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에 발을 들인지 두 자릿수가 넘어가고 있음에도 여전히 전쟁터에 나가는 마음으로 일에 뛰어드는 지금,돌이켜보면 '일'을 통한 성장 외에도 수없이 넘어지는 저를 잡아주던건 '공부'였던것 같습니다.늘 말로는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라는 푸념을 내세웠지만,돌이켜보면 (스펙상으로) 자격증, 교육이력, 석사와 박사 학위로 포장된 지난 시간들을 보다보면'우물 안 개구리'로 살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 결과라는 생각이 듭니다.그 중, 여러분들도 한번쯤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드셨을만한 공부들에 대해,먼저 경험한 이야기를 나누어드리고자 합니다.1. 왜 공부하는가? - 일에서의 성장 vs. 시장에서의 가치사실, 제가 공부를 시작했던건 순수한 '학문의 탐구'에 대한 목적만은 아니었습니다.회사를 다니면서 목격한 순간의 불안들이 쌓여서 '회사가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라는 사실을 너무 빨리 깨달았다고 할까요?오랜시간 회사에 충성했음에도 한 순간의 실패로 '저성과자'가 되어버린 선배를 보았을 때,전 직장이었던 IT회사에서 더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서 더 좋은 회사로 '쉽게' 갈아타는 개발자들을 보았을 때,어느 순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갈 데 없는 사람'이 되어 불만 가득함에도 회사에 잘 붙어있어야 한다던 선배를 보았을 때,저는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회사 안에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찾아서 일을 통해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회사 밖에서의 내 시장 가치를 키울 수 있어야 스스로 심리적 안전감을 가지고 사회생활에 임할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죠.그래서 시작했습니다. 내 가치, 내 몸 값을 높이는 공부를 해야겠다고 말이죠.이번 편에서는 제가 시도했던 자격증 공부와 HR 담당자로서의 직무 교육 경험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2. 글로벌 HR담당자가 되고싶어서 시도한 PHR 자격증첫 시작은 PHR 자격증이었습니다.목표는 하나였습니다. 자격증을 하나 따보자!그때만 해도 PHR 자격증은 시장에서 매우 '핫'한 자격증이었습니다.글로벌 HR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PHR이 있어야 하는 것 처럼 여겨지던 시기였습니다. (그게 벌써 10년전....)그래서 S사의 직무교육 컨텐츠에 'PHR 자격증 대비반'을 등록했습니다.매주 토요일 아침부터 오후까지, 2개월 이상 교육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교육비도 꽤 비쌌고, 6권이나 되는 영어로 된 교재를 가지고 전혀 모르던 '미국식 HR제도'의 세계를 이해하는건 쉽지 않았습니다.(미국에서의 출산 휴가 제도, 의료 보험 제도, 노조 설립과 인가 등에 대한 내용들을 공부해야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수업이 다 종료된 이후에는 함께 수업을 들었던 사람들과 스터디 그룹을 짜서매주 토요일마다 챕터별로 요약해서 발제하고 내용을 정리했습니다.그리고 '문제풀이반'이라는 PHR 자격증 심화반을 등록해서 또 주말마다 수업을 들었습니다.평일에는 매일 PHR 시험 어플의 문제 Pool들을 익히고 공부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PHR 자격증반 등록 비용도 자격증반과 문제풀이반을 합쳐 200만원이 넘어가는 비용이었고,자격증 응시료도 꽤 비쌌던 걸로 기억합니다.그래서 절대 떨어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던 기억이 납니다.기간으로는 한여름 8월부터 한겨울인 2월까지, 6개월정도 바짝 공부해서 취득했습니다.얻은 것은 자격증과 공부 습관이었고,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의 소중함이었습니다.잃은 것은 이때도 건강(쉬지 못한것에 대한 스트레스....)과 주말이라는 시간의 기회 비용이었습니다.실제로 PHR자격증이 제게 글로벌 HR의 업무 기회를 주었느냐, 한다면 그건 아니었습니다.저는 내수시장에 집중하던 기업의 HRD담당자였기에, 제게 PHR은 '경험'으로 남았습니다.그런데, 신기하게도 10년이 지난 후 그 자격증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왔습니다.현재의 저는 글로벌 기업에서 Global HRD 담당자로 자리잡을 수 있게 되었고까맣게 잊은것 같던 과거 기억속의 단어들이 HR문서에 등장할 때 반갑게 읽게 되기도 합니다.제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도, 저는 PHR자격증을 공부하게 될 것 같습니다.바로 쓸 일이 없어도, '언젠가'는 도움이 된다는 걸 저는 경험해보았으니까요.3. 코칭과 퍼실리테이터 교육 받기직무 교육에서도 사교육(?)에 발을 들인 저는, 이후 회사의 힘을 빌려 전문 업체에서 코칭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과 워크샵 퍼실리테이터 기본 교육을 받게 됩니다. 코칭 교육은 KAC 자격증 취득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수강하는 교육이고, 그 교육을 들은 후 실습 시간과 필기 시험을 거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게 됩니다.제가 들었던 코칭 교육은 코칭을 하는 '코치'로서의 마인드와 코칭의 기본 패러다임을 교육하는 내용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코칭교육은 제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생각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다만, 제 스스로 '코치'가 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해보고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누군가에게 좋은 질문을 하고, 그사람이 스스로 자신 안에서 답을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각과 넉넉한 품이 있어야 한다는걸 깨달았던 시간이었습니다.아직 저는 그 정도의 사람이 덜 되었다는 생각에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워크샵 퍼실리테이터 교육은 조직 개발을 위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받게 되었습니다.교육의 내용은 '모든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하다'라는 그라운드 룰을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의견을 잘 제시하도록 하고,의견의 우선순위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익히도록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퍼실리테이터 교육은 제가 HR담당자로서 직원들의 의견을 조금 더 귀기울여 들어야 한다는 점, 직원들의 의견을 편견 없이 보아야 한다는 시각을 다시 일깨우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그 교육을 들을 무렵, 저는 직원들의 VoC와 경영진들의 지시 사항 사이에서 권태로운 HR담당자의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그 시기를 극복하는데 '모든 의견은 동등하게 귀중하다'라는 메시지는 HR담당자로서의 제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경험이 되었습니다.다만, 저는 그 동등한 의견을 내세우고 정리하는 과정을 지켜보기보다 주도적으로 사람으로서의 역할이 더 잘 맞다고 생각했습니다.바텀업(bottom-up)방식의 워크숍을 통한 의견 수렴보다, 저도 모르게 방향성을 잡아가는 의견 수렴으로 계속 개입하게 되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어쩌면 그래서, 퍼실리테이터보다는 컨설턴트가 더 맞을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두 가지의 교육은 모두 제가 사람과 소통하는 법, 직원들과 조직 사이에서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굳이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더라도 한번 쯤은 배워볼 만한 교육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던 기회였습니다.혹시 두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다면, HR 담당자분들도 받아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교육의 시기로는 코칭 교육은 조금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시니어 HR담당자라면 더 와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많이 경험한 만큼, 더 많이 품을 수 있으니까요.퍼실리테이터 교육은 HR담당자로서 권태감을 느낄 수 있는 시기, 주니어의 막바지에 이른 HR담당자에게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4. 그 외에 받았던 많은 직무 교육에 대하여HR담당자가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직무교육은 사실 타사의 사례를 공유하는 사례 공유회나 노동법(ER)에 대한 교육이 대부분이었던것 같습니다.그 외에 오히려 더 근본적으로 '동기부여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조직 심리학의 내용들은 HR 담당자들간의 스터디 그룹을 통해서 이해하거나,책을 읽거나,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익혔던 것 같습니다.(슬프게도 HR 담당자들이 강의를 들을 기회는 더 없는것 같다는 현실.....) 타사의 운영 사례들이 100% 우리 회사의 상황에 맞을 수는 없지만, 제도를 기획하는 아이디어를 얻는데는 분명 도움이 됩니다.그리고, 보다 근본적인 동기부여나 리더십에 대해서는 책과 스터디, 학교 공부를 통해 익히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전문가의 유튜브 강좌도 도움이 되겠지요?)다음에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실 것 같은 HR 석사, 박사 공부의 경험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