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의 인살롱 칼럼. ‘기후 사직(Climate Quitting)’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caption id="attachment.22604" align="aligncenter" width="1280". 기후 사직. ‘기후’와 ‘사직’이 결합한 것을 보니, ESG와 HR이 접합되어 만들어진 조어임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pixabay./caption. 작년 한 해 HR 담당자들 사이에서 많이 입길에 오른 내린 단어 중 하나는 ‘조용한 사직(Quiet quitting)’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조용한 고용(Quiet Hiring)’에 대한 논의도 부쩍 늘어난 듯합니다. ‘대퇴사(The Great Resignation)’ 시대라 불리는 지금, HR 영역의 개념 앞에 붙는 수식어가 보다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사직이면 사직이고, 고용이면 고용이지, 왜 추가적인 형용사가 동원되었을까요? ‘조용한’이라는 수식이 없으면 설명이 온전하게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HR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점점 복잡다기해지고 있습니다..caption id="attachment.22606" align="aligncenter" width="1280". HR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은 점점 복잡다기해지고 있습니다. ©pixabay./caption. 오늘 저는 조금 다른 맥락의 이야기를 꺼내 보려고 합니다. 바로 ‘기후 사직(Climate Quitting)’입니다. 새로운 수식어가 또 붙었네요. ‘기후’와 ‘사직’이 결합한 것을 보니, ESG와 HR이 접합되어 만들어진 조어임을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ESG 업무도 맡고 있다 보니, 보다 관심을 갖게 된 개념입니다. 기후 사직은 기후위기 대처에 소홀하거나 기후위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기업에서 일하기를 거부하는 상황을 일컫습니다. 이제 ESG 경영을 진정성 있게 추진하지 못하는 기업은 대외 평가에서 혹독한 평가를 받거나 투자자와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유능한 직원의 이탈로 고통을 받게 될 공산이 커졌습니다. 탄소중립 이행에 역행하는 기업은 역량 있는 인재를 채용하는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에 봉착할 것입니다.최근 영국에서 약 6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KPMG 인터내셔널의 조사에 따르면, 18세에서 24세 사이의 응답자 중 약 3분의 1은 ESG 경영이 모범적이지 않은 기업의 일자리 제안을 거절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경향은 특히 젊은 세대에게 보다 두드러지는데요. 기후재앙(Climate Disaster)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세대가 이들이기 때문이기에 사실 그리 놀랄 것도 없는 씁쓸한 결과입니다.이번 조사의 책임자인 존 맥캘러-레이시(John McCalla-Leacy)는 2025년까지 근로 인구의 넷 중 셋이 밀레니얼 세대가 될 것이기에, 기업에서 인재 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ESG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다른 연령대에서도 잠재적 고용주의 ESG 경영 의지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있고, 이직 및 퇴사를 결정하는 데 이런 것들이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처우나 기업문화가 우수해도 핵심인재를 놓칠 수 있는 것입니다.‘기후 사직자(Climate Quitter)’의 출현, 외신에서나 보는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나의 동료와 선후배가 기후 사직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사직은 전통적인 HR의 렌즈만으로는 막기가 어렵습니다.올해도 여러모로 HR의 지속 가능성과 ESG의 지속 가능성의 접점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HR과 ESG, 끝없이 만나고 대화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민석(마스턴투자운용 브랜드전략팀장·ESG LAB 연구위원) / listen-liste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