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호기로운 ENFP형 인사담당자의 이야기 나는야 호기로운 ENFP형 인사담당자! 보수적인 분위기였던 전 직장을 뒤로하고 학수고대하던 스타트업으로 이직에 성공하였고, 이 회사의 1호 인사담당자로서 이제 1개월하고도 1주일이 막 지났다. ( 지난 이야기는 이 링크에서 확인해 보세요. ) 입사하자마자 착수했던 신규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 만들기 프로젝트. 우리 회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빠른 업무 적응과 회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오리엔테이션으로 가득찼던 초안에 대한 논리팍팍 INTP형 대표님의 피드백은, “그런데… 이게 좀 행정적이고 기계적인 느낌이 나서요. 짧은 기간동안 머릿속에 집어넣기만 하면 힘들지 않을까요?”였다. 머리로만 적응하는 게 아니라, 마음까지 온전히 적응하여 이 조직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온보딩을 위해서는 보다 소프트한 프로그램들도 필요로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탄생한 신규입사자 온보딩 프로그램 초안 ver 3.0! 오리엔테이션에 더하여, 다른 동료들과 밍글링하며 친해질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을 추가했고, 이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계획을 떠올려 볼 수 있도록 리더와의 주기적인 1 on 1 및 대표님과의 미팅 세션까지지 넣어보았다. 자, 이제 그럼 대표님에게 메시지를 전송할 시간! 빨리 컨펌받고 다음주 신규입사자 두 분 부터 시작해 봐야지~ (룰루) “논리팍팍 INTP형 대표님, 입사자 분들이 조직에 안착할 수 있도록 보다 소프트한 활동들을 포함한 온보딩 프로그램 초안입니다. 확인해 보시고 피드백 부탁 드리겠습니다.” 대각선 앞 대표님의 눈썹이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1달 동안 지내면서 파악한 결과, 일단 눈썹이 올라가는 것은 무언가 새롭거나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는 긍정적인 신호. 드디어 컨펌의 순간인가?! 두근두근... “호기로운 ENFP형 인사담당자님, 그냥 자리에서 편하게 이야기할까요? ㅎㅎ 온보딩에 정말 고민을 많이 해주시고 보강을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 추가해 주신 내용들 너무 좋습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이 대부분 I형이라 새로운 사람에게 먼저 말거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들이 많은데, 어쩜 이런 것 까지 고려해서 구성하셨어요? 크게 감탄했습니다.” 고럼고럼, 그게 나의 주특기 아니겠어? 이제 실행만 하면 될 것인가…! “다만 한가지 걱정이 더 있는데… 너무 완벽한 프로그램인데, 신규입사자가 있을 때마다 이걸 모두 진행 하는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일단 호기로운 ENFP형 인사담당자님이 혼자 다 하실 수 있으실 지 걱정이고, 여기에 관계되는 구성원분들이랑도 이야기 나눠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또.. 특히 리더분들은 일정이 모두 괜찮을까요?” 두둥…청천벽력…! ‘내가 얼마나 디테일하게 저 I형 인간들의 성향까지 모두 고려해서 만들었는데… 그런데 또 보완을 해야 한다고?’ 라는 생각과 함께 나의 동공은 다시 흔들리기 시작한다. again and again and again…. (무한반복) 2. 진정성 있고 역동적인 온보딩 설계 3단계: 온 조직에서의 ‘역동’ 일으키기 온보딩 설계 1단계에서는 ‘우리 회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 조직에 맞는 온보딩에 대해 고민해 보는 것, 그리고 2단계 에서는 단순 지식 습득만이 아니라 신규입사자들의 ‘마음이 적응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함께 구성’하는 부분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그럼 이제 여러분들의 화면에는 우리 회사 상황에 맞게 그려진 .프리보딩 ▶ 입사 n주 ▶ 입사 n개월 ▶ …. 형태의 단계별 프로세스가 있고, 그 안에는 업무 적응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익히는 세션, 문화 적응을 위해 동료/상사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활동, 이 회사에서 장기적으로 어떻게 경력개발을 해 나갈지 비전을 그려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기재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마 온보딩 단계 뒤쪽으로 갈수록 후자의 활동 비중이 더 많아지겠지요? 제가 여러분의 화면을 직접 보진 못하지만 아마 굉장히 많은 액션아이템들을 계획하셨을 것 같은데요. 만약 ‘아직 나는 계획한 게 별로 없는데…’라고 걱정하고 계시다면, 인터넷에서 ‘온보딩 프로그램’을 검색하시면 굉장히 많은 기업들의 활동 예시를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은 아주 힙하게 재미를 담아 운영하는 조직들도 많은 데다가 그 회사만의 온보딩 프로그램에 대해 입사예정자 프리보딩 혹은 채용 브랜딩 목적으로 기업 블로그나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곳들도 많아져 레퍼런스 찾기가 꽤 용이해졌습니다. 이와 같은 여러 레퍼런스들을 참고하여 우리 회사만의 온보딩 철학을 담고,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온보딩 설계 단계들에 대해 조금만 더 깊이 고민해보면 곧 여러분의 기획하는 온보딩 프로그램은 수많은 액션아이템으로 풍부해 질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여러분이 작성한 그 많은 일들은 인사담당자 혼자 할 수 있는 일들일까요? 물론 조금 큰 규모의 조직이라면 인사팀 동료들과 나누어서 할 수 있다고 쳐도, 호기로운 ENFP형 인사담당자의 회사와 같이 1인 인사담당자만 있는 조직은요? 인사담당자가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것들 예를 들면 신규입사자의 팀 내에서 진행되는 직무 교육(OJT)이나 혹은 입사자의 리더가 해주어야 하는 사항들을 인사담당자가 어떻게 모두 컨트롤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여러가지 밍글링 프로그램들에 직접 참여하게 될 다른 구성원들에 대해서는 어떤가요? 이쯤에서 ‘아 뭐가 이렇게 복잡해? 그냥 다 빼버리고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들로만 만들자’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면 결국 신규입사자는 인사담당자 하고만 열심히 관계를 구축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그건 안될 일이겠죠..? 신규입사자의 온보딩, 과연 누구의 일이라고 봐야할까요? 인사담당자의 일인가요? 현업의 일인가요? 신규입사자 자신의 일인가요? 아니면 대표님의 일인가요? 나이지리아 속담 중에는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신이 보내준 가장 소중한 선물인 아이를 잘 키워내기 위해선 사회 전체의 전폭적인 지원과 공동체 안에서의 여러가지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28570" align="aligncenter" width="1024". Image by pch.vector on Freepik./caption. 물론 우리는 다 큰 성인이지만, 사실 신규입사자도 마치 아이와 같습니다. 모두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지고 들어오기 때문에 새로운 조직에서는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아기와 같은 상태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몸과 마음이 오롯이 적응하기 위해서는 조직 전체의 도움과 조직 내의 다양한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필요할 것입니다. 조직 전체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 바로 ‘역동’이 생기는 순간입니다. 그렇다면 그 역동은 누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입사자 온보딩은 인사담당자 만의 일이 아니지만, 그 역동을 만들어 가는 주체이자 온보딩 프로세스를 주도하는 역할(Ownership)은 인사담당자에게 있습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이 프로세스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신규입사자가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조직에 적응하도록 도와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 역동을 만들면 좋을까요? 먼저 온보딩 프로그램의 중요성에 대해 경영진 뿐 아니라 모든 직원들의 공감대를 높여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신규입사자의 1년 내 퇴사율’, ‘온보딩 경험에 대한 만족도 조사 점수’와 같은 정량적 데이터, 기업리뷰나 최근 입사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취합한 온보딩에 대한 의견(정성적 데이터)을 정리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주변 이해관계자 설득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작업입니다. 밍글링 프로그램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내부 홍보가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이거 정말 재미있어보이네. 나도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주기적인 홍보를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본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인사담당자 혼자서가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는 것도 효과적이겠지요. 현업 리더의 개입을 높이기 위해서는, 리더에 대한 인사담당자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입니다. 입사자 발생 시 리더로서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 조언을 제공하고, 리더가 신규입사자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도움을 줄 것은 없는지 물어보는 것부터 현업에서 OJT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파악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활동들이 있을 수 있겠지요. 물론 이렇게만 봐도 인사담당자가 할 일이 한무더기로 보입니다. 하지만 초기 노력을 통해 조직 내 상호작용이 알아서 잘 작동하는 구조를 잘 갖춘다면, 장기적으로는 인사담당자가 모든 일을 다 하기 위해 여기저기 쫓아다니거나 혹은 모든 것을 다 포기해 버리는 사태 없이 조직 전체가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3. 마치며 이번 편에서는 온 조직이 역동적으로 참여하는 온보딩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드려보았는데요, 다음 아티클에서는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 1가지를 전달 드려보겠습니다. 호기로운 ENFP형 인사담당자는 과연 신규입사자 두 명을 잘 온보딩 시킬 수 있을까요? ㅎㅎ 구성원들에게 더 나은 경험 제공을 위해 항상 고민하는 모든 회사의 인사담당자 분들을 늘 응원합니다! ..(깨알 홍보) 온보딩 설계 혹은 개선을 조금 더 시급하게 해야 하는 상황이시라면, 본 과정도 한번 참고해 보세요! 진정성있고 역동적인 온보딩 설계하기 시리즈 바로가기 웰컴키트 예산이 없어요. 우리 회사 온보딩 망한건가요? 우리 회사에 온보딩이 정말 필요한가요?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은 머리로만 하지 않는다! 신규입사자 한 명을 위해 온 조직이 필요한 이유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꾸준한 개선 (+) 그 외 잡담 인사 업무를 해오면서 커뮤니티나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인사담당자 분들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아왔습니다. 그만큼 하나의 커뮤니티에 속해서 네트워킹을 한다는 것은 참 오묘한 감정이 들게 하면서, 커리어를 이어가는 데에도 커다란 받침돌이 됩니다. 삶에서 힘들 땐 서로 지지해가면서, 모두가 각자의 커리어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조라고 할까요? 많이 부족하지만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편하게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