목의 글이 나름 조회수를 잘 뽑아내지 않을까' 하는 술수로 지었습니다.
2022년부터 30대로 접어든 저는 서울과 다소 거리가 먼 남쪽 지역의 지방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였습니다. 학창 시절 꽤 괜찮은 성적을 받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수능 성적도 평균 2등급 초반으로 괜찮았으나 입시라는 눈치싸움에서 소름 끼치게 실패를 하였습니다. 당연하게 지원했던 가군, 나군에서는 경쟁률이 터져버렸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다군에서는 아주 수월하게 합격(?)을 하였습니다. 입시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하였기에 당시에는 정말 억울해서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재수는 하기 싫고, 어린 마음에 '지방대면 뭐 어때?, 나만 잘하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그냥 진학을 해버렸습니다. 지방대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끼칠지는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하고 단순한 결정을 해버렸습니다. (그때 그냥 재수를 선택했다면...) 뭐 이왕 선택한 거 제대로 한번 해서 지방대도 잘 먹고 잘 살아보자 는 마음으로 정말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그래도 심리학 전공이랑 복수 전공으로 배운 경영학도 나름 잘 맞았던 덕분에 재밌게 공부할 수 있었고, (현재 머릿속에 남아있는 건 없는 것 같지만) 8학기 전체 평균 4.5만점에 4.5학점으로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군대도 나름 뽕을 뽑자(?) 라는 생각으로 ROTC에 지원하였고 운이 좋게 합격하여, 학부 졸업 후에 2년 간의 장교생활로 잊지 못할 사람들과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경험을 얻었습니다. 군생활과 동시에 조금 더 성장하고 싶은 욕구로 수도권 소재의 경영대학원에 진학하여 인사조직 전공으로 MBA과정을 졸업하기도 하였습니다. 대학원에 들어간 돈도 돈이지만 군생활과 동시에 학업을 병행한다는 게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결국 졸업은 했으니 다행이기는 합니다. 군대 얘기가 나온 김에 말을 덧붙이자면 생각보다 군생활이 잘 맞았고 재밌었기에 '장기복무'를 지원할까 라는 고민도 하였었습니다. 월급도 생각보다 잘나오고, 옷도 전투복만 계속 입으면 되고, 생각보다 이런저런 베네핏(?)이 좋아서 현실적으로 정말 많이 끌렸습니다. 하지만 결국 군인의 삶이 제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과 달랐기에 전역을 결심하였습니다. 대한민국 청춘들의 삶처럼 저 또한 전역을 앞두고 취직에 대한 고민이 많았으나, 막연하게 그래도 전공을 살려서 취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고, 심리학과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석사까지 인사조직을 공부하다보니 '그럼 인사업무를 하자!' 라는 결론에 생각보다 쉽게 도달하였습니다. 학부시절에 1년정도 학회장을 했었는데, 그 때의 조직경험도 나름 재밌었기에 '인사업무가 잘 맞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도 하였습니다. 다만 인사업무라는 것이 직무 특성상 뛰어난 전문성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필요로 하는 직무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문성도 살리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라이센스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마침 정말 친한 친구가 노무사에 생동차로 합격을 하였고, 그 친구를 통해 노무사라는 것을 알게되어 전역과 동시에 신림에 자취방을 구하고 법학원을 다니며 노무사 고시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군생활 하면서 모은 돈을 조금씩 까먹으면서 공부를 하였는데, 생각보다 노무사 공부가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정말 공부라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아침 일찍 자취방에서 나와 하루종일 학원이랑 독서실을 반복하다가 늦은 밤에 집에 들어오면 갑자기 서러워져 밤잠을 설치기도 하였습니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이러고 있는 것일까' 라는 나약한 생각도 들었지만, 그 다음날 학원에 가서 수많은 고시생들의 열정을 보고 다시 정신을 차리고는 했습니다. 고시공부 특성상 불합격 아니면 합격 둘로만 나뉘어지기에 불안한 마음에 기업체 몇 곳에 지원서를 썼습니다.(공부가 지겨워서 도망가고 싶었던 마음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면접을 갈 때마다 지방대 라는 약점이 발목을 잡지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다행스럽게 4.5라는 졸업 학점이 나름의 이미지를 개선시켜주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노무사 공부에 빠져있던 시기였기에 노동법, 인사관리 등 이론적인 부분에 있어서 지식적인 충만함(?)이 아주 가득한 시기었기에 직무 관련 질문 등에서도 나름 수월하게 잘 봤던 것 같습니다. 또, '단순히 노무사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가 아닌 실제 공부를 하면서 사용했던 펜(아래사진 참고)들을 주렁주렁 가지고 가서 면접장에서 보여주며, 나름의 성실함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최종합격까지 운이 좋게 잘 풀렸습니다.[caption id="attachment_13502" align="aligncenter" width="773"] 노무사 수험생활 동안 사용했던 필기구들./caption.그래서 '하던 공부를 계속 할까', '취직할까' 로 고민하였고, 어차피 인사팀에 취직하였기에 업무를 수행하면서 노무사 공부를 이어가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이때의 마음이 아직도 제대로 실천되지 못하는 중이긴 합니다...) 그렇게 2018년 8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약 9개월 동안 수험생활을 종료하게 되었습니다. (맛있었던 고시식당 안녕~) 수험기간(약 9개월)동안 사용한 연습장과 교재들을 신림에서의 추억으로 기억하고자 사진으로 남겨두기도 하였습니다. (아래)이렇게 2019년에 반도체 소재를 다루는 중견기업의 인사팀 신입사원으로 처음 입사하여 인사 전반에 대한 업무를 배웠습니다. 사실 신입사원이라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제대로 된 업무를 부여받기에는 아직 한참 부족했기에 이래저래 보조하기 바빴습니다. 당시 첫 출근을 기록해뒀는데, 해당 글에는 '인사팀으로 내부고객인 직원들에게 애정을 쏟고 싶다.', '애사심이 안 생길 수가 없다' 등이 기록되어 있는거보니 나름 열정적으로 즐겁게 생활했던 것 같습니다. 업무 중 역량 부족을 단순하게 '지방대 출신이니까' 라는 이유로 치부할 수 없도록 조금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만 했던 것 같습니다. 구성원들과 어울리다보니 조금 더 제도나 문화에 대한 이론적인 학습이 필요하다고 느꼈기에 다시 학업에 정진하였습니다. 석사를 졸업하고 다시는 학교에 갈 일이 없을 것만 같았지만 결국 끝까지 와버렸습니다. 2020년부터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으며, 2022년인 지금 드는 생각은 학문적인 생각보다 '도대체 언제 졸업하나' 이런 생각만 가득합니다. 사실 역량발전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이유보다 지방대라는 학벌을 이겨내기 위한 발버둥 중 하나의 과정이라는 이유가 조금 더 정확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짧은 삶 속에서 항상 누군가가 저를 평가할 때는 '어디 학교야' 라는 단순한 질문으로 제 전반을 판단하고는 했습니다. 후속 질문으로 '어떻게 학교 생활을 했느냐', '어떤 경험으로 성장했느냐' 라는 물음은 없었고, 단순하게 졸업한 학교만으로 저를 판단하는 짧은 상황 속에서 더 이상 노력을 해명할 수 있는 작은 기회 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순간들이 어떻게 보면 삶의 원동력(?)이 되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마음가짐을 갖게 만든 계기들 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상기의 성장과정을 시간순으로 나열한 이유도 지방대 출신으로 살아남기 위해 해 온 몸부림들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이러는 저도 결국 이력서를 검토할 때 본능적으로 출신학교에 먼저 눈이 가기는 합니다...) 다행스럽게 이러한 몸부림들이 좋게 표현이 되었는지 좋은 기회가 생겨 지금의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는
SK하이닉스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인 '행복모아'의 인사담당자
로 구성원들과 행복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같지 않지만 대기업으로 분류되어 국가에서 지원하는 중소/중견기업의 여러 혜택들(청년내일채움공제, 소득세 감면 등)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근무환경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매우 만족 중인 상태입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이번에는 이렇게 글을 마무리 할 생각이며, 짧은 시간 업무를 하면서 체득한 것은 생각보다 '지방대 출신'이라는 것은 저만의 피해의식이 아니었나 라는 것입니다. 위의 글을 읽으시면서 독자분들도 느끼셨겠지만 사실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받은 피해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뭐 사실 거의 없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서류전형이나 찰나의 순간에서는 학벌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당연하다고 볼 수 있으나 그 순간만 지나고나면 생활에 있어서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에 피해를 받는 것은 사실 그렇게 치명적인 적은 없었습니다. 사회적 편견이 만연하고 나도 피해를 받는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우려가 만든 환상인 것 같습니다. 오히려 '지방대 출신' 덕분에 지금까지 조금 더 노력해야만 하고 조금 더 부지런해야만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다보니 저에게는 정말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자극을 바탕으로 스스로가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자극적인 제목과는 다르게 큰 내용이 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며, 항상 행복하고 건강한 날들만 가득하셨으면 좋겠습니다.감사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2.0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