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담당자의 역량에 대한 단상
저는 HR앰버서더에 턱걸이로 들어왔어요. 앰버서더는 경력 5년 이하의 HR 주니어를 뽑는데, 저는 17년 7월에 조직문화와 교육을 담당하는 부서로 배치를 받고, 만 5년을 채우게 되는 시점을 한 달 앞두고 HR앰버서더에 지원했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신청서에도 ‘저는 이번이 아니면 앞으로 평생 HR앰버서더는 못해요! 꼭 뽑아주세요!’ 라고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운 좋게 HR앰버서더가 되었고, 다양한 회사의 많은 HR 주니어 분들을 만나면서 우물 안 개구리였던 저의 시각이 많이 넓어지고 있는 것 같은 22년 하반기를 보내고 있어요. (감사합니다 원티드! 고마워요 5기 HR앰버서더 분들!)
이 이야기로 시작한 것은, 제가 주니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같은 업무를 꽤 오랫동안 해 오면서, 특히 같은 회사에서 조직문화 업무를 몇 년 동안 해 오면서 느꼈던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어서입니다. 최근에 제 머리 속에 자리를 잡은 주제는 이거였어요.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수직/수평, 외부/내부 그 누구와도 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역량 당연히 중요할 테고요! 조직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문제를 정의하고, 그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조직문화 담당자로 일하면서 보니,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글로, 말로, 그래픽으로 잘 표현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면 참 좋겠더라구요. 제가 아직 경력이 미천하여 너무나 중요한 역량임에도 여기에 적지 못한 것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오늘 말하고 싶은 역량은 바로 인내심입니다(!) 이렇게 썼는데 많은 조직문화 담당자 분들이 아무도 공감하지 못하고, 저만 이렇게 생각할까봐, 그래서 저희 회사가 변화가 그렇게나 어려운 고지식한 회사로 여겨질까봐 조금 걱정되기도 하네요? 하지만 최근에 저희 구성원 한 분이 ‘우리 회사는 50년이 넘었는데도 역동적인 것 같다.’ 라는 의견을 주셨을 정도로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답니다! 라는 실드를 먼저 치고, 글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제가 업력이 오래된 회사에서 조직문화 업무를 하다 보니 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틀이 잡힌 조직의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 같아요. 사실 외부에서 조직문화 담당자를 볼 때는 ‘쟤네들 재밌는 거 하네.’ 라거나, ‘나도 저런 일 하면 잘할 수 있어!’ 라거나, 하는 생각들을 쉽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직원 분들이 CA로 선발되어서 몇 달 동안 함께 이러한 활동들을 하다 보면, ‘고생이 많으시네요.’ 라는 이야기를 진심으로 해 주시는 분들이 참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 번 CA를 하셨던 분들은 쭉 조직문화 담당 부서의 지지자로 남아 주시더라구요. 참 감사한 분들!)
이처럼 이미 견고하게 만들어진 어떤 질서를 해체하고, 단단해 보이는 조직에 변화의 금을 긋는 작업은 참 쉽지 않은 작업인 것 같습니다. 모든 구성원이 환영하는 변화는 ‘임금 상승’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조직문화 담당 부서에서는 ‘이 변화는 우리 회사에 꼭 필요해!’ 라고 판단하고 추진하는 것이더라도, 현업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역풍을 맞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중요한 것이 ‘인내심’이지 않을까 싶습니다.여기서 말씀 드리는 인내심은 어떤 하나의 변화를 쭉 고수한다는 측면의 의미는 절대 아닙니다. 담당 부서의 판단은 언제나 틀릴 수 있고, 조직문화 담당자들이 알지 못하는 수많은 일들이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위에서 ‘커뮤니케이션 역량’에 대해 잠깐 언급한 것처럼, 언제나 구성원들의 의견에 귀와 마음을 열고,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핸들을 틀 수 있는 유연함도 꼭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인내심이 필요한 지점은, 어쨌든 조직문화 담당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이게 말이 쉽지!’ 라는 생각을, 저는 이 글을 쓰면서도 하고 있어요. 모두가 각자의 업무로 너무나도 바쁘고, 그래서 조직을 바꾸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나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지금 조직문화 활동 안 해도 당장 회사는 문제없이 굴러가니까’일까요? 이 일을 하다 보면 가끔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이 일을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고, 만약 리더들에게서 그런 모습이 보이면 더욱 실망스러울 수도 있어요. 그래서 중요한 것은 기회가 될 때마다 야금야금 당 보충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조직문화 활동을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우리 편’인 구성원들의 따뜻한 말 한 마디를 초콜릿처럼 먹는 거예요.저의 아웃룩 폴더에는 ‘힘이 납니다’라는 폴더가 있어요. 거기에는 저희 부서에서 어떤 활동을 새롭게 시도할 때, 그 메일을 Delete 하지 않고 반겨주고 격려해주었던, 구성원들의 회신 메일이 담겨 있습니다. 사실 평소에는 확인할 일이 없는데요. 가끔 답답하고 힘들고, 그보다 더 가끔 ‘나 혼자만 고군분투하고 있는 거 아닌가’라는 조직문화 담당자로서의 노잼 시기가 찾아올 때, 이 업무를 시작했을 때의 우리 회사의 모습과 지금 회사의 모습을 비교해 보기도 하고, 그 시기들을 보내며 만났던 많은 구성원 분들의 응원을 되새기고 마음을 다잡으면, 한 번 더 시도하고 한 걸음 더 나갈 용기가 생기는 것 같아요.제가 앰버서더 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고 또 신기한 것은, HR 담당자 분들을 만나면 마치 예전에도 알고 지낸 것 같은 반가운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어요. 아마도 – 말하지 않아도 아는 – 수많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그도 겪었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겠죠?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힘이 납니다’ 폴더 같은, 각자만의 달달한 초콜릿을 잘 챙겨 드시면서 마라톤을 잘 마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p.s. 인살롱에 유용한 글은 넘치고 넘치니까 이런 감성글 하나 정도는 괜찮겠죠? 🤗
김승희 in 인살롱 ・ 2022.10.21 [리더십] 현상보다 본질을 파악해야 하는 이유
한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경우 특히 필요한 능력이 바로 현상이 아닌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일반적으로 현상을 본질이라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적으로 현상은 본질에서 기인하게 되고, 사람들은 그 현상을 판단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오류가 범해지게 됩니다.
좋은 자동차를 타는 것은 현상이지만 그 차를 구매할 수 있는 경제력은 본질입니다.
그리고 그 경제력은 현상이지만, 그 경제력을 만들어낸 개인의 능력은 본질 입니다.
그 능력은 현상이지만, 그 능력을 만들기 위해 투자한 시간과 노력이 본질 입니다.
그래서 좋은 차를 타는 사람을 보고 그 사람의 경제력을 판단하고, 그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며, 그 사람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고 호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이 호감이라는 것이 다분히 직관적이라서 호감 자체에 빠지게 되면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발생 되기도 합니다.
그 좋은 차를 부정한 방법으로 얻게 되었다면, 혹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서 자신의 경제 상황을 넘어선 무리한 지출로 얻은 차라면?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만으로 판단을 했을 뿐 본질에 다가서지 못한 경우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보여지는 현상이 모두 허상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현상이 본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은 본질과 현상을 구분해서 볼 수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라는 점 입니다.
그 능력은 모든 것을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려는 태도를 지니고 이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관찰력과 나무가 아닌 숲을 보려는 거시적인 관점, 그리고 통찰력이 필요 합니다.
저는 리더에게 반드시 필요한 역량이 통찰력 이라고 생각합니다.
직관과 통찰에 대한 혼용이 많이 되고 있으나, 이 두 단어는 사전적 의미부터 다릅니다.
직관 -
판단, 추론 등을 개재시키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인식하는 일
통찰 -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봄.
즉, 통찰은 관찰하고 고찰하는 과정을 말하는 것 이며, 직관은 순간적으로 직감하는 본능적인 인지 능력 입니다.
리더의 본능적인 직관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잡작스런 위기 순간에 선택이 필요한 상황처럼 말입니다. 리더의 직관적인 판단으로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경우가 필요할 수 있지만, 그 직관력도 결국 리더의 통찰력이 밑바탕이 된 직관이어야 합니다.
화려한 언변 혹은 형식적인 행동으로 겉모습에 현혹되는 결과가 아닌, 의식적인 가치판단과 사고의 과정을 통해 본질을 파악하기 위함 입니다.
리더가 중요한 이유는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사람과 상황의 모든 부분에 대한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리더도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합니다. 연륜으로 얻은 다양한 경험도 큰 자산입니다. 하지만 그 경험으로 얻게 된 판단에 대한 기준도 깊이 있는 통찰이 필요하기 때문 입니다.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다는 기본적인 사고의 밑바탕이 필요하며, 타인의 생각과 논리를 이해할 수 있는 여유가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 역시 아직 경험과 지식 모든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상에 자주 흔들리곤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더욱 다잡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2.10.27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직무역량 개발과 커리어 설계하기 : 4. 채용담당자 고유업무 브랜딩 하기
들어가며오늘은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직무역량 개발과 커리어 설계하기” 중 채용담당자 고유업무 브랜딩하기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보려 합니다. 지난 포스팅들이 기술적/방법론적 인사이트를 공유하는데 목적이 있었다면, 이번 포스팅은 HR 담당자가 업무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좀더 자유롭게 체크포인트의 형식으로 작성해보려고 합니다.<지난 포스팅 -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직무역량 개발과 커리어 설계하기>
스타트업 채용담당자를 채용하며 느낀 점
스타트업 채용담당자의 역할과 마음가짐
채용전형 설계/운영 및 면접 잘하는 법
채용담당자 고유업무 브랜딩 하기
이하에서는 단순 오퍼레이션 업무를 넘어, 각자 HR담당자로서 나의 업무역할을 설계해나간다는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주도적으로 나의 역할을 설계하고, 나아가 <나>라는 채용담당자를 브랜딩할 수 있는지, 확보~방출까지의 과정에 따라 단계별로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1. 채용요청/채용포지션 검토단계
스타트업씬의 채용은 시시각각 발생되는 문제상황의 해결을 위해 쏟아지는 업무를 분배하고 소화해내기 위한 "증원"의 성격이 강할 수 밖에 없기에, 채용담당자가 이러한 채용요청을 아무런 목적의식 없이 빠르게 소화하기만 하면, 어느 순간 조직의 모습과 계층이 불균형하게 설계되거나, 채용의 효과를 100% 얻지 못하는 구조로 변질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용담당자라면 신규채용을 통해 (1) 해당 팀의 미션이 어떻게 고도화되고, (2) 팀의 기능이 어떻게 충실화 또는 확장되며, (3) 팀의 조직기여도가 높아지는지, (4) 새로운 후보자는 팀내에서 어떤 수준의 역할에 포지셔닝 되어야 하는지, (5) 그 후보자는 합류 후 중장기적으로 어떤 역할까지 성장해주어야 하는지 등을 함께 검토하며, 실무부서를 코칭/서포트함과 동시에 채용포지션 오픈의 직/간접 승인부서로서 기능을 해내야 합니다.
나아가, 시장에서의 인재풀을 대략적으로라도 파악하고 있거나, 현재수준에서 적절한 레벨수준의 후보자풀 후보군을 빠르게 스크리닝하여 모으고, 이를 기초로 우리에게 필요한 JD를 역으로 가이드 해 내 실무팀의 인적구조 설계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단계에서 고유한 채용담당자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려면, 평사시 내가 속한 기업이 속하는 산업군의 채용흐름, 업계의 시장상황과 인력흐름, 해당 직무 인재풀의 범위와 타사/경쟁사의 채용현황등을 미리미리 점검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2. 공고 등록단계
공고 등록단계에서 채용담당자는 직접 또는 디자인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마케팅>의 성격을 강화하여, 채용공고의 메세지 디자인부터, 채용 상세페이지의 구조, 내용구성, 작성문구의 톤앤매너와 가독성, 지원자 경험상 위 정보들이 유효적절한 수단으로 작용하는지 등을 생각하며 채용공고를 제작,등록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채용플랫폼과 채용채널이 등장하면서, UI/UX관점의 디자인과 지원자 경험 설계는 이미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디자인 또는 UX관점의 제작이 어려운 환경이라면, JD의 텍스트 부분이라도 브랜딩의 관점으로 재설계/작성하시는 것을 고민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채용공고 등록시 담당업무의 JD를 나열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러한 방식의 공고는 명확한 R&R을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일반화된 메세지로 인해 기업이 지원자에게 앞으로 어떤 역할을 요구하는지를 전달하기에 한계가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고유한 HR브랜딩을 한다면, 아래의 예시와 같이 Do(행동)의 관점이 아닌 Be(상태)의 관점으로 채용공고를 기술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면접과정에서도 후보자의 성장기울기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들을 이야기 나눌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예시)
청소를 한다 → 깨끗하고 청결한 환경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운동을 한다 → 건강하고 튼튼한 체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분을 찾습니다.
밥을 먹는다 → 균형잡힌 식사로 충분한 영양소 섭취를 통해 활기차게 생활할 분을 찾습니다.
3. 지원자 모집 ~ 면접 과정
.모집.
지원자 모집단계에서 HR은 <세일즈> 또는 관점으로 생각하고 운영을 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즉, “우리 기업은 어떤 메세지를 후보자에게 전달할 것인가?”의 관점을 잃지 말고, 우리 고유의 장점을 후보자에게 적절하게 어필함과 동시에, 채용전형의 여정에 참여하는 지원자 경험이 긍정적인 경험으로 기억되도록 지원자 여정(Candidate Journey)을 만들어가시면 좋겠습니다.
만약 공고등록 단계부터 지원자 경험을 고려하여 채용공고를 설계/디자인 하였다면, 그 내용이 단순히 지원자를 유인하기 위해 포장(Fake)된 것이 아니라, 우리기업이 실제로(Real) 갖고 있는 가치들을 담아낸 것으로 느껴지도록 지원자 여정을 설계하고 구현해나갈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모집과정에서 지원자가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주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서 개선해나간다면 각자 회사만의 고유한 채용브랜딩을 완성해 나갈 수 있을 것 입니다.
최근들어 이력서의 형식을 깬 간편지원이라던지, 지원자 확대를 위한 커피챗 운영, 7Days 채용일정 운영 등은 모집과정의 지원자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기업 고유의 지원자 여정과 고객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의미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이렉트 소싱.
최근에는 인하우스에서도 채용공고를 활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직접 다이렉트 소싱을 확대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요, 어찌보면 다이렉트 소싱이야 말로 채용담당자의 고유 브랜딩이 가장 빛을 발휘하는 업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정형화된 템플릿의 콜드레터를 보내는 것은 핵심인재를 획득하는데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방식이 되어가고 있고, 초개인화 시대의 방향에 맞게 개인의 커리어 여정을 따라가며 개개인에게 맞춤형 콜드레터를 발송하는 것이 좀더 유효합니다. (물론 시간과 공수가 들어갑니다.)
단순히 우리회사를 알리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보다, 우리회사에 타겟후보자가 합류하면 어떤 것들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지(즉, 기여도 또는 공헌도가 생기는지)와 그 기회를 제공하고 그 자체로 타겟후보자가 신뢰감을 느낄 수 있도록 MOI를 제공하는것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1) 이미 재직하고 있는 회사에서 강한 로열티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자리잡은 후보자라면 “장래의 시니어레벨 이상 포지션의 잠정 후보자로 미리 만나본다는 관점”에서 채용이 아닌 소프트 터치 방식의 인사이트 교류 미팅을 자주 진행하는 것부터, (2) 재직회사에서 일정기간 커리어를 쌓은 분들이라면, 그 다음 레벨 수준 포지션의 제안과 함께 대상자의 커리어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커피챗 미팅의 제안으로, (3) 주니어 레벨 또는 재직기간이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이라면, 다음 커리어를 위한 포지션 제안과 함께 그들의 이력상 갈증을 느낄만한 요소들(예컨데 업무역할, 업무범위, 연봉, 복지, 기업규모, 성장가능성 등)을 체크하여 소구하는 방식으로 접근해간다면 그 자체가 후보자들에게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찾아가는 서비스는 다이렉트 소싱에도 통용됩니다. 후보자에게 “지원하시면 검토해보겠다.”를 소구하는 것보다, 직접 찾아가서 만남의 기회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만남을 통해 후보자에게 진심을 전하고 좋은 인상을 전하는 것, 이후 후보자가 이직을 하는데 고민이 되는 것들이 있다면 이러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채용담당자가 된다면, 채용담당자 고유의 브랜딩이 완성되는 것과 함께 업계의 좋은 인재들은 채용담당자의 모습을 보고 우리 기업에 합류하게 됩니다.
.면접 전반.
면접은 누군가에가는 즐거운 기회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낯선 불편함일 수도 있습니다. HR담당자라면 회사를 처음 방문하는 면접 참석자의 입장에서 어떤 정보를 갖고 있어야 면접장 도착까지 혼선이 없을지를 고민해보고, 미리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한다면 그 자체로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방문시점에는 미리 준비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면접장소의 세팅과 대기장소 마련, 사전 면접진행 과정의 안내, 방문인솔과 배웅등을 신경써서 진행한다면, 그것 만으로도 지원자에게는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나아가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이미 다 느끼시겠지만, 스타트업씬에서의 면접은 더이상 갑과 을의 관계로 진행해서는 안됩니다. 서로가 서로의 윈윈(win-win)파트너로서, 기업은 후보자에게 어떤 경력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전하고, 후보자는 그 기회를 통해서 어떻게 성장하여 기업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서로 파트너십의 관계로 이야기 할 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면접”이라는 딱딱한 형식에 국한되기 보다는, 좀더 캐쥬얼한 성격의 티타임 미팅, 직무미팅, 인사이트 미팅, 커리어/역할 설계 미팅 등의 자유로운 토론방식의 인터뷰과정을 통해 서로의 핏(Fit)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면접전형을 운영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4. 면접이후 ~ 합류(입사일)까지
(대내적) 채용담당자는 “단순히 잘할 것 같다”라는 평가나, 어딘가 떠도는 면접평가표에 억지로 후보자의 점수를 끼워 맞추는 평가를 하기 보다는, 실무면접관들과 함께 각자 면접시 파악한 정보를 리뷰하면서, 해당 후보자가 어떤 수준의 레벨을 보유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평정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그래야만 합류 후 회사 고유의 인사관리 체계에 대입 되었을 때에도 보상수준의 역전등 임금체계의 내부공정성 훼손없이 공정한 인사관리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고, 나아가 추후 후보자의 부족한 부분이 발견되어 이에 대한 개선을 요청할 때에도 정확한 근거에 기반한 피드백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대외적) 채용담당자는 고객관리 차원에서 지원자나 후보자가 결과를 막연히 기다리지 않도록 중간 공유나 최종 발표를 세심히 관리하여야 합니다. 특히, 지원자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결과발표가 누락되거나 합격/불합격을 잘못 발송하는 오류는 반드시 예방하여야 합니다.
합격자가 결정 된 후에는 보통 신규입사 예정자로 분류되어, 인사관리 담당자나 온보딩 담당자에게 바톤을 넘기는 경우가 많은데, 채용담당자는 후보자의 합류여정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예비 동료인 만큼 해당 후보자가 중간에 이탈되거나 염려하는 부분이 없도록 프리온보딩(Pre-Onboarding)을 진행하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매우 긍정적인 지원자 경험을 설계하고 고유한 채용브랜딩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주로 활용하는 방법들로, 입사 전 예비 구성원으로서 합류에 대한 감사편지를 보내거나, 웰컴키트를 보내주는 것, 채용담당자가 채용경험 리뷰 커피챗을 하는 것, 근무할 공간을 미리 세팅하고 환영의 메세지와 사진을 보내주는 것, 회사의 컬처덱이나 온보딩 가이드북을 미리 제공한 뒤 단계별로 읽고 수행하며 회사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 등은 모두 지원자 경험과 채용브랜딩을 위해 유효한 수단이 되고, 채용담당자도 이 과정의 일부분을 함께 수행한다면 입사예정자들에게도 훨씬 더 높은 수준의 소속감과 만족도를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5. 입사 후 재직경험과 커리어 여정
신규입사자의 입사 후 OT가 끝나면, 보통 소속팀 안에서 관리를 하기 마련이지만, 사실 입사당일을 기준으로 해당 후보자를 가장 오랜기간 만나왔고 그 사람의 합류과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동료는 바로 채용담당자입니다. 따라서 합류 후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입사에 대한 감사표현이나 함께 일하게 된 것에 대한 기쁨등을 표현하고 합류과정에서의 불편함은 없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신규 입사자에게는 그 자체가 온보딩 수단이 되기도 하고 그 어떤 것들보다 새로운 조직에서의 동료애와 소속감을 얻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채용담당자는 실제 소속부서에서 인수인계를 통해 담당하는 업무들이, 채용공고에 기재한 내용들과 차이는 없는지 신규입사 1~2주차 또는 1개월차에 중간점검을 진행함과 동시에, 업무수행/적응 과정에서 조직 고유의 특성이나 참고사항, 배경지식등을 공유해주는 조력자로도 역할을 한다면, 새로 합류한 동료의 커리어 성장을 함께 돕는 서포터즈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수습평가를 진행하는 기업에서 수습평가 기간중 입사자의 기대역량과 보유역량사이의 갭이 발견된 경우, 개선기회를 통해 재직을 유지할지, 아니면 이대로 수습기간 중 근무를 종료할지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채용담당자는 면접과 합류과정에서 확인된 보유역량과 기대역량의 갭이 발생한 원인을 찾는데 키맨(Key-man)이 되어, 기업과 신규입사자 양측에 긍정적인 의사결정이 도출되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도 고유의 역할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잘 진행한다면, 적응기간중의 어려움이 발생되어도 채용담당자를 통해 문제를 빠르게 해소할 수 있게 되고, 반대로 후보자의 역량부족이 발견되더라도 이에 대한 피드백과 보완요청이 유연하게 이루어질 수 있고 즉시 개선될 확률도 높아지게 됩니다.
결국 채용담당자가 입사 후의 여정에도 후보자와의 인연의 끈을 놓지 않고 동료로서의 관심을 갖고 소프트 터치를 이어 나간다면, 채용공고-면접과정-결과 안내-입사 후의 과정까지 높은 수준의 "지원자 경험"이 유지되기에, 이 과정 자체가 새로 합류한 후보자에게는 높은 수준의 "직원경험"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러한 경험들이 모이는 것이 조직문화 정착의 첫 단추가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6. 리텐션 유지와 퇴사단계
원하던 원치 않던, 누구나 이직이라는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과정을 채용담당자로서 고유의 브랜딩을 통해 잘 수행해 왔다면, 리텐션 유지가 필요한 직원의 이탈을 방지하는 것에 있어서도 채용담당자는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됩니다.
평소 나의 커리어나 직장 내 생활에 관심도 없던 인사팀이 형식적인 퇴사면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입사과정부터 입사 후의 여정까지 파트너와 동료로 늘 관심을 갖던 채용담당자라면 구성원들도 솔직한 고민을 보다 쉽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고, 그렇다면 구성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충족시켜줌으로써 리텐션을 유지해 나갈 수 있습니다.
채용담당자의 진심어린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텐션 유지가 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이러한 채용담당자의 노력을 통해 그 구성원은 이미 충분한 MOI(Moment of Impact)를 느꼈을 것이고, 이미 회사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채용담당자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더 크게 자리잡게 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 회사를 응원하는 열렬한 지지자 또는 잠재적 충성고객이 되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마치며
어떠신가요? 스타트업씬의 구성원들이 조직에서 이탈되는 경우는 조직과 나의 관계에서 그 무엇인가의 차이(Gap)를 느낄 때 이탈되는 경우가 많을텐데요. 이러한 차이(Gap)를 좁히는데 가교 역할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중에 한명이 바로 채용담당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따라서 채용담당자가 확보~방출과정까지의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며 브랜딩을 해나간다면, 그 역할은 채용담당자의 JD에는 드러나 있지 않는 고유한 핵심업무가 되고 "나"라는 채용담당자를 브랜딩 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나아가 이러한 경험이 쌓이게 되면, 단순한 채용담당자가 아니라 점점 더 채용관리 그 이상의 HR영역을 바라볼 수 있는 역량그릇을 갖추게 되거나, HRer이지만 점점더 내가 속한 기업의 인력구성을 디자인해나가는 고유한 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하는 위치에 다가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저는 평소 경력이 쌓이는 과정에서 (1) 단순히 경험이 쌓이는 것(Experience stack)과, (2) 성장하고 있는것(Level-up)을 구분해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채용관리 조직이 방대하여 채용관리의 역할을 세분화하여 운영을 하던, 1인 담당자가 모든 채용과정을 관리하던지에 관계없이, 내가 담당하고 있는 채용업무의 전체 과정에서 지원자 경험, 고객 경험, 직원경험을 높여줄 수 있는 작은 것들을 하나하나 신경 써 나가신다면 그 자체로 이미 성장하는 채용담당자로의 커리어 포트폴리오가 준비되는 것과 동시에, 이런 작은 활동이 모여 전체 조직문화가 완성되는데도 기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현업에서 수고해주시는 모든 채용담당자분들을 응원합니다.
김두휘 in 인살롱 ・ 2022.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