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이나 구글밋을 이용한 비 대면 미팅이 일상화된 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적응하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옵니다. 바로, 리액션 없는 고요한 순간입니다. 화자는 청중으로부터 어떤 피드백도 받지 못할 때 힘이 쏙 빠집니다. 이야기할 맛도, 집중력도 생기지 않습니다. 말이든 행동이든 어떤 피드백이 오갈 때 탄력을 받아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는데 말이죠. 우리는 일상에서도 수많은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유튜브 콘텐츠와 인터넷 뉴스기사에 달린 수많은 리뷰도 일종의 피드백이죠. 조직에서도 피드백이 오고 갑니다. 협업이나 회의를 하면서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직무/협업능력평가, 진급심사, 레퍼런스체크 등도 피드백의 일종입니다. 어디 그 뿐인가요? 고맙다/미안하다, 맛있다/맛없다, 사랑한다 말하는 것도 관계 안에서의 피드백입니다. UX 라이팅에서도 사용자와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① 리뷰 요청 사용 소감을 남기거나, 하트나 엄지척, 이모티콘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리뷰를 남겨본 경험 있으시죠? 유용한 피드백은 앱의 사용성이나 제품(서비스) 개선에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19061" align="aligncenter" width="678". 빌리브 매거진 콘텐츠./caption..caption id="attachment.19064" align="aligncenter" width="401". 퍼블리./caption. ② 성공/실패메시지 사용자의 특정 행동에 대한 결과를 피드백 차원에서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대표적으로 “로그아웃되었습니다”, “검색한 결과가 없습니다”, “해당 상품은 품절입니다”, “이미 가입했습니다” 등이 있죠. .caption id="attachment.19065" align="aligncenter" width="339". 송금 성공을 알리는 메시지./caption..caption id="attachment.19067" align="aligncenter" width="534". 로그아웃 성공 메시지./caption. .caption id="attachment.19068" align="aligncenter" width="392". 미션에 대한 보상 완료(성공)를 알리는 메시지./caption. ③ 대기화면 앱을 이용하다 보면 기다림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조회/검색 결과를 기다리거나 입출금 후 대기해야 하는 경우죠. 이때 눈앞에 빈 화면만 덩그러니 보인다면? 제대로 진행은 되고 있는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사용자는 궁금해지겠죠. 이런 상황에서도 피드백이 필요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19056" align="aligncenter" width="282". 토스 이벤트, 생일 케이크 만드는 중./caption. .caption id="attachment.19058" align="aligncenter" width="280". 하나원큐 본인 인증 중./caption..caption id="attachment.19059" align="aligncenter" width="322". 하나원큐 앱 시작 대기화면./caption. 피드백을 피드백해 주세요 이처럼 시의적절한 피드백은 최소의 언어로도 큰 힘을 발휘합니다. 진정성까지 곁들이면 더할 나위 없는 성장 콤보박스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습니다. 성장이 아닌 상처만 남기는 피드백, 아무런 리액션도 없는 피드백, 지적처럼 느껴지는 피드백, 감정적인 피드백 등 모양도 제각각입니다. 얼마 전, 직장 후배의 고민을 들었습니다. 협업 관계에 있는 직속상사으로부터 아무런 피드백도 받지 못해 신경이 쓰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지시받은 일을 해서 보고하면 묵묵부답이 이어진다며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비유를 곁들였습니다. ‘왜 피드백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후배는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상사가 피드백을 하지 않는 이유’를 검색하다가 연관 검색으로 뜬 ‘상사가 싫어하는 부하직원의 유형’까지 읽은 후배는 마치 전부 다 자기 이야기인 양 받아들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피드백을 ‘받는’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타부타 한 마디 하는 게 그렇게 어렵나? 하고 후배의 편을 들었다가도 상사의 속마음이 어떤지는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으므로 쉽게 판단 내리지 못하고 그만 ‘미해결 고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피드백에 관한 글을 쓰면서 후배의 고민을 다시 복기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배가 진짜 알고 싶은 것은 ‘상사가 피드백을 주지 않는 이유’가 아니라 ‘상사가 왜 나를 칭찬해 주지 않는 걸까?’가 아니었을까요? ‘피드백을 받고 싶고, 기다리고 있다’는 마음 저변에는 내심 칭찬을 기대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동기부여가 될만한 ‘칭찬’ 피드백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후배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의 피드백을 갈구하며, 그 내용에 좌지우지되는 옅은 마음이 일면 걱정되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타인의 평가에 휩쓸려 버릴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특히 조직에서의 피드백은 탑다운 방식일 때가 많으므로 더 크게 작용합니다. 게다가 피드백의 방식이 ‘지적’에 머문다면 후폭풍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UX라이팅에서의 피드백처럼 현재 상황에 대한 담백한 피드백이라면 문제 되지 않지만, 한 인간의 성장에 관한 피드백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지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피드백을 줄 때의 마음도 피드백을 받을 때의 마음만큼이나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누군가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요. 피드포워드, 앞으로 가세요 그래서 피드백의 반대말인 피드포워드(Feedforward)로 관점을 달리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피드포워드」책에서는 이렇게 정의합니다. 피드백의 궁극적인 목적이 ‘변화’라면 뒤를 보기보다는 앞을 봐야 한다’고요. 그래서 과거시점의 피드백이 아니라 미래시점에서 피드포워드 관점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권유합니다. 말을 전달하는 방식도 변해야 한다고 덧붙입니다. 기존에 피드백이 “‘~를 잘못했다, 그러니 이렇게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는 방식이었다면, “여기에서 더 나아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처럼 생각을 묻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요. 어쩌면 피드백과 피드포워드는 한 끗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관점을 달리하고, 말을 전달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수동적으로 피드백을 기다리기보다는 스스로를 들여다보며 피드포워드를 한다면 누군가의 무의미한 피드백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요. 그리고 이제는 후배에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스스로 칭찬해 줘. 누군가의 피드백을 기다리기보다 자신에게 더 집중해서 앞으로 네가 그려나가고 싶은 방향으로 걸어가면 좋겠다.”라고요. 오늘 여러분의 피드는 Back이었나요 Forward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