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나요? 명확한 이메일을 작성하는 법은 영문과 국문 모두 같습니다.
“Writing Clear Email for an International Audience”
라는 주제의 워크숍을 진행하고 한국 참가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피드백이 뭔지 아십니까
?
많은 사람이 국문으로 작성하는 이메일에도 워크숍에서 배운 같은 방법들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
저는 영어로 워크숍을 진행하기 때문에 매번 이런 말을 듣는 것이 놀랍습니다
.
이는 명확한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이 개인의 영어 능숙도와 관련성이 적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
그보다 명확한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은 어떤 언어로든 좋은 의사소통 기술로 단어들을 잘 구성해 내용을 전달하는 기능을 합니다
.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저의
“Communication Workshops”
을
“Business English”
수업으로 오인합니다
.
혹자는 간결하고 명확한 이메일을 쓰는 것이 왜 이토록 중요한지 궁금해하고 있을 것입니다
.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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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
세상의 모든 사업가는 아주 바쁩니다
.
그들은 명확한 내용의 간결한 이메일을 읽는 것을 선호합니다
.
간결한 이메일 작성은 매우 중요해져서 몇몇 해외 대표들은 모든 직원에게 다섯 문장 이내의 이메일을 쓰도록 요구하기도 합니다
.
두 번째로
,
간결하고 명확한 이메일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더 전문적이고 박식하게 보입니다
.
여기 간결하고 명확한 이메일 작성을 돕는 몇 가지 절차들이 있습니다
.
이 이메일들은 읽는 상대가 당신이 원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할 것입니다
.
이 절차들은 국문 또는 영문으로 작성되는 모든 이메일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
첫 번째 단계
:
상대방이 어떻게 지냈는지를 묻는 식의 긴 안부 인사는 생략하고 이메일을 시작합니다
.
대체로 간단한
“Hello Peter”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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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첫 문장을 상대방에게 이메일을 쓰는 상황의 맥락을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
예를 들면 이전에 합의했던 부분이나
,
이전 이메일 이후로 확인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
두 번째 단계
:
두 번째 문장에서는 상대에게 바라는 대응이나 받고 싶은 답변을 확실히 밝힙니다
.
우리는 종종 이것을
“call to action”
이라고 말합니다
.
프로젝트에 대한 승인을 기다리고 있거나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까
?
며칠까지 인지도요
?
상대방에게서 당신이 원하는 행동을 유도하려면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
세 번째 단계
:
두 번째 단락에서 상대에게 당신이 왜 이 메세지를 보내고 있고
,
왜 바로 지금 이에 대해 조치하는 것이 중요한지 설명해 줍니다
.
또한 여기서 상대에게 프로젝트의 상태 및 진행 상황에 대해서 짧게 알려줘야 합니다
.
네 번째 단계
:
세 번째 단락에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목표 달성에 있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상대에게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납득할만한 설명을 써줍니다
.
이 부분은 처음에 말한
“call to action”
에 대한 더욱 자세하고 타당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다섯 번째 단계
:
네 번째이자 마지막 단락에서는 항상 상대에게 다음 절차에 대해 제안합니다
.
대부분의 이메일은 다음 절차를 제안하고 합의를 이루기 위해 쓰입니다
.
상대로부터 원하는 대응을 숙고한 후 분명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
여섯번 째 단계
:
상대방에게서 나올법한 질문들을 예상하고 그들이 요청하기 전에 필요한 정보들을 제공합니다
.
예로
,
상대가 추후 필요로 할 추가적인 정보에 대한 링크나 문서들을 첨부해서 보내줄 수 있을 것입니다
.
간결하고 명확한 이메일 작성이 중요한 또 다른 주된 이유는 이것이 상대로부터 더 빠른 회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
이를 달성하기 위한 보너스 팁을 드립니다
.
보너스 팁
:
이메일로 누군가에게 요청하면서 빠른 회신을 바란다면 약어
“ASAP”(
혹은
“as soon as possible”)
과 같은 표현은 피하기를 바랍니다
.
특히 비즈니스 상황에서
“ASAP”
는 너무 모호한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
대신 정확한 기한과 그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십시오
.
그렇게 한다면 상대방은 시급한 정도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일에 우선순위를 정할 것입니다
.
예를
들자면
이렇게
쓸
수
있습니다
: “Could you complete [
작업
. by [
날짜와
시간
. because .
이유
.”. “Could you complete this”
와
같은
화법은
덜
강압적으로
보입니다
.
또
다른
좋은
방식은
: “It would really help me out if you could reply by [
날짜와
시간
..”
입니다
.
주어진
마감일의
준수를
요구하는
것보다
상대방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것입니다
.
명확한 이메일은 당신이 생각하기에 상대방이 필요할 법한 내용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
명확한 이메일은 진짜 상대가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
이렇게 할 때 당신의 이메일은 읽는 사람들에게 더 가치 있는 내용이 될 것입니다
.
그리고 당신은 이를 통해 이메일을 쓰는 목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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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살롱 in 인살롱 ・ 2023.03.09 직원들은 리더가 누르면 나오는 아이디어 자판기가 아닙니다.
얼마 전 종영한 '대행사'라는 드라마를 봤습니다.당장이라도 전략을 내놓으라는 사람들 앞에서, 주인공이 이렇게 말하는걸 봤습니다.'내가 자판기입니까? 누르면 나오는'.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사이다라고 생각했죠.답도 없는 문제에, 빨리 답을 내놓으라고 재촉하며 방향성조차 안주는 리더들을 볼때, 저도 저런생각을 했습니다.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리더십을 연구하고, 수많은 리더들을 현장에서 직접 겪어본 입장에서...리더가 모든것을 다 알고 지시할 순 없지만,최소한 본인이 '무엇을' 지시하는지는 알고 지시해야하고,그조차도 모르면 당연히 지시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하지만, 가끔은 소위 말하는 '핑프(finger prince/princess)' 리더들을 마주치게 될 때도 있습니다.그들은 대체로 '대기업 병'이라고 하는 약도 없는 보고병에 시달립니다.어떠한 방향성이나 명확한 지시 사항 없이 '일단 가져와봐' 라고 하는 경우라든가,아이디어라고 내는것 족족 전부 '모든 내용을 갈아엎어야 하는' 노가다를 불러일으키는 경우라든가,지원해주는 건 없으면서 '알아서' 다 해오라면서 만능이 되라고 하는 경우 등..그뿐인가요, 그래놓고 잘되면 본인의 것, 실패하면 부하 직원 책임으로 돌리는 리더들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소위말해 '자기 능력은 없으면서 남의 능력은 등쳐먹는' 리더들이라는 생각이 절로 드니까요.tvn의 '유퀴즈'에서 최인아 책방의 최인아 대표가광고회사 대표에서 사직한 이유를 들면서,"자리가 요구하는 역량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이 앉아있는게 조직의 비극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걸 봤습니다.사실 본인의 역량과 한계는 스스로가 가장 잘 압니다. 리더가 될 수록 더 잘 알지요. (스스로 자기 객관화가 안되는 리더라면... 답도 없습니다.)본인이 관리 가능한 영역(span of control)에서 정확하게 판단을 할 수 있을정도의 역량이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한계라고 느낄때,그걸 부수고 앞으로 나아가든, 아니면 거기서 멈추든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면 현명한 리더이지요.자리를 지키기 위해 직원들을 자판기마냥 '누르면 나오는 아이디어 머신'으로 취급 하는 순간,직원들도 금새 압니다. "아, 저 사람은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지시하는구나" 라고 말이죠.이런 생각도 해봅니다.chatGPT가 해주는 답변으로 숙제도 해결하고, 보고서도 쓸 수 있는 시대가 온 지금.여전히 책상에서 방향성과 의사결정에 대한 고민 없이직원들을 닥달하며 내놓은 아이디어에 빨간펜 그으며 '워딩 수정'만 외치고,줄 간격과 보고서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만 하는 리더들이 늦추는 일의 속도는,차곡차곡 쌓여 기업의 혁신과 생산성 뿐만아니라 미래에도 빨간펜을 긋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요.어떠한 리더로, 어떠한 모습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는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그리고, 직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이는 리더가 될 것인지, 한번 다시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3.14 리더의 그릇 크기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성과는 리더의 그릇 크기에 달려 있다.**조직장의 역할을 강의하면서 가장 먼저 하는 말이 바로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과 성과는그 조직을 맡고 있는 리더의 그릇 크기에 달려 있다' 입니다.어떻게 생각하세요?1명을 먹여 살리는 그릇과 100명, 1만 명을 먹여 살리는 그릇은 다르지요.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든 자기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리더가 아니지요.자신이 속한 조직과 직원만 생각하는 리더가 있습니다. 이들이 생각하는 것은 인류 사회의 공헌,회사의 지속 성장은 관심이 없습니다. 자신이 근무하는 동안 최대한 이익 추구만 생각합니다.그 다음 자신이 속한 회사가 경쟁력을 잃든 망하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들은 회사를 떠난 다음,근무했던 회사에 대해 좋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자신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만 있습니다. 강의하면서 참석자에게 어떤 리더에게 실망하는가 질문했습니다. 대부분 리더에게 실망하는 경우는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신의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않고 오로지 개인 이익만 추구하는 경우였습니다.다음 20개 문항 중 나의 리더는 몇 개가 해당되는가 살펴 보세요.①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지 확신을 주지 못하고, 그저 열심히 하라고 할 때② 장/단기 관점을 모두 강조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단기 관점의 의사결정 때③ 경쟁사보다 먼저 하자는 의견을 당장 사업성이 없다며 무시할 때④ 동일한 사안에 대해 세세한 사항을 챙기느라 일이 진행 안 될 때⑤ 업무에 대해 핵심이 아닌 세세한 내용까지 관여 할 때⑥ 해당 본부 책임자 입장에서만 생각, 전사 관점/ 경영자 관점에서는 생각 안 할 때⑦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방향과 내용의 구체성이 없을 때⑧ 위에서 한 가지 지시하면 전략 없이 직원에게 열 가지 일을 시킬 때⑨ 양심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할 때⑩ 업무상 일이 아닌 것 같은데 법인카드를 남용할 때⑪ 사무실, 술자리에서 음담패설 등 매너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볼 때⑫ 올바른 진행 방향을 찾기 보다 위의 의중에 맞춰 논리를 만들 때⑬ 소신에 따라 설득하기 보다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결정을 내릴 때⑭ 이리 해라, 저리 해라 지시만 하고, 담당자 생각은 경청 안 할 때⑮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잘못된 점만 지적할 때16 자신의 경험/전문성만 옳다고 믿고, 정해진 결론만 고집할 때17 일에 대한 실수를 가지고 성격이나 자질까지 언급할 때”18 팀워크, 갈등해소, 동기부여 등 오로지 회식(술)으로 해결하려 할 때19 외부 세미나에 얼마나 참여하고, 책은 몇 권 읽으시는지 묻고 싶을 때20 회사 임원들, 상사와의 저녁식사에 참석하는 것이 고객, 외부기관 약속 보다 우선시 될 때 리더가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하여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합니다. 자신을 믿고 따르는 직원에게잊기 어려운 상처를 줍니다. 강자에게는 비겁하고 약자에게는 무자비하고, 능력과 무관하게자기에게 잘하는 사람만 챙깁니다. 자신이 잘못한 일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방향 제시와 결정, 조직과 직원의 성장은 무시하고 단기 실적만 추구하면 조직과 구성원은 망하게 되지 않을까요?**어떤 리더가 조직과 구성원으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을까요?**조직과 구성원이 인정과 존경 받는 리더를 정리한 결과, 크게 일과 사람 관계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일에 있어서는 단연 높은 전문성입니다. 방향 제시와 의견 결정의 탁월함, 명확하고 공정한 업무 분장이 많았습니다.사람 관계에 있어서는 좋은 품성(성격)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동기부여와 배려를 해주며 성장 시키는 리더였습니다.조직과 구성원으로부터 인정과 존경 받는 그릇 크기가 큰 리더의 특성입니다. 저 분 밑에서 일하면 내가 성장할 것이라는 개인의 비전을 줄 때 기존 일의 유지/개선보다는 새로운 일, 성장에 대한 시도에 치중할 때 실패 위험에도 불구하고 책임지겠다며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미처 생각지 못한 큰 그림의 중요한 부분을 바로잡아줄 때 믿고 따라도 되겠다 싶은 청렴한 인품을 가진 분 윗사람에게 당당한 모습, 올바른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을 볼 때 최 상위 층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고 소신을 가지고 지시할 때 타 본부와 원만한 교류 및 부서간 이견을 원활히 풀고 일을 추진할 때 구성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에 인간적인 소통 및 편한 대화의 기회를 줄 때 누가 뭘 잘 할까? 구성원 개개인을 포용하고 지원해줄 때 실수를 감싸주며, 뭘 배웠냐고 물어줄 때 업무 내외로 다양한 교양과 주제를 가지고 계실 때 리더의 그릇은 올바른 가치관(품성)을 바탕으로 높은 전문성이 있어야 합니다.전문성이 없으면 조직과 구성원에게 휘둘림을 당하지요. 여기에 열린 소통 역량은 기본입니다.소통을 통해 개개인에게 관심을 갖고 꿈과 열정을 키워줍니다. 마지막 성과입니다.기업은 친목 단체가 아니기에 성과를 창출해야만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인성, 높은 전문성,소통 역량이 뛰어나도 성과가 없는 리더는 곤란합니다.성과가 높은 리더는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길고 멀리 보며 조직과 구성원의 성장을 이끌며 성과를 창출합니다.리더는 외롭지요. 하지만, 리더는 함께 하는 조직과 구성원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받기 보다는조직과 구성원의 가치를 올리고 성장하고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때 기쁘답니다.
홍석환 in 인살롱 ・ 2023.03.12 제 본업은 안녕한지 물으신다면
오늘은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인데요.
저는 직장생활에 항상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전공을 따라 재무 담당자라는 직업을 갖게 됐지만 아무래도 제 적성은 아닌 것 같았거든요. 보통 이런 고민은 몇 년 하다가 타협하고 마는 것 같은데 저는 그게 잘 안 됐어요. 어딘가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이 회사를 다니는 내내 저를 괴롭혔습니다.
그렇다고 직업을 바꿔볼 용기는 없었고, 그저 진로 고민에 게을렀던 과거를 탓할 뿐이었습니다. 회사 일은 맡겨지면 나름 열심히 하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 굳이 더 배우려, 성장하려 욕심내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재무 담당자라는 직업 안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찾지 못했고, 제 눈에 멋져 보이는 다른 직업들을 어설프게 동경했습니다. 나도 저런 일을 선택했다면 잘하지 않았을까,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성장은 여기 없는 것 같아, 속으로 이런 푸념들을 하면서요.
제가 글을 쓰기 시작하고 조직문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어찌 보면 그런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종종 제 글을 잘 읽고 있다는 댓글이나 인사를 받을 때면, 그동안 회사 일로는 하지 못했던 자아실현을 하게 된 것 같아 뿌듯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맞추다 포기한 퍼즐처럼 남겨져 있는 제 본업이 항상 마음에 걸렸습니다.
"SNS에 글 많이 올리는 분이 실제 일에 얼마나 집중하시는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맨날 일에 대한 생각, 리더십, 조직, 스타트업에 대한 상념들을 길게 적어서 올리시는데, 솔직히 대단한 것도 아닌 인사이트 쓸 시간에 그냥 일이나 하지 싶을 때가 많아서요. 그런 분들 중에 알고 보면 실제 업무 레퍼런스 되게 안 좋은 경우도 많았던 것 같고요."
며칠 전 어느 익명 단톡방에 올라온 이야기가 제 마음을 쿡, 하고 찔렀습니다. 맡은 업무에 특별히 소홀했던 적도 없고 회사에서 평판이 나쁜 것도 아니었지만(아마도...?), 글을 쓸 때마다 솟는 '더 멋지게 해내고 싶다!'는 열정이 회사 일을 할 때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는 게 저를 떳떳하지 못하게 만들었어요. 더구나 직장인으로서의 좋은 태도에 대한 글을 고민하면서, 정작 제 본업에서는 열심의 상한선을 그어놓았다는 게 부끄러웠습니다.
그러던 중 김민철 작가님의 책을 만났습니다. 처음엔 <내 일로 건너가는 법>이라는 제목만 보고 사이드잡을 어떻게 성공시키는지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한 회사에서 18년을 넘게 일한 '찐 직장인' 김민철 님은 회사 일을 자기 인생의 훌륭한 수단으로 삼는 태도에 대해 말하고 있었습니다.
오직 자아실현을 위해 직업을 골랐다고 생각했다. 나의 관심사와 능력과 꿈에 꼭 맞는 직업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동시에 직업이 주는 단단한 보상이 나를 일어서게 했다. 부인할 수 없었다. 직업은 나의 현실적인 기반이자 매일의 환경이었다. 그렇다면 이 기반을 더 단단하게 만들고, 이 환경을 나에게 더 쾌적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그 작업을 해야만 했다. (43p)
저는 그동안 제 일상과 자아를 지키는 방법으로 직장인이라는 제 정체성과의 적당한 거리 두기를 택해왔습니다. 직무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해서이기도 했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직장이라는 작은 사회에 매몰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회사 일에 끌려다니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그래서 한 발은 밖으로 슬쩍 빼놓고 완전하지 않은 직장생활을 이어왔던 거죠.
김민철 작가님 역시 자신의 삶을 지키려는 의지가 누구보다 강한 사람입니다. 퇴근 후의 여가와 작가로서의 삶을 위해서 6시 퇴근이 회사 생활의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이야기할 정도로요. 하지만 일에 대한 태도는 저와 정반대였습니다. 자기의 사생활이 회사 일에게 침범당하지 않으려면, 오히려 일이라는 녀석을 더 꽉 쥐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정시퇴근이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퇴근이 되지 않도록 매 순간 날을 세워 치열하고 밀도 있게 일하는 것. 엉성한 야근이 주는 가짜 성취감에 도취되지 않고, 야근을 한다면 오직 내 일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스스로 그것을 결정하는 것. 그렇게 회사에서의 일을 온전히 나를 성장시키는 일로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여정을 동료들과 함께 하는 것. 일에게 삶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김민철 작가님이 고집하는 태도들입니다.
이 책은 대단한 성공을 이루는 법에 대해서 말하는 책은 아니다. 회사에서의 내 일로 매일을 건너가고, 혼자만의 일을 하며 내일로 건너가기 위해 애쓰는 한 사람의 분투기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회사에서의 나'와 '작가로서의 나'를 동시에 키우기 위해 내가 알아낸 노하우들이 누군가의 매일에 도움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키우며 내일로 건너가고 있다. (10p)
김민철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회사 일을 좀 더 멋지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8년이 넘도록 제 일상을 단단하게 받쳐준 나의 직업에게 한 번쯤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 책이 몇 년만 더 일찍 나왔더라면 참 좋았겠다 싶다가도, 어쩌면 지금 만났기 때문에 더 깊이 곱씹어 볼 수 있는 메시지 같기도 합니다.
글 쓰는 회사원으로서 가져야 할 태도와 균형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멘토가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는데 드디어 그런 책,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된 것 같아 든든합니다. 당장 대단한 변화가 생기진 않겠지만, 이제부터라도 제 본업에서 더 자라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된 것 하나로 힘이 납니다. 앞으로 회사에서도 매 순간 진심을 담아 경험하고 성장한다면, 제가 퇴근 후에 쓰는 글도 더 반짝반짝 빛나게 되지 않을까요.
박광현 in 인살롱 ・ 2023.03.14 팀원이 보는, 유능한 리더가 소통하는 법 (Feat. 심리적 안전감)
보상 수준, 회사의 비전, 직무 만족도 등 직원이 조직을 떠나는 사유는 다양하지만,퇴사를 고민하게 하는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리더’
의 문제일 때가 많습니다.직장인이 1년 365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가족도 친구도 아닌 바로 직장 동료입니다.그 중 가장 밀도 높은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상대는 직속 상사일 경우가 많습니다.그 상사와의 소통이 불편하고 어렵고, 때로는 두렵기까지 하다면 인생 대부분의 시간이 스트레스로 가득 찰 가능성이 아주 높죠.
그렇다면 리더는 어떻게 소통해야 할까요?
감히, 팀원의 입장에서 이런 주제로 글을 쓴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웃음을 칠 수도 있습니다.그래서 제가 경험한 가장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김호 대표님의 말을 빌려 나머지 글을 이어가고자 합니다.(구체적인 내용은 Youtube 영상을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질문의 힘! 겸손하게 질문해야 성공한다구요?! | EBS비즈니스리뷰 김호 (1/4)편.)
조직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의 소통이 있다고 합니다.
위로하는 소통
수평적 소통
아래로 하는 소통
세 가지 소통 중에서, 그 조직이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방법은
‘아래서 위로하는 소통’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이 상사에게 어떻게 소통하는지 보면 그 조직의 문화를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직원이 상사에게 질문하거나 / 제안하거나 /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데 있어서 두려워하는지 아닌지에 따라 그 조직이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조직의 문화를 개선하고 싶다면 아래서 위로 하는 소통이 바뀌어야 합니다.제가 요기요로 이직 후 가장 놀랐던 부분 중 하나도 아래서 위로하는 직원들의 소통 방식이었습니다.리더가 무언가 요청하거나 질문할 때, 어려운 건 어렵다고 얘기하고 불가능한 것은 안된다고 거절하는 직원들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라고 말하면… 제가 너무 라떼를 살았던 티가 나겠지만… 아무튼 그랬습니다.)
단, 아래서 위로하는 소통을 바꾸기 위해서는 위에서 아래로 하는 소통이 먼저 개선되어야 합니다.상사가 부하 직원에게 하는 소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Telling (ex. “너 이렇게 해” 하는 단언)
Ask (겸손한 질문)
Telling(텔링)
은 정해진 답을 요구하거나 지시하는 소통입니다. 이 방식은 새로운 정보나 통찰을 얻기 어려운 방식의 소통입니다.리더십 도서로 유명한 <원온원 일 잘하는 팀장의 대화력> 에서도 정답이 리더에게만 있을 때 원온원은 실패한다고 말합니다. 정답이 리더에게 있다는 말은 “리더의 관점으로만 바라본다”는 의미이죠.이때 팀원은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리더의 말을 메모하기에 바쁘며, 성장은 멈추게 됩니다. (p.99)
기업들이 신년사에서 “상사에게도 No라고 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라고 수백번을 말한들 경직된 문화가 없어질 수 있을까요? 혹은 정해진 답을 요구하던 리더에게 No라고 말하는 것이 직원들 입장에서는 가능한 일일까요?
그보다는 리더가 먼저 겸손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합니다.
겸손한 질문
이란 내가 답을 전부 알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리더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태도일 것입니다.)
문제 발생 시, 해결책이 필요하거나 여러 대안 사이에서 정답이 고민이 될 때
“우리가 알아야 할 게 또 뭐가 있을까요?”, “어떻게 해서 이 상황에 이르게 됐을까요?” 라고
질문을 던지게 되면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더해져 더 효과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직원들이 본인의 생각이나 의견을 자신있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심리적 안전감
이 지켜져야 합니다.심리적 안전감이란 조직 내에서 서로 상대방을 믿고, 도움을 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신뢰. 관계를 말합니다. 즉, 리더와는 다른 의견을 내어도 적극 수용되며, 상반된 의견이라도 무시 받거나, 그 의견이 흘려지지 않을 것이란 믿음입니다.
.신뢰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예측 가능성으로서의 신뢰 : 예를 들어 동료가 몇 년 간 같이 일했기 때문에 서로의 의중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2) 취약성 기반의 신뢰 : 팀 내 회의에서 “저 이거 잘 모르겠어요.”, “저 질문이 있어요.”, “저는 의견이 달라요” 라고 취약성을 드러내도 상대방이 내 뒤통수를 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말합니다. 다른 말로는 심리적 안전감이라고 할 수 있으며, 조직 경영 전문가 패트릭 렌시오니는 취약성 기반의 신뢰가 진짜 신뢰라고 말합니다.
특히, 사람들은 상대방이 얼마나 자신을 케어하고 위하는지 느끼는 순간부터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그리고 리더가 직원들을 케어한다고 보여주는 것이 바로 겸손한 질문인 것이죠.겸손한 질문을 통해 조직의 문화를 개선해 나갈 수 있으며, 일상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 리더가 아니지만 겸손한 질문을 던지는 리더와 함께 일하고, 심리적 안전감이 느껴지는 조직에서 소통할 때 업무의 효율성이 매우 높아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두려움 없이 의견을 전달해 건전한 피드백을 받고, 이런 과정을 통해 업무의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가고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이 리더라면, 본인은 직원들에게 겸손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자문해 보시면 좋겠고,아직 리더가 아니라면, 나는 심리적 안전감을 줄 수 있는 동료인지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살롱 in 인살롱 ・ 2023.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