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형, 인사가 왜 이래요...?! 안녕하세요. 세계 최고의 EV 를 만드는 Mobility AI Company 를 꿈꾸는 42dot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김록현 입니다. 'Ἓν οἶδα ὅτι οὐδὲν οἶδα'** 제목으로 어그로(?!)를 한번 끌어 보았는데요. 정체를 알기 어려운 저 문장은 그리스어 입니다. 그리고 사진의 소크라테스의 유명한 말 입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내가 아는 유일한 것은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뜻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까지의 HRer로서의 모든 경험들과, 이제 마지막에 다달은 미드필더 활동을 관통하는 표현이라 생각해서 적어 보았습니다.인사 제도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늘 요청 받는 것이 '다른 조직은 어떻게 해?' 라는 질문이죠. 그 덕에 데스크 리서치 역량만 늘어가고 있는데요. 세상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Google님에게 도움을 구하다 보면, 보기에도 적용하기에도 좋은, 괜찮은 제도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막상 적용을 위해 고민하다가, 과연 이 제도가 '우리 회사에서 성공할 수 있는 제도일까?'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지게 되는데요. 대부분의 답은 "도무지 모르겠다."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처음 인사업무를 시작 할 때에는, 세상 모든 것의 답을 알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HR 컨설팅을 하면서 여기저기 제도 설계에도 참여해보고, 사례들을 보다 보니, 합류할 회사에도 '그냥 잘 적용하면 되지'라는 생각을 갖았습니다. 나의 경험들이 대단한 경험이고, 매우 유용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 말이죠. 심지어 입사를 위한 면접을 보면서, 현 회사의 제도를 소개해주시는 내용을 들으면서 '왜 저렇게 하지?'라며 속으로 코웃음도 쳤었죠. (교만한 과거.. 반성 반성합니다..) 생각해보면, 한창 주니어로 인사관련 지식이나 스킬을 쫓을 때라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의 어리석음을 참아주신 상사분들, 동료분들 모두에게 이자리를 빌어 감사의 그랜절을 올립니다. 이런 생각이 깨지기 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약간 부족해 보이는 제도도 현 상황에서 최선일 수 있음을 알게 되었고, 잘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를 가속하려고 조바심을 내는 것이, 되려 조직에 위험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이 제도를 이런식으로 도입하다니! 이제 우리회사는 망했어!'라고 생각했던 순간까지도, 사람과 회사를 이해하는 밑거름이 된 것 같습니다. 제 생각과 현실은 매우 다르더군요.물론, 모든 것을 극복한 것은 아닙니다. 여전히 제도를 설계하고, 적용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이 많은데요. 특히 회사가 유사하지만 동일하지 않은 데에서 오는 이격은, 극복이 어려울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효과적인 제도를 원하는 우리 조직은, 나름의 고유한 문화와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벤치마킹 대상인, 성공적인 제도를 안착시킨 회사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래서 그 간격을 최대한 줄여 보고자, 비슷한 비즈니스 영역의 회사를 벤치마킹 합니다. 그러나 회사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기 때문에, 도입 과정에서 Customizing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Customizing 과정에서 제도의 구조와 목적을 살짝만 비틀어도, 전혀 다른 제도가 될 때가 많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설계한 인사제도가 의도와 달라졌을 때, 상당한 현타(?)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대로 도입 했어도 성공여부도 확신 할 수 없음에도 말이죠. 개인의 만족감 때문일까요?더 나아가, '이걸 구성원들이 좋아 할까?' 싶었던 제도에 구성원들이 열광 했을 때, 당혹감을 느끼면서도 기쁜, 오묘한 감정을 맞이하다 보면, 결국 인사업무에 정답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연차가 차면 찰 수록, 경험이 쌓이면 쌓일 수록, 상황을 '단정적으로' 해석하거나 말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단, 급여/노무관련 내용은 제외입니다. 법과 정책은 항상 답이 있죠.)사실, '도입'만을 목표로 한다면 이런 고민이 필요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성공적인' 도입과 안착이 목적이기에,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죠. 이런 가운데, 미드필더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HRer는 어떤가?', '다른 회사는 해답을 가지고 있나?' 라는 질문이 그 시작점 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하산을 하는 심정도 있었습니다. 마치 무협지에 등장하는 무공을 연마하는 후지기수(!)들이 잠시 하산을 해서 이것 저것 경험하는 기회를 갖는 것 처럼말이죠. 제가 이제까지 제가 쌓아온 경험들이 어느정도 수준일까도 알고 싶었고, 가진 일천한 지식이라도 활용해서 많은 논의를 하고 싶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과 나누기에 저의 지식과 역량, 경험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요. 여기에도 사람 있다고 알리고 싶었던 것은.. 덤입니다. 결론적으로, 미드필더 활동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모두가 혼란스럽다'**는 것 입니다. 모양은 다르지만, 다들 고민이 한 가득 이시더군요. 살롱을 통해서도, 스터디를 통해서도 많은 분들의 고민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리더스 분들도 많은 고민들을 하고 계셨는데, 그 점이 적잖게 위로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고민이 많은 것이 부족함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더군요. '내 미래구나', 싶기도 했구요. 그래서 그 분들에게 기꺼운 마음으로 제 고민도 더해드렸죠 😂.그렇다보니, 생각보다는, 고민에 대한 '정답'을 많이 얻지는 못 했습니다. 그러나 그 고민들이 개인과 회사의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고민이었기에, 함께 나누는 것 만으로도 가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그 과정 가운데에서 앞으로도 같은 고민을 함께 나눌, 든든한 업계 동료들을 얻은 것은 최고의 성과입니다. 덕분에, 제 커리어의 중간 기착점쯤 되는 지금 시점에, 함께 멀리 갈 수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마지막으로, 끝내주게 바쁜 미드필더들을 일일이 챙기며, 모든 일정 준비해 주셨던, 용운님 민정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