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 500대 기업 중 25% 가량이 시행 중이며, 구글의 초고속 성장 비결이라는 OKR이 코로나 19 이후 국내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모 조직에서도 임원진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OKR 정착이 시행되었다. 국내외 사례에 대한 연구도 열심히 했으며, 리더 대상 CFR 교육과 실습도 꾸준히 진행되었다. 직원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전 사원이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 넘쳤다.그런데 시행된 지 6개월,“역시 우리 회사는 구글이 아니었나봐요.” 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전화기를 타고 왔다. KPI와 OKR이 함께 시행되기 시작하더니, 어느 새 OKR은 없어지고 분기별 피드백만 실시하다가 최근에는 그 피드백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이 기업의 OKR 정착은 왜 이렇게 됐을까? 실패 사례 공유회 OKR을 잘 정착시킨 회사의 사례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실패 사례 공유회다. OKR의 기본 정신이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이기 때문이다. 성장 마인드셋이란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성장 마인드셋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과 재능은 노력이나 연구, 교육을 통해 꾸준히 개발할 수 있다고 전한다.그렇기 때문에 실패 사례 공유회를 하는 이유는 본인들이 더 개발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함께 점검하고, 그것을 위해 노력을 해보자는 것에 있다. 무엇보다 성장 마인드셋은 결과에 치중한 평가가 아니라 과정에 대한 가치를 주고 받으며 함께 키워가는 것이라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이 조직의 경우에는 실패 사례 공유회가 처음에는 ‘혼나는 자리’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구성원들이 어떤 노력을 더 하고 어떻게 성장해야 할지 이야기를 하면 돌아오는 말이 “진짜 그게 문제였다고 생각해?” 였다고 한다. 그래서 모두가 사례를 공유하기 꺼려하자 긍정 행동을 강화해보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한다.그러나 내부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긍정 행동으로 공유할 내용조차 나오지 않았고, 결국 문제는 처음부터 달성이 어려운 목표를 제출한 담당자에게 있다는 결론이 났다고 한다. 상시 피드백 어려움 이 조직에서 OKR을 도입할 때 임원진과 구성원들이 가장 기대했던 것이 바로 상시 피드백이었다. 상시 피드백이 이루어지면 꼭 업무적인 부분이 아니더라도 조직 내의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에서 였다.처음에는 CFR 교육도 받고 교육에서 실습도 많이 했으니 사내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고 한다. 팀 내의 소통 문화는 물론이고, 팀 간의 소통에도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같은 부문 내에서 같은 목표를 두고 서로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명확 했기 때문에 팀 간 피드백까지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고 한다.그러나 시행 4개월차부터 상시 피드백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고 한다. 리더들은 어차피 진행되는 업무가 그렇게 빨리 성과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뭘 관리하라고 하냐고 불만을 말하기 시작했고, 실무자들은 리더들이 도움되는 이야기를 해줄 것도 아니면서 업무 시간만 빼앗긴다고 불평했다고 한다.이 두 가지 요인의 공통적인 부분은 무엇일까?바로 방법적인 것에만 너무 치중했다는 것이다. 아직도 OKR 컨설팅을 하러 기업의 임원과 담당자를 만나면 ‘어떻게’에 대한 것만 묻는다. 심지어 다 됐고 우수 정착 사례를 갖고 와서 우리 회사에서도 비슷하게 시행해보자고 말하는 분도 만났다.OKR이 지니고 있는 장점은 분명 있다. 그러나 그것을 도입하는 이유가 그 장점만을 위해서라면 위험하다. 우리 조직 내에서 성장 마인드셋이 얼마큼 성숙하게 퍼졌는지 확인하면서 우리 조직에 대해 잘 알고 도입하기 위한 사전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수확률도 높고, 맛있는 쌀이 되는 볍씨를 어렵게 구한들 산에다 심으면 소용없는 거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