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지난 포스팅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직무역량 개발과 커리어 설계하기 : 1. 스타트업 채용담당자를 채용하며 느낀 점 에 이어, 오늘은 스타트업 환경에서 채용담당자의 역할이 무엇일까?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역할과 마음가짐 1. 본질은 “채용” : 각자 담당할 채용업무의 본질을 정의하기 우리가 늘 정의를 내릴 때 확인하는 하나의 기준은 바로 “사전적 정의” 입니다.채용(採用)의 사전적 정의는 “사람을 뽑아서 쓰는 것(채택하여 쓰는 것)” 이고, 뽑는다는 것은 여러 지원자 중에 우리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선별해내는 과정이기에, 채용담당자는 결국 “선별”의 과정에 전문가로 역할을 하는 것이 채용업무의 본질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조금 냉정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만약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채용업무의 상세내용들이 “선별”을 해내는데 기여도가 낮은 수준의 업무들만 반복하고 있다면(예컨데 사전 정의된 기준에 따라 서류를 분류만 하고 있거나, 면접일정 조율만 하고 있거나, 누군가 정해준 결과를 지원자에게 안내만 하고 있다면..), 사실 지금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본질적인 채용업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물론 위의 기능들도 채용업무에 수반되는 필요한 업무들이지만, 그것들만 소화한다고 해서 채용담당자라고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을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아주 기본적인 정의이지만 조직마다 “채용담당자”의 역할과 업무내용이 상이하기에, 각자 담당하고 있는 “채용”이라는 업무가 채용업무의 본질적인 기능에 얼마만큼 가까이 다가가 있는지를 늘 고민해보고 스스로의 역할을 설계해나가시는 노력이 수반되면 좋겠습니다. 2. 제가 속한 회사에서의 “채용담당자”의 역할 스타트업에서 담당자라고 한다면 결국 그 업무의 “전문가”와 같은 의미라고 생각되고, 제가 속한 회사에서의 채용전문가라고 한다면 후보자의 역량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가설수립, 그리고 검증까지 모든 역할을 해내는 사람으로 정의하였습니다.그리고 저는 채용담당자를 육성해야 하는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서, 각 채용전형 과정별로 “채용담당자”가 소화해야 하는 역할과 역량에 대해 공유하고, 팀원들이 이를 소화하고 수행하도록 돕기 위해 아래와 같은 정의와 인사이트를 나누게 되었습니다.① 서류전형 우리의 서류전형은 단순히 최저기준 충족여부를 필터링하는 장치가 아니다 우리의 서류전형은 지원자의 과거 경험을 Fact기반으로 확인하는 수단이다 우리의 서류전형은 확인한 Fact를 기초로 잠재역량의 “가설”을 수립하는 단계이다 우리의 서류전형은 편견(Bias)에서 벗어나, 보유역량과 기대역량의 차이(Gap)만을 찾는다. **.결론.**서류전형단계에서 우리의 채용담당자는 <이력서를 “분석”하고, 이력서 내의 정보를 기초로 지원자의 “보유역량” 및 “기대역량”에 대한 균형잡힌 “추론”과 “가설”을 수립하는 역할>을 한다. ② 면접전형 면접 질문의 구조화도 중요하지만, 면접 구성의 구조화도 중요하다. 면접 구성의 구조화를 위해, 직무 / 조직 / 개인 차원의 질문구조를 수립한다. 직무 차원의 검증은 실무팀 면접관(주로 팀 리더나 팀내 SME)이 수행하고, 채용담당자는 면접에 참여하여 조직&개인 차원의 검증을 수행한다. 단순히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서, 상황에 대한 질문을 던진 후 탐침질문(STAR)을 통해 지원자 답변의 신뢰성(Fact)을 확인하고, 보유역량과 기대역량의 차이(Gap)를 검증한다. 질문/답변 후 “답변을 잘 하는걸 보니 잘 할 것이다”라는 <추측>이 아닌, “답변과정에서 획득한 정보를 기초로 우리의 행동역량요소 중 OO역량과 OO역량등이 확보된 것으로 보이고, OO역량은 보완이 필요한데 이건 우리의 업무시스템과 구조로 보완가능하다. 그 결과 우리가 채용하는 OO담당에게 역량레벨링 기준에서 기대하는 요구수준인 N레벨의 수행이 가능하다.”라는 <진단>이 되어야 한다. **.결론.**면접전형단계에서 우리의 채용담당자는 면접 구성의 구조화를 통해 다양한 관점으로 지원자의 보유역량을 “검증”하고, 그 검증 결과를 통해 우리회사에서 기대하는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지 “진단”해낸다. 3. 지원자경험 시대의 도래와 채용담당자에게 요구되는 마음가짐 위 2. 까지의 과정이 채용담당자의 본질이라면, 이제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채용담당자 고유의 브랜딩이 필요할텐데요. 바로 “지원자경험”을 높이는 것입니다.좋은 능력을 갖춘 핵심인재들은 시장에서 누구나 탐내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고, 특히나 스타트업 시장이라면 지원자들은 더 이상 “을(乙)”의 입장이 아닐 수 있습니다. 나아가 수많은 스타트업의 등장과 함께 이들이 제공하는 복지제도와 근무환경들이 상향평준화 되어가면서 이제는 조직환경 자체가 지원자들에게 킬러콘텐츠가 되지 못하는 실정이기도 합니다.이런 상황에서 스타트업의 지원자들이 회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 중에 하나가 “개인의 성장”이고, 내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함께하는 동료가 누구인지? 조직문화는 어떤 모습과 가치를 내포하는지? 이를 지원하는 복지나 시설, 근무환경은 어떠한지?” 등등을 따져보게 됩니다.지원자들은 채용전형에 합류하는 과정에서부터 이러한 요소들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그 중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채용담당자라고 생각합니다. 채용의 여정을 처음부터 안내하고 동행하게 되는 파트너이니까요. 즉, 채용담당자가 지원자에게 미래의 동료로서 어떤 느낌(메시지)을 주고 있는가에 따라 지원자가 느낀 경험의 수준이 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결국 최종 합류여부를 결정할 때에도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채용담당자들은 “나는 어떤 메세지를 전할 수 있는 담당자인가?”를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나를 통한 지원자 경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늘 고민하며 일하면 좋겠습니다.참고로 지원자들이 긍정적인 지원자 경험을 하는데 영향을 주는 것들을 간략히 정리하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지원자는 다른 한편으로 고객입니다. 고객을 부르는 호칭을 신경써주세요. (oo님 O, oo씨 X) 전형과정에 대한 신속한 피드백은 필수입니다. 고객이 기다리게 하지 말아주세요. 면접전형에서는 좋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좋은 질문은 지원자 경험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요소가 됩니다. 채용과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제공하는 정보의 양이 충분하고 그 내용이 명확할수록, 지원자들은 기업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채용이 끝나면 채용과정의 경험은 어땠는지,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등의 채용전형 만족도를 다시금 확인하는 것도 지원자들에게 큰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4. 마치며 - 채용담당자는 “마케터 & 세일즈 담당자” 일지도 모릅니다. “합격하면 동료, 떨어지면 고객”제가 처음 채용업무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수립한 “명제”입니다. 제가 처음 일을 시작했던 당시에는 어느 누구도 저같은 신임 채용담당자에게 채용업무의 기능과 스킬, 마인드셋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입사하기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지원자가 우리회사에 합류하기까지 어떤 것들을 불편해 할까?”라는 관점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지원자의 불편함을 줄여나가는 것들을 찾아 하나하나 해결하며 일하기 시작했습니다.이 과정에서 어느 덧 “내가 만나는 한명한명의 후보자는 합격하게 되면 나와 함께 일하는 소중한 동료가 되고, 떨어지게 되면 우리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는 잠재적 고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그래서 매순간 지원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하였고, 어느날 부터인가 면접자 방문예정시간 15분전에 미리 회사 건물 엘레베이터 앞에까지 나가서 지원자를 기다리고 서 있었던 제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스타트업에서 채용담당자로 일하시는 여러분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계신가요? 혹시나 단순히 부여받은 업무들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오늘부터는 지원자에게 우리회사의 채용을 판매하는 마케터나 세일즈 담당자의 관점에서 일을 시작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다음에는 채용관리 노하우 (채용전형 설계 및 면접 잘하는 법)라는 주제로 저의 고민과 경험을 공유해 보겠습니다. 현업에서 수고해주시는 모든 채용담당자분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